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화. < 다른 종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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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포로들은 전부 호숫가로 데려갔다.
점혈로 몸을 마비시켰기에 도망칠 염려는 없었다.
기존 포로들과는 제법 거리를 뒀기에 작당모의할 염려도 없었고.
하긴, 붙어있다고 해서 저들이 말을 섞을 것 같지도 않긴 하지만.
어둠 속성 종족들은 잡힌 후,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점혈을 쓰긴 했지만 목소리를 막은 건 아니었기에 얼마든지 말을 할 수 있음에도 다들 입을 꾹 다문 채 반태수를 노려보기만 했다.
하지만 그들은 반태수가 자신들과는 격이 다른 존재라는 걸 이미 마음 깊숙한 곳에 받아들였기에 저항할 생각은 없었다.
그저 이렇게 눈빛으로 약간의 반항심을 내보이는 것이 전부일 뿐.
반태수는 그들을 호숫가에 방치하다시피 내려놓고는 데드릭 벨크리스를 쳐다봤다.
"이제 밥 먹으러 갈 건데, 영감님은 어쩌실 겁니까?”
"어쩌긴 뭘 어째? 뭐야, 설마 너 나만 여기 두고 갈 생각이었냐?”
반태수가 어둠 속성 종족들을 힐끗 보고서 다시 데드릭 벨크리스를 쳐다봤다.
"왠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괜찮습니까?”
"끄응. 됐다. 밥이 더 중요하지. 그런데 쟤들은 밥 안 먹이냐?”
"저쪽 포로들은 아까 영감님 비행선에 가서 얘기해 뒀습니다. 알아서 먹일 거예요. 간단하게.”
데드릭 벨크리스가 인상을 썼다.
"내 비행선을 왜 네 맘대로 써?”
반태수는 대꾸도 하지 않고 어둠 속성 종족을 쳐다봤다.
"그리고 이쪽은…… 뭘 먹는지 몰라서요. 뭐, 어차피 이렇게 안 잡혔어도 오늘은 밥 먹기 어려운 상황이잖습니까. 미리 먹고 오지 않았을까요?”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걸 확인하듯 어둠 속성 종족을 바라봤다.
그 중 한 명이 눈을 깜빡이더니 입을 열었다.
"밥은 필요 없습니다.”
반태수가 데드릭 벨크리스를 보며 어깨를 으쓱 했다.
"그렇다네요."
사실 반태수가 굳이 어둠 속성 종족의 밥을 안 챙겨준 것은 그들의 몸을 분석했기 때문이다.
저들은 세포 단위에서 어둠의 마력을 받아들여 에너지로 삼을 수 있었다.
즉, 긴 기간이 아니라면 굳이 밥을 먹지 않아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아마 빛 속성 종족은 빛의 마력을, 물 속성 종족은 물의 마력을 이용해 같은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기하단 말이야.”
반태수가 그렇게 중얼거리며 그곳에서 멀어졌다.
그리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따라오자 함께 훌쩍 날아올랐다.
***
놀랍게도 케트라 브리저는 밥을 안 먹고 반태수를 기다리고 있었다.
비행선 바로 앞에서.
승무원들은 어차피 정해진 시간이 되면 알아서 밥을 먹는다.
반태수가 무슨 일로 언제 올지 모르기에 미리 정해둔 규칙이었다.
승무원들이 케트라 브리저에게 함께 식사를 하자고 권했지만 그녀가 거절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반태수와 데드릭 벨크리스가 함께하는 늦은 저녁 식사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렇게 함께 식사를 하게 된 덕분에 방금 있었던 기습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어둠 속성 종족이라고요?”
케트라 브리저의 눈이 커다래졌다. 정말로 놀란 눈치였다.
"그들이 왜 아리크를?”
그녀의 표정과 눈빛이 혼란스러워졌다.
반태수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들이 아리크와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아뇨. 그건 아닌데……."
하지만 그들이 그럴 수 없다고 믿었던 모양이다.
"그럼 당신이랑 무슨 관계가 있는 겁니까?”
케트라 브리저의 표정이 복잡해졌다.
"글쎄요. 이걸 뭐라고 딱부러지게 말씀드리기가 어렵네요. 냉정히 말하면…… 그들과 저 사이에 뭔가가 있는 건 아니죠. 맞아요. 남이에요."
