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8화. < 마무리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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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는 훌쩍 날아올라 케인 매르사이어가 있는 옥상에 가볍게 내려섰다.
케인 메르사이어는 여전히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반태수는 이 지역 전체에 어둠을 강화하는 마법을 펼쳤는데, 그걸 이 건물 옥상에는 더 집중해서 펼쳤다.
그리고 감각을 교란하는 마법까지 추가로 걸었다.
또한 마법을 쓰지 못하게 마력이 움직이는 통로를 꽉 틀어막았다.
그러니 케인 메르사이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저러고 있는 것이리라.
반태수는 케인 메르사이어 앞에 섰다.
아마 지금 굉장히 혼란스러운 상태일 것이다.
일단 여기서 심문할 수는 없으니 장소를 옮길 생각이었다.
반태수는 마법을 펼쳐 케인 메르사이어의 몸을 허공에 띄웠다.
케인 메르사이어가 깜짝 놀라 눈을 떴다.
하지만 눈을 뜨면 뭐 하겠는가. 사방에는 그저 어둠뿐일 텐데.
허공에서 허우적거렸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반태수는 케인 메르사이어와 함께 하늘을 날아 거대 비행선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래도 지금 이 순간, 가장 심문하기 좋은 장소는 이곳이다.
아무도 타고 있지 않고, 밖은 철통같이 경계하고 있으니까.
거대 비행선 안에 마련된 창고에 케인 메르사이어를 내려놓은 반태수는 그의 몸에 걸린 마법들을 하나하나 해체해 주었다.
케인 메르사이어는 갑자기 귀가 뻥 뚫리는 바람에 깜짝 놀랐다.
그리고 몇 가지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물론 큰 소리는 아니었다. 전투는 끝난 것이 분명했다.
청력이 돌아온 뒤 어둠이 걷히기 시작했다.
시야가 완벽하게 돌아왔다.
케인 메르사이어는 눈앞에 서 있는 반태수를 바라봤다.
"당신이 여기 책임자요?”
그의 물음에 반태수가 고개를 살짝 갸웃거렸다.
“아닌데?”
“아니라고? 그럼 책임자를 좀 불러주시겠소?”
반태수가 피식 웃었다.
이놈은 뭔데 이리 뻣뻣하지? 지금 자기 상황이 어떤지 모르는 건가?
"싸움은 끝난 거요?”
"그런 셈이지.”
반태수의 대답에 케인 메르사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날 이렇게 잡아둔 사람이 당신이오?”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케인 메르사이어가 얼른 말을 이었다.
"난 케인 메르사이어. 6서클 마법사요.”
"그래서?”
"이 도시에서 마법사는 유용한 인재이지 않소.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바란다는 뜻이오.”
"그거야 영입했을 때 얘기고. 넌 우릴 공격했는데, 왜 그래야 하지?”
케인 메르사이어가 빙긋 웃었다.
"그래서 책임자를 찾았던 거요. 이 도시를 지배하는 보스에게 안내해 주시오. 아마 그럼 내가 왜 이러는지 충분히 이유를 알 수 있을 테니.”
"야, 보스가 그렇게 한가한 줄 알아?”
케인 메르사이어는 뭔가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보스에게 알리지 않으면 후회할 텐데? 귀중한 마법사 전력을 확보할 기회를 이렇게 날리겠다고? 그것도 6서클을?”
확실히 6서클 마법사는 제법 귀중한 인재다. 특히 이런 무법도시에서는 더더욱 유용하다.
케인 메르사이어가 이렇게 나올 수 있는 것도 그걸 잘 알기 때문이고.
하지만 상대는 반태수다.
“됐고, 너 셰딤이지?”
케인 메르사이어의 표정이 확 굳었다.
자신이 셰딤이라는 걸 안다고? 그건 조직 내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사실이었다.
한데 그걸 왜 적대 조직에서 알고 있단 말인가.
"너…… 정체가 뭐야? 그걸 어떻게 알고 있지?"
반태수는 피식 웃으며 케인 메르사이어의 몸을 한 차례 세심히 스캔했다.
몸에 뭔가 전자 장비를 갖고 있지 않은지 확인한 것이다.
지하 연구소에는 자료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니 그 연구 자료를 어딘가에 보관하고 있을 텐데, 당연히 전자매체일 가능성이 제일 높았다.
