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마법사다-193화 (189/351)

193화.  < 버트람 뷰고르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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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님, 위성으로도 못 찾는 거 확실하죠?”

"그래. 위성으로 퀴무르 근방은 샅샅이 훑었는데, 수상한 곳은 없었어.”

"그럼 세 번째 연구소도 숲에 있을 가능성이 높겠군요.”

퀴무르를 중심으로 반경 50킬로미터 안에 숲이 다섯 개나 있었다.

그 중 두 곳에서 비밀 연구소를 찾아냈으니, 나머지 세 곳의 숲을 뒤져봐야 한다.

하지만 그 넓은 숲에서 연구소를 찾아내는 일은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반태수는 잠시 고민했다.

‘거대 마수를 보관하던 그 관, 크기가 엄청났지.’

아직도 아리크 근처 숲 속 호숫가에 강철관을 보관 중이다.

아공간에 들어가지 않아서 그렇게 보관할 수밖에 없었다. 그 정도로 크기가 컸다.

"영감님, 전에 호수에서 그 강철관 봤죠?”

"봤지. 미친놈이 만든 게 분명해. 미치지 않고서야 거대 마수를 관에 넣을 생각을 어떻게 해.”

데드릭 벨크리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반태수는 얼른 다음 질문을 했다.

“5대 가문에 그 강철관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아공간이 있습니까?”

"아공간? 글쎄.”

데드릭 벨크리스는 잠시 고민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분해하면 어찌어찌 담을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통째로 넣는 건 좀 어렵지 않을까?”

반태수도 아공간에 그 강철관을 넣을 수가 없어서 비행선을 이용해 공중으로 들어 올려서 옮겼다.

아마 비행선을 반태수가 개조해서 출력이 높아진 상태가 아니었다면 굉장히 옮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반태수가 가진 팔찌 아공간은 현존하는 아공간 유물 중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아마 이보다 더 용량이 큰 아공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거대 마수를 배양할 수 있는 강철관을 연구소로 옮기려면 아공간이 아닌 다른 방법을 썼을 것이다.

‘그런 식이면 숲으로 옮기는 건 만만치 않아.’

반태수의 예상으로 그런 강철관이 여러 개 있을 것이다.

아마 강철관을 구하는 데에도 돈과 노력이 많이 들었으리라.

강철관의 크기를 생각하면 비행선을 이용해 옮길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하늘에서 강철관을 내려놓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숲은 아닐 것 같은데, 영감님 생각은 어떻습니까?”

"그러게. 숲으로 그걸 옮기는 게 만만치 않겠네. 그럼 이상한데? 그 정도면 위성에 잡혀야 하는데?”

대충 살핀 것도 아니고 두 개의 위성으로 넓은 범위를 촘촘하게 스캔했다.

그런데도 연구소 비슷한 것조차 못 찾아냈다.

"위성으로 발견할 수 없는 거죠.”

"땅이라도 파고 묻었나?”

"마법으로 시야만 살짝 교란하지 않았을까요?”

"응? 마법?”

"시야만 살짝 교란해도 위성으로 찾아내기 어려울 겁니다. 근처 지형을 떠서 환상으로 덮으면 생각보다 마력도 많이 안 들고요.”

데드릭 벨크리스가 일리가 있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성이 있어. 그런 마법을 넓게 펼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비슷한 기능을 가진 유물도 있으니까.”

"그런 유물도 있습니까?”

"야, 유물 종류가 얼마나 많은데 그런 거 하나 없겠어? 흔치는 않지만, 5대 가문에서 구하려고 하면 어렵지는 않을 거야.”

상대는 5대 가문 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춘 버트람 뷰고르다. 그러니 그런 유물 하나 얻는 것쯤, 아무것도 아니었으리라.

"그 강철관은 버트람 뷰고르가 직접 유적을 발굴해서 얻은 걸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지. 그것도 불법이야. 그 음흉한 너구리같은 놈.”

5대 가문에 속한 사람이 유적을 발굴하더라도 사전에 반드시 신고하고 5대 가문에서 전문적으로 유적을 조사하는 조사단이 한 번 확인한 후에 발굴을 진행하도록 되어 있었다.

유적에서 발굴한 유물은 반드시 신고하게 되어 있었고.

한데 지금까지 그런 강철관에 대한 정보는 없었다.

버트람 뷰고르가 정보를 전부 막아버린 것이다.

강철관이 나오는 유적이 하나만 있었을 수도 있고, 여러 개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태수는 유적이 여러 개인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제3 연구소에 들어간 돈이 다른 두 연구소에 들어간 돈보다 몇 배나 많다고 했다.

