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화. <포탈 쟁탈전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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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균은 공사 현장을 슥 둘러봤다.
다행히 포탈을 넘는 순간 이 근처에 도착을 해서 금방 올 수 있었다.
가장 먼저 왔기에 다른 사람들이 다 도착하기 전에 우선 엄대협에게 연락했다.
마법사를 이리로 데려오라고. 본격적으로 협상을 해보자고.
거절한다면 모두를 이끌고 그 마법사의 저택으로 몰려갈 생각도 있었다.
어쨌든 곧 답을 주겠다고 했으니 그때까지 기다려보고 답을 들은 다음 움직이면 된다.
‘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사람이 많으니 좀 더 기다리긴 해야겠지만.’
크랙톤과 연결된 모든 포탈에서 동시에 능력자를 보냈다.
이종균이 맡아서 넘긴 능력자의 수가 거의 700명에 육박했다.
다른 포탈들, 심지어 프랑스 쪽 포탈에서도 무수한 능력자들이 이쪽으로 넘어오기로 했다.
아마 다 모이면 2천 명이 넘을 것이다.
이종균은 온몸이 짜릿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2천 명!’
무려 2천 명의 능력자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2천 명의 능력자가 힘을 모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다.
설사 상대가 뛰어난 마법사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이종균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며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봤다.
공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
지금은 한창 철거 작업 중이었다.
아무리 변두리고 대부분의 건물이 낡다 못해 쓰러질 지경이라고 해도 철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곳곳에서 건물을 부수고 잔해를 나르는 중이었다.
막대한 인력과 장비가 달라붙어서 빠르게 철거를 진행하고 있었다.
시정부에서 어떤 압력을 넣었는지 몰라도, 업체가 공사를 어찌나 서두르는지 속도가 상당했다.
처음 연합에서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개발이 완료될 것 같았다.
그 전에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
공사현장에 지구에서 온 능력자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쯤 엄대협에게 연락이 왔다. 그쪽으로 가겠다고. 이종균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곳은 변두리다. 그리고 변두리는 위험한 곳이다.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업체에서는 그들을 보호하기 위한 사람들도 데려왔다.
실력이 뛰어난 경호업체에서 제법 많은 수의 능력자를 데려왔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처음 능력자들이 삼삼오오 무리지어 도착했을 때는 다들 긴장은 좀 했지만 그런가보다 했다.
한데 그 숫자가 점점 늘어나 순식간에 백을 돌파하자 다들 당황하기 시작했다.
거기까지만 했어도 그럭저럭 상황을 유지할 수는 있었다.
한데 그 숫자가 200을 넘고 300을 넘자, 일하는 사람들이 크게 동요했다.
그리고 결국 하나둘 공사현장을 이탈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현장 책임자가 그들을 다독이고 협박을 해도 소용이 없었다.
변두리에서 저렇게 많은 능력자들이 모인다는 건 여기서 전쟁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는 뜻이다.
근처에 있다가 재수 없으면 죽는 거다.
아니, 운 문제가 아니다. 근처에서 목격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죽을 수 있었다.
그렇게 하나둘 이탈하다가 모인 능력자의 수가 500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이탈에 가속도가 붙었다.
순식간에 일꾼들은 사라졌고, 경호하던 능력자들도 그들을 보호하며 철수한다는 명분으로 전부 물러갔다.
그 뒤로도 계속 도착하는 능력자들을 보고, 물러나던 경호원들은 이쯤에서 물러나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안도했다.
그렇게 공사현장을 지구에서 온 능력자들이 장악했다.
이종균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온몸이 짜릿짜릿해졌다.
그리고 지구에서 포탈을 넘은 모든 능력자들이 도착해 공사현장을 뒤덮자, 온몸이 자신감으로 꽉 채워졌다.
능력자들 주변에는 마력이 흐른다. 이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게다가 이면세계의 마력은 성질 자체가 난폭해서 그렇게 흐르는 마력도 제법 거칠다.
한데 그런 마력이 무려 2천 명이 넘는 사람들 주변을 장악하고 있다.
그 자체로 거대한 흐름을 만들게 되어 있었다.
마력의 주인들이 의식적으로 각자의 마력을 통제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지금 이곳, 공사현장이 그랬다.
거대하면서도 거친 마력의 흐름이 형성되어 주변을 맴돌고 있었다.
이종균은 자신이 그 중심에 있다고 여겼다.
그리고 저 멀리서 다가오는 엄대협의 모습이 보였다. 엄대협의 표정이 한껏 굳어 있었다.
이 얼마나 짜릿한 순간이란 말인가.
***
"저놈 저거 표정 왜 저래?”