그리고 그런 중요한 건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닐 가능성이 높았고.
반태수는 어렵지 않게 케인 메르사이어가 갖고 있는 전자장비들을 파악했고, 그걸 쏙쏙 빼냈다.
케인 메르사이어가 당황한 표정으로 외쳤다.
"그건 내 거요! 함부로 가져가면 안 되는 거란 말이오!”
반태수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너, 아픈 거 잘 참는 편인가?”
"지금 날 고문하겠다는 거요? 그럼 정말 재미없을 텐데?”
이 상황이 되었는데도 저런 말이나 하고 있으니 일단 점혈부터 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태수는 손가락을 들어 케인 메르사이어의 명치 살짝 위쪽을 쿡 찔렀다.
케인 메르사이어가 눈을 까뒤집더니 뒤로 휙 넘어갔다.
털썩.
바닥에 쓰러진 케인 메르사이어의 몸이 생선처럼 펄떡펄떡 뛰었다.
비명도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바닥에서 지랄발광을 하고 있는 케인 메르사이어의 모습에 반태수가 아차하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마비를 빼먹었네.”
케인 메르사이어가 워낙 가만히 서 있기만 해서 마비가 된 걸로 착각을 했다.
아무튼 마비되지 않은 자가 점혈에 의해 고통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케인 메르사이어가 적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반태수는 케인 메르사이어가 몸을 팔딱거리며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다가 5분쯤 지났을 때, 점혈을 풀어주었다.
"크허헉! 허억! 허억! 허억!”
케인 메르사이어는 양손으로 바닥을 짚고 엎드린 채, 숨을 헐떡였다.
고통의 잔재가 몸을 덜덜 떨리게 했지만, 잠시 참고 있으니 남은 고통이 씻은 듯이 사라졌다.
하지만 고통이 사라졌다고 해서 그 기억까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케인 메르사이어의 눈에 짙은 공포가 어렸다.
‘자살해야 돼!’
당장 죽어야 한다. 아니면 또 그 지옥 같은 고통을 겪을지도 모른다.
자살할 방법이야 얼마든지 있다.
마력을 폭주해도 되고 비수로 목이나 심장을 찔러도 된다.
마력을 손에 모아 머리나 심장을 박살 내는 것도 방법이다.
케인 메르사이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반태수가 그를 향해 성큼 다가갔다.
저벅!
발소리가 들리자, 케인 메르사이어가 발작하듯 놀라며 마력을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마력은 마치 돌덩이라도 된 것처럼 꼼짝도 하지 않았다.
케인 메르사이어는 몸에 지닌 무기가 없는지 떠올려봤다. 속주머니에 작은 칼 하나를 넣었던 것이 떠올랐다.
얼른 칼을 꺼내 그대로 심장을 찔렀다. 아주 정확했다.
하지만 원하는 걸 얻지는 못했다.
칼끝이 피부에 닿을락 말락할 거리에서 딱 멈췄으니까.
“이 놈도 정상이 아니네.”
점혈 한 번 겪 었다고 바로 자살을 하다니.
반태수는 손에서 칼을 빼앗아 뒤로 획 던져 버렸다.
그리고 살짝 몸을 낮춰 케인 메르사이어와 눈높이를 맞췄다.
"자살 시도하면 더 괴로워진다는 걸 몸에 새기는 게 낫겠지?”
반태수의 말에 케인 메르사이어가 그렇지 않다고 소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반태수의 손가락이 그의 몸을 찌르는 게 더 빨랐다.
***
케인 메르사이어는 세 번의 점혈을 경험한 다음부터 반태수의 충실한 노예가 되었다.
지금까지 점혈을 겪은 모든 사람 중에서 가장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었다.
"그 메모리 카드에 있는 연구 자료는 가장 최신 자료들입니다. 아직 위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세 개의 메모리 카드가 놓여 있었다.
케인 메르사이어는 첫 번째 카드를 가리키고 있던 손가락을 옆으로 이동해 두 번째 카드를 가리켰다.
“여기 있는 자료는 최신 생체실험에 관한 자료입니다. 실험 결과만 모아놓았습니다. 그리고 이거.”
케인 메르사이어의 손가락이 마지막 메모리 카드를 가리켰다.
