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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177화 (173/351)

177화.  < 업그레이드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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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는 기대감 어린 눈으로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둘러봤다.

"으으으음!"

사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커피를 한 모금 마신 뒤 마치 석상이라도 된 듯 제자리에 서서 꼼짝도 못하고 있었다.

"하아아아.”

이내 제일 먼저 정신을 차린 승무원이 숨을 길게 내쉬며 여운에 잠겼다.

그리고 다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똑같이 신음하고 석상이 되었다가 숨을 내쉬면서 여운에 잠겼다.

다들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중이었다.

아무래도 오늘 커피는 좀 오래 마셔야 할 모양이다.

반태수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케트라 브리저였다.

그녀는 첫 번째 한 모금의 여운에서 아직도 못 벗어나고 있었다.

용케 기절은 안 한 모양이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고개를 휙 돌려 반태수를 바라봤다.

"대체…… 커피에 무슨 짓을 하신 거예요? 설마 마약이나 환각제를 넣은 건 아니죠?”

반태수가 빙긋 웃으며 되물었다.

"어떤 거 같아요? 마약이나 환각제가 들어간 커피 같아요?”

케트라 브리저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저었다.

만일 마약이나 환각제가 들어갔다면 냄새만 맡아도 바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진짜 순수한 커피였다.

그래서 더 놀라웠다.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커피를 만들었기에 이런 맛과 향이 난단 말인가.

이 커피는 입과 목으로 마시는 커피가 아니었다. 온몸으로 마시는 커피였다.

아직도 온몸의 세포가 활짝 깨어나 아우성치고 있었다.

"이 커피를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한테 내 감상을 얘기하면 아마 다 미쳤다고 할 거예요.”

아마 커피와 쿠키를 같이 먹고 기절한 경험이 없었다면, 이 커피 한 모금에 기절했을 것이다. 이건 확신할 수 있다.

케트라 브리저는 온갖 감정이 담긴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앞으로도 이 커피를 제가 계속 마실 수 있을까요?”

반태수는 그녀의 눈빛과 어조에 담긴 감정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함부로 대답할 수 없었다.

"이 도시에 머무는 동안은 그렇겠죠?”

반태수의 대답에 케트라 브리저가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한동안 침묵이 내려앉았다.

두 사람을 멀찍이서 지켜보던 승무원들이 조심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테이블을 치우고 주변을 정리했다.

다들 일을 하면서 계속 반태수와 케트라 브리저를 힐끗 힐끗 살폈다.

그들의 눈빛에 짙은 호기심이 어려 있었다.

"그나저나 이제 뭐 하실 거예요?”

케트라 브리저가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서 화제를 바꿔 질문했다.

안 그래도 오늘은 공사를 아예 쉬기로 해서 할 일도 별로 없었다.

아니, 굳이 찾아서 하고자 하면 얼마든지 일이 있지만, 오늘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무리 커피 덕분에 기분이 나아졌다고 해도 이렇게 순식간에 멀쩡해질 수는 없었으니까.

"글쎄요. 별로 생각해둔 건 없는데.”

마수 토벌도 오늘은 굳이 할 필요가 없었다. 오전에 할 만큼 충분히 했다.

이런 페이스로 가면 며칠 안에 마수 정리는 싹 끝날 것이다.

그러니 굳이 더 열심히 할 필요도 없었다.

사실 반태수는 그런 것보다 어떻게 하면 이 도시를 노리는 놈들이 움직일지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아무튼 그것에 대한 것도 당장 뭐가 나올 건 아닌지라 계속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이 근처에는 구경할 만한 거 없습니까?”

반태수의 물음에 케트라 브리저가 대번에 반응했다.

갑자기 눈이 반짝반짝 빛나더니 흥분해서 입을 열었다.

"저쪽 숲으로 쭉 들어가면 커다란 호수가 하나 있는데, 경치가 제법 괜찮아요. 호수에 마수도 없는 것 같더라고요."

"마수가 없는 호수가 있다고요? 그것도 숲 한가운데에?”

저 숲에서 사는 마수만 해도 어마어마할 것 같은데, 그 숲 한가운데 위치한 호수에 마수가 없다고?

그게 말이 되나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또 말이 안 될 것도 없을 것 같았다.

"진짜 없어요. 처음 여기 자리 보러 왔을 때, 그 호수에서 수영도 했어요.”

