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화. < 암살조직과 셰딤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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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은 어이없을 정도로 간단히 끝났다.
물로 된 외피 안에 있는 암살자는 지극히 평범한 능력자였으니까.
그가 장비하고 있는 마도구나 유물도 다들 평이했다.
암살자라면 갖고 있을 법한 마도구였고, 유물도 좋은 것이 아니었다.
반태수의 영역화를 피하고 존재감을 없앤 것은 암살자의 능력이 아니라 물로 된 외피의 힘이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물로 이루어진 외피를 분석할 차례였다.
밖에서 안을 분석하는 건 어려웠는데, 안에서 분석하니 그나마 좀 수월했다.
이 외피가 어디서 나왔는지도 알 수 있었고.
암살자의 정수리에 물처럼 생긴 외피를 방출하는 장치가 있었다.
마력이 담기지 않은 순수한 장비였다.
하지만 물처럼 생긴 외피에는 분명히 마력이 흘렀다.
외부에서 흐르는 물에는 마력이 없다. 그저 순수한 물과 똑같았다.
하지만 내부 표면에는 분명히 마력이 흐르고 있었다.
그 마력이 이곳을 투사하려는 마력을 자연스럽게 흘려버리는 것이다.
이 물처럼 생긴 외피를 분석하면서 반태수는 상당히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히 언제 한 번 겪어본 듯한 기분이다.
그게 무엇인지는 금방 떠올랐다.
‘물 속성 종족이랑 비슷하네.’
이 외피는 물 속성 종족을 연구해서 만들어낸 새로운 물질인 모양이다.
내부에 흐르는 마력은 그 물질을 이용하기 위한 방편이었고.
그런데 확실히 이 물질이 대단하긴 하다.
암살자들이 반태수에게 다가오고 있는데도 마킹이 아니었다면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것이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주변 물과 흐름이 맞아 떨어졌다.
아까 작살이 오히려 더 이상했다. 이런 식으로 흐름을 맞췄다면 작살을 막아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척에 와서야 작살의 존재를 파악했을 테니까.
물론 맞아봐야 몸에 타격을 입지는 않았겠지만.
반태수는 지금 몸에 내구력 강화를 비롯한 각종 패시브 마법을 중첩해서 적용해뒀다.
웬만한 충격으로는 몸에 흠집 하나 나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 세 암살자는 반태수에게 접근 중이었다.
멀리서 작살을 쏴도 안 맞으니 가까이 다가가 지척에서 공격할 생각인가보다.
‘가까이 와주면 나야 고맙지.’
좀 더 쉽게 잡을 수 있을 테니까.
죽일 생각은 없었다. 이들을 통해서도 알아내야 할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저 물처럼 흐르는 물질, 정말 궁금하다. 제대로 한 번 분석해 보고 싶었다.
저 물질이 버트람 뷰고르의 비밀 연구소에서 나온 결과물인지 아니면 전혀 다른 곳에서 나온 것인지도 궁금했다.
어쩌면 버트람 뷰고르의 비밀 연구소도 누군가에게 이용당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마킹을 붙였으니 이제 상황은 끝났다.
뭐든 할 수 있다.
점혈로 마비시킬 수도 있고, 전격으로 몸을 구워버릴 수도 있다.
저들은 아마 다시 호수 밖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암살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호흡은 수중호흡과 관련된 마도구를 통해 해결하고 있었다.
저 물질이 몸을 감싸고 있어서 체온유지에도 도움이 되는 듯하다.
물속에 있으면서도 물속에 있지 않은 것 같은 상태를 만들어주는 물질이었다.
‘재미있네.’
반태수는 일단 저들을 잡아두고 나중에 천천히 심문하기로 했다.
곧장 점혈을 시도했다.
요즘 너무 점혈에 의존하는 것 같은데, 편하고 익숙하니 어쩔 수가 없다.
바로 성공했다.
세 암살자가 헤엄을 치던 자세로 굳어버렸다.
그들의 몸이 천천히 위로 떠올랐다.
반태수는 마력을 써서 그들의 몸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게 일단 잡았다.
그리고 호수 바닥으로 끌어내린 다음, 마법을 써서 바닥에 딱 붙여 버렸다.
호흡이야 마도구가 있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호수 안에 위험한 마수가 있는 것도 아니니 안전 문제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게다가 물고기들도 저들을 어쩌지 못할 것이다. 발견조차 못할 테니까.
반태수는 딱 거기까지 조치하고는 천천히 헤엄쳐서 호수 밖으로 나갔다.
자신에게 달라붙는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아까 같이 호수에서 놀던 여자들이었다.
