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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264화 (260/351)

264화.  < 포션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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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진희는 황당한 표정으로 포션 제조실의 텅 빈 부분을 바라봤다.

“와, 벌써 이렇게 나온다고요?”

반태수가 씨익 웃었다.

"슬슬 우리도 보안에 신경을 쓸 때가 된 거죠.”

"사라진 장비는 어쩌죠?”

"좀 이따가 내가 다시 설치할 겁니다.”

"여분의 장비가 있군요?”

“그러니 아무 걱정 말라고 했잖습니까.”

백진희는 신기한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아마 처음부터 장비를 여러 개 제작한 것이 분명하다.

대체 정체가 뭘까?

아직도 반태수가 정확히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

"지금 직원들도 다들 난리가 났어요. 우리 이러다 망하는 거 아니냐고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던데. 후훗. 다들 대가를 잔뜩 받고 정보를 술술 말했는데, 이제 와서 다들 괜히 돈 받고 정보 판 거 아니냐고 후회하고 있어요.”

"내가 그러라고 시킨 건데 뭘 그리 걱정을 한답니까.”

"회사가 망할 줄은 몰랐던 거죠.”

“망하긴 왜 망합니까?”

“직원들 눈에는 망한 걸로 보이지 않겠어요? 핵심 장비를 도난당했는데. 찾을 길도 없고. 확실히 보안은 좀 더 신경을 써야겠어요.”

“그것도 내가 시켜서 일부러 보안 수준을 낮춘 거 아닙니까.”

"그건 그렇죠. 굳이 그렇게 보안 수준까지 낮춰서 일부러 도난당한 이유가 있는 거겠죠?”

"그런 셈이죠. 그리고 지금 그게 의외의 상황으로 이어져서 제법 재미있어졌습니다.”

백진희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어떻게 됐는데요?”

"둘로 나뉘어서 싸울 예정입니다.”

“예정이요?”

“일단 장비를 훔쳐간 건 제닉스입니다.”

백진희가 분통을 터트렸다.

"하여간 있는 놈들이 더하다니까요? 그날 모였던 열세 명이 소속된 조직 중에서 제닉스가 제일 잘 나가거든요? 와, 욕심이 진짜 말이 안 나올 정도네요.”

"화낼 필요 없습니다. 그 장비 빼앗겼으니까.”

"예? 빼앗겼다고요?”

"나머지 조직들이 가만히 지켜만 보겠습니까? 다들 힘을 모아서 제닉스에 대항하는 거죠.”

"어…… 그럼 어젯밤에 훔치고 빼앗고 난리가 났었겠네요?”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잔인하더군요. 싹 죽이고 장비만 빼갔습니다. 증거는 전부 불태우고.”

백진희도 산전수전 다 겪고 여기까지 온 사람이었다. 그런 말을 듣고도 크게 놀라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장비는 제닉스가 아닌 나머지 조직들이 나눠가졌겠네요.”

"장비를 나눠봐야 무슨 소용입니까. 한군데 모아서 보관 중입니다. 아마 거기에 새 포션 공장을 세울 모양이던데……."

백진희는 딱 거기까지만 들었다.

"일단 전 포션 제조에 집중할게요. 그쪽은 반태수 씨가 알아서 처리해 주세요. 오늘 당장 보안부터 다시 손볼 생각인데, 괜찮겠죠?”

반태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시죠. 그럼 전 진희 씨가 보안 점검하는 동안 장비부터 다시 설치하겠습니다. 포션 제조실 보안은 알아서 잘 해주세요. 혹시 내 도움 필요하면 연락하세요.”

"네. 그러겠습니다.”

"나름 재미있는 보안 기술을 보유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필요하다 싶으면 연락해요.”

백진희가 놀란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알면 알수록 더 모르겠다.

“정체가 뭐예요?”

백진희는 자신도 모르게 물었다.

반태수가 씨익 웃으며 자리를 떴다.

정체가 뭐긴 뭐겠는가. 마법사지.

***

제임스는 동료들과 새로 만든 공장 주변을 정찰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건데, 아무한테나 맡길 수는 없었다.

이쪽의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이 혹시 걸려든다면 제닉스 테크놀로지에서 대번에 의심할 테니까.

