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마법사다-169화 (165/351)

169화.  < 엄대협이 물어온 의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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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랙톤으로 돌아온 반태수는 한동안 연구실에서 먹고 자면서 연구와 공부에 몰두했다.

지금도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지만, 최소한 벽 한 번은 더 넘어야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래서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마법에 몰두했다.

벽을 한 번 더 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더구나 반태수는 벽을 여러 차례 넘었기에 더더욱 어렵다.

한데 이번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쉽게 벽을 넘었다.

벽을 넘은 반태수는 연구실에서 나왔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는지 확인하니 거의 열흘 가까이였다.

이번에 벽을 넘으면서 위상공간에 대한 이해가 훨씬 깊어졌다.

그리고 아공간에 대한 실마리를 잡았다.

짧은 기간에 여러모로 많은 것을 얻었다.

반태수는 깨끗이 씻은 후,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셨다.

연구실에 박혀 있는 동안 밥도 안 먹고 커피도 안 마셨다. 심지어 잠도 안 잤다.

빈속이었지만 커피를 마시니 기분이 정말 좋아졌다.

좀 쉬다가 밥을 먹고 다음 할 일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액정에 뜬 이름을 확인하니 키에라 나서스였다.

오카리타를 떠나기 전날 밤이 떠올랐다. 반태수는 얼른 전화를 받았다.

한데 막상 전화를 받으니 뭐라고 말을 꺼내야 할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 잘 지냈어요?

잠시 기다리던 키에라 나서스가 먼저 말을 꺼냈다.

"연구 좀 했습니다.”

- 정말 열심이시네요. 하긴, 그러니까 그렇게 강하신 거겠죠?

"그러고 보니 이제 곧 승인 때문에 5대 가문에 가야 하는 거 아닙니까?”

- 그래서 연락 드렸어요. 인사도 할 겸, 상황도 알려드릴 겸. 내일 아침에 떠나요.

"내일 아침이군요.”

반태수는 충동적으로 말했다.

"오늘 만날 수 있습니까?”

- 시간이야 낼 수 있지만…….

"지금 가죠. 어디로 가면 됩니까?”

- 우리가 같이 지냈던 호텔로 오세요.

"도착하면 연락하죠.”

반태수는 그렇게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비행선을 타면 가장 편하긴 하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반태수는 이번에는 비행선을 쓰지 않고 직접 날아가기로 했다.

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실 반태수가 직접 날아가는 것이 비행선보다 좀 더 빨랐다.

하지만 지구력 문제도 있고, 생각보다 큰 차이가 나지도 않아서 그동안은 웬만하면 비행선을 이용했다.

한데 오늘 벽을 넘는 과정에서 비행에 관한 깨달음을 얻었다.

아직 시도해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지만, 비행선보다 훨씬 빠르게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오카리타는 크랙톤에서 4천 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다.

비행기로 가면 몇 시간 안 걸리는 거리다.

하지만 비행선으로 가면 두 배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반태수는 시간을 확인하고 하늘로 훌쩍 날아올랐다.

그리고 오카리타가 있는 방향을 향해 빠르게 날아갔다.

주변을 유선형의 실드로 감싸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게 하고 혹시 모를 충격에 대비했다.

물론 내구력 강화를 썼기에 무언가와 충돌하더라도 웬만해서는 다치지 않겠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실드로 몸을 감싼 건 꼭 보호만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공기 저항을 최소로 하는 모양으로 실드를 만들어서 속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조치한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왜곡을 써서 모습을 감췄다.

반태수는 날아가면서 자신의 상태와 속도를 계속해서 체크했다.

속도를 계속 높이면서 마력 소모와 몸에 걸리는 부하를 확인했다.

마력 컨트롤 능력이 훨씬 좋아져서 소모하는 마력을 바로바로 보충할 수 있었다.

마력을 끌어와 비행에 쓰고 찌꺼기처럼 남은 마력으로 실드의 마찰력을 없애는 데 썼다.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가니, 그 자체를 술식으로 구성해 마법을 만들 수 있었다.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비행할 수 있도록 패시브에 가까운 마법을 구성한 것이다.

