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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236화 (232/351)

236화.  < 격돌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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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릭 벨크리스는 긴장한 눈으로 공터에 갑자기 등장한 자들을 노려봤다.

방금 공터를 한바탕 휘저은 사나운 마력의 폭풍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 알기 때문이었다.

저들이 응축하고 있던 마력이 한순간 풀리면서 만들어진 마력 폭풍이었다.

이 정도 마력 폭풍을 일으키려면 얼마나 많은 마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지 대충 짐작이 가기에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저 정도 강자들이 장비까지 충실히 갖추면 정말로 만만치 않을 것이다.

새로 나타난 자들의 수는 30명이었다.

하지만 하나하나가 굉장한 기세를 쏟아내고 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자신의 든든한 아군, 반태수를 찾으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렸다.

하지만 반태수를 찾을 수가 없었다.

분명히 방금 쏟아진 벼락들을 반태수가 날렸을 거라 여겼다. 한데 찾을 수가 없다니.

아무래도 숨은 모양이다.

‘하긴, 그게 더 전투를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긴 하지.’

정면대결보다는 기습이 훨씬 위력적인 법이니까.

데드릭 벨크리스는 심호흡을 하며 힘과 기세를 가다듬었다.

"얼른 와라! 이 잡것들아!”

데드릭 벨크리스의 외침과 함께 다시 전투가 벌어졌다.

처음 싸우던 놈들이 일단 총부터 마구 갈겼다. 아까와는 전투 방식이 달라졌다.

그들이 수류탄을 휙휙 던졌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걸 보고 깜짝 놀랐다.

지금 자신의 주변에는 적들이 잔뜩 있었다. 한데 여기에 수류탄을 던지면 적아를 가리지 않겠다는 뜻 아닌가.

수류탄은 교묘하게 바닥을 굴러 데드릭 벨크리스 주변으로 모였다.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재빨리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수류탄이 터졌다.

번쩍!

사람 몸통만 한 빛기둥이 위로 치솟았다. 엄청난 열기를 담고 있는 빛기둥이었다.

바닥의 흙이 빛기둥이 품은 고열에 녹아 흘렀다.

그런 빛기둥이 무려 여덟 개나 치솟았다.

빛기둥들 사이에 낀 데드릭 벨크리스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저들이 수류탄을 이쪽으로 거리낌 없이 던진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운이 좋았어.’

진짜 운이 좋았다. 저 빛기둥에 몸이 조금이라도 휘말렸으면 닿은 부분은 그대로 녹아서 사라져 버렸을 것이다.

또 수류탄을 준비하는 모습이 보였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빠르게 자리를 옮겼다.

이리저리 복잡하게 움직이면서 수류탄이 자신의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대비했다.

하지만 적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수류탄을 마구 던졌다.

번쩍! 번쩍! 번쩍!

데드릭 벨크리스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긴장감으로 온몸이 조여들었다.

그의 입가가 슬쩍 올라갔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적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잘하면 저 무시무시한 수류탄을 이용해 적을 해치울 수도 있을 듯했다.

그렇게 마음먹고 움직인 순간, 눈이 멀어버릴 정도로 강렬한 빛이 뿜어져 나왔다.

번쩍!

빛이 뿜어져 나온 곳은 수류탄을 들고 있던 적이 모인 곳이었다.

아니, 수류탄을 들고 있던 모든 사람들로부터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들이 들고 있던 모든 수류탄이 일제히 터져 버린 것이다.

수류탄 여러 개가 동시에 터지면서 만들어진 빛기둥은 제법 굵었다.

그들과 섞여 있던 다른 적들도 빛기둥에 휘말리면서 그대로 산화해 버렸다.

이제 장내에 남은 적의 수는 고작 스무 명 남짓이었다.

그나마도 몇 명은 빛기둥에 스쳤는지 팔이 있던 자리가 눌어붙은 채였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서 신중히 그들을 살펴봤다.

그리고 반태수가 나타났다.

"그러니까 안전장치는 항상 잘 확인해야 하는데. 안 그래요, 영감님?”

자신에게 다가오는 반태수를 발견한 데드릭 벨크리스가 환하게 웃었다.

"하, 왜 이렇게 늦어. 그놈은? 잘 숨겨뒀고?”

"그럼요. 그리고 뭐, 나 없어도 혼자서 잘 하시던데요?”

"하이고, 잘 하긴. 늙으니까 뼈마디가 쑤셔서 죽겠다.”

“그럼 남은 놈들은 제가 처리할까요?”