그러니 정찰을 하더라도 아주 은밀히 해야 한다.

이쪽의 움직임이 저쪽의 정보망에 걸려들지 않을 정도로.

오늘이 첫 날이다. 제닉스에서 벌써 여길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아무리 제닉스가 대단해도 최소 일주일은 걸리리라.

이쪽에서도 넋 놓고 있는 게 아니라 갖은 수단을 써서 수색을 방해할 테니까.

제임스 일당은 혹시 있을지 모를 상황에 대비하면 된다.

오늘처럼 조용히 정찰을 한다거나 수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조사해서 가능하면 박멸하고 불가능하면 위에 보고를 하고.

당장 병력을 이쪽으로 모으지는 않을 것이다.

갑자기 병력이 움직이면 시선을 끌기 마련이다. 최대한 조용히 숨어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

포션을 제작하고 장비를 분석하고.

최상의 시나리오는 포션을 제조하면서 장비 분석에 성공해 새로운 장비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업그레이드 된 장비 말이다.

그렇게 상황을 머릿속으로 한 번 정리하며 주변 정찰을 하고 있던 제임스의 귓속으로 동료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이상한 놈들이 이쪽으로 오는데?

"숫자는?”

- 스물세 명.

“숨어서 계속 관찰해. 내가 그리로 갈 테니까.”

- 오케이.

제임스는 방금 무전을 한 동료가 있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한데 얼마 가지도 않아 다른 곳에서 또 무전이 왔다.

- 여기도 누가 오는데? 숫자는 서른하나.

- 여기도 온다. 숫자는 열셋.

제임스는 다급히 말했다.

“다들 지정된 위치로 모여.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

동료들이 일제히 대답하자, 제임스도 빠르게 지정장소로 향했다.

지정장소는 혹시라도 이런 일이 생겼을 때, 공장의 위치가 드러나지 않도록 근처에 모일 수 있는 장소를 미리 정해둔 것이다.

그곳 역시 열두 조직에서 미리 마련해둔 공장이었다.

혹시라도 적들이 자신들을 발견하면 그쪽 공장으로 유인해서 약간이나마 혼란을 주겠다는 계산도 섞여 있었다.

공장에 도착한 제임스는 동료들을 슥 훑어보고는 빠르게 지붕으로 올라갔다.

장비를 설치 중인 공장이 한눈에 보이는 장소였다.

당연히 주변 도로 상황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저놈들 장비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

이동 경로만 보면 알 수 있다. 저들은 정확히 장비를 설치 중인 공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비상 상황이다.

제임스는 얼른 보고부터 했다.

자신을 이리로 보낸 자에게 현재 상황을 문자로 보낸 것이다.

적의 수는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하지만 대부분 용병들로 구성된 듯했다. 중무장을 하지는 않았다. 그랬다면 처음 발견했을 때부터 바로 행동에 들어갔을 것이다.

저들은 가벼운 차림이었다. 마치 어디 산책이라도 가는 듯한.

하지만 달랑 저러고 왔을 리가 없다.

제임스는 그들의 장신구나 주머니를 유심히 관찰했다.

아니나 다를까, 마도구를 여러 개 몸에 붙였다.

당장 기습하고 싶었지만,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저게 전부가 아니었다.

멀찍이서 차량이 다가오고 있었다.

"아주 작정을 했군.”

그리고 문제가 하나 있었다.

대체 저들이 이곳을 어떻게 알았느냐는 것이다.

이 장소를 아는 사람의 수는 그리 많지 않다.

일단 여기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각 조직의 책임자들만 알고 있다.

그러니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그들 중 한 명이 이 장소를 저들에게 알려줬음이 분명하다.

그게 아니고서는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할 수가 없다.

미리 준비된 장소가 여럿 있었고, 그 중에서 이곳을 선택한 건 제임스였다.

도착한 후에 각 조직의 책임자들에게 위치를 알려줬고.

'대체 어떤 놈이!’

제임스는 짜증이 확 났다.

이번에 장비를 탈취하는 일이 순조롭게 끝나서 쉬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다.

정말 많은 준비와 조사를 하고 치열하게 고민해서 짠 계획을 통해 일을 처리했다.

