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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244화 (240/351)

244화.  < 귀환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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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는 주위를 천천히 둘러봤다.

하도 오랫동안 방치해서 그런지 먼지가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이면세계에 있을 때는 마치 거기가 고향이라도 된 것처럼 지구 쪽 생각이 거의 나지 않고 편안했었다.

한데 막상 지구로 돌아오니 그게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말도 못하게 편안한 안정감이 찾아왔다.

여기가 진짜 내 세상이라는 느낌이 온몸으로 확 다가왔다.

그저 느낌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육체가 안정되었다.

즉, 이면세계에서는 육체가 살짝 들뜬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가 생기기 전까지는 못 느꼈지만.

“그나저나……."

청소부터 해야겠다. 먼지가 너무 많다.

반태수는 코어에서 마력의 실을 뽑았다. 코어를 쓰는 건 제법 오랜만이다.

전에 마력 차단 물질 때문에 쓴 이후 처음이니까.

하지만 그때는 마력 차단 물질 때문에 코어의 마력을 쓸 때 어떤 느낌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한데 이번에 써보니 느낌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동안 이면세계의 마력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코어의 마력이 너무 쉽게 다뤄졌다.

코어에서 뽑아낸 마력의 실은 질기고 단단했다. 그리고 컨트롤이 쉽고 움직임이 빨랐다.

생각하는 대로 휙휙 움직이니 그냥 갖고 노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다.

코어를 안 썼는데도 벽을 넘을 때마다 코어가 성장했고, 마력을 쓰는 능력도 성장했다.

반태수는 빠르게 마법진을 완성해서 발동시켰다.

쉬이이익!

허공의 한 점으로 방안의 모든 먼지가 빨려 들어갔다.

그 점은 마치 블랙홀처럼 먼지를 빨아들이더니 이내 단단하게 뭉쳐서 바닥에 툭 떨어졌다.

쌓였던 먼지가 말끔히 사라졌다.

먼지 외에 다른 오물이 묻을 일은 없어서 그런지 그것만으로도 방안 곳곳에서 반짝반짝 빛이 났다.

“이게 몇 달 만이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감이 안 잡혔다. 그래도 1년은 안 되었을 것이다.

"여기 사람들이 진짜 얼굴 다 까먹겠다.”

반태수는 피식 웃으며 연구실을 나섰다.

아공간에서 지구의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전원을 켰다.

그동안 쌓였던 메시지가 한꺼번에 들어왔다.

대부분이 스팸이었고, 그 다음으로 많은 것은 이서영과 한서현의 것이었다.

두 사람의 메시지는 카페 운영 상황을 보고하는 보고서에 더 가까웠다.

물론 보고서 말미에 반태수가 보고 싶다는 말이나 왜 이렇게 안 오시느냐는 말이 곁들여 있긴 했지만.

그리고 백진희로부터 온 메시지도 있었다.

“그러고 보니 팀 대영은 어떻게 된 거지?”

당시 변두리 개발 계획을 진행하던 자는 백진희가 아닌 다른 사람이었다.

그리고 당시에도 백진희를 본 적이 없었다.

아마 그 작전에는 끼지 않은 모양인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지난번에 왔을 때는 오성 연합부터 시작해서 복잡하고 귀찮은 일이 잔뜩 있어서 백진희에 관한 일은 거의 잊어버리다시피 했었다.

백진희가 보낸 문자는 잘 지내느냐, 시간 되면 연락이나 한 번 달라는 내용이었다.

물론 그렇게 짧지 않고 좀 장황하긴 했지만.

나중에 생각나면 연락을 한 번 해봐야겠다.

반태수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연구실을 나섰다.

포탈을 이용하는 건 나중에 이면세계로 갈 때 시험해보기로 했다.

"아, 얼굴.”

반태수는 연구실을 나섬과 동시에 얼굴을 원래대로 되돌렸다.

건물에서 나온 반태수는 하늘을 한 차례 올려다봤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이었다.

시간은 오전 11시.

반태수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카페 위자드로 향했다.

금세 카페 위자드에 도착한 반태수는 카페 안이 손님으로 바글바글해서 깜짝 놀랐다.

카페 위자드에 손님이 많은 편이긴 했지만, 오전 이 시간에 이렇게 줄까지 설 정도로 손님이 많은 적은 거의 없었다.

