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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213화 (209/351)

213화.  < 혼란의 스태플레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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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 종족의 도시 적응은 생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드룸윈드는 속성 종족의 적응을 도우면서 혀를 내둘렀다.

그들은 마치 상황을 머릿속에 입력하듯이 받아들였다.

기계에 프로그램을 짜 넣는 느낌이었다.

속성 종족들은 닷새 만에 홀로 건물을 나섰다. 그리고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지리를 익혔다.

단순히 생활을 하는 거라면 이제 더 이상 도움이 필요 없을 정도가 되었다.

다만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녹아드는 것은 아직 어려워 보였다.

이건 속성 종족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문제였다.

속성 종족들은 외모가 보통 사람과 확연히 차이 난다.

보통 사람이 그걸 보면 일단 경계부터 하기 마련이다. 특히 스태플레톤 같은 불법 도시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드룸윈드가 보기에 그건 시간이 자연스럽게 해결해줄 문제였다.

아마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주변 사람들은 속성 종족에게 익숙해져서 보통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게 대할 것이다.

‘문제는 그게 아니지.’

진짜 문제는 앞으로 이들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근방이 아니라 멀리 나가서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 어쨌든 전투력을 팔아서 먹고 살아야 할 테니까.

그때 이들의 이질적인 면이 어떤 작용을 하게 될지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었다.

아마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들을 그저 총알받이로 소모해 버릴 수도 있다.

드룸윈드가 건물이 보이는 곳에 서서 속성 종족들을 지켜보고 있을 때, 마침 암살자들을 마무리하고 돌아오는 반태수가 나타났다.

오늘 처리한 암살자의 수가 수십 명이나 되었는데도 반태수의 모습은 마치 산책이라도 나갔다 돌아온 것처럼 편안했다.

반태수는 드룸윈드에게 다가갔다.

"다들 적응은 잘 하고 있죠?”

드룸윈드는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훌륭합니다. 솔직히 제가 속성 종족들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렇게 잘 적응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잘 적응했다니 다행이네요. 그럼 슬슬 다음 단계로 가야죠.”

"네. 적당한 일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주로 전투의뢰를 찾고 있는데, 요즘 여기저기 불안한 분위기라서 의뢰 자체는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꼭 전투 말고 다른 일도 찾아보세요. 식당이나 카페도 좋고 잡일도 많잖습니까.”

"예. 그런 일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여차하면 이쪽에서 몇 개 차려도 되고요. 솔직히 빛 속성 종족이 직원으로 있는 카페라면 상당히 인기가 있을 겁니다.”

다른 속성 종족도 사실 외모는 상당하다. 빛 속성 종족이 너무 뛰어나서 상대적으로 살짝 약해 보일 뿐.

드룸윈드는 반태수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저…… 저번에 저희가 감시하던 자, 혹시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겠습니까?”

반태수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다 정리했습니다. 그쪽 조직, 조만간 우리가 먹어야 하니까 미리 준비해 두는 게 좋을 겁니다.”

드룸윈드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그 조직은 스태플레톤에서 가장 큰 조직이었다.

도시에서 최고 알짜 지역을 장악하고 있으며, 가장 넓은 지역을 다스리는 조직이었다.

한데 그 조직을 먹겠다니.

"그, 그게 가능하겠습니까? 거길 우리가 먹으면 주변 다른 조직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겁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스태플레톤에 혼란이 오지 않았다.

"조만간 그런 신경을 쓸 겨를이 없게 될 겁니다. 그러니 준비해두세요.”

"아, 알겠습니다.”

드룸윈드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는 짐작도 하지 못했다. 그 다음 날부터 스태플레톤에 이렇게 극심한 혼란이 찾아올 줄은 말이다.

***

"이, 이래도 되는 겁니까?”

드룸윈드는 복잡한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보며 물었다.

반태수는 스태플레톤에 혼란이 시작되자마자 모든 속성 종족을 이리로 끌고 와서 조직을 정리하고 장악해 버렸다.

이곳은 원래 암살조직의 보스가 다스리던, 도시 최고 조직의 지역이었다.

그걸 단숨에 먹어치운 것이다.

