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마법사다-163화 (159/351)

163화.  < 후계자 경합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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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부터 박 터지게 싸워야 하니, 오늘은 푹 쉬어야 한다.

누워서 잠들기 전까지 싸움 계획을 세웠다.

역시 비행선을 가져오길 잘했다.

도시 내에서 가장 빠른 기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게다가 드론으로부터도 자유롭다.

오카리타의 드론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높이 올라가지 않는다. 전투 장면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적당한 높이에서 활용하는 게 보통이다.

그리고 만일 비행선 높이까지 드론이 올라오면 그냥 몸으로 받아버리면 된다.

이면세계의 항공법은 비행선이 드론보다 우위에 있다.

비행선이 있는 곳에서는 드론이 알아서 조심해야 한다. 부딪혀서 부서지면 드론 쪽이 잘못한 걸로 처리된다.

그러니 높은 상공에서 이동하고, 혹시 드론이 촬영하려할 경우, 가서 들이받아 부숴 버리면 된다.

물론 반태수나 되니까 할 수 있는 생각이고, 웬만한 사람은 감히 오카리타의 드론을 건드릴 엄두도 못 낼 것이다.

그렇게 기동력을 살려 적을 처리하고 다니면 아마 제법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반태수는 전투를 눈앞에 뒀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두근거렸다.

역시 연구도 좋지만, 이렇게 직접 움직이며 싸울 때 살아있음을 느낀다.

이번 오카리타에서의 전투는 앞으로의 연구에 추진력을 얻기 위한 좋은 휴식이 될 것이다.

그렇게 이런 저런 싸움을 상상하던 반태수가 까무룩 잠들었다.

***

카간 나서스는 하루 내내 기분이 좋았다. 종일 허공을 둥둥 떠다니는 듯한 느낌이었다.

드디어 가문의 후계자가 되기 위한 첫 발을 내디뎠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더구나 그동안 항상 눈엣가시였던 동생, 키에라 나서스의 몰락이 코앞에 있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기분이 날아갈 것 같았다.

고작 첫 날에 이렇게 되었다. 카간 나서스는 키에라 나서스의 표정을 너무나 보고 싶었다.

초반에 전체 기습을 감행한 것이 정말 큰 효과를 봤다.

그래서 내내 경합을 주도할 수 있었다.

안 그래도 보유 능력자의 수가 다른 후보자들보다 훨씬 많은데 초반 기습을 통해 타 후보자들의 능력자 수를 대폭 줄여놨으니 주도권을 잡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오늘은 그렇게 잡은 주도권을 이용해 키에라 나서스를 날려 버렸다.

다른 후보자들이 키에라 나서스부터 배제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동안 가장 위협적이었던 후보자가 바로 키에라 나서스였다.

그러니 이 기회에 그녀를 떨어뜨리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변수를 만들게 될지 모른다.

"그런데 왜 탈락 소식이 안 오는 거지?”

카간 나서스는 태블릿을 조작해 정보를 열람했다.

중요한 변화가 생길 때마다 정보가 갱신된다. 한데 키에라 나서스의 탈락에 대한 정보는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분명히 휘하 능력자가 한 명도 안 남았을 텐데?”

그렇게 중얼거리던 카간 나서스의 뇌리에 키에라 나서스가 맺은 특이한 계약이 떠올랐다.

타 도시의 마법사와 계약해 후계자 경합 한정으로 쓰겠다는 어이없는 계약이었다.

그때는 키에라 나서스를 엄청나게 비웃었다.

계약 내용도 터무니없었고, 그 계약이 잘 지켜질지도 확실치 않았다.

돈만 날릴 거라고 비웃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더구나 경합이 이렇게 갑자기 벌어졌으니 그 카드는 써먹기 어려울 공산이 컸다.

그 마법사가 오카리타에 도착하기 전에 키에라 나서스의 능력자가 전부 사라지면 그녀는 마법사와의 계약 유무와 상관없이 탈락이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카간 나서스는 태블릿을 이리저리 조작하며 자신이 확인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차근차근 화면에 띄웠다.

그의 손짓이 멎은 것은 안전지대에 머무는 능력자의 숫자를 표시한 화면에서였다.

"전멸이 아니었다고?”