"수영을 했다고요? 숲 한가운데 있는 호수에서?"

케트라 브리저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때는 같이 온 인원도 굉장히 많았거든요. 준비도 아주 철저히 했고.”

그때까지만 해도 케트라 브리저에 대한 가문의 지원이 상당했었다는 뜻이다.

부지 선정 이후, 도시 건설을 시작하면서 지원이 싹 빠진 거고.

반태수는 호수에서의 상황 자체를 믿지 않았다.

"호수에는 어떻게 갔습니까?”

"당연히 비행선 타고 갔죠. 제가 타던 비행선 기억나시죠?”

어설픈 비행선이긴 하지만 저 숲 속에 있는 호수 정도는 얼마든지 갈 수 있을 것이다.

케트라 브리저는 당시의 일이 떠오른 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좋았어요. 밤에 더 예쁠 것 같긴 했는데, 솔직히 밤에 있기에는 너무 무섭더라고요. 호숫가인데 백사장까지 있어요. 모래도 정말 곱고. 밟는 느낌이 어찌나 좋던지……."

진짜 한 번 가보고 푹 빠졌나보다.

"그럼 오늘 거기 가볼까요?”

반태수의 말에 케트라 브리저의 눈이 화등잔만해졌다.

"정말요? 정말 그 호수에 가실 거예요?”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려울 거 없죠. 비행선도 있는데.”

"잠시만요. 얼른 준비할게요!”

케트라 브리저가 다급히 달려갔다.

반태수는 그 모습을 보고 피식 웃었다. 하지만 웃음기는 금세 사라졌다,

‘마수가 없어서 수영이 가능한 호수가 있을 리가.’

반태수의 표정이 차가워졌다.

***

비행선이 거대한 숲 위를 가로지르며 날았다.

승무원과 조종사들은 오랜만에 좋은 경치를 볼 수 있다며 다들 좋아했다.

사실 살라자 샤마쉬와 함께 할 때는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반태수로 주인이 바뀐 이후로는 여행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반태수는 대부분 실용적인 목적으로 비행선을 이용했다.

이렇게 여행만을 목적으로 움직이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숲은 상상 이상으로 거대했다.

중간쯤 오니 사방으로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좀 더 들어가니 거대한 호수가 보였다.

숲 한가운데 있는 호수를 하늘에서 보니 그 자체로도 굉장히 멋있었다.

반태수는 케트라 브리저와 함께 비행선 지붕에 서서 그 광경을 내려다봤다.

"어때요? 굉장하죠?”

"훌륭하네요.”

반태수는 문득 동굴폭포가 떠올랐다. 그리고 아직 가보지 않은 세계수라거나 벼락숲도 떠올랐다.

‘이번 일 끝나면 시간을 좀 내서 둘 중 한 곳에는 다녀와야겠어.’

그런 생각을 하며 구경하다보니 어느새 호수 상공에 도착했다.

정말 눈이 부실 정도로 새하얀 백사장이 호수를 감싸고 있었다.

새파란 호수와 새하얀 백사장이 어우러져 마치 사람의 눈 같았다.

비행선이 백사장을 살짝 벗어난 곳에 내려섰다.

다들 비행선에서 내려 주위 경관을 둘러보며 감탄을 했다.

경치가 정말 끝내줬다.

호수 때문에 하늘이 뻥 뚫려서 밤에 보면 더 끝내줄 것 같았다.

저 넓은 호수에 별이 비치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가끔 기분전환 삼아 오면 좋겠네요. 저 호수에 정말로 마수가 없다면 휴양지로는 끝내주겠는데요?”

반태수의 말에 케트라 브리저가 환하게 웃었다.

"정말 없다니까요? 그때 탐지까지 했어요. 평범한 물고기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탐지까지 했단 말이죠?”

"네! 그러니 안심하고 즐기세요. 오늘 날도 더운데 여기서 수영이나 실컷 하고 가요.”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가죠. 밤에 모닥불도 좀 피우고, 고기도 구워 먹고.”

케트라 브리저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정말요? 그래도 돼요?”

예전에 왔을 때는 안전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했다.

밤에 숲의 마수가 공격이라도 하면 대응하기가 만만치 않았으니까.

"됩니다. 안전은 내가 책임지죠. 뭐…… 여기까지 올 만한 마수가 근처에는 없는 것 같지만.”

이미 영역화로 주변 상황을 면밀히 체크했다.