보기와 달리 쉽게 처리한 일이 아니었다.

한데 그 노력을 모조리 물거품으로 만들어 버리다니. 그것도 고작 한 놈 때문에.

‘저놈들은 제닉스겠지?’

제임스는 몰려오는 적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야말로 작정을 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었다.

공장을 거의 포위하다시피 한 적들의 뒤로 새로운 차량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었다.

이건 싸워보나 마나였다.

제임스는 잠시 고민했다. 여기서 어떻게든 싸우면서 시간을 끌어야 할까?

아니면 이미 보고했으니 지켜보기만 할까?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제임스 일당이 모인 공장으로도 무장한 자들이 다가오고 있었으니까.

이쪽도 이미 포위되었다.

사방에서 무기를 들고 전투복을 입은 자들이 아주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이 공장에 무기를 겨눴다.

퉁!

무언가가 공장을 향해 날아왔다.

제임스는 적이 유탄발사기를 쐈다고 판단했다.

고작 그 정도로는 공장 벽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여긴 나름대로 보강공사를 한 공장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제임스의 생각은 날아온 무언가가 터진 순간 싹 날아가 버렸다.

콰우우우!

강력한 파장이 주변을 확 휩쓸고 지나갔다.

제임스는 그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자신도 모르게 휘청거렸다.

‘이게…… 뭐지?’

갑자기 온몸이 마비라도 된 것처럼 멈칫거렸다.

방금 몸을 훑고 간 그 기묘한 파장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제임스는 비틀거리며 걸음을 옮겼다. 왠지 몸이 원활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 같았다.

전투복을 입은 자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제임스는 서둘러 다시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동료들의 모습이 보였다.

원래라면 무장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들어오면 빠르게 공격해서 들어오는 걸 막아야 한다.

한데 방금 그 충격파 때문인지 제대로 대응하는 동료가 한 명도 없었다.

제임스는 자신이라도 서둘러 뭔가 하려고 했다.

그 순간 아까 기묘한 무기를 쐈던 자가 또 한 번 무기의 방아쇠를 당겼다.

퉁!

무기에서 주먹만 한 무언가가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갔다.

콰우우우!

강력한 파장이 공장 내부를 쫙 훑었다.

"크윽!”

제임스는 비틀거리며 난간을 꽉 움켜쥐었다.

그의 눈에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는 몇몇 동료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런 동료들에게 다가가 무참하게 진압봉을 휘두르는 자들의 모습도 선명하게 보였다.

순식간에 모든 동료들이 제압당했다.

제임스는 비틀거리며 다시 지붕으로 올라가려 했다.

하지만 그 순간, 기묘한 무기 소리가 다시 울렸다.

퉁!

제임스는 자신의 바로 옆에 툭 떨어진 시커먼 덩어리를 보고는 눈을 질끈 감고 난간을 잡은 손에 더욱 힘을 주었다.

콰우우우!

기묘한 파장이 온몸을 뒤흔들고 사라졌다.

제임스는 어느새 자신이 누워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입에서 무언가가 줄줄 흘러나왔다.

피를 토하고 있었다.

정신이 살짝 흐려졌다. 하지만 아예 정신을 놓지는 않았다.

누군가 자신의 뒷덜미를 잡고 어딘가로 끌고 가는 느낌을 마지막으로 정신을 놓았다.

***

"끄으응.”

제임스는 억지로 눈을 떴다. 흐릿했던 초점이 돌아오자, 주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긴 자신이 장비를 가져다 놓은 그 공장 내부였다.

보아하니 장비는 이미 빼돌렸는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눈앞에 누군가가 서서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왠지 기분 나쁜 미소였다.

골을 쥐어짜내는 듯한 두통이 조금 가시자, 눈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알바레즈……!”

알바레즈 본인이 직접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기에 솔직히 좀 놀랐다.

“역시 제임스. 우리한테 이렇게 깔끔하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사람은 아주 드물어서 누군가 했더니 역시 너였어."

“크흐. 날 조롱하는 건가?”

"천만에. 존중해주는 거지. 아니었으면 내가 이렇게 직접 등장했겠나?”