지난번에는 분명히 손님의 대부분이 지구의 능력자들이었다.

한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능력자 손님도 물론 많긴 했다. 한데 일반인이 훨씬 더 많았다.

보아하니 일반인 손님이 너무 많아서 능력자 손님이 자리를 차지하기 어려운 듯했다.

어차피 능력자들은 이곳의 커피맛에 반해서 오는 거니 매장 안에서 먹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주로 사서 가져가는 쪽으로 굳어진 듯했다.

반태수는 매장 밖에서 안쪽을 차분히 살펴봤다.

확장 공사가 끝났는지 매장이 확 넓어졌다. 그리고 2층도 매장으로 쓰는 듯했다.

몇 달사이에 카페가 거의 세 배 가까이 넓어진 것이다.

그런데도 자리가 없어서 그저 커피만 사서 가져가는 사람이 줄을 서고 있었다.

'와,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거야?’

반태수는 놀란 눈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마침 이서영이 카운터에서 주문을 받고 있었다.

아르바이트생이 네 명 정도 있었는데, 다들 바빴다.

남녀가 각각 둘이었는데, 넷 모두 외모가 상당했다.

아무래도 외모를 보고 뽑은 듯했다. 하지만 아무리 외모를 보고 뽑는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지원을 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한데 용케 미남 미녀들이 지원을 한 모양이었다.

이서영이 예쁘고 잘 생겼다고 해서 아무나 뽑을 사람이 아니니 저들 말고도 외모가 출중한 사람들이 더 지원을 했었고, 그들 중에서 가려 뽑았으리라.

반태수가 들어가자, 카운터에 있던 이서영이 반사적으로 문을 확인하고는 눈을 크게 떴다.

“사장님!”

이서영의 외침에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반태수에게 모였다.

반태수를 본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카페 위자드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외모가 출중하긴 하지만 반태수와 비교할 바는 아니었다.

한 번 꽂힌 시선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반태수를 따라다녔다.

"오랜만이네.”

"잠시만요.”

이서영은 그렇게 말하고는 빠르게 주문을 처리했다.

줄을 선 사람이 다섯 명 있었는데, 순식간에 줄이 사라졌다.

이 이후에 오는 손님은 아르바이트생 중 한 명이 맡기로 했다.

"사장님, 너무하시는 거 아니에요?”

반태수가 빙긋 웃었다.

"미안. 너무 바빴어. 그나저나 매장이 많이 바뀌었네. 역시 맡기길 잘했어.”

그렇게 말한 반태수가 이서영을 똑바로 보며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사장은 너지. 난 이제 사장 아니야.”

이서영은 그 말에 눈웃음을 쳤다.

"저한테는 여전히 사장님이에요.”

반태수는 마음대로 하라는 듯 체념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 지냈냐고 물으려 했는데, 여길 보니 물어볼 필요도 없겠네. 뭐, 특별한 일은 없었고?”

"네. 그때 이후로는 없었어요. 사장님 찾는 사람도 없었고요.”

이서영이 눈웃음을 살살 치면서 물었다.

"바쁘세요?”

그녀가 뭘 원하는지 바로 알아차린 반태수가 피식 웃었다.

"오랜만에 일 좀 도와줄까? 하는 김에 점심도 같이 먹고.”

"전 너무 좋죠. 그럼 잘 부탁합니다. 사장님.”

반태수는 고개를 꾸벅 숙이는 이서영을 보며 빙긋 웃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카페 일을 도왔다.

오랜만에 해서 그런지 나름 재미있었다.

그리고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반태수가 도와주니 일이 한결 수월해졌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여유가 생기니 반태수에게 자주 눈길이 갔다.

그렇게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었다.

보통 점심시간에는 돌아가면서 식사를 했다. 셋, 둘로 나눠서 갔는데, 오늘은 이서영이 먼저 나섰다.

"나 먼저 먹고 올게. 괜찮지?”

평소에는 언제나 아르바이트생들의 편의를 봐주었기에 다들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서영과 반태수가 나란히 카페를 나서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잘 어울리네.”

"그러게.”

***

이서영은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마음이 한껏 들떴다. 그리고 옆에서 나란히 걷는 반태수가 계속 신경이 쓰였다.

“오랜만에 오셨는데, 맛있는 거 사주실 거죠?”

“당연하지.”

그렇게 해서 이서영이 고른 곳은 예전에 함께 자주 먹었던 국밥집이었다.

