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화. < 소탕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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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번화가를 천천히 걸었다.
이 번화가의 중심에 위치한 건물에 비밀 연구소가 있었다.
아니, 더 정확히는 비밀 연구소의 지점 중 하나라고 해야 한다.
이 도시에 모두 일곱 군데의 지점이 있었고, 각 지점은 비밀 연구소가 할당한 연구를 한다.
일곱 지점에서 완성한 연구 결과와 자료를 비밀 연구소에서 받아 하나로 모아 큰 연구를 이어가는 방식이었다.
진짜 비밀 연구소는 도시 밖에 있고, 지점은 도시 내에 있다는 것도 좀 특이한 점이다.
추측컨대, 심한 악취나 오염, 오물이 나오지 않는 연구는 도시 내에서 진행하고, 도저히 감출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연구만 도시 밖에서 진행하는 게 아닐까?
그리고 연구 재료나 생필품 등을 조달하는 것도 도시가 훨씬 편하고.
아마 그런 비슷한 이유들 때문에 도시에 이런 지점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이리라.
아니면 여기서 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따로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런 건 이제부터 알아보면 된다.
저 평범한 건물 안에 비밀 연구소가 있다.
영역화를 통해 확인해 보니, 저 건물 안에 능력자가 20명이나 있다.
총 8층 건물인데, 1,2층은 공개된 매장이다.
무수한 사람들이 들락거린다.
3층부터는 사무실 공간인데, 반태수가 보기에 진짜 연구소는 5층부터 8층까지다.
그곳에 20명의 능력자들이 분포되어 있었다.
일반인의 수도 제법 많았는데, 연구원이나 연구보조일 가능성이 높았다.
능력자들은 연구원이나 연구보조를 철저히 감시하는 역할이고.
누군가 의심하기도 어렵게 만들어 놓았고, 침입이라도 하면 바로 알아차릴 수 있게 해 놓았다.
4층과 5층 사이, 그리고 5층부터 8층까지의 창문과 옥상에 감지 마법이 지뢰처럼 박혀 있었다.
소란이 나면 1층과 2층에 있는 일반인들이 동요할 것이다. SNS를 통해 사방으로 소식이 쏘아져 나갈 테고.
반태수는 일단 감지 마법부터 분석했다.
하나하나 따로 작동하는지, 아니면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해보니 연결되어 있었다.
모든 감지마법끼리 연결되어 있고, 감지마법을 총괄하는 시스템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어설프게 움직이다 감지마법의 범위에 스치기만 해도 모든 감지마법과 그걸 총괄하는 시스템이 움직일 것이다.
침입자의 위치, 보유한 마력량, 근육의 밀도 등을 확인하리라.
어떤 장비를 갖췄는지도 파악할 것이다.
'감지 시스템 수준이 높네.’
순식간에 적의 전력을 파악해 여길 버릴 것인지 버틸 것인지를 결정한다.
버린다고 결정하면 빠르게 몸과 자료를 빼돌리고 건물을 붕괴시킨다.
버틴다고 결정하면 일단 싸워보고 향후 피해 상황이나 싸움이 끝난 후 주변에 미칠 영향을 계산해 이후의 행동양식을 결정한다.
거기까지가 영역화를 통해 분석한 내용이었다.
요즘 영역화의 성능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이제 이 정도 분석은 일도 아니었다.
심지어 지금 저기서 무슨 연구를 하고 있는지도 알아낼 수 있었다.
저기서 하는 건, 장기의 반응 연구였다.
다양한 장기를 가져다가 각종 자극을 통해 반응을 확인하는 건데, 무언가를 찾고 있는 듯했다.
‘게다가 저 장기…….'
사람의 장기였다. 한데 그냥 사람의 장기도 아니고 속성 종족의 장기였다.
아무래도 저들이 원하는 궁극적인 것은 속성 종족의 원리 같다.
‘뭐야, 속성 종족을 추가로 만들어 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
아니면 마수를 속성 종족처럼 만들려는 것인지도 모른다.
‘궁극적으로는 생체병기가 목표인가?’
아무튼 마음에 드는 놈들은 아니다.
그나마 폐기할 장기를 함부로 버리지는 않는 모양이다. 전부 냉동 보관 중이니까.
아마 적당히 쌓이면 한꺼번에 외부로 반출시켜 처리하는 듯하다.
'도시 내에도 처리가 가능한 곳이 있으니까.’
이들의 연구소들 중에서 인적이 없는 곳에 있는 연구소가 둘이나 있으니 아마 그곳을 이용하리라.
