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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241화 (237/351)

241화.  < 마무리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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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의 응접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일단 5대 가문에서 나왔다는 사람들이 일곱 명 있었다. 그 중 한 명이 데드릭 벨크리스의 큰형, 쿠오릭 벨크리스였다.

그들이 한데 뭉쳐 있었고, 좀 떨어진 곳에 살라자 샤마쉬와 데드릭 벨크리스, 그리고 반태수가 모여 있었다.

거기서 좀 떨어진 곳에 기술 협약을 위해 방문한 5대 가문 사람들이 가문별로 모여 있었다.

뷰고르 가문과 아르잔 가문 사람들은 배신 혐의가 있기에 그 두 가문 사람들은 여전히 감금 상태였고, 나머지 가문 사람들만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이 빙 둘러싼 중심에 다섯 노인이 앉아 있었다.

다섯 노인의 표정과 눈빛은 여전히 생생히 살아 있었다.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다만 그들은 쿠오릭 벨크리스의 등장이 좀 당황스러운 모양이었다.

시선이 잠시라도 스칠 때마다 눈빛이 흔들렸으니까.

그도 그럴 것이 쿠오릭 벨크리스는 벨크리스 가문의 가주로 일하다가 은퇴한 사람이었다.

듣기로 장로원에 들어갔다고 했는데, 이렇게 다시 얼굴을 보는 건, 그의 은퇴 이후 처음이었다.

사실 장로원이 실재하는지, 또 거기서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다섯 노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5대 가문 내에서도 제법 영향력이 있고 힘도 좀 쓰는 편이었지만, 그럼에도 장로원에 대한 정보는 가진 게 거의 없었다.

다섯 노인은 입을 꾹 다문 채 쿠오릭 벨크리스를 노려봤다.

"우린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네. 어서 이 오해를 풀고 싶군.”

벨랑 아르잔의 말이었다.

그 말에 쿠오릭 벨크리스가 코웃음을 쳤다.

"닥쳐. 난 너희들 변명 들으러 온 게 아니라 통보하러 온 거니까.”

다섯 노인은 쿠오릭 벨크리스의 폭언에 입을 쩍 벌리고 그를 바라봤다.

자신들이 예상한 상황과 너무 동떨어져서 당황스러웠다.

"오늘부로 너희가 가졌던 모든 권한과 편의가 소멸되었다. 또한, 너희들의 개인 자산은 모두 압류되었음을 통보한다.”

벨랑 아르잔이 발악하듯 소리쳤다.

"말도 안 돼! 우리는 절대 그 통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쿠오릭 벨크리스가 차갑게 웃었다.

"안 받아들이면?”

“뭐?”

"안 받아들이면 어쩔 건데? 너희는 이제 끝났어. 권한과 재산을 압류하는 정도로 끝날 줄 알아? 10년의 노동 교화형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기대해도 좋아.”

다섯 노인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노동 교화형이라니. 자신들이 그런 걸 왜 받아야 한단 말인가.

"보아하니 마력은 제법 쌓아뒀군. 아직 팔팔하겠어.”

쿠오릭 벨크리스가 빈정거리듯 말하자,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든 다섯 노인이 외쳤다.

"노동 교화형이라니! 우리가 그걸 어떻게 버틴단 말인가!”

"우린 다 늙은 노인이야!”

"게다가 10년이라니! 우리가 거기서 10년을 어떻게 버티내 한 달도 못 버틸 거라고!”

쿠오릭 벨크리스가 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뭐라고?”

다섯 노인의 얼굴이 충격에 휩싸였다.

"가서 뒈지든 말든 나랑 무슨 상관이냐고. 난 그저 통보만 했을 뿐이야. 모든 결정은 장로원에서 한 거고."

"대체 장로원이 무슨 자격으로 우릴 마음대로 한단 말이냐!”

쿠오릭 벨크리스가 씨익 웃었다.

"그건 나중에 자격이 된 다음에 직접 알아봐.”

다섯 노인이 멍하니 쿠오릭 벨크리스를 바라봤다.

쿠오릭 벨크리스는 뒤에 서 있던 5대 가문 사람들에게 턱짓을 했다.

그러자 그들이 우르르 몰려가 다섯 노인의 몸에 강철로 된 고리를 몸 곳곳에 채우기 시작했다.

찰칵! 찰칵! 찰칵!