“어허. 이제 좀 싸울 만해졌는데 어딜 끼어들려고? 잠깐만 기다려라. 내가 금방 끝낼 테니까.”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앞으로 나섰다.

스무 명 정도 실력자가 남았지만 괜찮다. 충분히 할만 했다. 아직 자신이 가진 실력과 장비를 다 보여준 게 아니었으니까.

"자, 그럼 2차전 시작이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전투복이 비늘처럼 일어나더니 툭툭 떨어져 나갔다.

우우우우웅!

떨어져 나간 비늘들이 빠르게 진동하더니 이내 사방으로 쏘아져나갔다.

쉬쉬쉬쉬쉬쉭!

바람 가르는 소리와 함께 작은 비늘들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가 총알처럼 적들에게 날아갔다.

퍼버버버벅!

놀랍게도 그 비늘을 제대로 막아내는 놈이 별로 없었다.

몇몇은 간신히 무기로 쳐내서 막아냈지만, 대부분은 그냥 비늘의 공격을 허용했다.

비늘은 적의 몸 곳곳에 틀어박혔다.

하지만 적의 전투복 성능이 상당히 뛰어났기에 치명상을 입히지는 못했다.

비늘은 그렇게 공격을 성공한 다음 다시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들의 시선을 그렇게 빼앗은 데드릭 벨크리스가 두 주먹을 꽉 쥐며 마력을 모았다.

몸 곳곳에 있던 유물들이 작동하며 마력을 증폭하고 또 증폭했다.

그렇게 주먹에 모인 마력이 응축되며 찬란한 빛을 토해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 순간 마치 섀도복싱을 하는 것처럼 두 주먹을 마구 내질렀다.

콰콰콰콰콰콰!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길쭉한 빛이 쭉쭉 쏟아져나갔다.

빛은 색이 전부 제각각이었다. 주로 빨강과 파랑이 많고 노랑, 흰색, 초록, 보라 등등 굉장히 다양한 색이 섞여 있었다.

허공을 휘젓는 비늘 때문에 시선을 빼앗겼던 적들은 갑자기 쏟아져 날아오는 빛줄기를 보고 깜짝 놀라 급히 그것을 막았다.

퍼버벅!

화르르륵!

꽈과과광!

촤아악!

빛줄기들은 색에 따라 다양한 효능을 발휘했다.

붉은 색은 화염 속성이었고, 파란 색은 빙결 속성이었다.

그리고 흰색은 관통 속성이었고, 주황은 폭발 속성이었다.

그밖에도 다양한 속성이 깃든 빛줄기가 마구 쏟아졌다.

무수히 쏟아지는 속성 공격은 상당한 타격을 주었다.

"크하하하!”

데드릭 벨크리스가 크게 웃으며 적들이 모인 곳으로 달려들었다.

저 영감은 흥이 나면 저렇게 아무생각 없이 달려드는 것이 문제다.

적의 수준이 낮을 때는 상관없지만, 지금처럼 강할 때는 큰 문제가 된다.

방금 그 속성 공격으로 적들이 타격을 입은 건 분명하지만 전투의 향방을 가를 정도는 아니었다.

적들이 흩어지듯 간격을 넓혔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그들이 데드릭 벨크리스를 감싸 안는 듯한 진형이 만들어졌다.

그들의 몸에서 강력한 마력 반응이 나타났다.

저걸로 뭘 하려는지 몰라도 저 모든 공격이 한 점에 집중되면 아무리 데드릭 벨크리스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하리라.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마법사다.

반태수는 빠르게 마법을 펼쳤다.

일단 저들의 바로 앞에 흐르는 실드를 세웠다.

지이이잉!

새파란 빛줄기가 적 전투원의 가슴 부위에서 쭉 뻗어 나갔다.

모든 빛줄기가 정확히 데드릭 벨크리스를 겨냥했다.

하지만 그 빛줄기는 반태수가 세운 흐르는 실드를 뚫지 못했다.

실드에 부딪힌 빛줄기는 마구 산란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내 빛줄기가 멎었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들 사이로 파고들었다.

꽈과과광!

쩌엉! 쩌엉! 쩌엉!

콰콰콰콰콰!

굉음이 연달아 울리며 사방을 빛과 화염이 휩쓸기 시작했다.

자욱한 먼지가 일어나 안개처럼 퍼지며 시야를 방해했다.

반태수는 그곳을 유심히 지켜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첫 번째 공격을 막아주는 것이 주효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안정적으로 적들과 싸우고 있었다.

하지만 저것만으로는 모자란다.

