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마법사다-202화 (198/351)

202화.  < 암살조직과 셰딤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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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에게 사로잡혔다가 풀려난 여섯 암살자는 길쭉한 의자에 나란히 앉아 작전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들의 몸에는 폭탄이 설치되어 있었다. 언제든 자신이 원할 때 폭발시킬 수 있는 자폭용 폭탄이었다.

죽음과 함께 임무가 완수되는 작전이었다.

여섯 암살자는 흔쾌히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솔직히 죽는 건 안 무서웠다.

진짜 무서운 건 따로 있었다. 그걸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런 것이 있는지조차 몰랐던 것.

그건 고통이었다.

암살자가 되기 위한 훈련을 받으며 얼마나 많은 종류의 고통을 겪어왔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어떤 고통도 결국은 이겨낼 수 있었다.

이제 웬만한 고문은 다 버텨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데 그 고통만큼은, 반태수가 손가락을 쿡 찔러서 주던 그 지독한 고통만큼은 결코 버텨낼 수가 없었다.

암살자 중 하나는 방금 그걸 잠깐 떠올린 것만으로 온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렀다.

자신의 상태를 보고 옆에서 같은 경험을 한 암살자가 물었다.

"괜찮아? 상태 안 좋으면 미리 말해. 나중에 작전에 차질 생기면 곤란하니까.”

"후우, 후우. 괜찮아. 그때 동굴에서 있었던 일을 잠깐 떠올렸더니 이러네.”

그 말을 들은 다른 암살자들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 다들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숨을 멈췄다.

눈동자가 갈 곳을 잃고 사정없이 흔들렸다.

순간적으로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지만, 다시 원래 컨디션을 금방 되찾았다.

"앞으로 그 일은 언급 금지야.”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다 끝난다. 이 폭탄을 들고 달려들어 비행선과 함께 불꽃으로 변하고 나면.

지금 그들은 비행선을 타고 이동 중이었다.

이번 작전에 동원된 비행선의 수는 총 세 대였다.

한데 이동 중, 열 대의 비행선이 합류했다.

여섯 암살자가 탄 비행선은 암살조직에서 동원한 비행선 중 가장 작았다.

여기에 탄 암살자들은 대부분 비행선과 관련된 자들을 죽이는 임무를 맡았다.

반태수가 머물고 있는 호숫가를 둘러싼 숲에 내릴 예정이며, 사방에서 포위망을 구성해 호수를 목표로 빠르고 은밀하게 이동해 타겟을 섬멸하는 것이 작전이었다.

여섯 암살자가 먼저 비행선에 달려들어 자폭을 하고, 그로인해 혼란스러워질 때, 빠르게 달려들어 살아남은 비행선의 승무원과 조종사를 처리할 것이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다른 비행선에 탄 암살자들은 반태수를 죽이기 위한 작전을 펼칠 것이다.

정확히 무슨 작전을 준비했는지는 모른다. 그저 방법이 다양하다는 것만 알 뿐이었다.

"후우. 난 내 일만 잘하면 돼.”

암살자 중 하나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위를 둘러봤다.

옆에 난 커다란 창을 통해 밖이 훤히 보였다. 어느 쪽 창을 보든 비행선밖에 안 보였다.

이내 비행선들이 방향을 바꿔 갈라지기 시작했다.

암살자들을 태운 비행선은 호수를 중심으로 숲을 크게 선회하고 있었다.

암살자들이 하나씩 아래로 떨어졌다.

이내 폭탄을 가진 여섯 암살자의 순서가 왔고, 그들은 망설임 없이 뛰어내렸다.

여기서 호수까지의 거리는 그리 멀지 않다.

여섯 암살자는 두 패로 나뉘어 빠르게 이동했다.

각각 셋씩, 1조는 반태수의 비행선을, 2조는 제작 중인 비행선을 노린다.

두 조로 나뉘긴 했지만 멀리 떨어지진 않았다. 어차피 비행선이 있는 위치가 비슷하니까.

여섯 암살자의 머릿속에는 오직 성공하겠다는 일념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숲을 빠르게 헤치고 나아간 그들의 눈앞에 나무들 사이로 호수위에 비친 무수한 별들이 보였다.

그리고 호수와 숲 사이에 위치한 비행선의 모습도 보였다.

이제 다 온 것이다.

착륙 위치를 잘 정했기 때문에 이대로 달리면 바로 비행선에 달라붙을 수 있었다.

여섯 암살자들은 당장에라도 폭탄을 터트릴 수 있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고 숲에서 뛰쳐나갔다.

"헉!"

갑자기 머리가 쭈뼛 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소름이 돋고 온몸에 오한이 찾아왔다.