저 여자들은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뭐, 어디 도망갈 것 같지도 않고, 나중에 같이 잘 처리해 봐야지.’
저들은 케트라 브리저에게 맡기기로 했다.
"슬슬 저녁 먹어야죠.”
반태수가 호수에서 나오며 말하자 다들 반색했다.
그리고 빠르게 움직여 불을 피우기 시작했다.
역시 이렇게 밖에 나오면 직화로 고기를 구워 먹어야 제맛 아니겠는가.
고기는 잔뜩 있었다.
반태수의 아공간에도 있고, 한쪽에 쌓아놓은 식량에도 상당히 많은 육류가 포함되어 있었다.
반태수는 굳이 속성 종족들의 식량을 건드리지 않고 자신의 아공간에서 고기를 잔뜩 꺼내서 제공했다.
곳곳에서 모닥불에 그릴을 설치하고 고기를 비롯해 이것저것 굽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먹고 마시는 쪽으로 변해 버렸다.
반태수는 아공간에 보관하던 캔맥주를 잔뜩 꺼내 마법으로 차갑게 만들어 주었다.
본격적인 술과 고기판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다들 며칠은 굶은 사람처럼 술과 고기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쌓였던 스트레스를 먹고 마시는 걸로 푸는 것이다.
반태수는 한 발 떨어져서 캔맥주 하나를 들고 그 광경을 지켜봤다.
그러면서 저 중에 누가 암살자들과 연결되어 있을지를 찬찬히 찾아봤다.
아까 접근해서 자신을 호수로 끌어들이던 여자들은 확실히 암살자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되어 있다.
그리고 처음 반태수를 무리로 이끌었던 남자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을 중심으로 관계를 파악하며 의심스러운 자를 찾아봤다.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솔직히 저렇게 먹고 마시고 떠드는 것만 가지고 뭘 어떻게 알아내겠나.
제대로 하려면 마킹을 하나씩 붙이고 24시간 감시해야 뭐라도 알아내지.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알아낼 거라는 보장도 없다.
암살조직도 그렇고 조심성이 어찌나 많은지 뒤를 캐내기가 정말 만만치 않다.
'이런 건 전문가에게.’
그냥 정보만 주고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속 편하다.
반태수는 문득 자신만을 위해 일하는 전문 정보 조직이 하나쯤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맥주 캔을 홀짝홀짝 마시고 있을 때, 케트라 브리저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날도 어둑어둑해졌고, 고기도 충분히 먹어 배도 어느 정도 찼고, 술도 몇 잔 해서 얼굴도 살짝 상기된 상태였다.
"왜 여기서 혼자 있어요?”
케트라 브리저가 빙긋 웃으며 반태수 옆에 나란히 섰다.
그녀의 손에도 캔맥주가 하나 있었다.
“오늘 재미있었죠?”
그녀의 물음에 반태수가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재미있긴 했다.
자신에게 수작을 부리던 여자들도 그렇고 호수에서 작살을 쏘던 놈들도 그렇고.
"아까 보니까 정말 신 나게 즐기시던데요? 아까 그 여자들 저기서 이쪽 눈치만 보고 있던데, 안 가보셔도 돼요?”
"가서 뭐합니까.”
케트라 브리저가 웃으며 반태수를 바라봤다.
"가면 재미있게 놀 수 있지 않을까요? 아까 호수에서처럼.”
반태수가 마법을 써서 자신과 케트라 브리저 주위의 소리가 새 나가지 않도록 조치했다.
"저 여자들, 조사 좀 해주시죠.”
"예?”
반태수를 바라보는 케트라 브리저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조사요?”
“아까 호수에 들어갔을 때, 암살 시도가 있었습니다.”
"예에? 암살이요?”
그녀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리고는 흠칫 놀라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주위를 살폈다.
"소리 막아서 괜찮아요. 태도만 조심하면 돼요.”
케트라 브리저가 얼른 자신의 자세와 표정을 조정했다.
그녀는 최대한 평범하고 부드러운 표정을 지으며 반태수를 바라봤다.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 암살이라니요?”
“호수 속에 암살자들이 대기 중이었습니다. 아까 아리크의 비행선에 섞여서 들어왔고, 저 여자들이 날 호수로 유인하자 암살을 시도 했죠.”
케트라 브리저는 최대한 진정하려 애쓰며 호흡을 골랐다.
"암살자들은요? 도망갔나요?”
"잡아놨습니다. 나중에 심문하려고요.”
케트라 브리저가 어금니를 꽉 물었다.
“의심스러운 사람 명단을 주세요. 제가 잡아서 철저히 심문하겠습니다.”
“나도 나중에 따로 심문할 테니 죽이지는 마세요.”