반태수는 몇 차례 보조마법을 펼쳤다.

바닥의 마찰력을 없애 적의 균형을 빼앗는다거나 일시적으로 시력이나 청각을 빼앗아 버리는 등, 간단하지만 막상 벌어지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것들 말이다.

그 때마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강력한 공격이 적에게 작렬했다.

아예 쓰러지지는 않았지만 큰 타격을 받아 전투력 자체가 급감했다.

이내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 건드리지 않으면 한 시간 정도는 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반태수가 저렇게 신경 써서 전투의 균형을 맞춘 이유는 아직 등장하지 않은 적 때문이었다.

이건 확실치 않다.

마력 차단 물질로 가려진 곳이 있기 때문이다.

반태수는 그곳에 적이 숨어 있다고 판단했다. 그것도 아주 까다로운 적이.

아무튼 적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이유는 없다.

반태수는 먼저 영역화를 통해 마력 차단 물질로 가려진 곳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했다.

모두 다섯 군데였다.

제법 넓은 범위를 마력 차단 물질로 가려놓았다.

반태수는 그곳을 모두 동시에 타격하기로 했다.

빠르게 마력의 실을 뽑아내 허공에 거대한 마법진을 그렸다. 다섯 개의 마법진을 동시에 그렸는데, 각각의 마법진에 들어가는 술식이 거의 비슷했기에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술식 자체가 복잡했기에 아무나 쓸 수 있는 마법은 아니었다.

반태수가 쓰려는 마법은 셰딤의 위성 공격을 떠올리며 구성한 마법이었다.

다섯 개의 마법진이 일제히 빛 가루로 변해 흩어지면서 마법이 발동했다.

번쩍!

다섯 개의 빛기둥이 일제히 내리꽂혔다.

빛기둥의 위치는 공터를 중심으로 빙 둘러 있었다.

꽈르르르르!

무언가가 무너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강한 열기가 공터로 몰려들었다. 순식간에 공터의 온도가 높아졌다.

싸우던 자들도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 잠시 소강상태가 이루어졌다.

반태수는 방금 그 공격으로 마력 차단 물질이 모두 사라졌다는 걸 확인했다.

마력 차단 물질은 강한 열기를 버티지 못하는 모양이다.

어쨌든 감았던 눈을 뜬 기분이었다. 가려졌던 부분의 정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었으니까.

역시나 그곳에는 적이 숨어 있었다. 한데 보통 적이 아니었다.

‘이건…… 안드로이드인가?’

놀랍게도 그 빛기둥 공격에 아무 데미지도 안 받은 모양이었다.

아니면 마력 차단 물질 안쪽에 그 정도 공격을 방어할 수 있을 정도의 준비가 되어 있었거나.

아무튼 거기 숨어 있던 적은 안드로이드였다.

전자장비와 기계장치, 그리고 생체조직과 마력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었다.

‘그래도 마력이 섞여 있는 걸 보니 마력 동결 물질은 안 쓸 모양이군.’

마력 차단 물질과 마력 동결 물질은 반태수에게도 제법 껄끄러웠다.

안드로이드는 한 곳에 세 대씩 숨어 있었다.

총 열다섯 대의 안드로이드가 있는 셈이다.

안드로이드들은 바로 모습을 드러냈다.

한데 안드로이드의 모습을 실제로 보니 모양이나 복장이 통일되어 있지 않았다.

아니, 정확히는 세 대씩 무리가 나뉘어 있는 듯했다.

한 장소에 숨어 있던 안드로이드들은 모양이고 복장이고 장비고 다 똑같았다.

심지어 얼굴도 같았다. 마치 세쌍둥이처럼.

한데 다른 장소에 숨은 안드로이드들과는 모든 것이 달랐다.

그렇게 보니 꼭 다섯 무리의 세쌍둥이가 나타난 것 같았다.

움직임이 마치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반태수는 안드로이드의 움직임에 마력이 상당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파악했다.

저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핵심은 마력이었다.

아니, 마력은 모든 것의 윤활유 역할을 하는 듯했다. 아마 공격하거나 방어를 할 때도 마력이 보조적으로 쓰일 것이다.

반태수는 저 안드로이드를 한 대 얻고 싶었다.

그래서 그걸 충분히 분석하고 공부하고 연구해서 자신만의 안드로이드를 만들어 보고 싶었다.

아무튼 그러려면 일단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면서도 최대한 손상이 가지 않게 저 안드로이드를 처리해야 하고.

반태수는 영역화를 최대한으로 쓰면서 안드로이드를 계속 분석했다.