고리가 맞춰질 때마다 찰칵 소리가 나며 은은한 마력 파동이 일어나 사방을 훑으며 지나갔다.

반태수는 그걸 보며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집중해서 마력 변화를 관찰했다.

보아하니 마도구가 아니라 유물이었다.

찰칵하고 맞물릴 때마다 퍼지는 마력 파동이 좀 신기했다. 아니, 좀 특이했다. 그리고 왠지 낯익었다.

‘이거랑 비슷한 느낌이 있었는데…….'

반태수는 기억을 더듬었다. 생각보다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이 느낌 포탈이랑 비슷하다.

한데 저 고리의 역할은 마력의 흐름을 차단하는 거였다.

‘마력 흐름 차단이랑 포탈이랑 무슨 관계지?’

어쩌면 저 고리의 진짜 효능이 마력 흐름 차단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 고리를 분석해보고 싶어졌다.

‘이거 안 그래도 연구할 거리가 많은데 여기서 또 늘려도 되나?’

아무래도 조만간 연구에 집중해서 하나씩 처리해야겠다.

고리를 다 채웠는지 우르르 몰려갔던 사람들이 다시 물러났다.

다섯 노인은 팔뚝과 손목, 다리, 발목, 목 등에 고리를 달고 있었다.

왠지 아까보다 힘이 쭉 빠져 보였다.

그들의 몸을 차분히 들여다보니, 마력이 몸에 단단히 뭉쳐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강제로 마력을 모아 억누르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마력의 성질도 돌덩이처럼 딱딱했다.

저래서는 마력을 움직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가 없을 것이다.

나이도 많은 노인네들이 마력까지 묶여 버렸으니 진짜 힘없는 노인이 되어 버린 것이다.

쿠오릭 벨크리스는 그런 노인들을 보며 말했다.

"너희들이 데려온 놈들도 같이 노동 교화형을 받을 테니까 심심할 일은 없을 거야. 아, 어차피 그럴 겨를이 없으려나?”

벨랑 아르잔이 끓는 듯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게…… 네 멋대로 결정해도 되는 건가? 장로원의 결정이라고? 개소리하지 마라. 장로원의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몰라도 제대로 변론조차 안 듣고 결정을 내리는 건 말이 안 돼!”

쿠오릭 벨크리스가 피식 웃었다.

"그러니까 그건 나중에 네가 직접 장로가 된 다음에 알아보라니까?”

그것이 끝이었다.

응접실 밖에서 군인들이 들어와 다섯 노인을 연행하듯 끌고 나갔다.

다섯 노인은 끌려가면서 죽일 듯한 눈으로 응접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하나 노려봤다.

응접실 안이 조용해졌다.

분위기가 가라앉자 쿠오릭 벨크리스가 손뼉을 짝 쳤다.

우웅!

무거운 마력 파동이 응접실을 한 차례 휘젓고 사라졌다.

"자, 이제 증인들의 입회하에 통보를 끝냈으니 다들 알아서 볼 일 보시면 됩니다.”

쿠오릭 벨크리스는 장난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그렇게 말하고는 데드릭 벨크리스 쪽을 바라봤다.

"우리 막내, 이렇게 금방 만나서 아주 좋아 죽으려고 하네.”

데드릭 벨크리스의 표정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좋아하긴 누가 좋아했단 말인가. 물론 큰형님이 싫다는 얘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좋아 죽을 정도는 아니다.

어쨌든 큰형님이 나섰기 때문에 일이 매끄럽게 잘 해결된 건 맞는 모양이니 큰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그냥 입을 꾹 다물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을 뿐.

쿠오릭 벨크리스는 그런 막내의 모습에 피식 웃고는 시선을 돌려 반태수를 바라봤다.

이번 일을 해결하는 데 가장 핵심이 되는 인재.

지난번에 데드릭 벨크리스의 부탁을 받고 나와서 정보를 알려줄 때 얘기만 살짝 들었었다.

그때도 제법 훌륭한 인재라고 생각하긴 했다. 한데 이번 일을 조사하면서 확인한 반태수는 그저 훌륭한 인재라고 하기에는 너무 뛰어났다.

"자네가 마법사 반인가?”

"네."

반태수는 그렇게 대답하며 쿠오릭 벨크리스를 유심히 살폈다.

영역화를 강력하게 펼쳐놓았기에 이미 정보를 대부분 확인했다. 지금은 좀 더 집중해서 세밀한 정보를 뽑아내는 중이었다.