그 어떤 견제도 없었다. 아니, 견제할 틈도 없었다. 워낙 전격적으로 단숨에 조직을 장악해 버렸으니까.

"싸움은 끝났지만 지역을 장악하는 건 다른 문제니, 그 부분에 신경을 좀 써주면 좋겠습니다.”

반태수의 말에 드룸윈드가 맡겨만 달라는 듯 자신의 가슴을 툭툭 두드렸다.

“그런 건 자신 있습니다. 아마 일주일 안에 모두 장악할 수 있을 겁니다.”

드룸윈드는 그렇게 말한 다음 바로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한데…… 분명히 공격이 들어올 겁니다.”

"도시 전체의 조직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없을 테니 상관없습니다.”

반태수의 말에도 드룸윈드의 불안한 표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저 이 주변 조직들이 동시에 달려들기만 해도 문제가 생길 것 같습니다만……."

“솔직히 그런 건 별로 신경 안 써도 됩니다. 주변 조직들을 대충 살펴봤는데, 별 거 없습니다.”

“아니…… 저 중 하나는 도시에서 두 번째로 강한 조직이고, 나머지도 나름 상위권에 속한 조직들인데……."

“그 두 번째 조직은 조만간 다른 곳으로 넘어갈 겁니다. 어차피 거의 망가진 상태였으니까요. 그리고 나머지도 두 번째 조직의 영역에 발을 걸치느라 여긴 별로 신경 안 쓸 겁니다.”

그 정도까지 얘기를 들으니 그나마 좀 안심이 되긴 했다.

반태수는 그런 드룸윈드를 보며 원래 하려던 말을 삼켰다. 괜히 불안감을 조성해 봐야 득 될 것이 없으니까.

‘주변 조직이 아니라 이 도시를 장악하던 놈들이 문제인데.’

아직 죽이지 않고 데리고 있는 알라인과 셰딤의 사내로부터 이 도시를 암중에서 장악하고 조절하고 있던 다른 자들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

두 사람도 그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굉장한 힘을 갖추고 있다는 건 확신하고 있었다.

다만 어느 정도로 강력한지 파악하지 못했다.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암살조직의 수장이 알아내지 못할 정도로 잘 감춰진 자들이다.

그런 자들이 평범할 리 없다.

‘반드시 우릴 노리겠지.’

반태수는 확신했다. 그들은 분명히 다시 이 도시를 원래대로 되돌리고자 할 거라고.

그렇다면 그 전에 변수를 제거할 확률이 높았다.

반태수는 드룸윈드에게 말했다.

"당분간은 속성 종족을 밖으로 내돌리지 말고 한 군데에 모아두세요.”

"예? 낮 활동을 제한하라는 말씀이십니까?”

"당분간만요. 아마 오래 걸리지 않을 겁니다.”

"어…… 반발이 좀 예상되는데요? 어른들은 몰라도 애들은 나가는 걸 좀 좋아하는 것 같던데........"

"당분간은 괜찮을 겁니다. 그렇게 하세요. 위험한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위험이라는 말에 드룸윈드가 예민하게 반응했다.

“뭔가 아시는 거라도 있으십니까? 조만간 위험이 닥쳐오는 겁니까?”

"아까 그쪽이 말했잖습니까. 공격이 들어올 거라고.”

“그거야……."

맞는 말이긴 한데, 뭔가 껄찍지근하다.

"그럼 난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계속 수고해주세요.”

"아…… 예. 알겠습니다.”

드룸윈드는 멀어져가는 반태수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분명히 위험한 뭔가가 오는 거야.”

아무래도 대비를 해야겠다. 당분간 동료들도 밖으로 내돌리지 말고 한 군데에서 지내게 하는 게 나을 듯했다.

앞으로 위험이 지나갈 때까지 속성 종족들과 함께다.

***

제법 밤이 깊어졌는데도 멀리서 총소리와 폭발 소리가 들려왔다.

“난장판이 따로 없군.”

사내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그의 뒤로 수많은 능력자들이 다양한 무기를 들고 따라가고 있었다.

대부분 소총을 들었는데, 보통 소총이 아니라 마력이 깃든 마도구였다.