손상을 최소로 하면서 이기려면 약점부터 찾아야 한다.

안드로이드들은 두 패로 나뉘었다. 세 무리는 데드릭 벨크리스를 향해, 그리고 두 무리는 반태수를 향해 움직였다.

안드로이드들의 판단인지 그걸 움직이는 자의 판단인지는 몰라도 데드릭 벨크리스가 훨씬 위험하고 강해 보였나보다.

반태수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안드로이드들을 내버려두고 데드릭 벨크리스 쪽으로 향하는 안드로이드들을 신경 썼다.

안드로이드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저 아홉 대의 안드로이드가 전투에 가세하면 데드릭 벨크리스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러니 자신이 어그로를 끌어서 저 안드로이드들을 전부 이쪽으로 모아야 한다.

반태수는 빠르게 마법을 펼쳤다.

아까 저격수를 처리했던 마법의 축소판이었다. 그걸 무려 아홉 개나 띄웠다.

마법을 펼치면서 압축 마력탄도 준비했다. 마력탄 역시 아홉 개를 준비했다.

그 일련의 과정이 엄청난 속도로 물 흐르듯 진행되었다.

반태수는 준비가 끝난 즉시 마력탄을 아홉 개의 마력 고리에 얹었다.

후웅! 후웅! 후웅!

거의 동시에 아홉 개의 마력탄이 날아갔다.

마력탄은 정확히 안드로이드들을 향했다.

안드로이드들은 갑자기 몸을 돌려 날아오는 마력탄을 맞이했다.

마력탄을 향해 손을 뻗었는데, 손에서 강한 역장과 함께 실드가 만들어졌다.

꽈과과과광!

마력탄들이 실드와 충돌하며 폭발했다.

실드가 단숨에 깨지고 그걸 받치던 역장을 꿰뚫고 안드로이드의 몸에 박혔다.

퍼버버버벅!

아홉 안드로이드는 전부 비슷한 부위에 마력탄을 맞았다.

하지만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안드로이드가 워낙 단단하고 충격에 강하기도 했고, 다양한 마법과 기술로 충격을 흡수하고 흘려보냈기 때문이기도 했다.

아홉 안드로이드는 즉시 타겟을 변경했다.

반태수를 먼저 처리하지 않고는 데드릭 벨크리스와 제대로 싸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촌 열다섯 대의 안드로이드가 일제히 반태수를 향해 돌진했다.

반태수는 거의 포위하다시피 사방에서 몰려오는 안드로이드의 빈틈으로 쏙 빠져나갔다.

그러면서 마법 한 방.

꽈르릉!

반태수 앞에서 생성된 전격이 뱀처럼 구불거리며 가장 가까이 있는 안드로이드를 덮쳤다.

전격은 다음 안드로이드를 향해 나아갔고, 계속 이어서 그 다음, 또 다음 안드로이드를 덮쳤다.

그렇게 결국 모든 안드로이드가 전격에 당했다.

물론 피해는 거의 없다시피 했다.

안드로이드들은 전격 속성에 특히 신경 써서 제작한 모양이었다.

전격이 거의 통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전자장비가 얼마나 많이 내장되어 있는가. 전격 한 방이면 전자장비가 싹 날아가 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신경을 써서 제작하는 것이 당연했다.

아무튼 반태수는 훌륭하게 또 한 번 어그로를 끌었고, 안드로이들을 데리고 데드릭 벨크리스의 전장에서 제법 떨어진 곳까지 갈 수 있었다.

이 정도면 됐다. 이제 저 안드로이드들을 신중하게 제압할 차례다. 최대한 부서지지 않게.

반태수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안드로이드 몇 기가 손가락을 뻗었다.

손끝에서 빛줄기가 쭉 뻗어 나왔다.

반태수는 반사적으로 그것을 피했다. 빛줄기는 팔뚝 어림을 스치듯 지나갔다. 물론 닿지는 않았다.

한데 그 순간, 반태수의 표정이 확 굳었다.

"마력 동결 물질?”

방금 안드로이드가 쏜 빛줄기는 분명히 마력 동결의 속성을 갖고 있었다.

팔뚝에 있던 마력들이 싹 증발해 버린 것이 그 증거다.

"하, 마력 동결 물질을 이런 식으로도 쓸 수 있었나?”

반태수는 안드로이드들을 가만히 쳐다봤다.

어느새 안드로이드들이 반태수를 크게 포위하고 있었다.

안드로이드의 눈에 붉은 빛이 점멸했다. 왠지 섬뜩한 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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