‘아니면 도시 밖으로 내보내거나.’
어쩌면 여기에 도시 밖에 있는 진짜 비밀 연구소의 위치 정보가 있을지도 모른다.
반태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영역화를 통해 내부 정보는 완벽하게 머릿속에 담았다.
이제 어떻게 여길 공략할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
고려할 것은 세 가지다.
첫째, 저들이 외부로 신호를 보내지 못하게 차단하는 것.
둘째, 저들 중 누구도 건물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는 것.
셋째, 외부에 있는 다른 사람이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감추는 것.
반태수는 일단 두 번째 조건을 위해 마법을 펼쳤다.
굉장히 복잡한 술식을 적용한 마법진이 툭툭 떠올랐다.
마법이 발동하며 기묘한 마력이 건물에 스며들었다.
그 마력이 5층부터 8층까지 촘촘히 덮었다.
이제 5층부터 8층 사이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밖으로 나가지 못 한다.
벽을 부술 수도 없고, 문이나 창문을 열 수도 없다.
막았으니 이제 차단할 차례다.
반태수는 빠르게 다음 마법을 펼쳤다.
정확히 5층부터 8층까지만 범위를 정확히 맞춰서 전파와 전기 신호를 차단했다.
이제 마지막 조건을 맞출 차례다.
이건 더 쉽다.
세 번째 마법이 발동했다.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이었다. 이것 역시 정확히 연구소에 범위를 맞춰서 적용되었다.
다음에는 이 셋을 하나로 묶어서 동시에 발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반태수는 두뇌 하나를 할당해 세 가지 마법을 하나의 술식으로 묶는 작업을 시작했다.
아마 이곳이 정리될 때쯤이면 완성되리라.
반태수는 계단을 타고 5층까지 올라갔다.
당연히 계단에서 5층으로 들어가는 문도 마법적 결계로 갇혀 있었다. 결계를 해제하지 않으면 문 손잡이도 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반태수는 예외다. 결계의 주인이니까.
반태수는 문을 슥 밀고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공간이 나오고 문이 하나 더 있었다.
그 문을 밀고 들어가니 비로소 복도가 나타났다.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전기까지 차단했기에 전등이 전부 꺼졌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둡지는 않았다.
창문에서 충분한 양의 빛이 들어왔다.
전기가 끊어졌으니 뭔가 일이 생겼다는 걸 알 텐데, 아무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5층에는 다섯 개의 방이 있었는데, 각 방에 능력자 한 명과 일반인 세 명이 있었다.
아마 무슨 일이 터졌는지 알아보는 중인 듯하다.
한데 통신도 차단되어 있으니 알 방법이 있을 리 없다.
그러니 조만간 문을 열고 나오지 않을까?
반태수는 그런 생각을 하며 복도를 걸었다.
일단 외부와 완벽히 차단한 이상, 이번 일은 성공한 거나 다름없었다.
이곳에 있는 능력자들이 그렇게까지 대단한 실력을 가지지도 않았고, 뛰어난 장비를 갖춘 것도 아니다.
유일하게 변수가 될 수 있는 것이, 건물을 자폭시키는 장치인데, 그것 역시 지금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마력으로 작동하는 마도구인데, 반태수가 자신의 마력을 심어 기능을 잠시 막아뒀다.
굳이 서두를 필요가 없었다. 일을 확실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훨씬 중요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특별히 실수하지만 않으면 이번 일은 별 어려움 없이 끝나리라.
반태수가 첫 번째 방에 도착했을 때, 다섯 방의 문이 동시에 열리고 안에서 누군가가 튀어나왔다.
그들은 이곳에 반태수가 있다는 걸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동료들이 나온 것만 확인하고는 서로 떠들어대기 바빴다.
"너도 전화 안 돼?”
"인터넷도 안 되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야.”
"무슨 일 터진 거 아냐? 전기도 나가고.”
"다른 연구소에 연락해 봐야 하는 거 아냐?”
"그러고 싶어도 어떻게 연락을 해? 누가 나가봐야지.”
"내가 다녀올게!”
그렇게 말하고 비상문으로 몇 발 달리던 사내의 눈이 커다래졌다.
반태수를 발견한 것이다.
"어? 누구……!”
사내는 누구냐고 물으려던 말을 중간에 끊어야 했다. 반태수가 슥 다가가 목 아래를 손가락으로 쿡 찔렀으니까.
점혈에 당한 사내는 말도 못하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반태수는 발과 다리에 마법을 걸었다.
쉬아악!
