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화. < 글락 그룹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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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큰일 났습니다!”
호들갑을 떨며 들어오는 사내를 보며 다들 눈살을 찌푸렸다.
그들은 지금 글락 그룹의 회장과 대화를 나누는 중이었다.
최근 들어 이뤄진 샤마쉬 가문, 아니, 살라자 샤마쉬의 행태에 어떻게 대응할지 논의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사내의 호들갑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본사에 나타났습니다!”
다들 깜짝 놀라 벌떡벌떡 일어났다.
“뭐?”
데드릭 벨크리스가 갑자기 왜 나온단 말인가.
"분명히 어제까지 퀴무르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 거기서 여기가 얼마나 먼데 하루 만에 나타나!”
"가문 전용 비행기를 타고 왔습니다. 속도가 가장 빠른 비행기로 곧장 이리로 날아왔습니다!”
"그 미친개가 왜!”
"지금 본사를 발칵 뒤집고 있습니다.”
"아무리 미친개라고 해도 정도가 있지. 괜히 글락 그룹 본사에 들이닥쳐서 이래도 돼? 이건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는데?”
꼬투리 하나 잡았다는 생각에 다들 표정이 좀 밝아졌다.
하지만 이어진 사내의 말에 다시 자리에 앉았다.
"본사에 있는 직원이 심기를 건드렸다고 합니다. 범죄자로 몰았다고……."
다섯 노인이 고개를 돌려 글락 그룹 회장을 바라봤다.
"그 제정신 아닌 직원은 알아서 처리해 주실 거라 믿겠소.”
할 짓이 없어서 데드릭 벨크리스를 범죄자로 몰아? 아예 죽여 달라고 목을 내밀지 그랬나.
사실 그들이 범죄자로 몰려고 했던 건 반태수였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슨 상관이겠는가.
물론 본사 서버와 기밀문서를 털어간 건 반태수가 맞지만 그것 역시 이제 와서 무슨 상관인가.
그 모든 걸 데드릭 벨크리스라는 해일이 와서 덮어 버렸는데.
보고를 한 사내는 초조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안절부절못하고 회장을 바라봤다.
지금도 실시간으로 본사의 상황이 사내의 폰으로 전송되는 중이었다.
그걸 확인한 사내가 화들짝 놀라 얼른 보고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회장님을 만나겠다고 소란을 피우는 중이라고 합니다!”
회장이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연이어 보고가 쏟아졌다.
“데드릭 벨크리스를 범죄자 취급하던 놈들을 앞장 세워서 회장실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회장실 문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회장실을 다 뒤집어엎는 중입니다! 뭔가를 찾는 것 같습니다!”
회장이 다섯 노인을 천천히 둘러봤다.
다들 회장의 시선을 슬그머니 피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들이라고 해도 데드릭 벨크리스와 마주치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무래도…… 전 이만 가서 대충이라도 수습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말로 가기 싫었다. 자신이라고 데드릭 벨크리스 같은 미친개와 마주하고 싶겠는가.
"크흠. 미친개 상대하기가 곤욕스럽겠지만…… 수고 좀 해주시오.”
회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회장인데 정리도 제가 해야지요. 그러니 제가 데드릭 벨크리스를 상대하는 동안 어르신들께서는 샤마쉬 가문을 좀 어떻게 해주십시오. 이러다가 제 손발이 다 잘려나가겠습니다.”
다섯 노인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어렵더라도 하긴 해야 할 일이었다.
"알겠소. 우리가 어떻게든 해볼 테니, 일단 미친개부터 치웁시다.”
회장은 그제야 조금 안심하고 밖으로 나갔다. 회장의 뒤를 보고하던 사내가 따라가자, 방에는 다섯 노인만 남게 되었다.
다들 심각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한동안 침묵을 유지했다.
"다들 그렇게 조용히 있지 말고 의견을 내 보게.”
"마땅히 떠오르는 생각이 없군. 대체 샤마쉬 가문은 왜 이렇게 나대는 건지.”
“샤마쉬 가문이 나서는 게 아니라 살라자 샤마쉬 그놈 하나가 분탕질을 치고 다니는 것 같더군.”
