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화. < 지사공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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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남자가 무릎을 꿇고 앉은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그 앞에는 데드릭 벨크리스가 의자를 갖다놓고 앉아 있었고.
"자, 말해봐라. 여기서 무슨 못된 짓을 하고 있었는지. 왜 여기에 왔는지. 전부.”
네 남자 중 한 명이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최대한 조심스럽게 말했다.
"저, 저희는 글락 그룹과 기술제휴를 맺으려고 왔습니다.”
"기술제휴? 글락 그룹에 우리랑 제휴할 만한 기술이 있긴 하고?”
"제법 많습니다. 특히 소재 쪽으로는 독보적입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코웃음을 쳤다.
"그걸 왜 뷰고르 놈들이랑 같이 와? 아니, 아르잔 놈들인가?”
네 남자가 고개를 번쩍 들고 눈을 크게 떴다.
"왜? 내가 모를 줄 알았나?”
"그, 그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냐.”
데드릭 벨크리스의 몸에서 마력이 폭풍처럼 일어났다.
네 남자의 얼굴이 더욱 창백해졌다. 온몸을 짓누르는 마력의 압박에 호흡이 곤란해질 지경이었다.
"가문을 배신한 거냐?”
네 남자가 기겁하며 맹렬히 고개를 저었다. 그것만으로 모자라 열심히 손사래까지 쳤다.
"결코 아닙니다! 저희가 어떻게 감히 그러겠습니까! 믿어 주십시오!”
"믿음이 가야 믿어주지.”
"저희는 뷰고르 가문의 어르신들이 글락 그룹과 자리를 주선해 주신다고 해서 왔을 뿐입니다!”
“그 늙은이들이 자리를 주선하기로 했다고?”
“예! 맞습니다! 심지어 우리만 온 것도 아닙니다. 뷰고르와 아르잔 가문은 물론이고 샤마쉬 가문에서도 왔습니다. 그리고 조만간 선우 가문에서도 오기로 했습니다.”
"선우 가문까지?”
선우 가문은 좀처럼 외부 활동을 하지 않는다. 물론 5대 가문이 함께 진행하는 일에는 모두 끼어 있다.
하지만 이렇게 글락 그룹과 기술제휴를 한다거나 하는 일에 나서는 가문이 아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네 남자를 노려봤다.
"그런데 왜 날 보고 그렇게 사색이 됐어? 뭔가 떳떳치 못한 일을 했으니까 그런 거잖아. 안 그래?”
네 남자는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데드릭 벨크리스와 마주쳤는데,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그렇게 대답할 수도 없었다.
진퇴양난이다. 네 남자의 안색이 더욱 창백해졌다.
"그래서 언제 만나기로 했어?”
"아직 약속은 못 잡았습니다. 그쪽에 급한 일이 생겨서 모든 일정이 뒤로 미뤄졌습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턱을 쓰다듬으면서 생각에 잠겼다.
확실히 좀 이상하긴 하다.
“대체 무슨 기술이기에 그 엉덩이 무거운 선우 가문까지 나섰지?”
데드릭 벨크리스의 물음에 네 남자 중 한 명이 얼른 대답했다.
“나노머신 탐지, 제어, 제거 기술입니다.”
"뭣이!”
데드릭 벨크리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나노머신이라고? 타노로스가 쓰는 그 나노머신 말이냐?”
“예. 정확히 그거라고 했습니다.”
“그럼 글락 그룹에서 나노머신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는 뜻이로구나?”
“그건 아닙니다. 그저 다량의 샘플을 얻어서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아직 완성된 기술이 아닙니다. 같이 손을 잡고 기술을 완성해 보자는 뜻입니다.”
"고작 샘플만으로 그 연구를 완성했다고?”
"아니, 아직 완성은 아니라고 말씀을 드렸……."
"이놈들 이거 수상한데?”
데드릭 벨크리스의 머릿속에서 혹시 셰딤이랑 타노로스가 손을 잡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같은 편이면 굳이 나노머신을 상대할 방법을 연구할 리 없으니까.
게다가 그 연구를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5대 가문과 손잡고서 한다니.
이렇게 되면 연구가 완성되었을 때, 기술이 5대 가문에도 들어가게 된다.
5대 가문이 타노로스를 상대할 힘이 생기는 셈이다.