바람이 일어나며 반태수를 살짝 띄웠다. 그리고 전광석화처럼 복도에 선 사람들 사이를 오갔다.
능력자가 다섯 명이나 있었는데, 반태수의 움직임을 제대로 확인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일반인은 말할 것도 없고.
반태수는 그들을 방 하나에 몰아서 넣었다.
이런 식으로 각 층을 클리어 하면 될 듯했다.
전부 점혈을 걸어서 사로잡고, 결계를 계속 유지해 아무도 들어올 수 없게 한 다음, 다음 지점으로 이동하면 된다.
그렇게 전 지점을 확보한 다음, 차근차근 정보를 모아 진짜 비밀 연구소를 찾으면 끝이다.
반태수는 다음 층으로 향했다.
***
다섯 개의 연구소를 모두 클리어 하는데, 채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다.
그 대부분이 이동에 걸린 시간이었다.
연구소를 클리어 하고 나서 왜곡을 걸어 모습을 감춘 다음 날아서 이동했기에 이동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다.
그렇게 다섯 연구소를 모두 확보한 다음, 다시 되짚어 돌아가면서 꼼꼼히 자료를 확인했다.
이들이 그동안 쌓았던 연구 데이터도 싹 쓸어 담았다.
생체연구에 대한 데이터가 제법 많아서 나중에 반태수가 연구할 때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당장 모든 것을 확인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그저 모으기만 해도 된다.
싹 모은 다음, 사로잡은 자들을 심문해서 더 많은 정보를 모아야 한다.
반태수는 일단 그렇게 자료만 싹 챙긴 다음, 데드릭 벨크리스가 맡은 연구소로 향했다.
먼저 치라고 한 곳에 갔더니 시킨 대로 컨테이너 박스 한 곳에 포로를 싹 몰아넣고 자신이 준 메달을 붙인 걸 볼 수 있었다.
반태수는 굳이 메달을 회수하지 않고 나머지 컨테이너 박스들을 확인했다.
"하여튼 진짜 미친놈들이야.”
유리관에 어둠 속성 종족을 분해해 놓은 걸 보니 인상을 안 쓸 수가 없었다.
아무튼 여기서도 모든 자료를 싹 챙겼다.
이제 마지막 연구소를 확인할 차례다.
아마 거기도 클리어 했으면 데드릭 벨크리스는 도시 입구로 가 있을 것이다.
반태수는 왜곡을 걸고 훌쩍 날아올랐다.
그리고 마지막 연구소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
"으아아! 이 버러지 같은 것들!”
데드릭 벨크리스는 다시 한 번 등의 추진기를 작동시켜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빠지지지직!
그러면서 사방으로 전격을 내뿜었다.
꽈과과광!
각각 방패를 든 세 명의 사내가 그 돌진을 막아냈다.
방패를 이리저리 비틀어 데드릭 벨크리스가 돌진해서 만들어낸 충격을 흘리고 흡수했다.
방패 자체도 충격을 흡수해 방출하는 듀마이어 방패였다.
전격까지 흡수해서 근처로 방출해 버리니 방패를 든 사내들이 받은 충격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저 체력이 갈려 나갈 뿐이었다.
그들은 끈질기게 데드릭 벨크리스의 공격을 막아냈다. 어떻게든 버티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 사이 다른 동료들이 도망치길 바랐는데, 거기까지는 무리였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상황 판단이 빨랐다.
처음 싸움을 시작하자마자 이대로라면 놓치는 놈이 반드시 생길 거라고 판단, 일단 사방을 쏘다니면서 죽이는 데에 집중했다.
연구원이고 능력자고 닥치는 대로 죽였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까지 남은 것이 지금 저 세 사람이었다.
별 수를 다 써봤다.
팔뚝 그물도 써봤고, 가지고 온 다양한 유물을 다 써먹었다.
그런데도 저 방패를 뚫을 수가 없었다.
“듀마이어 방패인지 뭔지가 저렇게 대단했나?”
그럴 리 없다.
듀마이어 방패는 뛰어난 마도구이긴 하지만, 공략법이 뚜렷했다.
방패가 흡수할 수 있는 충격의 한계를 넘어서는 공격을 하면 된다.
출력이 넘어서면 방패가 흡수하지 못한 충격이 고스란히 뒤로 전달된다.
게다가 그런 공격이 계속되면 결국은 방패가 부서질 수밖에 없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자신이 낼 수 있는 출력이 저 방패가 흡수할 수 있는 용량보다 월등히 뛰어나다고 자신했다.
한데 아무리 두드려도 저 세 개의 방패를 뚫을 수가 없었다.