키에라 나서스의 안전지대에 능력자 한 명이 있었다.

그 한 명 때문에 탈락하지 않은 것이다.

카간 나서스는 어이가 없었다.

"하, 짜증나는군.”

어차피 목숨이 하루 연장된 것뿐이다. 하지만 오늘 종일 좋았던 기분이 그 하나 때문에 바닥으로 내리꽂혔다.

"아홉 시 전에는 무조건 안전지대에서 나와야 하니까…… 나오자마자 박살을 내 버리면 되겠네. 키에라는 그걸 계속 보고 있을 테니 표정 한 번 볼만 하겠어.”

카간 나서스가 재미난 생각이 났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한 번 방문해 볼까?”

그 뒤로 태블릿을 들고 규정을 확인했다.

경합의 규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지만, 모두 수시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후보자를 직접 공격하는 건 금지. 하지만 후보자가 안전지대 밖으로 나가서 능력자들에게 따로 지시를 내리는 경우에는 참전으로 인정. 다시 안전지대로 들어가기 전까지 공격이 가능해진다.”

규정이 좀 아슬아슬했다.

다시 안전지대로 들어가면 참전에서 벗어나게 되고, 이때 안전지대는 꼭 자신의 안전지대가 아니어도 된다.

"그럼 가능하겠네.”

카간 나서스가 음험한 미소를 지었다.

입 꾹 다물고 다니면 될 거 아닌가.

***

키에라 나서스는 아침 일찍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잠에서 깼다.

어제 생각보다 잘 자서 피곤하지는 않았지만 짜증은 났다.

하지만 함부로 짜증을 내선 안 된다. 혹시 초인종을 누른 사람이 반태수일 수도 있으니까.

키에라 나서스는 문으로 다가가다가 어제 반태수가 한 말이 떠올라 누군지 부터 확인했다.

내부 모니터로 문 앞에 있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카간?”

키에라 나서스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여길 왜 왔단 말인가.

규정을 달달 외우고 있는 키에라 나서스는 그가 여기에 방문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굳이 문을 열어줄 이유도 찾지 못했다.

초인종이 계속 울렸다. 아마 문을 안 열어주면 종일 저럴 거 같았다.

키에라 나서스는 문을 열었다.

"여긴 왜 왔어?”

"오라버니께 말버릇이 그게 뭐냐?”

"언제부터 오빠노릇 했다고.”

키에라 나서스는 피식 웃은 다음 카간 나서스를 노려봤다.

"왜 왔느냐고."

“손님이 왔으면 안으로 들이고 차라도 한 잔 대접하는 게 인간적인 예의다. 들어가도 되지?”

카간 나서스는 키에라 나서스의 대답도 듣지 않고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키에라 나서스는 어이가 없어 카간 나서스의 뒷모습을 노려봤다.

"그 어이없는 계약을 했던 마법사가 어제 온 거냐?”

"알면서 왜 물어?”

"이럴 줄 알았으면 공항에 사람을 좀 배치해 놓을 걸 그랬네.”

그랬으면 이렇게 방문할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저 잘난 듯 노려보는 키에라 나서스의 얼굴이 크게 일그러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테니까.

살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그 모습을 말이다.

"왜 왔는지 아직 대답 안했는데?”

"왜 오긴 왜 왔겠어? 같이 얘기나 좀 하려고 왔지. 혹시 알아? 내가 사정이라도 좀 봐줄지.”

키에라 나서스의 표정이 싹 사라졌다. 그녀의 얼굴에서 차가운 냉기가 풀풀 풍겼다.

"그따위 말이나 하려고 왔으면 그냥 꺼져.”

"와우, 아무리 그래도 네 오빠라는 건 잊지 말아줘. 아무튼 이제 날도 밝았고, 슬슬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나?”

그때 시키지도 않은 룸서비스가 왔다.

카간 나서스는 직접 나서서 문을 열고 테이블에 세팅되는 음식들을 보며 참견을 했다.

이내 먹음직스러운 아침식사가 차려졌다.

"뭐해? 밥 먹어야지. 굶으면 건강에 안 좋아. 자자, 얼른 와.”