그렇다면 과연 그 돈이 어디에 들어갔을까?

‘강철관을 확보한 다음, 입막음에 들어간 비용이겠지.’

어쩌면 버트람 뷰고르가 손잡은 조직이 거대 마수 배양에 관한 기술을 전수해 줬을지도 모른다.

‘그 셰딤이라는 놈들 묘하게 그런 쪽 기술력이 뛰어난 것 같으니까.’

반태수는 버트람 뷰고르가 손잡은 조직이 셰딤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이제 어쩔 거냐?”

데드릭 벨크리스의 물음에 반태수는 생각에서 벗어나 그를 쳐다봤다.

"찾아야죠.”

"무슨 수로?"

반태수가 검지를 위로 향하게 하며 말했다.

"위성으로요.”

"위성으로 못 찾았다니까?”

"걷어내면 됩니다.”

"걷어내?”

"위를 덮은 마법이요.”

"그게 가능해?”

"이제부터 해봐야죠. 그러니까 위성 준비하세요.”

데드릭 벨크리스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위성으로 스캔할 준비를 하라는 지시를 내리기 위함이다.

반태수는 데드릭 벨크리스가 위성을 준비하는 동안 마법을 준비했다.

이번 마법은 좀 규모가 크기에 준비 시간이 제법 걸린다.

마법의 규모가 큰 이유는 마법이 적용되는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현재 반태수가 서 있는 위치에서 반경 수백 킬로미터를 범위에 두고 있기에 그에 걸맞은 마력과 술식이 필요하다.

그저 단순한 술식으로는 안 된다. 엄청난 범위에 걸쳐 마력을 흡수해야 하고 그렇게 흡수한 마력으로 마법을 발동해야 한다.

그리고 그걸 단번에 발동해야 하니 마법의 주체가 되는 반태수 역시 막대한 마력이 필요했다.

그걸 자신이 가진 마력만으로 해결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보다 좀 더 성장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일단 지금은 안 된다.

그러니 주변 마력을 마구 흡수해야 한다.

"야, 위성 준비 됐다. 스캔 언제부터 시작하면 돼?”

"보면 압니다.”

반태수는 그렇게 대답하고는 마력의 실을 뽑아냈다. 굉장히 복잡하면서도 거대한 마법진이 허공에 떠올랐다.

마법진은 단숨에 완성되지 않았다. 마력의 실이 빠르게 풀려 나가며 마법진을 수놓았다.

초거대 마법진이 완성된 순간, 반태수가 그것을 발동시켰다.

쩌어어어엉!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울렸다. 실로 무시무시한 음량이었다.

콰아아아아아아!

반태수를 중심으로 거대한 마력 파동이 쫘악 퍼져 나갔다.

단순한 마력 파동이 아니었다.

마력과 마력 사이의 연결을 모조리 끊어 버릴 수 있는 힘을 가진 파동이었다.

또한, 연속적으로 흐르는 마력을 끊어버리는 힘을 가진 파동이었다.

반태수가 일으킨 마력 파동은 엄청난 속도로 퍼져 나갔다. 하지만 아무리 빨라도 수백 킬로미터의 거리를 주파해야 하니 단숨에 끝나지는 않았다.

이 파동이 힘을 잃지 않고 끝까지 퍼져 나가려면 끊임없는 힘의 공급이 필요하다.

심지어 힘의 공급은 처음보다 나중에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

파동이 퍼져나가면 퍼져나갈수록 범위가 급격히 늘어나니까.

반태수는 거기까지 계산해서 술식을 완성했다.

거대한 마법진이 사라지지 않고 끝까지 남아 마력 파동에 힘을 공급했다.

그렇게 반경 수백 킬로미터에 달하는 범위를 한바탕 뒤집어 버렸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반태수가 방금 뭘 한 건지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모를 수가 없었다. 그 마력 파동이 자신의 몸을 훑고 지나갔으니까.

순간적으로 오한이 들었다. 몸에 깃든 마력이 한 차례 흩어지는 듯한 느낌은 대단히 충격적이었다.

이걸 대체 어느 정도 범위에 뿌렸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 마법은 다른 마법에 굉장히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환상 마법을 부숴버릴 생각이구나. 그나저나 이렇게 해도 못 찾으면 어떡하지?’

데드릭 벨크리스의 걱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반가운 연락이 왔다.

"찾았다!”

위성을 이용해 지상을 스캔하는 팀으로부터 의심스러운 곳을 찾아냈다고 한다.