방패를 쓰는 놈들의 센스도 좋긴 하다. 저들이 아니라 다른 놈들이었다면 파탄이 나도 벌써 났으리라.
데드릭 벨크리스의 등에서 몇 개의 조각이 뚝뚝 떨어져 나갔다.
그리고 그 조각들이 사방으로 쏘아져 나가더니 크게 선회해서 방패를 든 사내들에게 빛살처럼 쏘아져 나갔다.
사내들이 몸을 웅크리며 그것을 막으려는 순간, 데드릭 벨크리스가 다시 한 번 쏘아져 나갔다.
꽈아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데드릭 벨크리스가 방패에 튕겨 나갔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사내들은 쏘아져 날아온 조각들을 막아내면서 위치를 이동해 데드릭 벨크리스의 공격도 빗겨냈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 타이밍에 방패를 움직여 만들어낸 방어였다.
"아오! 진짜!”
데드릭 벨크리스가 또 분통 터지는 외침을 쏟아냈다.
그때 그의 옆으로 누군가가 뚝 떨어져 내렸다.
"영감님, 아직도 못 끝낸 거예요?”
반태수였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반태수를 보자마자 크게 웃었다.
"으하하하! 드디어 왔구나!”
"아니, 저 다섯 개 처리하는 동안 영감님은 두 개도 못 처리하시면 어쩝니까.”
데드릭 벨크리스는 반태수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손가락을 뻗어 방패를 든 사내들을 가리켰다.
"야, 저것들 좀 혼내줘라. 내가 이러다 아주 혈압이 올라서 쓰러질 지경이다.”
반태수는 사내들을 보고는 눈에 이채를 띠었다.
"어? 듀마이어 방패네?”
"저거 네가 만든 거 맞지? 진짜 더럽게 잘 만들었더라. 뚫을 수가 없어. 젠장."
“예? 못 뚫는다고요? 영감님이 듀마이어 방패를요? 에이, 그럴 리가.”
"못 뚫었다니까?”
반태수는 혹시나 해서 영역화로 다시 한 번 방패를 확인했다.
자신이 설계해서 판매하는 그 듀마이어 방패가 맞았다.
개조한 흔적도 없고, 성능도 똑같았다.
"영감님이 못 뚫을 리가 없는데?”
"네가 해보라니까?”
"그러죠 뭐.”
반태수는 충격파를 준비했다.
"일단…… 100발 갑니다.”
꽈과과과과과과광 !
백 번의 충격파가 세 개의 방패를 가격했다.
사실 훨씬 더 간단하게 끝낼 수도 있지만, 데드릭 벨크리스가 방패를 뚫지 못했다고 해서 호기심에 테스트 해봤다.
결과를 확인한 반태수가 눈을 빛냈다.
진짜로 백 회의 충격파를 막아냈다. 원래라면 30회 정도에서 방패의 한계를 넘어설 텐데 말이다.
"신기한 능력자네요.”
반태수의 말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를 바라봤다.
"방패가 아니라 그걸 든 놈의 능력이라고?”
"순간적으로 방패의 한계가 확 올라갔어요.”
방패를 든 사내들이 마력을 주입한 순간, 방패의 한계가 확 올라갔다.
굉장히 특이한 속성을 가진 능력자들이었다.
"연구 가치가 있네요.”
반태수는 그렇게 말하고는 마력의 실을 뽑아내 마법진을 완성했다.
"영감님.”
"왜?”
"정면으로 안 될 때는 좀 돌아가면 돼요.”
그 순간 마법이 펼쳐졌다.
세 사내의 뒤에 나타난 마력 덩어리가 그대로 스며들며 점혈을 걸었다.
그걸 본 데드릭 벨크리스가 헛웃음을 지었다.
"기대하긴 했는데, 진짜 허무하네.”
"영감님이랑 상성이 안 맞아서 그래요. 이제부터 보완하면 되죠, 뭐. 안 그래요?”
데드릭 벨크리스가 은근히 기대하는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그래서 보완하는 거 도와줄 테냐?”
반태수가 씨익 웃었다.
"영감님 하는 거 봐서요.”
"난 잘 한다니까? 이번에도 말 잘 들었잖냐. 맞지?”
"뭐…… 그렇긴 하죠.”
반태수는 대충 대꾸해주며 그곳의 자료를 싹 수거하고 점혈에 당한 포로들을 한 쪽으로 치웠다.
이제부터 심문의 시간이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반태수가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내내 쫓아다니며 자신이 얼마나 잘 하고 있는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