"그리고 이것은 제게 의뢰한 생체실험이 어떤 연구와 이어지는지 정리한 자료입니다. 의뢰한 놈들에게 최대한 정보를 뜯어내서 정리 했으니 이것도 제법 쓸 만할 겁니다.”
반태수는 케인 메르사이어를 가만히 쳐다봤다.
이런 경우는 또 처음이다.
케인 메르사이어가 하는 행동의 근원에는 깊은 공포가 자리 잡고 있었다.
공포로 인해 이렇게 된 것인데, 그것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뭔가 좀 모자랐다.
분명히 다른 요소들이 더 섞여 있었다. 한데 그게 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아무튼 써먹을 수 있을 때 잘 써먹어주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케인 메르사이어는 계속해서 설명을 이어갔다.
"사실 이것 말고 자료가 더 있습니다. 안가 여러 곳에 서버를 나눠서 보관 중입니다. 거기에 훨씬 방대한 연구 자료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그는 안가의 정확한 위치와 서버를 숨긴 장소까지 세심히 설명해 주었다.
반태수는 그걸 드룸윈드에게 전달해 서버를 가져오도록 부탁했고.
그것만으로도 사실 대단한 성과였다.
셰딤이 하는 전반적인 연구에 대해 파악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케인 메르사이어가 주는 정보는 그보다 더 대단했다.
케인 메르사이어는 셰딤의 중추에서 일하던 연구 마법사였다.
즉, 셰딤에 대한 굉장히 깊은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가 셰딤에 대해 말할 때마다 반태수의 눈이 쉴 새 없이 번득였다.
안 그래도 셰딤의 연구소 몇 군데의 위치를 알고 있었다.
한데 이제 추가로 수십 군에 연구소의 위치를 알게 되었다.
솔직히 셰딤에 이렇게 많은 연구소가 있는 줄 몰랐다.
더 놀라운 것은 케인 메르사이어가 모르는 연구소도 굉장히 많다는 점이었다.
심지어 절반 정도는 도시 안에 있었다.
반태수는 연구소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그 모든 내용을 바로바로 살라자 샤마쉬에게 보냈다.
앞으로 셰딤에 관한 정보는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전부 살라자 샤마쉬에게 넘기기로 했다.
아직 잡아내지 못한 5대 가문 내의 불순한 세력을 잡아내기 위함이었다.
이번에는 누군지만 알아냈다고 한다.
그러니 이제 증거가 필요한데, 그 증거를 찾기 위해서라도 셰딤에 대한 정보를 잔뜩 모아야 한다.
그렇게 거의 실시간으로 셰딤의 연구소에 대한 정보를 넘기고 있을 때, 케인 메르시아스의 입에서 깜짝 놀랄 만한 정보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셰딤의 총본부가 있는 곳을 제가 압니다.”
“총본부?”
"예. 셰딤의 모든 것이 있는 곳이죠. 총수도 있고, 제가 모르는 정보도 잔뜩 있을 겁니다.”
다 필요 없다. 총본부 하나만 잡으면 끝나는 일 아닌가.
"그래서, 총본부가 어디에 있지?”
"에라리스에 있습니다.”
“에라리스?”
“여기서 2만 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있는 도시죠.”
2만 킬로미터면 정말 먼 곳이다.
"인구 5천만의 거대 도시입니다. 가보시면 알겠지만 아주 복잡합니다. 가끔은 숨이 턱턱 막힐 정도예요.”
반태수가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이자, 케인 메르사이어가 고개를 살짝 들이밀며 물었다.
"거기 치실 겁니까?”
"글쎄. 그건 가봐야 알지.”
케인 메르사이어가 씨익 웃었다.
"결국은 치실 거잖습니까. 언제가 되었건.”
반태수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자, 케인 메르사이어가 열망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말했다.
"거기 치실 때, 저도 좀 데려가십시오.”
반태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딴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구경하고 싶어서 그럽니다. 이거 굉장히 역사적인 사건 아닙니까.”
"역사적인 사건?”
"천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조직이 사라지는 날인데, 이보다 더 역사적인 사건이 쉽게 나오겠습니까?”
반태수는 묘한 눈으로 케인 메르사이어를 쳐다봤다.