마력량은 어마어마했다.

데드릭 벨크리스보다 몇 배나 더 많은 마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깨달음 때문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예전보다 크게 성장했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의 마력량이었다.

마법사로 치면 9서클, 아니, 10서클쯤 될까?

온몸의 근육도 탄탄하고 질겼다.

육체 수준도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엄청났다.

그저 평범한 단련으로는 저런 육체를 만들 수 없을 것이다. 뭔가 특별한 방법을 써서 만든 육체가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근육뿐 아니라 뼈나 피부까지 일반적인 사람보다 훨씬 단단하고 질길 리 없을 테니까.

그러고 보니 쿠오릭 벨크리스 뒤에 서 있는 5대 가문 사람들도 좀 특별했다.

지금의 데드릭 벨크리스보다는 못하지만, 예전의 데드릭 벨크리스보다는 살짝 뛰어났다.

마력과 육체만 따지면 확실히 그랬다.

전투실력은 겪어보지 못했으니 모르지만, 그것도 데드릭 벨크리스보다 낮을 것 같지는 않았다.

반태수가 그렇게 5대 가문 사람들을 살피고 있을 때, 쿠오릭 벨크리스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는 반태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자리를 옮겨서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괜찮겠나?”

반태수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짐작이 갔다.

"좋습니다. 어디로 갈까요?”

쿠오릭 벨크리스가 손가락을 위로 향하며 말했다.

"요 바로 위층에 조용한 방이 하나 있던데 거기로 가지."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이고 앞장서서 응접실을 나섰다.

쿠오릭 벨크리스가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를 보며 턱짓을 했다.

"같이 가지?”

두 사람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응접실을 나섰다.

이내 네 사람이 위층에 있는 조용한 방에 모였다.

방에는 적당한 크기의 둥그런 테이블 하나와 의자 네 개가 한가운데 놓여 있었다.

네 사람은 의자에 앉았고, 쿠오릭 벨크리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자네 활약이 아주 대단하더군. 이번 일도 자네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간단히 처리가 안 되었을 거야.”

"뭐, 어찌어찌 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반태수의 말에 쿠오릭 벨크리스가 빙긋 웃었다.

"어쩌다 그렇게 됐다니 더 대단하군. 아무튼 혹시 뭐 원하는 거라도 있나?”

"원하는 보상을 해주시는 겁니까?”

쿠오릭 벨크리스가 고개를 저었다.

"보상은 이미 정해졌네. 내가 출발하기 전부터 보상에 대한 논의가 끝났으니까.”

"그럼……."

"내가 개인적으로 선물이라도 하나 할까 싶어서. 우리 막내랑 잘 어울려 줘서 고맙기도 하고. 겪어봤으니 알겠지만 우리 막내가 누구랑 잘 어울릴 만한 성격이 아니잖나.”

쿠오릭 벨크리스는 피식 웃고는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를 번갈아 보고는 말을 이었다.

"저 둘이 친해진 것도 따지고 보면 자네 덕분 아닌가.”

결과적으로는 전적으로 반태수 덕분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외로움을 덜 수 있었다.

반태수는 그 말에 주저하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 아까 그 고리 하나만 주실 수 있습니까?”

"고리?”

"마력 흐름 차단하던 고리 말입니다.”

"아아, 능력 억제기 말하는 건가?”

쿠오릭 벨크리스는 턱을 쓰다듬으며 잠시 고민했다. 그러더니 이내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내 재량으로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지. 다만 그걸 판매하거나 타인에게 양도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하네."

"물론입니다.”

쿠오릭 벨크리스는 고리를 하나 꺼내 반태수에게 건넸다.

"감사합니다.”

"어디에 쓰려고 그러는지 말해줄 수 있나?”

"그냥 연구 좀 해보려고 합니다.”

“연구?”

"마법사니 마법 연구를 해야죠. 이거 재미있을 거 같아서요.”

"그거 유물이라는 건 알고 있나?”

"그런 거 같더라고요.”

아까도 거의 확신했지만, 이렇게 직접 손으로 들고 확인하니 더 확실해졌다. 이건 유물이다. 그것도 수준이 높은 유물.

어느 정도 수준이냐 하면, 아공간 팔찌와 비슷한 수준의 유물이었다.

단순한 기능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수준의 보안이 깔려 있었다.

쿠오릭 벨크리스가 눈을 번득이며 반태수를 바라봤다.