‘그럼 셰딤이랑 타노로스도 싸우는 관계인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고개를 돌려 반태수를 바라봤다.
반태수가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는 질문했다.
“다른 가문에서 오신 분들은 어디 있습니까? 이 호텔에 머무는 것 같지는 않던데.”
“어……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도 글락 그룹에서 지정해준 방에 머무는 거라서……."
“지금까지 한 번도 마주친 적이 없단 말입니까?”
네 남자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네. 굳이 만날 이유도 없으니까요. 어차피 협약 당일에는 다들 모일 테니 그때 간단히 인사나 하려고 했습니다.”
반태수는 더 이상 이들에게 얻을 정보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데드릭 벨크리스에게 이만 돌아가자고 눈짓을 보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네 남자와 한 명 한 명 눈을 맞추며 으르렁 거렸다.
“너희들, 내가 진짜 계속 지켜볼 거다. 어디 한 번 걸리기만 해봐. 삶의 괴로움을 겪어보고 싶으면 그렇게 하면 될 거야.”
네 남자가 합창하듯 대답했다.
"최대한 조용히 지내겠습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덧붙였다.
"협약인지 뭔지 하자고 연락 오면 바로 나한테 알리고.”
"물론입니다. 어르신께서 오셨는데 저희가 왜 괜히 나서겠습니까.”
“그래, 그렇게만 하면 돼.”
데드릭 벨크리스는 네 남자의 어깨를 두 번씩 툭툭 두드려 주고는 돌아섰다.
"가자.”
반태수가 데드릭 벨크리스를 따라서 밖으로 나갔다.
물론 저들을 믿지 못하니 네 사람에게 각각 마킹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 하루는 그렇게 마무리했다.
***
"저기냐?”
데드릭 벨크리스의 물음에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그래도 지사라고 본사보다는 건물이 좀 작네요. 생각보다 빨리 끝나겠어요.”
아직 출근시간도 되지 않았다.
지사가 다섯 군데나 있으니 전부 돌려면 서둘러야 한다.
회장이 손을 쓰기 전에 최대한 많이 확인해야 하니까.
“그나저나 그 여자는? 그냥 호텔에 버려두고 온 거야?”
“무슨 말씀을. 당연히 출근했죠.”
“거기에 다시 넣었다고? 제정신이냐? 그 회장 놈이 무슨 짓을 할 줄 알고.”
"다 대비했으니까 걱정할 거 없습니다.”
"그래? 뭐,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반태수는 데드릭 벨크리스의 말에 묘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
"웬일로 이렇게 순순히 인정을 하시는 겁니까? 이럴 분이 아닌데?”
"허, 날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 난 열린 마음의 소유자야. 인정할 건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반태수는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가죠.”
데드릭 벨크리스가 히죽 웃었다.
"그래, 가자. 오늘도 재미 좀 보겠구나.”
두 사람은 글락 그룹 지사 빌딩이 보이는 좁은 골목에 있었다. 당연히 인적은 없었고.
반태수는 골목에서 나가기 전에 마법으로 존재감을 지웠다.
오늘 지사에서 깽판을 치는 사람은 데드릭 벨크리스뿐이다.
자신은 조용히 돌아다니 면서 혹시 있을지 모를 증거를 찾아야 한다.
두 사람은 글락 그룹 지사 빌딩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
존재감을 지운 반태수는 사람들이 아예 신경 자체를 쓰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선은 온통 데드릭 벨크리스에게만 꽂혀 있었다.
안 그래도 데드릭 벨크리스의 존재감이 엄청난데, 반태수는 자신의 존재감을 지워 버렸으니 데드릭 벨크리스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었다.
글락 그룹 지사 빌딩 입구에 도착한 데드릭 벨크리스의 앞을 경호원들이 막아섰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사무적인 어조로 경호원이 물었다. 하지만 그의 심장은 빠르게 뛰고 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를 본 순간부터 긴장감이 계속 올라갔다.
“데드릭 벨크리스다. 내 이름 들어봤나?”
"못 들어봤습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씨익 웃었다.
"너희 회장한테 전화해서 확인해. 나 오늘 여기 조사하러 온 거니까.”
“회, 회장님 말씀이십니까?”
"그래. 시간 없으니 빨리!”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경호원을 지나쳐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나머지 경호원들이 다급히 막아섰다.