아무래도 이건 그녀의 어머니와 관계된 문제인 듯했다. 아니면 어머니가 속한 빛 속성 종족과 관계되었거나.
그렇게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식사는 계속 이어졌다.
케트라 브리저와 함께 밥을 먹으면 평소보다 더 많이 먹게 된다.
그건 반태수뿐 아니라 데드릭 벨크리스도 마찬가지였다.
"으음. 좀 과식한 거 같은데?”
그동안은 과식할 일이 없었다. 딱 정해진 양만큼만 먹고 손을 뗐으니까.
나이를 먹었으니 먹는 것도 조절해서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것이 데드릭 벨크리스의 지론이었다.
한데 오늘 정해진 선을 넘은 건 물론이고 한계라고 설정했던 양까지 넘겨 버렸다.
적당히 먹다가 갑자기 과식을, 그것도 늦은 시간에 해서 그런지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했다.
마력을 이용해서 소화를 촉진시켰는데도 그랬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케트라 브리저를 바라봤다.
두 번째 테이블을 반쯤 먹어치우고도 여전히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기가 막혔다.
한데 정말 대단한 건, 이렇게 먹는 걸 보고 있으니 또 식욕이 돈다는 점이었다.
"하, 이거 미치겠네.”
데드릭 벨크리스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밥 다 먹으면 불러라. 커피 나만 빼고 마실 거 아니지?”
반태수가 빙긋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미리 한 잔 가져가시든가요.”
"아냐. 같이 먹어야 맛있지.”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비행선 안으로 휙 들어가 버렸다.
여기 더 있다간 또 음식을 먹게 될 것 같아서 불안한 모양이다.
반태수는 다시 시선을 돌려 케트라 브리저를 쳐다봤다.
잠시 뜸을 들이다가 반태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도시 밖에서 사는 사람들, 그러니까 다른 종족에 대해 아는 게 있습니까?”
케트라 브리저는 잠시 고민하다가 반태수의 눈치를 슬쩍 살피고는 손을 들어 엄지와 검지를 닿을락 말락하게 붙였다.
"쬐, 쬐금?”
"어머니가 빛 속성 종족이었습니까?”
케트라 브리저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어떻게 알았느냐는 듯한 표정이었다.
“예쁘잖아요."
케트라 브리저의 얼굴이 갑자기 확 붉어졌다.
"빛 속성 종족이 외모가 최고라고 들었는데, 아닌가요?”
"어…… 마, 맞아요.”
이번에 사로잡은 어둠 속성 종족들의 외모도 상당했다.
하지만 누구도 케트라 브리저와 비교하면 한참 아래였다.
그녀의 외모는 그만큼 독보적이었다.
"아무튼 이제 곧 심문을 진행할 건데, 같이 가시겠습니까?”
케트라 브리저가 순간 멈칫했다. 그리고 심각한 표정으로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부탁드려요.”
어느새 테이블에 차린 음식이 모두 사라졌다.
그러자 어떻게 알았는지 귀신같은 타이밍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다시 나왔다.
"다 먹었냐? 이제 커피 마셔야지?”
"와서 드시면 됩니다.”
이미 테이블에 커피와 쿠키를 세팅해뒀다. 나와서 편안히 먹으라고.
데드릭 벨크리스는 히죽히죽 웃으며 자리에 앉아 커피와 쿠키를 음미했다.
"영감님은 어쩌실 겁니까?”
“뭘?"
"어둠 속성 종족 심문이요. 그놈들 뒤에 누가 있는지, 또 이번 일을 누가 지시한 건지, 전후사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봐야죠.”
같이 갈 거냐는 의미를 담아 데드릭 벨크리스를 쳐다봤다.
그는 잠시 반태수를 똑바로 바라보다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같이 가지. 단, 난 구경만 할 거야.”
"그러세요.”
그 뒤로 커피와 쿠키를 다 먹을 때까지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다.
침묵에 잠긴 채, 시간이 지나갔다.
***
한밤중의 호수는 굉장히 운치 있었다.
밤하늘의 별빛이 호수에 고스란히 내려앉아 마치 바닥에 우주를 옮겨 놓은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케트라 브리저는 넋을 놓고 그 광경을 바라봤다.
밤의 호수가 아름다울 거라고는 예상했다. 한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렇게 선명하게 별이 비추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들은 반태수의 비행선을 타고 왔다.