두 사람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앉아 열심히 국밥을 먹었다.

"여긴 여전하네.”

반태수의 말에 이서영이 입을 가리며 웃었다.

"사장님, 오랜만이긴 해도 고작 몇 달이에요. 그 사이에 변하기도 쉽지 않잖아요.”

"그러네.”

반태수는 빙긋 웃었다.

왠지 이러고 있으니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익숙한 국밥집에 와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이서영이 편하게 해줘서 그런 건지, 아무튼 기분이 썩 괜찮았다.

"아, 얼마 전에 카페 프랜차이즈로 키워보지 않겠냐는 문의가 있어서 사장님 연락처 알려드렸어요. 혹시 연락 안 왔었나요?”

"프랜차이즈?”

반태수가 예전 이서영에게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했었다. 그녀가 원한다면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업체를 끼고 하기는 싫었다.

“해보고 싶어?”

반태수의 물음에 이서영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 역량은 딱 여기까지인 거 같아요. 오히려 사장님이 결정하셔야죠. 그거 하면 돈은 지금보다 훨씬 많이 버실 텐데.”

"그럼 안 하는 걸로.”

이서영의 눈이 커다래졌다.

"왜요? 좋은 기회 같은데요.”

“하더라도 내가 직접 해야지. 그리고 돈을 벌고 싶으면 얼마든지 벌 수 있어. 이 카페는…… 꼭 돈을 위한 것만이 아니야."

이번에 지구로 오면서 확실히 느꼈다.

카페 위자드는 반태수가 지구에 심어둔 기둥 같은 존재였다.

아마 그래서 지난번에 왔을 때, 그렇게 과격하게 뒷일 생각하지 않고 움직였던 모양이다.

감히 카페 위자드를 건드렸으니까.

아마 비슷한 일이 또 벌어지더라도 그럴 거 같았다.

‘슬슬 지구에서도 일을 벌여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괜찮은 사업을 할 수 있다.

심지어 지금은 셰딤의 근원이 되는 회사까지 소유하고 있지 않은가.

글락 그룹이 가진 신물질을 지구에서 구현해 사업을 할 수도 있다.

아니, 굳이 글락 그룹의 힘을 이용할 필요도 없다. 반태수가 직접 괜찮은 사업 아이템을 만들 수도 있다.

얼마든지 가능하다.

문제는 사람이다. 사업이라는 게 반태수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

거기까지 생각하던 반태수가 고개를 휘휘 저었다.

지금 이면세계에 벌여놓은 일도 수두룩하고 연구할 것도 수두룩하다.

한데 여기서 또 일을 벌인다고? 그것도 지구에?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한데 왜 자꾸 마음이 그쪽으로 흐르는지 모르겠다.

"사장님, 무슨 생각 하세요?”

"응?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얼른 먹자. 애들 기다리겠다.”

반태수는 열심히 국밥을 퍼먹었다.

참으로 맛있었다.

***

반태수는 이서영을 카페 위자드로 데려다준 후, 2호점에도 들렀다.

한서현은 이서영과 아주 똑같은 반응을 보여줬다.

그녀와는 저녁을 함께 먹어야 했다.

2호점 역시 1호점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카페들이 잘 되는 걸 보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지구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두 카페를 들른 다음에는 집에 틀어박혀서 태블릿을 들고 글락 그룹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살피면서 시간을 보냈다.

두 카페를 돌아봤으니 그냥 이면세계로 돌아가도 되지만, 왠지 그러기가 싫었다.

지구에서 좀 더 머물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섣불리 돌아갈 수가 없었다.

다른 연구를 진행해도 되지만, 왠지 글락 그룹 쪽에 계속 신경이 쓰였다.

그래서 이렇게 세부 사항을 확인하는 걸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렇게 한창 살펴보던 와중에 반태수는 좀 이상한 것들을 발견했다.

"응? 이게 뭐지?”

글락 그룹에서 생산하는 신물질 중 일부를 어딘가로 제공했는데, 받은 쪽의 정보가 명확하지 않았다.

그저 슥슥 읽으면서 스크롤을 쭉쭉 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게 눈에 확 들어온 것이다.

마치 형광으로 강조라도 한 것처럼.

그래서 그 부분을 더 파고들었다.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이리저리 꿰맞추면서 신물질을 누가 받았는지 알아봤다.