셰딤을 치고 다니는 것이 살라자 샤마쉬와 데드릭 벨크리스라는 건 알고 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야 워낙 혼자 다니면서 깽판을 치고 다니니 벨크리스 가문과 관련이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살라자 샤마쉬는 샤마쉬 가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고 짐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을 연이어 성공했다.
버트람 뷰고르와의 일만 해도 그렇다.
그는 5대 가문 내에서 오랫동안 입지를 다져온 자였다. 한데 살라자 샤마쉬 혼자서 그를 쳐냈다고?
그걸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당연히 뒤에 샤마쉬 가문이 있을 거라 여겼다.
한데 혼자서 한 거라고?
“정말 샤마쉬 가문이 나선 게 아니라 살라자 샤마쉬 혼자서 이 일을 하고 있는 거란 말인가?”
"맞다니까? 내가 샤마쉬 가문 쪽에 조용히 선을 대서 알아봤네. 샤마쉬 가문에서는 따로 움직일 계획조차 없다고 하더군.”
"살라자 샤마쉬를 앞에 내세우고 자기들은 뒤에 숨어 있는 게 아니라?”
"아닐세. 지금 돌아가는 상황이 이러니 샤마쉬 가문에서도 슬슬 살라자 샤마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더군.”
다들 기가 막혀서 헛웃음을 흘렸다.
“허! 혼자서 해도 이 정도인데 가문의 힘까지 등에 업으면 대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려울 정도로군.”
“그래서 이제 다들 어쩔 텐가? 일단 뭐라도 해봐야지.”
"지금 살라자 샤마쉬가 글락 그룹 지사들을 들쑤시는 건 워낙 강력한 명분이 있어서 그걸 직접적으로 막을 수는 없네.”
"그러니 간접적인 방법을 써야지.”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샤마쉬 가문의 일꾼들을 방해하는 건 내가 맡지. 쯧, 암살 조직이 사라져 버려서 정말 아쉽단 말이야. 거기 맡기면 아주 간단한데."
하지만 암살 조직이 아니더라도 그들을 물리적으로 방해할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었다.
다만 가문의 힘이 드러나지 않아야 하니 비밀스러운 힘을 써야 한다.
한 명이 나서서 그렇게 말하자, 나머지도 차례대로 나섰다.
"그럼 내가 샤마쉬 가문의 자금 흐름을 좀 방해하겠네. 길게는 못하지만 잠깐 끊어놓을 수는 있을 걸세.”
"자금 흐름을 끊는 거, 나도 도와주지. 같이 하면 훨씬 수월할 걸세.”
"나까지 셋이면 어떻게든 되겠군.”
아무리 그래도 샤마쉬 가문은 5대 가문 중 하나다. 자금 흐름을 방해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울 리 없다.
또, 방해에 성공한다고 해도 금세 회복할 테고.
하지만 그 짧은 시간이라도 끊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살라자 샤마쉬의 움직임을 방해할 수 있을 테니까.
이들 중 셋이 힘을 모으면 충분히 그 정도는 해낼 수 있으리라.
마지막 남은 노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난 살라자 샤마쉬를 직접 노려보지.”
"죽이는 건 안 되네. 괜히 샤마쉬 가문이 나서게 되면 굉장히 귀찮아져.”
"죽이긴 누가 죽인단 말인가. 그저 통신 좀 방해하고 기동력을 줄이고, 근처를 시끄럽게 해서 일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게 만들 뿐이지."
다들 눈을 번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듣고 보니 굉장히 효율적인 방법 아닌가.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아마 그 역시 비밀스러운 힘을 써야 할 것이다.
다른 노인들이 속으로 생각했다.
‘공작을 위주로 하는 조직을 키워놓은 모양이군.’
지금 당장은 손을 잡고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언제든 갈라설 수 있는 관계였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 정보를 유추하는 것도 중요했다.
작은 차이가 나중에 큰 결과로 돌아오는 일은 아주 흔하니까.
"그나저나…… 회장이 걱정이군. 그 미친개를 잘 상대할 수 있을지.”