제임스는 대답하지 않고 알바레즈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알바레즈는 양 팔을 살짝 펼치며 주위를 둘러봤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자들이 보였다. 아까 기묘한 무기를 써서 자신들을 이렇게 만든 바로 그 자들이었다.

“어떤가? 내가 직접 키운 요원들이. 돈과 시간을 잔뜩 들였지. 자네가 보기에도 제법 괜찮지?”

"무기가 제법이더군.”

"그렇지? 우리 제닉스 테크놀로지에서 개발한 무기지. 아직 판매는 안 하고 있으니 구하지는 못 할 거야.”

그렇게 시답지 않은 얘기를 잠시 주고받다가 알바레즈가 히죽 웃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여길 알아냈는지 궁금하지 않나?”

"배신자가 있었겠지.”

"오! 역시 제임스. 벌써 거기까지 파악했나? 한데 누가 배신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

제임스가 깊이 가라앉은 눈으로 알바레즈를 바라봤다.

알바레즈는 히죽히죽 웃었다.

“그걸 알려줄 수는 없지.”

제임스가 한 자 한 자 씹어뱉듯 감정을 담아 말했다.

"그 배신자 놈이 안 잡힐 것 같나? 결국 잡힐 거야. 그리고 비참하게 죽겠지.”

알바레즈가 어깨를 으쓱 했다.

"죽든지 말든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 그리고 착각을 하고 있군.”

"착각?"

"왜 배신자가 한 명일 거라고 생각하지?”

알바레즈는 그렇게 말하고는 혼자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키득키득 웃었다.

“아무튼 아주 훌륭한 조력자인 건 확실해. 앞으로도 이렇게 정확한 정보를 보내준다면 우리 제닉스와 아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안 그런가?”

제임스는 대답하지 않고 알바레즈를 노려보기만 했다.

알바레즈가 옆쪽을 향해 턱짓을 했다.

그러자 누군가 다가와서 검은 안대로 제임스의 눈을 가렸다.

어느새 팔다리는 다 묶인 채였다.

“이렇게 두고 가긴 좀 그렇지만, 이게 조력자가 내건 조건이라서 어쩔 수가 없군.”

그게 제임스가 들은 마지막 말이었다.

다시 정신을 잃은 것이다.

제임스가 깨어났을 때는 병원 침대였다.

그리고 동료들이 전부 죽었다는 소식을 들어야 했다.

제임스는 배신자를 반드시 죽여 버리겠다고 병상에 누워 몇 번이고 다짐했다.

***

반태수는 장비를 다시 설치하면서 제임스와 알바레즈에게 붙인 마킹을 통해 어떤 식으로 일이 전개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똥을 뿌린다고 하더니 진짜 제대로 뿌려버리네.”

솔직히 알바레즈가 이렇게까지 해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아마 열두 조직은 앞으로 서로에 대한 의심을 지우지 못할 것이다.

알바레즈의 말을 전부 믿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정황이 있으니 모든 말을 무시할 수도 없다.

서로 똘똘 뭉쳐서 끈끈하게 연계를 해야 큰 힘을 발휘하는데, 거기 의심이 끼어들면서 군데군데 삐걱거리는 부분이 발생하게 될 것이다.

결국 균열로 발전하게 될 테고, 그때부터 열두 조직의 연계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점점 흥미로워지는데?”

제닉스 테크놀로지 쪽에서는 포션 제작을 시도하기 위해 빠르게 장비를 설치하고 재료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그리고 반태수도 장비 설치를 끝냈다.

백진희는 새로운 보안 체계를 구성하는 중이었는데, 아마 금방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반태수는 그동안 제닉스 테크놀로지와 열두 조직의 싸움이 끊어지지 않도록 계속 땔감을 넣어줄 생각이었다.

그 둘이 박 터지게 싸우는 동안 이쪽은 안정적으로 포션을 판매하면서 자리를 잡으면 된다.

"그나저나 이 사람 또 기웃거리네.”

반태수가 말한 사람은 패트릭이었다.

전에 만났을 때,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면서 마킹을 붙였는데, 그 뒤로 계속 이 근처를 기웃거린다.

아무래도 슬슬 한 번 만나볼 때가 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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