지금 반태수가 읽고 있는 보고서는 그야말로 글락 그룹의 모든 것을 총망라 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양이 너무 많아서 문제지 필요한 정보가 빠진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래서 이런 경우 적절한 검색을 통해 차근차근 확인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이건 아무리 확인을 해도 받는 쪽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일부러 감췄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역으로 그쪽에서 대가로 뭘 받았는지를 확인해봤다.

그건 생각보다 쉽게 알아낼 수 있었다.

"응? 스마트폰 설계도? 이런 걸 왜 받았지?”

게다가 좀 확인해보니 스마트폰도 굉장히 구형이었다.

반태수는 좀 더 알아봤다. 받은 시기가 상당히 오래전이었다. 그러니 구형이겠지.

설계도 자체가 보고서에 함께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없었다. 그걸 확인하려면 직접 연구소나 본사에 가서 자료를 뒤져봐야 한다.

아니면 회장만 쓸 수 있는 온라인 계정으로 검색해 보거나.

지금은 그게 안 되니 그냥 이걸로 어떻게든 더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

더 파고들어가니, 그 설계도를 이용해 스마트폰을 개발해서 판매했고, 계속 연구하고 개량해서 지금의 스마트폰이 되었다.

반태수는 좀 더 알아보다가 결론을 내렸다.

“이거 지구에서 받은 거네?”

어쩌면 스마트폰 말고도 지구와 교류해서 얻어낸 기술들이 더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걸 찾아내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굳이 찾아보고 싶지도 않고.

지금 중요한 건, 글락 그룹이 지구의 존재를 알고 교류를 했다는 점이었다.

아무튼 이건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을 듯했다.

‘미국에 한 번 다녀와야겠어.’

글락 그룹이 받은 스마트폰은 미국에서 출시한 모델이었다.

그리고 그걸 대가로 준 신물질은 데드릭 벨크리스의 전투복을 만든 물질의 초기 버전이었다.

어쩌면 미국 쪽은 군인들의 전투복에 이걸 적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갑자기 호기심이 확 일어났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모르는 번호였다. 한데 해외전화다. 원래라면 안 받았을 것이다. 한데 이건 왠지 받아야 할 것 같았다.

"여보세요.”

- 반태수 씨?

반태수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백진희였다.

"백진희 씨?”

- 와, 기억하고 있었네요? 전 잊어버리신 줄 알았어요.

“잊을 리가 있습니까. 잘 지내셨죠?”

- 그럭저럭요. 참, 저 회사 옮겼어요. 그래서 알려드릴 겸, 목소리도 들을 겸, 겸사겸사 연락드렸어요.

"번호가 해외던데, 외국으로 가신 겁니까?”

- 네. 여기 미국이에요. 미국 쪽 방산 업체에 새로 취직했어요. 솔직히 좀 됐어요. 여기 오기 전에 문자도 남겼는데 연락 안 하시더라고요.

"바빴습니다. 연락도 못 받을 만큼.”

- 그러셨구나. 한 번 놀러오세요. 제가 아주 끝내주게 대접해 드릴 테니까요.

"그러죠. 조만간 미국에 갈 일이 있을 것 같은데, 그때 연락하죠.”

- 정말요? 저야 너무 좋죠!

반태수는 백진희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

“미국이라......."

왠지 재미있는 일이 생길 것 같았다.

그렇게 앞으로의 일을 대충 계획하고 있을 때, 또 전화가 왔다.

역시나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 아, 카페 위자드 사장님 되십니까?

“무슨 일이죠?”

- 말씀은 들으셨을 거 같은데, 프랜차이즈 때문에 연락 드렸습니다. 혹시 통화 괜찮으십니까?

"안 합니다.”

반태수는 딱 그렇게 말하고 끊었다.

잠시 후, 문자가 왔다.

카페로 찾아갈 테니 잠시만 시간을 내달라는 문자였다.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보통 잘 맞아 떨어지는 법이다.

반태수는 일단 신경을 끄고 미국으로 갈 준비부터 했다.

"그런데 이거 꼭 비행기를 타고 가야 하는 건가?”

혹시 미국도 포탈로 이동할 수 있지 않을까?

이면세계에서 지구로 올 때, 미국 쪽을 강하게 염원하면 될 것도 같은데 말이다.

반태수는 시험해봐서 나쁠 것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른 집을 나서서 연구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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