“오랫동안 글락 그룹과 셰딤을 관리해온 사람이야. 알아서 잘 할 걸세.”
“맞아. 너무 걱정할 필요 없네. 우린 우리 일만 잘하면 돼.”
"조직만 멀쩡하면 회장 자리야 누구든 앉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거야 그렇지.”
다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셰딤이건 글락 그룹이건 그들에게는 그저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
그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은 세상에 얼마든지 있었고.
***
"음......."
데드릭 벨크리스는 엉망이 된 회장실 한가운데 서서 주위를 천천히 둘러봤다.
그 광경을 창백한 얼굴을 한 두 명의 남자가 안절부절못하며 지켜보고 있었다.
두 남자는 당연히 아네스를 조사하던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강제로 데드릭 벨크리스를 회장실로 안내해야 했다. 그리고 이렇게 고개도 못 돌리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하는 모든 일을 지켜봐야 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하는 모든 일은 바로 그 두 사람의 책임이 될 것이다.
"아무래도 저기가 수상해.”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두 남자를 쳐다봤다.
두 남자가 흠칫 놀랐다.
"뭐야, 왜 그렇게 놀라? 내가 너무 정확히 짚었나?”
"아니, 그게……."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데드릭 벨크리스가 눈 한 번 부라리자 그냥 입을 다물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성큼성큼 벽으로 다가가 손바닥으로 쓰다듬었다.
"수상해. 분명히 여기다 뭔가를 감췄을 거야.”
데드릭 벨크리스의 주먹이 벽을 냅다 후려쳤다.
꽈앙!
벽이 박살 나며 우르르 무너졌다.
뚫린 벽 너머로 작은 방이 나타났다.
"이것 봐. 내 말이 맞았잖아? 이렇게 수상한 공간을 만드는 건, 나 같은 선량한 사람을 범죄자로 모는 놈들이라면 당연히 하는 거거든."
물론 작은 방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런 것 따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어이, 거기 둘.”
“예!”
"말씀하십시오!”
두 사람이 큰 소리로 대답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이렇게 한 번 부를 때마다 심장이 떨어져 나갈 것만 같았다.
"여기 있던 거 어디로 빼돌렸어?”
"모, 모르겠습니다!”
두 사람이 입이라도 맞춘 듯 동시에 대답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씨익 웃었다.
"내 이럴 줄 알았지. 그러니까 여기 뭐가 있긴 있었다는 거네? 어디로 치웠는지는 모르지만?”
말도 안 되는 억지에 두 남자의 입이 쩍 벌어졌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자신들에게 지워진 죄가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었다.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젠장. 아네스를 조사하겠다고 나선 과거의 내가 미친놈이야.’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그 선택을 하는 순간의 자신을 마구 패서라도 못하게 막았을 것이다.
그때 다급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회장이 방에 들어왔다.
회장은 방안의 광경을 멍하니 바라봤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회장?”
데드릭 벨크리스의 물음에 회장이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글락 그룹의 회장, 라그나 달튼입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턱짓으로 벽 뒤에 있는 작은 방을 가리켰다.
"저기 있던 거 어디로 빼돌렸어?”
"예? 무슨 말씀이신지……."
"벌써 저기 있는 두 놈이 다 불었거든? 여기 뭔가 있었는데 빼돌렸다고.”
회장이 황당한 눈으로 두 남자를 쳐다봤다.
두 남자가 맹렬히 고개를 저었다. 자신들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고. 그렇게 말하려는데 갑자기 입에서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니, 목소리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걸 보며 씨익 웃었다.
"쓸 만하네.”
반태수에게 예전에 받았던 점혈 마도구를 지금 막 써먹었다.
직접 점혈을 거는 것보다는 효과가 많이 약하지만, 저런 애송이 두 명의 목소리를 빼앗는 것 정도는 충분했다.
회장은 그 광경을 지켜보며 왠지 데드릭 벨크리스에게서 벗어나는 것이 굉장히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제 좀 진정이 돼요?”
반테수의 물음에 아네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눈은 살짝 부어 있었다. 호텔에 들어오자마자 한바탕 울었다.
목 놓아 운 건 아니고 그저 눈물만 계속 흘렸다.