반태수가 데드릭 벨크리스 옆으로 다가가 손에 든 스마트폰을 힐끗 쳐다봤다.

방금 전송된 사진이 거기에 있었다.

"일곱 개나 있네요.”

사진에는 누가 봐도 강철관이라고 할 만한 거대한 은빛 관 일곱 개가 나란히 있었다.

"위치 찍혔어. 바로 갈 거지?"

"바로 가야죠.”

***

이동은 데드릭 벨크리스의 비행선으로 했다.

그리고 나중을 위해 여러 대의 비행선을 섭외해 뒀다.

일곱 개나 되는 강철관을 옮기려면 출력이 높은 비행선이 필요했다.

일단 가서 연구소를 정리하고 있으면 큰 비행선들이 도착할 것이다.

그걸로 강철관을 옮기면 된다.

이내 연구소에 도착했다.

하늘에 뜬 채 연구소를 내려다보니 거대한 강철관이 너무 두드러져서 다른 건물에는 눈이 가지도 않는다.

저 연구소에는 아직 연구소장 조차 없다고 했다.

심지어 주변에는 공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었다.

상당한 규모의 연구소를 지으려는 모양이다. 이제 완성할 수 없게 되었지만.

반태수는 영역화로 강철관을 확인해봤다.

강철관 안에 배양이 다 끝난 거대 마수가 들어 있었다.

일곱 개의 강철관 전부 마찬가지였다.

"거대 마수 일곱 마리가 있는 셈이네.”

반태수의 중얼거림을 들은 데드릭 벨크리스가 눈을 크게 떴다.

"뭐? 거대 마수가 일곱 마리가 있다고? 그럼 지금 저 강철관 안에 전부 거대 마수가 들어 있다는 거냐?”

"네. 그런 거 같네요.”

"어떤 마수인지는 모르고?”

"글쎄요. 그건 모르겠고, 여기서 고도를 좀 더 내리면 강철관 문을 열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말을 들은 데드릭 벨크리스가 헛웃음을 지었다.

"난 이제 네가 무슨 말을 해도 안 놀랄 수 있을 거 같다.”

여기서 저 강철관의 문을 열 수 있다니. 누가 그런 걸 가능할 거라 여기겠는가.

하지만 그 얘기를 반태수가 하니 그냥 수긍하게 된다.

말도 안 되는 마법으로 저 아래 연구소를 덮고 있던 환상 마법을 벗겨내지 않았나.

"그럼 비행선 좀 내리고 문 여는 걸로 하지.”

데드릭 벨크리스의 입가가 한껏 올라갔다.

"생각해보니 재밌긴 하겠네.”

만일 일곱 마리나 되는 거대 마수가 갑자기 나타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지겠는가.

비행선이 아래로 내려갔다. 이제 슬슬 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이 비행선을 발견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내려왔다.

하지만 저들은 곧 그럴 정신이 없게 될 것이다.

"그럼 엽니다.”

반태수는 예전에 저 강철관을 조작하는 마력의 파장을 확보해 뒀었다.

하지만 저 아래에 있는 건 다른 강철관이니 아마 마력의 파장도 다를 것이다.

그리고 그 파장을 확인할 수 있는 원격조종장치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고.

반태수는 일단 영역화를 이용해 원격조종장치부터 찾았다. 근처에 있는 건물의 가장 큰 방에 놓인 금고 안에 있었다.

그 안에 일곱 개의 원격조종장치가 있었는데, 각각의 파장을 읽어내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일곱 개의 파장을 동시에 일으켜 일곱 개의 강철관을 동시에 열어 버렸다.

끼기기기긱.

쿵!

일곱 개의 문이 동시에 열리는 광경은 제법 볼 만했다.

그리고 그 순간,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패닉에 빠졌다.

일곱 마리의 거대 마수가 몸을 일으켜 강철관 밖으로 나온 것이다.

"그워어어어어어!”

거대 마수의 포효가 주변을 한 차례 뒤흔들었다.

꽈과과과광!

무수한 충격파가 일어나 주변을 마구 파괴하기 시작했다.

패닉에 빠졌던 사람들이 다급히 움직여 거대 마수를 공격하고 한 쪽으로 유인하기 시작했다.

이미 공사현장이고 뭐고 다 엉망진창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모든 건물이 형편없이 망가진 건 아니었다.

건물들이 충격파 때문에 좀 부서지긴 했지만, 조금만 보수하면 그럭저럭 쓸 만했다.

그러니 거대 마수들만 여기서 다른 곳으로 유인하면 된다.