그 모든 과정이 상당히 재미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뭔가를 좀 해본다 싶었는데 벌써 오카리타에 도착했다.

정말 빨리 도착했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거의 비행기에 맞먹는 속도였다.

‘아니, 내가 좀 더 빠른가?’

반태수는 그런 생각을 하며 호텔 옥상에 착지했다.

키에라 나서스와의 만남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고작 세 시간 남짓이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할 건 다 했다.

처음 마주했을 때는 서로 굉장히 어색해서 시선을 마주칠 때마다 슬그머니 피하곤 했다.

하지만 반태수의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나니 분위기가 확 풀어졌다.

그 뒤로는 또 충동에 몸을 맡겼다.

키에라 나서스는 사실 오늘 아주 빠듯하게 시간을 낸 거였다.

내일 5대 가문으로 출발해야 하기에 오늘 준비할 것이 생각보다 많았다.

반태수와 함께 한 시간은 제법 무리해서 만든 거였다.

아무튼 반태수도 키에라 나서스가 돌아가자마자 다시 크랙톤으로 날아갔다.

돌아갈 때는 오카리타로 갈 때 보다 더 빨리 갔다.

돌아가는 내내 비행 마법을 이리저리 손보고 뜯어 고치면서 마력의 효율과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해 수정을 반복했다.

반태수는 문든 이렇게 만든 마법을 비행선에 적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비행 마법을 손보며 크랙톤의 저택에 도착했다.

안으로 들어가 왜곡을 풀고 저녁 식사를 하려는데 엄대협이 들어왔다.

"이제 나온 거냐? 원래 마법사는 그렇게 연구에 몰두하는 게 일상인 거야? 한 번 연구실에 들어가면 나올 생각을 안 해서 답답해 미치겠다.”

엄대협의 푸념에 반태수는 피식 웃었다.

"밥은?"

"아직.”

반태수는 턱짓으로 따라오라고 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두 사람은 식당에 앉아 열심히 밥을 먹었다.

밥을 반쯤 먹었을 때, 엄대협이 반태수를 힐끗 바라봤다.

"무슨 좋은 일 있어?”

"응?"

"표정도 좋고, 왠지 피부에서 광채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원래 피부도 좋고 잘 생기긴 했지만, 지금은 원래보다 더 좋아진 거 같아서."

반태수는 피식 웃었다.

"나야 항상 좋은 일만 있지.”

"재수 없어.”

엄대협은 입에다가 꾸역꾸역 밥을 넣었다.

반태수는 남은 밥을 먹으며 방금 엄대협이 한 말을 되새겼다.

피부가 더 좋아지고 얼굴이 더 좋아졌다.

벽을 넘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방금 엄대협이 말한 건 아마 키에라 나서스와 몸을 섞었기 때문이리라.

몸을 섞으면서 굉장히 자연스럽게 마력도 섞였다. 물론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좋은 작용이 일어난 듯했다.

‘이건 다음에 확인해 봐야겠네.’

워낙 경황이 없어서 마력과 그에 따른 변화를 세세히 살펴보지 못했다.

아마 이번에 벽을 생각보다 쉽게 넘은 이유 중 그것 역시 들어가 있을 것이다.

딴 생각을 하다 보니 어느새 밥을 다 먹었다.

생각해보니 오늘 제대로 먹은 건 이게 처음이다.

아니, 연구실에 처박혀 있는 동안 아무것도 안 먹었으니 이게 대체 얼마 만에 먹는 밥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제 좀 살 것 같았다.

의자에 앉은 채 후식으로 나온 과일을 몇 개 집어 먹고 있으니 엄대협도 식사를 마치고 과일로 손을 뻗었다.

"내가 의뢰 하나 찾아왔는데, 어때, 한 번 들어볼래?”

"의뢰?”

솔직히 크게 관심이 생기지는 않았다. 이제 그동안 엄대협이 가져오던 의뢰들로는 반태수의 흥미를 자극할 수 없었다.

"뭔데?"

반태수의 물음에 엄대협이 과일을 마저 삼키고는 말했다.

"우리 올라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나머지 얘기를 하면 안 될까?”