긴장이 풀려서 그랬던 모양이다.
아무튼 이제 좀 진정이 되고 나니 괜히 부끄러워졌다.
"그 남자들은 죗값을 제대로 치를 테니 안심해요. 아마…… 다시 회사 다니기는 힘들 테고, 어쩌면 아네스 씨가 말했던 그 인체실험, 당할지도 모르겠네요.”
무서운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게 된다.
아네스는 반태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까 그분은 누구세요?”
"힘 있는 사람이죠. 글락 그룹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사람. 아마 다들 골치 깨나 아플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웃는 반태수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던 아네스가 반태수에게 바짝 붙었다.
반태수는 아네스를 안심시켜주려고 최대한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며 계속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아네스도 점차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제법 시간이 흘러 점심 먹을 때가 다 되었다.
반태수는 굳이 나가지 않고 룸서비스를 시켜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그 뒤로도 계속 아네스와 대화를 나누었고, 결국 분위기가 이어져 서로의 마력을 몇 차례 섞었다.
아네스는 오늘 겪은 일 때문에 정신적으로 피곤했는지 마력을 섞고 난 후에 금세 잠들어 버렸다.
반태수는 아네스가 잠들자 씻고 옷을 입었다.
그리고 다시 아공간에서 마력 차단 물질로 만든 상자를 꺼내 분석을 시작했다.
하던 일이니 어떻게든 마무리를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분석을 시작해 집중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세차게 문 두드리는 소리가 울렸다.
쾅쾅쾅쾅!
"야! 문 열어!”
집중력이 대번에 깨졌다. 목소리에 마력까지 담겨 있으니 어떻게 집중하겠나.
마력이 아네스에게 닿을까봐 막아야 했기에 더더욱 그랬다.
반태수는 얼른 아공간에 상자를 넣고 일어나 문으로 달려갔다.
문을 활짝 열고 밖으로 나가 다시 문을 닫았다.
"뭐야, 왜 나와?”
"영감님 방은 여기가 아니라 옆이라고 아까 말씀 드린 것 같은데, 기억 안 나세요?”
“그랬나?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가물가물하네.”
반태수는 어이가 없어서 데드릭 벨크리스를 쳐다봤다. 가물가물하긴 뭐가 가물가물하단 말인가. 알면서 일부러 이쪽 문을 두드렸으면서.
티나 내지 말든가.
"일단 영감님 방으로 가시죠. 여긴 지금 좀 곤란해서요.”
물론 아네스는 방에 있는 침대에 누워 있지만, 그래도 벌거벗은 여자가 자고 있는 곳에 누군가를 들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하, 진짜. 이 늙은이는 개고생을 하고 왔는데 누구는 여자랑 노닥거리기나 하고. 내가 인생을 헛살았네.”
"무슨 이런 거에 인생까지 나옵니까? 그래서 일은 잘 끝났습니까?”
데드릭 벨크리스가 씨익 웃었다.
"내가 누구냐? 그 지저분한 두 놈은 골로 보냈고, 회장 정신도 한바탕 흔들어놨지.”
아마 그 두 남자는 십중팔구 인체실험에 투입될 것이다.
"그래서 이제 어쩌기로 했습니까?”
"어쩌긴. 억지 좀 부려서 내일 또 올 테니 각오하고 있으라고 했지.”
반태수가 씨익 웃었다.
“잘하셨습니다. 그럼 내일은 지사로 가죠.”
“지사?”
"아무래도 본사보다는 지사가 더 수상해서요. 이 도시에 지사가 다섯 개나 있더라고요.”
데드릭 벨크리스가 히죽 웃었다.
"그거 재미있겠구나. 그래서 일 열심히 하고 온 늙은이한테 커피는 언제쯤 주는 거냐?"
반태수가 데드릭 벨크리스의 등을 밀었다.
“자, 얼른 영감님 방으로 갑시다. 커피든 뭐든 다 드릴 테니.”
데드릭 벨크리스는 희희낙락한 표정으로 얼른 걸음을 옮겼다.
반태수가 그걸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하지만 입가에는 숨길 수 없는 미소가 맺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