비행선이 착륙하자, 다들 내려서 한동안 밤의 호수를 감상했다.
케트라 브리저는 한창 호수를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 옆을 확인했다.
반태수가 가만히 서서 호수를 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렸다. 반태수의 외모는 상당한 편이었다.
원래의 얼굴을 변형시켜 외모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굉장히 잘생겼다.
아무튼 한참동안이나 반태수의 옆모습을 바라보던 케트라 브리저가 고개를 휙휙 젓더니 다시 호수를 바라봤다.
하지만 처음 봤을 때처럼 순수하게 감상할 수가 없었다.
"슬슬 가죠.”
반태수의 말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데드릭 벨크리스가 그걸 보고는 한숨을 푹 내쉬곤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그들은 어둠 속성 종족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
어둠 속성 종족은 마비된 몸을 풀어 보려고 처음 포로로 잡힌 순간부터 지금까지 갖은 노력을 다했다.
어쨌든 마력을 이용해 몸을 마비시켰으니 그걸 풀 때도 마력을 이용하면 된다고 추측했다.
그들은 마력 다루는 일을 그 누구보다 잘한다는 자부심으로 꽉 찬 종족이었다.
더구나 밤에는 그 능력이 몇 배로 올라간다.
당연히 해낼 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한데 아무리 애써도 마비된 몸을 풀 수가 없었다.
마력을 이용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평소보다 움직이기가 굉장히 어렵긴 해도 마력 자체를 컨트롤 하는 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한데 아무리 마력을 움직이고 별 짓을 다 해도 몸의 마비를 풀 수가 없었다.
마비만 풀면 얼마든지 여기서 도망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아리크로 찾아가 목표를 달성하고 몸을 뺄 자신이 있었다.
그 괴물 같은 마법사만 만나지 않으면.
"아......."
누군가 기운 빠지는 탄식을 흘렸다.
저 멀리 그 괴물 마법사가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괴물 마법사 옆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있었다. 또한 케트라 브리저도.
이내 그들이 어둠 속성 종족 앞에 섰다.
몸을 움직일 수 없었기에 그들이 움직일 수 있는 건 눈과 입뿐이었다.
그들은 다가오는 세 사람을 노려봤다.
특히 케트라 브리저에게 더 많은 시선이 모였다.
반태수는 그걸 정확히 파악했다.
"아는 사람들입니까?”
케트라 브리저는 곤란한 표정만 짓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
표정만 봐도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건 바로 알 수 있었다.
케트라 브리저는 어둠 속성 종족들 중 한 명에게 다가갔다. 중간쯤 있었는데, 이 중에서 그가 가장 어두웠다.
"왜 그러셨어요?”
케트라 브리저의 질문에 어두운 사내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그래야 했으니까.”
"뭘 하려고 한 건데요? 설마 우리 도시를 부수려고요?”
"사람을 해칠 생각은 없었다.”
"아리크가 저한테 어떤 의미인지 알잖아요. 그런데도 그럴 생각이 드셨어요?”
"그래서 그런 거다. 거기에 우리 자리는 없을 테니까.”
케트라 브리저의 눈이 커졌다.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제가 왜 아저씨네를 빼겠어요!”
"우리만 빠진 게 아닐 텐데? 화염 쪽도 빠지지 않았나?”
그가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우린 혐오스럽고, 화염 쪽은 위험하니까.”
케트라 브리저가 눈에 힘을 꽉 주고 사내를 노려봤다.
"그런 결정한 적 없어요.”
"네가 결정하지 않으면 그대로 되는 건가? 너 혼자서 뭐든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다고 자신해?”
"네. 자신 있어요. 아리크의 지분은 제가 100% 다 갖고 있으니까요.”
사내가 피식 웃었다.
"아직 멀었군. 이미 네 휘하에 있는 자들이 계획을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걸 반대할 명분도 맞추는 중이고. 이미 빛과 물만 들이기로 결론이 난 상태다. 그걸 너만 모르고 있는 거지.”
케트라 브리저의 눈이 커다래졌다.
"말도 안 돼.”
옆에서 가만히 듣고만 있던 반태수가 그제야 나섰다.
"아리크에 도시 밖에서 사는 종족들을 들이려고 한 겁니까?”
"그저…… 그들만의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구획을 잘 정리하면 일반 시민들과의 접촉을 최소화 하면서 다른 종족들을 포용할 수 있다.