그는 반태수가 나서서 셰딤의 총본부를 치면 반드시 무너뜨릴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었다.
그나저나.
"천 년? 셰딤이 그렇게 오래 됐나?”
"천 년이 넘습니다. 어쩌면 천오백 년쯤 되었는지도 모르죠.”
반태수는 솔직히 좀 놀랐다. 천오백 년이라니. 물론 그건 좀 과장이겠지만. 아무튼 그래도 천 년이 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해보면 비밀 연구소만 해도 수십 군데가 넘고, 위성까지 운용하는 조직이다.
보통 조직이 아니라는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역사가 천 년이 넘는다고 하니 좀 달리 보인다.
"아무튼 그러면 뭐합니까. 이제 무너질 텐데.”
하지만 반태수는 그리 간단히 여기지 않았다.
역사가 천 년이 넘는다. 그동안 위기가 한 번도 없었을까?
모르긴 해도 무수한 위기가 있었을 것이다. 셰딤은 그 모든 위기를 견더내고 지금에 이르렀다.
한데 고작 총본부가 공격 받는다고 조직이 무너질까?
아마 굴을 수십 개는 파뒀을 것이다.
설사 총본부가 무너진다고 해도 어딘가 총본부를 대신할 무언가를 만들어뒀을 가능성도 있다.
또한 총본부가 그리 쉽게 무너지지도 않을 테고.
그러니 방심해선 안 된다. 빈틈없이 준비해서 총본부를 치고, 그 뒤로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정보를 수집해 셰딤을 박멸해야 한다.
찾아낸 연구소를 모조리 폐쇄하는 것도 중요하고.
반태수는 케인 메르사이어를 쳐다봤다. 아주 쏟아질 것처럼 초롱초롱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
'하여튼 제정신은 아니야.’
반태수는 케인 메르사이어에게 차갑게 말했다.
"널 데려갔을 때, 배신하지 않을 거란 보장은?”
케인 메르사이어가 눈을 크게 떴다.
"제가 감히 어떻게 배신을! 절대 배신하지 않습니다. 반 마법사님께서 제게 뭔가 금제를 할 수 있으시다면 뭐든 해주십시오.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 ”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보지. 그동안 여기서 조직 일을 도와.”
케인 메르사이어가 씨익 웃었다.
"맡겨만 주십시오. 이 조직을 반 마법사님이라 여기고 성심을 다해 일을 돕겠습니다.”
반태수는 자리에서 일어난 다음, 케인 메르사이어에게 턱짓으로 따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리고 그를 드룸윈드에게 인계했다.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위해 케인 메르사이어에게 금제 몇 가지를 걸었다.
확실히 생체연구를 하다보면 유용한 것들이 많이 나온다.
케인 메르사이어에게 건 금제 역시 생체 쪽에서 나온 연구를 이용해 만든 마법이었다.
아무리 금제를 걸었다지만, 케인 메르사이어는 6서클 마법사다.
그러니 방심해선 안 된다.
반태수는 그 점을 드룸윈드에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주지시켰다.
이제 스태플레톤에서 할 일은 얼추 다 끝났다.
드룸윈드는 반태수의 표정을 보고는 올 것이 왔다는 걸 눈치챘다.
"이제 가시는 겁니까?”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만간 또 올 겁니다.”
그렇게 말하며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케인 메르사이어를 쳐다봤다.
"그동안 잘 부려먹으세요. 아무리 연구 마법사였다고 해도 6서클이면 이 도시에서는 정말 쓸모가 많을 겁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전에 잡아뒀던 놈들, 큰 비행선에 실어주세요.”
"예."
스태플레톤을 암중에서 지배하던 조직의 보스들과 그들이 이곳을 습격할 때 데리고 왔던 무장이 잘 된 병력들을 전부 잡아서 보관 중이었다.
이번에 그들을 전부 살라자 샤마쉬에게 인계할 생각이다.
심문을 충분히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그들은 살라자 샤마쉬가 처리하는 편이 나름 도움이 될 것 같아서였다.
드룸윈드가 빠르게 움직여 반태수가 지시한 일을 처리했다.
그러는 사이 반태수는 속성 종족들과 인사를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곳에서 두 대의 비행선이 떠올랐다.
두 비행선은 퀴무르가 있는 방향을 향해 빠르게 쏘아져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