키에라 나서스는 대체 이게 뭐 하는 짓일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하지만 그녀가 카간 나서스의 속셈을 알아차리는 데에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그가 밥을 먹으면서 태블릿과 연결된 TV를 켰으니까.

TV에서 비추는 건 드론이 찍는 영상이었다. 영상의 모습은 이 호텔의 입구였고.

카간 나서스의 능력자들이 호텔을 거의 에워싸다시피 했다. 그 중에는 마법사도 한 명 섞여 있었다.

"지금 시간이…… 여덟 시 반이 좀 안 됐네. 슬슬 나가야 하지 않아? 너희 선수.”

키에라 나서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걸 보는 카간 나서스의 눈매가 초승달처럼 휘었다.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저 굳은 표정이 일그러지는 걸 오늘 꼭 보고야 말리라.

카간 나서스는 느긋하게 음식을 먹으며 TV를 계속 주시했다.

시간이 흘렀고, 이내 아홉 시가 넘었다.

한데 아직도 호텔에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푸흡. 뭐야, 그냥 포기한 거야? 이거 싱거워도 너무 싱거운데?”

하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저런 상황인데 굳이 밖으로 나가서 몰매를 맞을 이유가 없지 않은가.

"자, 그럼 우리 사랑스러운 동생이 탈락한 건가?”

카간 나서스는 키에라 나서스의 일그러진 표정을 보고 싶어서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하지만 키에라 나서스의 표정은 미묘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표정.

굳이 따지자면 좋은 쪽에 좀 가까울까?

“우리 마법사, 대단하네.”

그녀의 말에 카간 나서스의 표정이 굳었다. 그는 얼른 정보부터 확인했다.

키에라 나서스의 안전지대에 남은 능력자 수는 0이었다.

그새 호텔을 빠져나간 것이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카간 나서스는 빠르게 드론 화면을 띄워 반태수를 찾고자 했다.

한데 화면 중 한 곳이 화려하게 번쩍였다.

얼른 그걸 확인하니 자신의 능력자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전부 쓰러진 채로.

카간 나서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능력자의 수가 확 줄었다.

키에라 나서스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았다. 아마 자신이 저런 표정을 지을 줄 알고 온 모양인데, 역으로 한 방 먹인 셈이 되었다.

"계속 여기 있어도 돼? 난 좀 불편한데, 슬슬 돌아가지 그래?”

카간 나서스가 키에라 나서스를 노려봤다.

"후우. 나중에 보자. 어차피 내가 이겨.”

카간 나서스는 그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가 버렸다.

키에라 나서스는 소파에 앉아 태블릿을 들었다.

이제 자신에게 남은 유일한 능력자, 아니, 마법사의 활약을 지켜볼 차례다.

***

반태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씻고 호텔 식당에서 푸짐하게 밥을 먹었다.

그리고 옥상으로 갔다. 거기에 비행선을 세워뒀으니까.

한데 호텔로 모여드는 능력자들이 보였다.

그걸 보자마자 저놈들이 뭘 노리는지 훤히 보였다.

반태수는 피식 웃고는 비행선 지붕에 올라섰다.

저들에게 마법 몇 방 먹이고 갈 수도 있지만, 저들을 처리하는 건 나중으로 미뤘다.

비행선이 날아올랐고, 반태수는 적을 찾아서 도시의 상공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적을 찾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화려한 색깔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니까.

애초에 경합의 룰 자체가 싸움을 조장하도록 되어 있었다.

적을 찾기 쉽게 티셔츠를 입힌 것도 그렇고, 각 능력자들에게 주기적으로 적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가 스마트폰으로 날아온다.

그러니 비행선을 타고 움직이는 반태수는 누구보다 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다.

이런 실전을 겪을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몇 번이나 있겠는가.

이럴 때 하고 싶었던 것을 다 해봐야 한다.

예를 들면 무술로 능력자와 싸운다거나.

비행선을 타고 한창 날아가는데 한 무리의 능력자들이 모여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과 좀 떨어진 곳에 다른 색깔의 티셔츠를 입은 능력자들이 모여 있는 것도 보였다.

아무래도 둘이 한바탕 싸우려는 모양이다.

영역화를 통해 대충 정보를 확인해 보니, 제법 마력량이 많은 능력자들이었다.

마법사는 없었다.