몇몇은 커다란 중화기를 들고 있었는데, 그조차 마도구였다.

그들이 입은 전투복 역시 마도구였고, 신고 있는 군화도 마도구였다.

한 마디로 모든 인원이 온몸을 마도구로 도배하고 있었다.

백 명이 훨씬 넘었는데, 그 모든 사람이 마도구로 무장을 했으니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다.

그들과 비슷한 무장을 한 무리가 또 있었다.

이곳에서 함께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에서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총 다섯 무리가 한 군데를 향해 이동 중이었다.

"난장판이 시작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도시 제일 조직을 박살 내고 거길 차지한 걸 보면, 속성 종족을 이끄는 누군가가 있는 것이 분명해.”

프리든 가의 능력자들이 그랬을 리는 없다. 그들의 능력과 수준은 아주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니까.

나름대로 상부에서 조사한 정보를 얼마 전에 받았다.

“반이라는 마법사가 속성 종족들을 여기로 데려왔다고 했지?”

심지어 거대한 비행선까지 동원했다고 한다.

게다가 살라자 샤마쉬와 데드릭 벨크리스를 뒷배로 둔 마법사라고 한다.

"그러니까 그 두 사람이 스태플레톤에 개입하기 위해 벌인 일이라는 거고.”

상부에서는 그렇게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생각해도 합리적인 판단이었다. 분명히 그럴 것이다.

그러니 제대로 자리를 잡기 전에 이렇게 미리 싹을 잘라두는 것이 정확한 선택이다.

솔직히 오늘 동원한 인력과 장비를 생각하면 좀 과한 느낌이 있지만, 그래도 과잉 대응을 해서라도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이 낫다.

사내는 뒤를 슬쩍 돌아보며 지시를 내렸다.

“혹시라도 어둠 종족이 나설지도 모르니 감지 장치를 작동시키도록.”

다들 대답하지 않고 바로 행동을 했다.

우우웅.

나직한 진동음이 한 차례 들렸다.

백 명이 넘는 자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장비를 작동시킨 것이다.

이들이 얼마나 지독한 훈련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들의 주변으로 마력진동이 퍼져 나갔다.

혹시라도 은신한 자가 있으면 마력진동으로 은신을 강제로 풀어버리는 장비였다.

사내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오늘 데려온 이들은 전부 상부에서 지원해준 자들이었다.

한 명, 한 명의 실력이 어찌나 뛰어난지, 자신조차 일대일로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하지 못할 정도였다.

그런 자들을 백 명 넘게 지원받았다.

상대해야 할 속성 종족이 무려 3천 명이었지만, 전혀 불안하지 않았다.

이들이라면 속성 종족이 3천 명이 아니라 5천 명, 아니, 만 명이라도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을 테니까.

‘게다가 미리 보낸 놈들도 있고.’

지금 목표에 접근하고 있는 다섯 무리 말고 미리 보내놓은 전력이 있었다.

그들이 원래 데리고 있던 부하들, 그리고 그들이 다스리는 조직의 조직원들로 이루어진 전력이었다.

다 합하면 5천 명에 달하는 대규모 전력이었다.

그들이 일제히 달려들면 아무리 속성 종족이라도 쉽게 상대할 수 없으리라.

심지어 그냥 어중이떠중이가 아니라 제법 많은 실전을 겪었고, 능력자 비율도 높았다.

그들에게 원하는 건 딱 하나 그저 크게 흔들어 놓는 것뿐이었다.

그럼 진짜 메인인 자신들이 교묘히 빈틈을 파고들어서 속성 종족을 제압할 것이다.

그가 가진 아공간 유물에 속성 종족을 제압하기 위해 제작한 팔찌 마도구가 잔뜩 있었다.

이것 역시 상부에서 지급해준 장비였다.

이 팔찌를 채우고 활성화하면, 속성 종족이 힘을 쓰지 못한다. 움직이지도 못하고. 그리고 해제 코드가 없으면 팔찌를 벗기지도 못한다.

속성 종족의 특성을 이용한 장비였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비밀 연구소에서 완성했고.