“……예. 최대한 살려볼게요.”
케트라 브리저의 말을 들으니 저들이 멀쩡한 몸으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별 거 아니었으니까 그렇게 심각한 표정 짓지 않아도 돼요.”
반태수는 케트라 브리저의 분위기가 달라지지 않자, 말을 살짝 돌렸다.
“그나저나 오늘 잠은 어디서 잘 거죠? 평소처럼 내 비행선에서 잘 건가요?”
“아……!”
케트라 브리저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얼굴이 붉어졌다.
"아, 오늘은 같이 온 사람들이 많아서 그럼 좀 곤란하려나?”
반태수가 살짝 짓궂은 눈으로 케트라 브리저를 쳐다봤다.
안절부절못하는 케트라 브리저의 모습에 반태수가 하하 웃으며 그녀의 어깨를 특특 두드려주었다.
“오늘은 저쪽에 가서 저 사람들과 어울려요. 의심스러운 사람 리스트 줄 테니까, 좀 살펴보시고요."
케트라 브리저가 결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 부분은 맡겨주세요. 저, 정말 잘 할 수 있어요.”
반태수가 빙긋 웃은 다음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노는 곳을 쳐다봤다.
"일찍 잘 것 같지는 않네요. 설마 밤 새려나?”
다들 자야 호수 바닥에 묶어 놓은 암살자들을 꺼내서 심문을 좀 할 텐데.
새로운 것을 확인하고 분석하고 연구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렸다.
케트라 브리저가 반태수를 바라보며 말했다.
“제가 가서 일찍 자도록 유도해 볼게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쪽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반태수는 저 여자가 대체 뭘 어떻게 하려고 그러나, 싶어서 지켜봤다.
케트라 브리저의 선택은 아주 심플했다.
무지막지한 기세로 사람들에게 술을 먹였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자신도 엄청나게 마셨고.
처음에는 즐거운 술판이었는데, 점차 술이 술을 먹는 술판으로 바뀌어갔다.
케트라 브리저가 장담한 대로, 술을 이기지 못해 쓰러지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그녀의 주량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잘 먹어서 그런 걸까? 술을 마시고, 마시고 또 마시는데, 그 많은 술이 다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를 지경이었다.
게다가 잘 취하지도 않는다.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쉴 새 없이 건배를 하면서 한 번도 술잔을 꺾은 적이 없었다.
그렇게 케트라 브리저와 빠른 건배 몇 번을 하고 나면 어김없이 비틀거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거기까지 취했으면 그 다음에는 알아서 술을 마신다.
반태수는 그걸 지켜보며 감탄했다.
그녀가 왜 그렇게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는지 이제 알겠다.
‘같이 술 마시면 큰일 나겠네.’
마법으로 이길 자신은 있는데, 술로 이길 자신이 한없이 쪼그라들었다.
***
다들 기절했다.
술에 취해 몸도 못 가누고 비틀거리다가 호숫가 곳곳에 툭툭 쓰러져 잠들어 버린 것이다.
반태수는 저렇게 자다가 몸이 상해서 도시 건설에 지장이 올까봐 가벼운 마법을 써 주었다.
본래 술을 마시고 자면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하지만 반태수는 그렇게 해줄 수 있다.
평소 침대에 거는 마법들을 호숫가 바닥에 쫙 깔아줬다.
아마 아침이 되기 전까지 아무도 깨어나지 못할 것이다.
대신, 자고 일어나면 그 어느 때보다 상쾌하고 좋은 컨디션으로 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
그렇게 마법을 걸어주고 호숫가에 널브러진 사람들을 슥 둘러봤다.
그 중에 아직 잠들지 않은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케트라 브리저는 살짝 비틀거리며 반태수에게 다가갔다. 그녀의 입가에는 묘한 미소가 맺혀 있었다.
“어때요? 내가 일찍 재운다고 했죠?”
“잘했습니다.”
반태수는 일단 칭찬부터 해줬다.
케트라 브리저는 정말 기대 이상으로 잘 해냈다.
그녀가 참가해 술을 먹이기 시작한 지 채 두 시간도 되지 않아 상황이 끝나 버렸으니까.
밤을 샐지도 몰랐는데, 그걸 고작 두 시간으로 막은 것이다.
케트라 브리저가 반태수에게 바짝 다가갔다.
"저랑 잠깐 함께할 시간은 있죠?”
반태수가 씨익 웃었다.
"당연한 말씀을.”
***
반태수는 쏟아지는 별빛을 맞으며 호수로 걸어갔다.
케트라 브리저는 지금 반태수의 비행선에서 아주 푹 자고 있었다.