"허황된 꿈이다.”
어둠 속성 종족 사내가 냉소적인 말투로 끼어들었다.
"그런지 아닌지는 일단 해보기 전에는 모르지.”
반태수는 그렇게 말하고 사내 앞으로 한 발 다가갔다.
"너희한테 그런 헛소리를 전달한 사람이 누구지?”
호만 브리저가 직접 말했을 리 없다. 그와 연결된 누군가가 어둠 속성 종족을 들쑤셔서 그들이 움직이게 만들었을 것이다.
당연히 거기에는 대가가 있었을 테고.
"그리고 뭘 받기로 한 거지?”
사내는 입을 다물었다. 하지만 침묵은 오래 가지 않았다.
"메나스 휘슬러. 자기 정체를 안 들킨 줄 알지만, 우리가 미행해서 밝혀냈다. 그에게 받기로 한 건 스태플레톤의 거점이다."
"스태플레톤? 그 무법도시?”
스태플래톤은 예전 유적 때문에 한 번 방문했던 무법도시다.
"맞다. 거기까지 안전하게 우리 모두를 이송해주고 도시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어둠 속성 종족만?”
"일단은 그렇다.”
하지만 결국은 모든 종족이 비슷한 선택을 할 것이다.
그만큼 매력적인 조건이니까.
스태플래톤은 무법도시, 그 안에서 가장 중요한 건 힘이었다.
그리고 속성 종족들은 그 힘을 갖췄다.
아마 거기 갈 수만 있다면 도시를 장악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으리라.
갈수만 있다면.
"그놈이 약속을 지킬 것 같나?”
얼른 대답하지 못했다. 아마 못 믿는 모양이다.
"지키게 만들 것이다.”
반태수는 피식 웃었다. 지금 누가 허황된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너희는 실패했으니 그놈이 약속을 지키든 말든 상관없겠네.”
반태수는 거기까지 말하고 고개를 돌려 데드릭 벨크리스를 쳐다봤다.
그리고 뭔가를 말하려다가 말았다.
스태플래톤과 메나스 휘슬러라는 자의 관계에 대한 조사를 부탁하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조사는 데드릭 벨크리스와 어울리지 않는다.
아마 역효과만 날 것이다.
이런 건 살라자 샤마쉬를 써야 하는데, 그에게 일이 많이 올린 것 같아서 살짝 미안했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지금 당장 대안이 그밖에 없는데.
반태수는 살라자 샤마쉬에게 열심히 지금 상황을 정리해서 보냈다. 말미에 스태플래톤과 메나스 휘슬러에 대한 조사를 부탁했다.
이제 이 건은 잘 해결될 것이다.
"야, 지금 나한테 뭔가 말하려고 한 거 아니었어?”
영감탱이 눈치도 빠르다. 하긴 좀 티가 많이 나긴 했지.
아마 대충 넘기면 단단히 삐질 것이다. 그래서 얼른 둘러댔다.
"공격이 이걸로 끝일 것 같지가 않아서요. 그 메나스 휘슬러인지 하는 놈이 실패에 대한 대비도 하지 않았을 리가 없잖습니까.”
"그러니까 나보고 가서 그놈이 오는지 지키고 있으라고?”
"만일의 사태에서 도시를 보호할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영감님밖에 없잖습니까.”
"크하하하! 네가 알긴 잘 아는구나. 그렇지, 그 정도 능력을 가진 건 나뿐이지. 그런데 내가 도시에 가도 되나? 싸움이 벌어지면 눈에 띌 텐데?”
"밤이라서 괜찮을 겁니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히죽 웃으며 반태수와 케트라 브리저를 번갈아 바라봤다.
"그럼 내가 경계 잘 서고 있을 테니까, 둘이 좋은 시간 가지면 되겠네.”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분위기를 뭉개 놓고 하늘로 훌쩍 올라갔다.
꽈앙!
올라간 순간 굉음이 울렸다.
그리고 두 번째 굉음과 함께 데드릭 벨크리스가 아리크 쪽으로 로켓처럼 쏘아졌다.
꽈앙!
반태수는 그걸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너무 시끄러운데?”
나직이 중얼거리다가 따가운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렸더니 얼굴이 홍시처럼 빨개진 케트라 브리저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반태수가 뒷머리를 긁적였다.
이걸 어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