요즘 너무 오랫동안 커피를 마시지 못해서 몸이 달아올랐다.

엄대협의 간절한 표정과 눈빛을 본 반태수가 피식 웃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자. 밥 먹었으니 커피 한 잔 해야지.”

엄대협은 너무 좋아서 하마터면 펄쩍 뛸 뻔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끌사나운 모습을 보여줄 순 없었다.

입에 고이는 침을 꿀꺽 삼킨 엄대협은 히죽히죽 웃으며 반태수의 뒤를 따랐다.

두 사람은 위층으로 올라가 적당히 자리를 잡고 커피를 마셨다.

엄대협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실 때마다 온몸을 부르르 떨면서 희열에 젖었다.

그걸 지켜보는 반태수는 고개를 저었다.

마력도 많지 않은 놈이 커피를 마실 때는 마치 8서클 마법사라도 된 것 같으니, 볼 때마다 특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다 마신 엄대협이 비로소 본론으로 들어갔다.

"너 혹시 개척도시라고 알아?”

한 톨도 남아있지 않던 반태수의 흥미가 급격히 차올랐다.

"알지. 개척도시. 근데 넌 그걸 어떻게 알아?”

엄대협이 씨익 웃었다.

"내가 발품 좀 팔았지. 아무리 찾아도 네가 할 만한 의뢰가 안 보여서 진짜 고생했다고.”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진짜 고생한 모양이네.”

엄대협은 자신이 고생했다는 것을 반태수가 알아주자 기분 좋게 웃었다.

아주 뿌듯했다.

"그래서 의뢰가 뭔데?”

"개척도시 중에 아리크라는 곳이 있어.”

"아리크?”

"개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도시야.”

그럼 제대로 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반태수는 별로 개의치 않았다.

어차피 비행선을 가져가면 먹고 자고 씻는 문제는 다 해결되니까.

아공간이 있으니 물품을 많이 준비해 가면 귀찮을 일도 없을 테고.

"그런데 그런 도시에서 의뢰할 만한 일이 뭐가 있지? 거대마수라도 나타났나?”

"거대마수는 아니고.”

반태수는 의아한 표정으로 엄대협을 쳐다봤다. 거대마수는 아니고?

"그럼 그냥 마수라고?”

엄대협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규모 마수 무리가 근처에 서식하고 있다네. 아예 몰랐대.”

"그게 말이 돼?”

개척도시는 애초에 위치를 선정할 때부터 주변에 어떤 마수 무리가 있는지 확인한다.

도시에서 일정 반경까지는 대규모 마수 무리가 없도록 미리 조치를 한다.

그런데 대규모 마수 무리가 근처에 있는 걸 몰랐다고? 말도 안 되는 일이다.

5대 가문이 직접 나서서 조사하는 일인데, 그렇게 어설플 리가 없지 않은가.

반태수는 순간 싸한 느낌이 뇌리를 스쳤다.

"설마 그 개척도시 불법이야?”

엄대협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개척도시에 불법도 있어?”

반태수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하, 이 아무것도 모르는 놈을 어쩌냐.”

"내가 아무것도 모르긴 뭘 몰라. 나도 알 건 다 알거든?”

반태수는 차분히 자신이 아는 개척도시에 대한 얘기를 해주었다.

얘기를 모두 들은 엄대협의 입이 쩍 벌어졌다.

"그럼 불법 개척도시로 날 꼬드긴 거야? 이상하네. 그럴 리가 없는데.”

"의뢰 넣은 놈 어디 있어?”

"모르지. 연락처만 있는데?”

"넌 대체 이 의뢰를 어떻게 받은 거야? 개척도시면 여기서 진짜 먼 곳에 있을 텐데."

"나야 크랙톤에서 받았지.”

"그럼 개척도시에서 크랙톤까지 왔다고? 불법이면 비행장도 없을 텐데?”

아니,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비행기를 운행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럼 개인 비행기로 온 건가?’

반태수는 신기한 눈으로 엄대협을 쳐다봤다.

대체 이런 의뢰는 어떻게 받아오는 걸까?

개척도시에서 온 사람이 엄대협을 보고 저놈에게 의뢰를 하면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아닐 테고.