자신들과 비행선 사이에 꿈에서라도 볼까 두려운 사람이 서 있었다.

그는 자신들을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갑자기 다리에서 힘이 쭉 빠지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었다.

안 잡히면 될 거 아닌가.

여섯 암살자가 부채꼴 모양으로 쫙 퍼지며 더욱 속도를 높였다.

여차하면 그냥 자폭해버릴 생각이었다. 비행선이 터지든 말든 자신이 죽고 난 다음인데 무슨 상관인가.

지금까지는 임무의 성공만을 염두에 뒀는데, 반태수를 본 순간 그 모든 것이 싹 날아가 버렸다.

그저 잡히면 끝장이라는 생각만 남았다.

반태수는 그걸 보며 씨익 웃었다.

"이 어설픈 것들.”

반태수의 미소를 본 암살자들이 섬뜩한 예감이 들어 즉시 폭발장치를 작동시켰다.

“아……!”

그들의 얼굴에 절망이 어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폭발은커녕 딱총 소리하나 나지 않았다.

여섯 암살자가 동시에 풀썩 쓰러졌다.

점혈에 당한 것이다.

반태수는 그들을 마력으로 휙휙 움직여 한데 모았다.

암살자들이 반태수를 애처로운 눈으로 바라봤다. 제발 죽여 달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내가 전에 말했지? 나한테 다시 잡히지 말라고.”

암살자들이 암담한 표정을 지었다.

반태수는 그들이 보유하고 있던 폭탄들을 차근차근 회수했다.

영역화 안으로 열 대가 넘는 비행선이 진입했다.

그 중 한 대의 지붕에 저격 총을 든 능력자가 엎드려 있었다. 한 명도 아니고 무려 열 명이나.

그 열 명이 전부 반태수를 노리고 있었다.

아마 당장 쏘지는 않을 것이다. 계획이 살짝 어그러졌으니까.

숲에서 열심히 달려오고 있는 저 암살자들이 여기로 와서 신경을 분산시킨 순간 저격을 시도하리라.

굳이 그때까지 기다려줄 이유가 있을까?

반태수는 암살자들에게 빼앗은 폭탄 중 하나를 손에 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마력을 살짝 넣었다. 정확한 타이밍에 폭발시키기 위함이었다.

반태수는 시력을 강화해 저격수들이 모여 있는 비행선을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굉장히 먼 곳에 있었다. 영역화에 아슬아슬하게 걸친 상태였으니까.

영역화의 범위가 엄청나게 넓어졌다는 걸 생각하면 정말 멀리 있는 것이다.

반태수는 폭탄을 든 손을 뒤로 살짝 젖혔다.

그리고 어금니를 꽉 물면서 폭탄을 힘껏 던졌다. 비행선이 있는 곳을 향해서.

폭탄을 던지는 육체의 움직임에 따라 막대한 마력이 보조를 하며 움직였다.

관절이 유연하게 움직이게 도와주고, 근력을 한껏 강화시켰다. 다른 모든 육체의 지표를 높이 향상시켰고, 그 순간 폭탄이 반태수의 손에서 벗어나 쭉 날아갔다.

콰우우!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는 폭탄의 속도가 정말 엄청났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비행선이 있는 곳까지 날아가는 건 어림도 없었다.

날아가는 폭탄의 추진력이 살짝 떨어지려는 순간, 그 앞에 둥근 마력의 고리가 생겨났다.

반태수가 미리 만들어 놓은 마력의 고리였다.

폭탄이 고리를 통과하는 순간, 강력한 힘이 부여되어 더욱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

마치 그곳에서 새로 폭탄을 쏘아 보내는 듯했다.

그런 마력의 고리가 그 이후에도 하나가 더 있었다.

두 번째 마력의 고리를 통과한 폭탄이 일직선으로 비행선을 향해 날아갔다.

폭탄은 비행선의 위쪽 허공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정확히 비행선 위에서 폭발했다.

꽈아아아앙!

비행선 지붕에서 저격을 위해 대기 중이던 암살자들이 폭발의 여파에 살짝 휘말렸다.

폭발이 워낙 컸기에 암살자들의 피해가 상당했다.

그리고 두 번째 폭탄이 도착했다.

꽈아앙!

암살자들이 무기력하게 폭발에 휘말려 사방에 나뒹굴었다. 그나마 용케 비행선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텨냈 것이 다행이었다.

암살자들에게 명령이 내려왔고, 다들 황급히 비행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세 번째 폭탄이 도착했다.

꽈아아앙!

이번 폭탄은 비행선에서 굉장히 가까운 곳에서 터졌다.

비행선이 폭발에 휘말려 휙 뒤집혀 날아갔다.