새벽에 일어날 수 있도록 충분한 조치를 해두고 나왔다.
이제 그쪽은 신경을 끄고 이쪽에 집중할 차례였다.
반태수는 호수 위를 찰박 찰박 걸어갔다.
굳이 물속으로 들어갈 필요가 없었다. 아래에 있는 놈들을 끌어올리기만 하면 되니까.
다들 자고 있으니 편했다. 그냥 뽑아 올려서 예전 암살자들을 심문했던 동굴로 데려가면 되니까.
그 동굴에 걸어두었던 마법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었다.
반태수는 세 개의 물 덩어리를 호수에서 뽑아냈다.
물 밖으로 튀어나오자 그들의 몸을 덮고 있던 외피, 그러니까 물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촤르륵 쏟아졌다.
반태수는 영역화를 유지하고 있기에 그게 뭔지 빠르게 분석했는데, 그냥 물이었다.
‘진짜 신기하네.’
반태수는 얼른 그들을 데리고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심문하기 좋은 장소, 동굴로 들어갔다.
세 암살자는 반태수가 호수에서 뽑아내기 전까지 바닥에 붙은 채 자고 있었다.
최대한 체력을 회복해야 탈출의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 그렇게 한 것이다.
그래서 반태수가 뽑아 올린 순간 잠에서 깨 한껏 긴장했다.
지금부터는 순간을 잡아서 행동해야 한다.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르니까.
다만, 점혈에 당한 상태라 움직일 수가 없어서 기회를 잡아도 뭘 할 수가 없었을 뿐.
암살자들은 잔뜩 긴장한 채, 반태수를 노려보고 있었다.
무슨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선명하게 보였다.
물론 그 의지를 꺾을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반태수는 점혈을 이용해 그들의 의지를 몇 차례에 걸쳐 꺾어 주었다.
그 다음에야 원활한 심문이 시작되었다.
암살자들의 눈빛은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얌전해졌다.
초반의 질문은 예전 암살자들에게 했던 것과 비슷했다.
이들 역시 비슷한 놈들이었다.
반태수는 암살자들의 정수리에 붙어 있는 장치를 떼어냈다.
사실 두뇌와 연결된 장치였기에 함부로 떼면 안 되지만, 반태수는 마력을 섬세하게 이용해 아주 정교하게 장치를 떼어냈다.
살펴봤는데, 마도구나 유물은 아니었다.
“등록한 사람의 뇌파에 반응해서 작동합니다.”
암살자의 말에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은 지금 여기서 분석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연구실로 가져가 집중해서 살펴봐야 한다.
암살자가 그 장비에 대한 설명을 열심히 이어갔다.
"물에 들어가야 작동합니다. 한쪽으로 물을 빨아들여서 그걸 변형해 몸을 코팅합니다. 코팅된 물은 주변의 물과 완벽하게 같습니다.”
또한 물을 이용해 작살을 형성할 수 있고, 그것 역시 감지가 불가능한 상태로 상대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작살을 형성하는 것도 뇌파를 감지하기에 등록한 사람이 아니면 역시나 쓸 수 없는 기능이었다.
"이걸 어떻게 받았지? 준비했으니 어디로 가서 받으라고 지시가 따로 내려온 건가?”
“예. 맞습니다. 돈을 받을 때도 지정한 장소로 가서 받습니다. 위치가 항상 변하기에 예측이 불가능합니다.”
아니, 가능할 거 같은데?
반태수는 눈을 반짝이며 머릿속으로 한 가지 계획을 세웠다.
최소한 이 암살조직 정도는 찾아내서 박살을 내야 하지 않겠는가.
반태수는 손에 든 세 개의 장치를 아공간에 넣었다.
이 장치들에 대한 것도 샅샅이 알아내야 간신히 본전이다.
반태수는 그 뒤로 몇 가지 질문을 더 했다.
주로 그들이 돈을 받는 위치에 관한 질문이었다.
질문에 대한 답을 모두 들은 반태수가 씨익 웃었다.
역시나 가능성이 있었다. 문제는 암살조직이 이들에게 다시 선을 연결하느냐인데, 그건 운에 맡기기로 했다.
반태수는 암살자들에게 붙인 마킹을 중심으로 좁은 영역화를 펼쳤다.
"놔줄 테니까 돌아가라.”
암살자들은 의심을 거듭하면서도 반태수의 허락이 떨어지자 조심스럽게 동굴에서 나간 다음 빠르게 도망쳤다.
처음 붙잡은 놈들과 하는 짓이 너무나 똑같았다.
이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차례다.
그동안 데드릭 벨크리스랑 너무 자주 어울려서 그런지 인내심을 발휘하는 게 만만치 않게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