잠시 지켜보고 있으니 양 측이 가까워지다가 이내 싸우기 시작했다.

능력자들의 능력 자체는 평범했다.

전격, 화염, 바람 계열의 능력자들이 많았고, 관통이나 폭발 속성을 가진 능력자들도 좀 있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육체 강화 쪽이었다.

잠시 싸움을 지켜보던 반태수는 고개를 젓고는 마력의 실을 뽑아냈다.

별로 재미없는 싸움이다. 그러니 싹 보내주기로 했다.

허공에 수십 개의 마법진이 떠올랐다. 어른 손바닥 세 개 정도 크기의 마법진이었다.

하지만 마법진 자체는 굉장히 복잡했다.

반태수는 처음 이면세계에 왔을 때하고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했다.

처음 이면세계에 왔을 때 이와 비슷한 마법진을 완성하려면 크기가 다섯 배는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이제는 저것보다도 더 작은 마법진에 같은 마법을 구성할 수 있었다.

지금은 속도 때문에 크기를 좀 포기한 것뿐이고.

수십 개의 마법진이 동시에 빛가루가 되어 흩어졌다. 그리고 마법진이 있던 자리에서 눈부신 빛 덩어리가 튀어나와 아래로 쏘아져 나갔다.

빛으로 된 긴 꼬리를 만들며 크게 휘어져 날아가는 빛 덩어리가 수십 개였다. 아니, 정확히는 아래에 있는 능력자들의 수와 정확히 일치했다.

콰아아아아아!

빛 덩어리는 그냥 날아가지 않았다. 굉음과 함께 날아갔다.

당연히 아래에 있던 능력자들이 소리를 듣고 고개를 들어 빛 덩어리를 확인했다.

모두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피해!”

다들 뿔뿔이 흩어졌다. 쏟아지는 빛 덩어리가 풍기는 느낌이 너무 무시무시했으니까.

하지만 단지 흩어지는 것만으로 빛 덩어리를 피할 수 없었다.

빛 덩어리에는 유도 기능이 있어서 목표를 따라갔다.

자신을 정확하고 빠르게 따라오는 빛 덩어리를 보는 능력자들의 눈에 절망이 어렸다.

꽈과과과과과과과광!

거대한 폭음과 불꽃이 능력자들이 있던 곳에 화려하게 피어났다.

위에서는 그 지역 전체가 불바다로 변한 것처럼 보였다.

아마 드론으로 찍어서 보면 정말 화끈하고 보는 맛이 끝내줬을 것이다.

불꽃은 그리 오래 타오르지 않았다.

반태수는 불꽃이 사라진 땅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능력자들이 전부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었다. 몸의 마력과 체력이 바닥났다. 그리고 약간의 내상을 입었다. 몸 곳곳에 타박상을 입어 멍들고 부어오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반태수는 그들을 슥 둘러보며 말했다.

"항복하는 사람 손.”

다들 누운 채로 힘겹게 팔을 들어올렸다. 체력이 다 빠져서 그런지 팔 하나 드는 것도 정말로 힘들었다.

반태수는 모든 능력자가 손을 든 것을 확인하고는 시선을 돌려 허공에 뜬 드론 하나를 쳐다봤다.

그걸 보고 씨익 웃은 다음 위로 훌쩍 뛰어올랐다.

어느새 아래로 내려온 비행선 지붕에 반태수가 가볍게 올라탔다.

비행선은 다시 하늘 높이 올라가 다른 곳으로 휙 날아가 버렸다.

***

키에라 나서스는 화면 가득 타오르는 불꽃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아름다워.”

반태수가 싸우는 모습은 말 그대로 예술이었다.

적과 싸워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좋은 장면을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목적인 것처럼 싸웠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반태수가 처리한 능력자 무리가 벌써 다섯이었다.

이미 후보자 중 한 명은 탈락했다.

어젯밤 반태수와 대화할 때는 희망의 불씨만 살짝 살아났는데, 오늘은 그게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비행선을 가지고 있을 줄이야.”

그래서 어제 공항에서 연락이 오지 않은 거였다. 비행선으로 곧장 호텔에 왔을 테니까.

갑자기 카간 나서스가 보고 싶어졌다.

과연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키에라 나서스의 입가에 승리의 미소가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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