그렇다고 해서 추락할 정도는 아니었다. 비행선은 이리저리 움직이다가 간신히 균형을 찾았다.

비행선이 방향을 돌려 자리를 벗어나고자 했다.

아무래도 저격을 통한 암살은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웠다. 암살자들이 저격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쳤고, 저격 총에도 문제가 생겼다.

하지만 비행선은 도망칠 수 없었다. 폭탄이 날아와 비행선 하부를 직격한 것이다.

꽈아아아아앙!

비행선의 하부 절반이 박살 났다.

그러면서 부유 마법에 문제가 생겼다.

비행선이 천천히 아래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숲에 처박혔다.

***

"이렇게 저격 쪽은 끝났고……."

반태수는 다시 영역화 내의 다른 비행선들을 확인했다.

숲에서 이쪽으로 달려오던 암살자들은 지금 아무 폭발도 일어나지 않아서 숲과 호숫가의 경계에서 이쪽의 눈치만 살피고 있었다.

조만간 저들에게 새로운 명령이 떨어질 것이다.

이쪽의 빈틈을 만들어야 저쪽에서 또 뭔가를 시도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럼 그러기 전에 저들을 잡으면 되지 않나.

뭐, 저 정도 암살자들이 깔짝댄다고 해서 뭔가 문제가 생길 일은 없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지.’

이번 습격을 준비하면서 결심하지 않았던가. 방심하지 않겠다고.

그러니까 지금 잡는다.

암살자들의 위치는 이미 파악했다. 어차피 전부 영역화 안에서 움직이고 있으니 실시간으로 위치를 확인하는 중이었다.

허공에 마법진이 떠올랐다. 마법진의 수는 정확히 암살자의 수와 일치했다.

일제히 마법진이 빛으로 변하며 발동했고, 그 순간, 영역화 내에서 이쪽으로 다가오던 암살자들이 그대로 고꾸라졌다.

이젠 이렇게 원거리에서 점혈을 쓰는 것도 아주 자연스럽고 빠르게 할 수 있었다.

워낙 자주 쓰다 보니 술식 계산도 빨라졌고, 특히 마비에 관한 점혈은 술식을 편하게 변형해서 자유자재로 펼칠 수 있었다.

지금처럼 한꺼번에 수십 명에게 이렇게 원거리에서 동시에 점혈을 거는 건 점혈을 쓰던 초기에는 아예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데 이젠 이보다 더한 것도 할 수 있을 듯했다.

아무튼 이제 걸리적거리는 것들은 대부분 치웠다. 남은 건 마력동결을 일으키는 물질뿐이었다.

원래는 한 번 몸으로 겪어볼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반태수는 훌륭하게 그 충동을 꺾었다. 방심하지 않기로 했지 않나.

"아, 이걸 잊으면 안 되지.”

반태수는 한 쪽 허공을 쳐다봤다. 시선을 따라 쭉 이동하면 암살자들을 내린 비행선이 나온다.

저 비행선을 그냥 돌아가게 내버려둘 수는 없지 않은가.

안 그래도 비행선이 숲을 벗어나려고 하는 중이었다.

반태수는 서둘러 마법을 펼쳤다.

딱히 대단한 비행선이 아닌지라 격추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일단 가장 잘 쓰는 마법 한 방을 먹였다.

꽈르릉!

굵은 벼락 몇 줄기가 비행선에 떨어졌다.

부드럽게 날아가던 비행선이 휘청거렸다. 벼락을 맞은 부위 중 하나가 추진력을 일으키는 부분이어서 비행선 속도가 갑자기 확 느려졌다.

반태수는 이제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고 마법을 펼쳤다.

찐득한 마력이 비행선에 엉겨 붙기 시작했다.

비행선 곳곳에 찐득한 마력이 달라붙었는데, 그 위로 폭발 마법이 작렬했다.

꽈과과과광!

화르르르륵!

찐득한 마력은 화염 속성 마력을 증폭시켜주는 일종의 연료 같은 마력이었다.

비행선이 불타기 시작하더니 이내 추락했다.

꽈아아아앙!

숲 속에 떨어진 비행선이 결국 크게 폭발했다.

깜깜한 밤이라서 그런지 폭발로 일어난 화염이 눈부실 정도로 선명했다.

마치 불꽃놀이라도 하듯 무수한 불꽃들이 하늘을 수놓았다.

‘그나저나 저것들도 참 거슬리네.’

열 대의 거대한 비행선이 숲 가장자리를 크게 선회하고 있었다.

상황이 끝나면 강철관을 가져가겠다는 뜻이다.

저것들도 당연히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순서가 있다. 이제는 마력동결 장비를 가진 저 비행선을 처리해야 한다.