하지만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냥 힘으로 밀고 들어갔다.
몸에 걸친 전투복이 온몸을 꽉 조이며 강력한 힘을 부여했다.
"어어!”
"멈추십시오!”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지금 회장님께 연락 중이니 잠시만……!”
데드릭 벨크리스는 경호원 셋을 달고도 평소와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속도와 태도로 걸었다.
안에 스캐너가 설치된 통로가 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당연히 통로로 가지 않고 그 옆을 막아 놓은 투명한 차단막을 훌쩍 넘어서 들어갔다.
"최소한 스캐너는……!”
"감히 누굴 스캔하겠다는 거야? 건방진 것들.”
데드릭 벨크리스는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여기 지사장 어디 있어! 꼭대기 층에 있나?”
경호원들이 화들짝 놀라 따라붙었다.
하지만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에 움직임을 딱 멈췄다.
"손님이야! 회장님께서 모신 손님이라고!”
정말이었다. 그렇다면 조사를 하러 왔다는 것도 사실이라는 뜻이다.
경호원들이 긴장한 표정으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걸 보고는 히죽 웃었다.
"자, 그럼 너희가 날 안내해 봐라. 조사 좀 하게.”
세 경호원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난감하게 서 있을 때, 전화를 했던 경호원이 득달같이 달려와 데드릭 벨크리스에게 말했다.
"회장님께서 바로 오신다고 합니다. 그러니 저쪽 카페에서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저희 커피가 정말 괜찮습니다. 한 잔만 드시고 계시면 회장님께서 오실 겁니다.”
커피라는 말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인상을 팍 썼다.
"지금 나한테 여기 커피를 마시라고? 나 커피 입맛 장난 아니게 까다로운데, 정말 괜찮겠어? 기분 확 나빠지면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경호원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당연히 책임 못 진다. 그걸 어떻게 자신이 책임지나.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걸 보고는 피식 웃었다.
"진짜 커피는 마셔보지도 못한 것들이.”
다시 돌아서서 세 명의 경호원을 본 데드릭 벨크리스가 말했다.
"거기서 뭐해? 얼른 안내 안 해? 일단…… 지사장부터 보자.”
결국 경호원들이 데드릭 벨크리스를 지사장실로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데드릭 벨크리스가 소란을 피우는 사이 반태수는 영역화를 회사 사이즈에 딱 맞춰놓고 조용히 지하로 내려갔다.
왜 그런지 모르지만 셰딤 놈들은 지하에 뭘 두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서 일단 지하부터 확인하기로 했다.
‘여기도 마력 차단 물질이 많이 쓰이긴 했는데…….'
하지만 본사에 비할 바는 아니다. 여긴 딱 필요한 곳에만 마력 차단 물질을 발라놓은 모양이다.
그래서 회사 전체를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반태수는 적당한 순간, 그러니까 사람도 없고 CCTV도 없는 곳에서 왜곡을 썼다.
그리고 지하로 향했다.
지하주차장의 가장 아래층인 지하 8층에 도착한 반태수는 바닥을 마력 차단 물질로 막아놓은 걸 확인했다.
역시나 이 아래에 또 무언가가 있는 것이다.
CCTV가 굉장히 많았다. 반태수는 그 모든 CCTV를 마법으로 가렸다.
지하 8층인데도 주차한 차들이 제법 많았다.
그래서 이번엔 블랙박스도 신경을 써야 했다.
‘이거 본사 털 때랑 비슷하네.’
하지만 결과는 다를 것이다. 지금은 오전이니 이 아래에 있는 공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을 테니까.
반태수는 본사를 털 때와 마찬가지로 바닥에 마법을 써서 구멍을 뚫었다.
본사와 같은 재질로 만들어진 바닥인지라 똑같은 과정을 거쳐 무너져 버렸다.
갑자기 구멍이 뻥 뚫리자, 그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 크게 당황했다.
본사에서는 이쯤이 복도였는데, 여긴 아니었다.
한데 구멍을 통해 보이는 광경이 심상치 않았다.
반태수는 그걸 보자마자 곧장 데드릭 벨크리스에게 신호를 보냈다.
빌딩 자체에 마력 차단 물질이 별로 없어서 마법으로 신호를 보내기가 아주 수월했다.