늑대 마수 몇 마리 말고는 별달리 위험한 마수나 짐승은 없었다.

그리고 미리 마법으로 조치를 해두면 혹시라도 달려드는 마수를 막을 수 있다.

"저, 수영복 입고 올게요!”

케트라 브리저가 비행선으로 뛰어 들어갔다.

반태수는 그걸 보며 피식 웃었다.

그리고 호수를 보며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저 호수에 진짜로 마수가 없는지 확인할 차례다.

***

다들 편안한 복장으로 호숫가에서 놀았다.

커다란 천막을 치고, 그 앞에 썬베드를 쭉 깔았다.

그리고 썬베드와 천막 사이에 모닥불 자리를 세 군데 정도 만들었다.

다들 수영복을 입고 호숫가에서 물놀이를 했다.

그리고 반태수는 호수로 좀 들어가서 영역화로 호수 내부를 쭉 훑었다.

만일 정말로 이 호수에 별다른 마수가 없다면 여긴 정말 좋은 휴양지가 될 것이다.

그럼 이 근처를 개발해서 아리크의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이다.

물론 여길 개발해서 만든 휴양지는 온전히 반태수의 소유가 될 것이다.

누군가 숟가락을 올리려 한다면 모든 인맥을 동원해 막아내면 된다.

반태수를 도와주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니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다.

아무튼 영역화로 호수 내부를 샅샅이 살폈다.

‘그럼 그렇지.’

마수가 없긴 뭐가 없단 말인가. 저렇게 큰 마수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는데.

호수 바닥에 거대한 가물치 형태의 마수가 늘어져 있었다.

신기한 건, 그 거대한 가물치 마수 말고 다른 마수는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저 한 마리가 정말 위험했다.

반태수가 예전에 겪은 거대마수, 바늘거인보다 저 가물치 마수가 더 많은 마력을 품고 있었다.

아마 레벨이 더 높을 것이다.

바늘거인은 2레벨 거대마수였는데, 저 가물치 마수는 적어도 4레벨은 되는 듯했다.

게다가 물속에 있기에 상대하기가 더 까다로우니 평범한 4레벨 거대마수라고 여겨선 안 될 것이다.

그래도 가물치 마수 말고 다른 위험한 것들은 없었다.

마수는 물론이고 사람을 공격하는 위험한 물고기도 없었다.

‘저 마수를 잡고, 여길 개발해야겠다.’

반태수는 결심을 굳혔다.

크랙톤과의 거리가 좀 멀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 들러서 며칠 놀고 가기에는 딱 좋았다.

적당한 인프라를 갖추면 더 편리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리라.

반태수는 적당히 같이 즐기면서 계속해서 가물치 마수를 감시했다.

지금은 저렇게 가만히 있으니 괜찮지만,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바로 이들을 호수에서 내보내고 마수 사냥을 준비해야 한다.

바로 옆에서 케트라 브리저가 물을 튀기며 장난을 걸었다.

반태수는 웃으며 그 장난을 받아주었다. 거대한 물 폭탄으로.

"꺄악!”

케트라 브리저는 호수에 퍽 처박혔다가 일어나 물을 뿜었다.

"푸하!"

그리고 반태수를 노려보며 전의를 불태웠다.

반태수는 그녀와 제법 재미있게 놀았다. 이렇게 기분전환이라도 하면 좀 나아질 것이다.

보아하니 가문에서는 아예 천덕꾸러기 신세인 것 같은데.

‘능력도 있고 괜찮은데 왜 가문에서 밀어내는 거지?’

그 부분은 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무리 누군가 수작을 부려 후계자 자리를 노리지 못하게 방해한다고 해도, 그녀의 실력을 인정하는 가문의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 아닌가.

한데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가문에서 거의 고립되다시피 했다.

어쩌면 이 개척도시 일도 가문의 상황이 맞아떨어지지 않았으면 그녀에게 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으니 브리저 가문 자체에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물놀이를 즐기고 있을 때, 가물치 마수가 몸을 한 차례 꿈틀거렸다.

반태수는 즉시 마력을 일으켜 호수 안에 있는 사람들을 밖으로 밀어냈다.

다들 화들짝 놀라 당황한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반태수는 그들에게 차분히 말했다.

"호수 바닥에서 거대 마수가 움직였습니다. 다들 비행선 쪽으로 이동하세요.”