멀찍이 떨어뜨려 놓으면, 아니, 퀴무르 쪽으로 유인하면 어떻게든 토벌대가 나와 거대 마수들을 정리하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으로 연구소의 능력자들이 나섰다.

제법 능력이 뛰어난 자들이었는데, 그들은 이런 일에 익숙하기라도 한 것처럼 능숙하게 거대 마수들을 유인해서 연구소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이건 또 예상외네요.”

"그러게. 보통 놈들이 아닌데?”

데드릭 벨크리스도 저 광경에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능숙하게 일곱 마리나 되는 거대 마수를 연구소 밖으로 유인해 내다니.

"그런데 저런 건 작은 자극 한 방이면 무너져.”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거대 마수들이 있는 쪽을 향해 마구 손을 휘저었다.

퍼버버버버벙!

무수한 충격파가 거대 마수들 위로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거대 마수들이 다시 날뛰기 시작했다.

아마 이제부터는 유인도 안 먹힐 것이다.

거대 마수들이 연구소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걸 본 반태수가 데드릭 벨크리스를 보며 말했다.

"영감님, 우리도 슬슬 움직여야죠.”

"그래야지.”

일단 연구소에 있는 자료를 챙겨야 한다.

자그마치 거대 마수 배양에 관한 연구 자료다. 얼마나 대단한 가치를 가졌겠는가.

반태수는 그걸 꼭 갖고 싶었다.

그래서 먼저 움직였다. 비행선에서 훌쩍 뛰어내린 것이다.

그걸 본 데드릭 벨크리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뭘 저렇게 서둘러?”

데드릭 벨크리스는 처음보다 흥이 좀 식었다. 그는 비행선 위에 서서 거대 마수들이 활개 치는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봤다.

"이거…… 생각해보니 저것들 괜히 깨운 거 아냐?”

연구소를 정리하는 데 쓰기에는 너무 과하다. 그리고 결국 나중에는 저것들을 자신과 반태수가 함께 물리쳐야 할 것 아닌가.

"가만있자…… 흰털 폭음거인이 다섯 마리에…… 칼날거인? 저런 것도 배양이 가능한 거야? 강철 거인도 있네?”

데드릭 벨크리스의 등줄기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까 거대 마수들이 일제히 일어날 때는 별 관심을 안 둬서 못 알아봤는데, 막상 하나하나 확인하고 나니, 저걸 어떻게 처리할지 견적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 이러고 있는 와중에도 연구소는 박살이 나고 있었고,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사방으로 도망치는 중이었다.

물론 제대로 도망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거대 마수들이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으니까.

흰털 폭음거인이 충격파를 터트릴 때마다 도망치던 사람들이 펑펑 폭발했다.

칼날거인은 사방으로 칼날을 날렸다. 마치 부메랑처럼 휙휙 날아가며 걸리는 건 전부 잘라버린 칼날이 다시 휙휙 날아 칼날거인의 몸에 착 꽂혔다.

강철거인은 몸으로 주변을 뭉개고 다니다가 도망치는 자들을 보면 손을 뻗었다.

두두두두두!

손바닥에서 무수한 탄환이 쏟아져 나가 도망치는 자들을 전부 핏물로 만들어 버렸다.

그걸 보고 있으니 더 답이 안 나온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거칠게 머리를 헝클었다.

"저걸 대체 어떻게 수습하지?”

"어떻게 수습하긴요, 다 죽이면 되죠.”

"아이, 깜짝이야!”

데드릭 벨크리스는 언제 돌아왔는지 갑자기 바로 옆에서 난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버럭 소리쳤다.

반태수가 얄밉게 씨익 웃었다.

"뭐 그런 걸로 놀라고 그러십니까.”

"야! 그럼 안 놀라? 혼자 있는 줄 알았는데 옆에 바짝 붙어서 말 걸면 안 놀랄 사람이 어디 있어!”

반태수는 또 한 번 웃어주고는 거대 마수들이 날뛰는 현장을 내려다봤다.

"신기하게 강철관은 안 건드리네요.”

"그러게. 그거 참 신기하긴 하네.”

데드릭 벨크리스는 반태수의 눈치를 슬쩍 살폈다.

"그런데, 저거 정리할 수 있을까?”

"됩니다. 다 견적 내보고 저지른 거예요. 그러니 얼른 끝내고 커피나 한 잔 하죠.”

"커피! 그거 좋지.”

커피라는 한 마디에 분위기가 확 바뀌어 버렸다.

반태수는 어린애처럼 좋아하는 데드릭 벨크리스를 보며 피식 웃고는 다시 시선을 돌려 거대 마수들을 쳐다봤다.

이제 저것들을 정리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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