아래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뚫린 구멍을 보며 저걸 어쩌냐는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는 사이 지하 8층에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문이 열리고 그 안에서 데드릭 벨크리스가 불쑥 튀어나왔다.
데드릭 벨크리스 뒤에는 지사장과 경호원들이 있었다.
땀을 줄줄 흘리고 있는 걸 보니 데드릭 벨크리스를 열심히 말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반태수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기 직전에 모습을 드러냈다.
어차피 CCTV고 블랙박스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니 왜곡을 풀어도 상관없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반태수를 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왔다.
그리고 바닥에 뚫린 구멍을 발견했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눈썹이 사납게 꿈틀거렸다.
“이 미친놈들!”
이곳 지하는 실험실이었다.
인체 실험실.
데드릭 벨크리스는 구멍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반태수도 그 뒤를 따랐다.
증거가 넘쳐흘렀다. 사방이 다 사람을 헤집어 놓은 광경이었으니까.
실험실에 있던 사람들이 당황했다.
그리고 능력자들이 우르르 나타났다.
“뭐 하고 있어! 그냥 죽여!”
그들은 최악의 선택을 했다.
능력자들이 달려들었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사납게 웃으며 돌진했다.
전투복이 온몸을 옥죄었고, 마력이 흘러넘쳐 몸을 빈틈없이 감쌌다.
꽈앙!
폭음과 함께 달려들던 능력자들이 전부 나가 떨어졌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반태수를 보며 말했다.
“죽이지 말고 움직이지 못하게 해!”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죠.”
간단한 일이었다. 반태수는 점혈을 써서 쓰러진 능력자는 물론이고 서 있는 연구원들까지 전부 마비시켰다.
꽈앙! 꽈앙! 꽈앙!
안쪽에서 연신 폭음이 터졌다.
반태수는 그쪽으로 가려다가 천장에 뚫린 구멍을 올려다봤다.
표정이 썩을 대로 썩은 지사장과 공포로 창백하게 질린 경호원들이 보였다.
반태수가 씨익 웃으며 마력의 실을 뽑아 마법진을 그렸다.
이내 뚫린 구멍이 투명한 막으로 가려졌다.
혹시라도 마비된 놈들을 저들이 꺼내서 은닉이라도 할까봐 취한 조치였다.
‘첫 번째 지사에서 이런 대박 증거를 건질 줄이야.’
어쩌면 다섯 지사 전부 지하에 이런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안쪽에서 터지던 폭음이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반태수는 서둘러 데드릭 벨크리스의 발자취를 따라갔다.
그리고 쓰러진 능력자들을 발견할 때마다 점혈로 마비시켰다.
쓰러지지 않은 일반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안에서 나오는 데드릭 벨크리스의 모습이 보였다.
"영감님, 끝났습니까?”
"다 재웠다. 얼른 가서 처리해. 이놈들 한데 모아야겠다. 이걸 본 회장 놈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하구나. 크하하하!”
데드릭 벨크리스가 시원하게 웃었다.
반태수는 얼른 안으로 들어가 나머지를 처리했다.
그리고 혹시 챙길 것이 있는지 찬찬히 살폈다.
컴퓨터나 USB는 보이는 대로 아공간에 넣었고, 서류들도 전부 챙겼다.
그 외에는 별로 볼 게 없었다. 서버도 없었고.
반태수는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을 마력으로 들어서 구멍이 뚫린 실험실로 옮겼다.
위를 확인하니 반태수가 쳐 놓은 투명막을 어떻게든 부수려고 쿵쿵 치고 있는 능력자들의 모습이 보였다.
회장은 아직 오지 않았다. 그런데 능력자의 수가 너무 많다.
"하, 이것들 봐라?"
데드릭 벨크리스의 입가가 삐뚜름하게 올라갔다.
저놈들, 증거를 인멸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들고 있는 무기들도 심상치 않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바닥을 폭탄으로 날려 버리기라도 할 모양이다.
반태수가 데드릭 벨크리스를 보며 물었다.
"영감님, 가능하시죠?”
데드릭 벨크리스가 씨익 웃었다.
"뭘 물어? 당연한 걸 가지고. 나 데드릭 벨크리스야."
데드릭 벨크리스의 전투복에 마력이 싸악 돌았다.
히죽 웃은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대로 점프했다.
꽈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