"자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마법사였던 모양이군.”

반태수는 대꾸하지 않고 고리만 아공간에 챙겨 넣었다.

"탐나는 인재야.”

쿠오릭 벨크리스의 말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나섰다.

"큰형님, 눈독 들이면 곤란합니다.”

"미리 밑밥 좀 깔아두는 거다. 사람 일이라는 게 나중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법이니까.”

데드릭 벨크리스는 절대 반태수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 눈을 부릅뜨고 쿠오릭 벨크리스를 바라봤다.

거기에 살라자 샤마쉬도 굉장히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압박감을 잔뜩 담아 쿠오릭 벨크리스를 바라봤다.

"알았으니까 그만들 해. 이제 진짜 중요한 얘기가 남았으니까.”

진짜 중요한 얘기가 뭐겠는가. 보상이다.

두 사람은 얼른 자세를 바로하고 쿠오릭 벨크리스를 바라봤다.

과연 반태수가 5대 가문으로부터 무슨 보상을 받게 될지 궁금하기 그지없었다.

사실 5대 가문이 가문 외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보상을 주는 일이 극히 드물기 때문에 더 기대되는지도 모른다.

쿠오릭 벨크리스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반태수를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번 일에 대한 보상으로 글락 그룹을 주기로 했네.”

다들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보상으로 글락 그룹을 준다니.

글락 그룹은 에라리스라는 도시를 쥐락펴락하며 세계 곳곳에 100개가 넘는 지사를 보유한 회사다.

그런 회사를 보상으로 넘겨준다고?

"제가 알기로 지분 관계가 굉장히 복잡한데, 과연 그걸 제게 주는 것이 가능하겠습니까?”

받아도 문제다. 언제 회사를 경영하고 앉아있겠는가.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아직 하다만 연구가 수두룩하다. 게다가 가끔 지구도 다녀와야 하지 않나.

그런 걸 다 하면서 그 큰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 리 없다.

글락 그룹은 냉큼 받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보상이었다.

쿠오릭 벨크리스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말했다.

"글락 그룹의 지분은 회장인 라그나 볼튼이 30%, 에라리스에 위치한 다섯 지사의 지사장들이 각각 2%, 그리고 아까 그 다섯 노인네들이 각각 6%, 나머지는 5대 가문에 골고루 분포되어 있네.”

그러니까 셰딤과 5대 가문이 모든 지분을 나눠서 보유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세 사람의 표정을 확인한 쿠오릭 벨크리스가 빙긋 웃었다.

"몰랐나보군? 글락 그룹은 상장하지 않았네.”

쿠오릭 벨크리스는 세 사람의 표정이 변하는 걸 즐기며 말을 이었다.

"라그나 볼튼, 지사장들과 아까 그 노인네들 지분은 싹 흡수했고, 5대 가문에 흩어진 지분도 다 모았네. 참고로 각 가문에서 따로 자네에게 주려던 보상도 여기 다 포함되었지.”

한 마디로 모든 보상을 글락 그룹 하나로 퉁 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하나이면서 하나가 아니다. 지사만 해도 100개가 넘으니까.

글락 그룹이 보유한 빌딩의 수만해도 몇 채나 되겠는가.

게다가 글락 그룹이 손에 들어오면 글락 호텔도 반태수의 소유가 된다.

글락 호텔에는 리조트도 여러 개 포함되어 있다.

그뿐이겠는가. 글락 그룹은 다양한 분야에 손을 대고 있다.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따로 원하는 게 있는 겁니까?”

반태수의 물음에 쿠오릭 벨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글락 그룹이 5대 가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으면 하네. 우리도 나름대로 도움을 줄 수 있네. 아마 나쁘지 않을 걸세.”

당장 셰딤의 잔당을 색출하면서 생긴 인력의 공백부터 메워야 한다.

그건 반태수가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물론 대대적으로 신입사원을 모집하고 헤드헌팅을 하면서 인력을 채울 수도 있다.

하지만 5대 가문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빠르고 훌륭하게 처리할 수 있다.

반태수가 생각하기에 저 조건은 호의에 훨씬 가깝다.

쿠오릭 벨크리스가 물었다.

"어떤가? 받을 텐가?”

반태수가 씨익 웃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5대 가문이 보상을 넉넉하게 책정할 거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설마 이렇게 화끈하게 던져줄 줄은 몰랐다.

아무튼 졸지에 이면세계의 재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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