이제 속성 종족을 더 확보하면 다시 비밀 연구소가 열릴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거의 도착했다.

속성 종족이 머물고 있다는 커다란 건물이 보였다.

"저건 또 뭐지?”

미리 보낸 자들이 건물을 크게 포위한 채 마구 공격을 하고 있었다.

한데 그 어떤 공격도 건물에 닿지 않았다.

처음에는 방어막이 있는 줄 알았다. 저기 있다는 마법사가 거대한 실드를 펼친 게 아닐까 했다.

한데 더 가까이 가니 그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모든 공격이 요격 당하는 중이었다.

총이건 포건, 능력이건 마법이건, 원거리 공격은 전부 건물에서 날아오는 무언가와 충돌해 빛과 함께 사라졌다.

순간 믿을 수가 없어서 눈을 부릅떴다. 어떻게 저런 것이 가능하단 말인가.

아무튼 현재 상황을 보면, 냉병기를 든 능력자들이 건물로 달려들어야 한다. 지금 저들은 그 타이밍을 재고 있었다.

가끔 바닥에 깔리듯 날아오는 불덩어리들이 제법 위협적이었다.

크기는 크지 않은데, 폭발력이 있어서 제대로 맞으면 충격이 너무 컸다.

게다가 폭발하면서 사방으로 불길이 확 번져서 더 까다로웠다.

벌써 쓰러진 자들도 제법 많았다.

아무래도 불 속성 종족들이 저 불덩이를 던지는 것 같았다.

펼쳐진 상황이 예상과 너무 달라서 지금 도착한 자들은 전부 크게 당황했다.

아니, 정확히는 무리를 이끄는 다섯 사람만 당황했다.

그들이 이끄는 자들은 감정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이런 상황인데도 무표정하게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다섯 사내는 금세 차분함을 되찾았다.

저들이 역할을 잘 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직 늦지 않았다.

희생을 전제로 하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다섯 사내는 자신의 조직원들과 부하들에게 강제로 명령을 내렸다.

죽든 말든 그냥 닥치고 돌진하라고.

그런 명령이 떨어지면 별 생각이 다 들어서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정상이다.

한데 이곳에 모인 5천 명은 그렇지 않았다.

명령이 떨어짐과 동시에 그대로 건물을 향해 돌진했다.

거대한 함성이 주변을 뒤흔들었다.

다섯 사내는 긴장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혼전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야 파고들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 테니까.

5천 명이나 되는 자들이 결국 건물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안에서 불덩이를 비롯해 충격파가 연이어 터져 나왔지만, 그것으로 인해 입은 피해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다섯 사내는 즉시 움직였다.

이제 5천 명이나 되는 자들이 들어갔으니 안은 난장판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속성 종족들이 눈먼 칼이나 총에 맞아 죽을 확률이 높았다.

그래선 안 된다. 최대한 많은 속성 종족을 확보해야만 한다.

"우리도 들어간다. 그 전에 이걸 나눠가지도록.”

사내는 아공간에 있던 속성 종족 제압 전용 팔찌를 나눠주었다.

자신이 혼자 이걸 채우고 활성화하기에는 속성 종족의 수가 너무 많았다.

게다가 혼전 상황이니 더더욱 난이도가 높아진다.

아무튼 팔찌를 나눠준 사내는 건물을 노려보며 명령했다.

"돌입한다.”

사내가 먼저 달려갔고, 뒤이어 그의 부하들이 빠르게 따라붙었다.

건물에 도착할 즈음에는 다들 나란히 달리고 있었다.

문짝이 없는 커다란 문이 보였고, 그 옆으로 나란히 나 있는 창문들이 보였다.

창문에는 유리가 없었다. 이미 깨진 것이다. 게다가 상당히 컸다.

사람 두세 명이 나란히 뛰어 들어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간격과 타이밍만 잘 맞으면.

가장 앞줄이 거의 동시에 문과 창문을 넘었다.

그리고 뒤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줄도 그렇게 넘어갔다.

사방에서 달려온 모든 사람들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무거운 적막이 내려앉았다.

그 많은 사람들을 집어삼킨 건물만 고요히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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