"그냥 길 가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인데, 좀 친해져서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의뢰까지 얘기가 진행됐지.”

엄대협의 말을 듣고 나니 더 신기했다. 진짜 길 가다 만난 사람의 의뢰 아닌가.

"그래서, 그놈들은 마수무리 처리 못 한대?”

"규모가 너무 커서 손댈 엄두도 안 난다더라. 도시에 애들도 많다는데 걱정이야.”

"여긴 어떻게 왔는지 알아?"

"알지. 비행선 타고 왔다는데?”

"비행선이라고?”

반태수의 표정이 달라졌다.

불법 개척도시에 사는 놈이 비행선을 갖고 있다고? 그게 말이 되나?

"개척도시에서는 필수래.”

당연히 있으면 좋겠지. 하지만 비행선은 가신 가문 사람들도 구하기가 정말 어렵다.

"그리고 사람 많이 실어가려면 비행선 정도는 돼야 한다던데?”

"나한테만 의뢰한 게 아닌 모양이네?”

"그럼 대규모 마수 무리를 처리하는 건데 한 명한테 맡기겠어? 뭐, 너야 혼자서도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한다고 해. 일단 만나봐야겠다.”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일단 만나본 다음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다.

엄대협이 뛸 듯이 좋아하면서 환한 표정으로 전화를 꺼냈다.

"그럼 연락한다? 이리로 오라고 할까?”

"아니, 밖에서 만나야지. 비행선도 확인할 겸.”

"그걸 보여줄까?”

"의뢰 맡으면 어차피 타야 하니까 보여주겠지. 어디에 보관했는지도 궁금하네.”

엄대협은 전화를 걸었다. 한데 상대가 받지를 않는다.

잠시 후, 문자 하나가 왔다.

지금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문자로 얘기하자고.

엄대협은 문자를 몇 번 주고받더니 반태수를 보며 말했다.

"약속 잡았어. 변두리 쪽에 있는 공원으로.”

"가자.”

***

반태수와 엄대협은 변두리 쪽에 있는 공원으로 들어섰다.

변두리 공원답게 굉장히 허름하고 낡았다.

그래도 나무는 많았다.

"아직 안 왔나보네.”

엄대협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다가 공원 입구 쪽을 보더니 갑자기 환하게 웃으며 손을 들고 크게 흔들었다.

"여기야! 여기!”

반태수는 엄대협이 왜 이렇게 호들갑을 떠는지 알 수 있었다.

공원으로 막 들어오는 사람은 여자였다. 그것도 엄청나게 아름다운.

"너 이번 의뢰에 사심 담아서 받은 거 맞지?”

"아니야! 그냥 안쓰러워서 도와주고 싶었을 뿐이야.”

저런 여자가 그냥 도와달라고만 해도 절로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을 것이다.

그 정도로 예뻤다.

이면세계에 와서 본 여자들 중 제일 예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내 두 사람 앞에 여자가 도착했다. 그녀는 반태수를 향해 정중한 자세로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케트라 브리저라고 합니다.”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반입니다.”

케트라 브리저는 조심스럽게 반태수의 손을 잡았다.

옆에서 엄대협이 엄청나게 부러운 눈으로 맞잡은 두 사람의 손을 내려다봤다.

반태수는 신경 쓰지 않고 케트라 브리저에게 물었다.

"정확히 의뢰가 마수토벌입니까?”

"아뇨. 도시의 안전 확보입니다.”

반태수가 눈살을 찌푸렸다.

"사이즈가 너무 큰데? 대가는 뭐로 지불할 겁니까?”

"도시의 지분입니다.”

반태수가 피식 웃었다.

"불법 개척도시 같은데, 그 지분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불법 아닌데요.”

불법이 아니라고? 그런데 왜 도시 꼴이 그 모양이지?

반태수는 케트라 브리저를 탐색하듯 쳐다봤다.

표정도 태도도 너무나 당당했다.

반태수는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불법이든 아니든 의뢰를 받기로 이미 결정을 내리고 여기로 왔으니까.

"그럼 자세한 얘기를 해보죠.”

반태수의 말에 케트라 브리저의 표정이 환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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