그 말에 승무원과 조종사들은 굳은 표정으로 서둘러 주변을 정리했다.

그걸 본 반태수가 다시 말했다.

"시간 없습니다. 그냥 비행선까지 뛰세요!”

다들 즉시 달렸다.

반태수 옆에 남은 건 케트라 브리저뿐이었다.

그녀는 충격 받은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위험하니까 비행선으로 가세요. 얘기는 마수부터 잡고 하죠.”

"아……! 알았어요. 제가 도울 일은 없을까요?”

"혼자가 편합니다.”

케트라 브리저는 안타까운 눈으로 반태수를 잠시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비행선으로 달려갔다.

어느새 가물치 마수가 이쪽으로 빠르게 헤엄쳐 다가오고 있었다.

반태수는 일단 마법부터 펼쳤다.

마수가 다가오는 길목을 모조리 얼려 버린 것이다.

꽈드드드득!

호수 표면까지 얼어붙었다. 호수 위로 얼음 꽃이 솟아났다.

멀리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사람들은 그 광경을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봤다.

꽈과과과광!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호수를 덮은 얼음이 흔들렸다.

그러더니 전부 깨져 버렸다.

쩌어어어엉!

촤아아악!

호수 위로 거대한 가물치 마수가 펄떡이며 떠올랐다.

그 거대한 몸체를 허공으로 띄우다니,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반태수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마법을 펼쳤다.

빠지지지지지직!

전격의 그물이 가물치 마수를 감쌌다.

영역화를 통해 가물치 마수의 약점이 전격이라는 걸 알았기에 펼친 공격이었다.

꽈앙!

가물치 마수가 호수에 떨어지며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위로 떠올랐다.

반태수는 마력의 실을 뽑아 수백 개의 마법진을 만들었다.

하나하나에 복잡한 술식이 담긴 작은 마법진들이었다.

촤촤촤촤촤촥!

반태수 근방의 물에 마력이 깃들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의 칼날을 만들어냈다.

그 물의 칼날이 가물치 마수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물의 저항을 무시하고 날아가는 칼날의 속도와 위력은 끔찍할 정도로 대단했다.

그 수백 개의 칼날이 넓게 퍼졌다가 가물치 마수를 향해 좁혀들었다.

마치 포위 공격을 하는 듯했다.

가물치 마수의 몸에서 거대한 충격파가 터져 나왔다.

근처에 있던 모든 것을 가루로 만들면서 퍼지는 충격파에 물의 칼날들이 휩쓸렸다.

한데 놀랍게도 물의 칼날은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충격파를 통과해 가물치 마수를 덮쳤다.

퍼버버버버버벅!

물의 칼날이 너무나 손쉽게 가물치 마수의 몸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며 가물치 마수의 내부를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가물치 마수는 충격파 한 방 말고는 변변한 공격도 해보지 못한 채 고통에 몸부림쳤다.

그러면서 반태수가 있는 쪽을 향해 입을 벌렸다.

콰콰콰콰콰콰!

수십 개의 이빨이 작살처럼 반태수를 향해 쏘아져 나갔다.

마력이 가득 담긴 이빨이었다.

반태수는 손을 물에 넣고 부드럽게 휘저었다.

콰아아아아!

거대한 소용돌이가 만들어지더니 날아오던 모든 이빨을 휘감아 버렸다.

촤아아아!

호수 위로 용오름이 솟아났다. 가물치 마수의 이빨이 섞인 용오름이었다.

용오름은 금세 사라졌다. 호수 곳곳에 마수의 이빨을 비처럼 쏟아내면서.

그러는 사이 가물치 마수도 힘이 다했는지 움직임을 멈추고 축 늘어졌다.

반태수는 가물치 마수가 죽은 것을 확인한 후에야 마력을 이용해 그것을 끌어냈다.

촤아아아!

거대 가물치 마수가 호숫가로 나왔다.

다들 가물치의 크기에 경악했다. 저런 거대한 마수가 호수에 살고 있었다니, 아마 반태수가 아니었다면 다들 잡아먹히고도 남았으리라.

"이거 너무 커서 아공간에 안 들어갈 것 같은데?”

거대 가물치의 크기는 그 정도로 컸다.

반태수는 전화기를 꺼냈다.

이럴 때 써먹으라고 인맥이 있는 것 아니겠는가.

"영감님, 심심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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