마력동결 물질을 담은 검은 상자도 특별했다. 마력을 정말 완벽하게 차단한다.

그래서 영역화로 마력동결 물질을 분석하지 못했다.

상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영역화로 조사한다는 건 마력을 투사해 정보를 뽑아내는 건데 마력을 차단해 버리니 뭘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저걸 분석하려면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듯하다.

아무튼 저놈들이 저걸 쓰기 전에 처리하는 것이 관건이다.

반태수는 빠르게 몸을 날려 숲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적당한 장소, 그러니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을 위치에서 왜곡을 걸어 모습을 감췄다.

***

비행선에서 이번 작전을 머릿속으로 되새기며 상황을 지켜보던 암살자들의 표정이 굳었다.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저기서 폭발이 일어났어야 한다.

그리고 동료들이 숲에서 튀어나가 폭발에서 살아남은 비행선의 승무원들을 죽였어야 하고.

그와 동시에 저격이 이뤄졌어야 한다.

자신들이 나서는 건 그 다음이었다.

조직에서 지원받은 특수 전투복과 무기를 들고 타겟을 공격하기로 했다.

그리고 상황을 봐서 비행선에 남은 동료가 마력동결을 쓰고.

자신들이 입은 특수 전투복은 모든 육체적 능력을 스무 배로 증폭시킨다.

각자 가진 무기는, 초진동 나이프를 비롯해 미니 화염방사기, 강력한 위력을 가진 총까지 다양했다.

중요한 건 자신들의 모든 장비에는 마력이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러니 마력동결에 자유롭다.

마력동결을 써서 상대가 큰 빈틈을 드러냈을 때, 각자의 무기로 효율적으로 공격하면 반드시 암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계획을 세울 때까지만 해도 완벽한 계획이라 여겼고, 당연히 성공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데 시작부터 어긋났다.

"타겟, 사라졌습니다.”

관측하던 동료가 당황한 목소리로 외쳤다.

작전이 정말로 꼬였다.

"어디까지 관측했습니까?”

"숲으로 들어가는 것까지 확인했습니다. 그 뒤로 어떤 장비에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당연히 관측은 눈으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적외선을 이용한 장비도 있고, 마력을 이용한 장비도 있다.

숲으로 들어가자마자 그 모든 관측 장비에서 벗어났다는 뜻이다.

이제 선택의 시간이 왔다.

이대로 물러나 다음 기회를 노리거나, 아니면 억지로 계획을 진행해 어떻게든 암살을 시도하거나.

냉철하게 판단하면 돌아가는 게 맞다.

하지만 세상일이라는 것이 언제나 냉철한 판단으로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겠습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상부에서도 지금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테니 조만간 지시를 내려줄 것이다.

지시는 금방 내려왔다.

"어떻게든 목표를 찾아 제거합니다. 일단 호수 쪽으로 이동하겠습니다.”

타겟이 비행선을 포기하지 않을 테니, 그 쪽으로 가면 어떤 식으로든 반응이 있을 거라 판단했다.

비행선이 방향을 틀고 호수 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 순간, 둔중한 충격이 비행선을 덮쳤다.

쿠웅!

비행선이 거세게 흔들렸다.

암살자들이 다급히 일어났다. 무슨 일이 생긴 게 분명하다.

"어디서 온 공격인지 파악했습니까?”

“못했습니다!”

그 순간 더욱 큰 충격이 왔다.

꽈아아앙!

그 충격으로 비행선 바닥이 뚫렸다.

보통 비행선 바닥에는 부유 마법진이 새겨져 있다.

"부유 마법진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추락합니다!”

다들 다급히 탈출 준비를 했다.

높이가 그렇게까지 높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한데 그 순간, 다들 갑자기 움직임을 멈춰 버렸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가 아닌데도 저절로 눈이 감겼다.

"이, 무슨……!”

다들 자신의 전투복이 해체되는 것을 느꼈다. 손에 들고 있던 무기도 빼앗겼다.

그리고 마력동결 물질이 든 검은 상자도 사라졌다.

비행선은 여전히 추락 중이었다.

잠시 후.

꽈아아아앙!

비행선이 바닥에 처박혔고, 불길이 치솟았다.

밤하늘에 또 한 차례의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

반태수는 세 번째 비행선을 처리한 다음, 다시 호숫가로 돌아왔다.

이제 남은 건 숲을 선회하는 열 대의 비행선뿐이다.

"어?”

반태수는 갑자기 영역화를 파고드는 비행선에 살짝 놀라 그쪽을 쳐다봤다.

"영감님 오셨네.”

데드릭 벨크리스의 비행선이었다.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왔는지 숲을 선회하는 비행선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반태수가 그걸 보며 피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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