엄대협이 한껏 굳은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의 표정이 굳은 이유는 좀 떨어진 뒤쪽에서 따라오는 사람 때문이었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정체에 대해서 들은 엄대협은 진짜로 기절할 뻔했다.
정신이 나가려는 순간 반태수가 어깨를 툭툭 두드리는 바람에 간신히 기절을 면했다.
엄대협은 높은 사람과 만나는 걸 극도로 경계해왔다.
그가 그은 최대한의 선이 윌렉스 가문이었다.
그나마도 꺼림칙해서 되도록이면 얽히지 않으려고 애쓴다.
가장 편안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 크랙톤 시정부의 시장과 부시장이었다.
자신의 그릇이 딱 그 정도라고 판단했고, 그렇게 행동했다.
그래서 오스윈 프리든처럼 가신 가문의 사람을 만나면 거부반응부터 일어나는 것이다.
한데 그걸 넘어서 5대 가문이라니.
솔직히 벨크리스라는 이름도 처음 들었다. 5대 가문은 그냥 5대 가문이지 어떤 가문이 5대 가문인지 모르고 있었다. 솔직히 알고 싶지도 않았고.
한데 이렇게 강제로 알게 된 것도 모자라 앞장서서 움직여야 하니 그 부담감이 얼마나 대단하겠는가.
벌써 속이 쓰렸다. 아마 이번 일을 무사히 잘 끝내고 병원에 가면 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진단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렇게 어려운 걸음을 했는데, 저 이종균인지 뭔지 하는 놈의 표정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어딘가 비웃는 것 같기도 하고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기대하는 것 같기도 한 묘한 표정이었다.
"저거 저거, 쓴맛 한번 제대로 봐야 정신 차리지. 쯧쯧.”
엄대협은 혀를 차며 계속 걸었다.
한데 공사현장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묘한 압박감이 들었다.
그래서 둘러보는데, 공사현장을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이종균 근처에는 아무도 없어서 신경을 안 썼는데, 가까이 다가가니 공사장을 장악한 놈들이 보인 것이다.
게다가 전부 능력자였다.
엄대협은 이 묘한 압박감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마력!’
저 많은 능력자들이 자연스럽게 뿜어내는 마력의 흐름이 만들어낸 작용이었다.
갑자기 발걸음이 잘 안 떨어졌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었다. 뒤에 더 무시무시한 사람이 있으니까.
'에이, 내 팔자가 그렇지 뭐.’
엄대협은 성큼성큼 걸어가 이종균 앞에 섰다.
이종균의 입가가 슬쩍 올라갔다.
"혼자 오신 겁니까? 분명히 마법사님과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텐데요.”
"곧 올 겁니다. 그나저나……."
엄대협이 천천히 좌중을 싹 훑었다.
"동료를 많이 데려오셨네요. 대충 봐도 천 명이 훨씬 넘을 거 같은데.”
이종균이 빙긋 웃었다.
“2천 명이 좀 넘습니다. 사실 이게 전부가 아니고 서너 배쯤 더 있습니다.”
사실 얼마나 더 있는지는 이종균도 모른다. 하지만 당시 모인 연합의 수만 해도 몇이었던가. 대충 어림짐작만 해도 능력자의 수가 만 명은 넘을 것이다.
이종균은 자신이 분위기를 주도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한껏 올라갔다.
"그나저나 마법사님은 언제 도착하십니까? 빨리 대화를 마무리해야 공사도 다시 시작하고 할 텐데.”
엄대협이 피식 웃었다.
"이미 도착해서 당신 옆에 있는데, 혼자만 모르고 있네요.”
이종균은 그 말에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그쪽 방면에 있는 능력자들의 표정을 볼 수 있었다.
다들 깜짝 놀란 눈으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아니, 저건 자신을 보는 게 아니다.
이종균은 얼른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두 걸음쯤 떨어진 곳에 반태수가 서 있었다.
"날 보자고 했습니까?”
이종균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어…… 네. 마법사님께 드릴 말씀이 있어서……."
반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해보시죠.”
"그, 그러니까…… 여기 변두리 개발에 대해 드릴 말씀이……."
"말 되게 더듬으시네. 괜찮아요?”
"아, 괘, 괜찮습니다.”
반태수가 피식 웃으며 주위를 슥 둘러봤다.
"그런데 난 안 괜찮아 보이는데.”
"예?”
"다들 마력 갈무리 하라고 하세요. 위험하니까.”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반태수는 손가락을 들어 마력의 흐름이 군데군데 뭉치는 곳을 가리켰다.
"다들 너무 미숙해서 마력을 줄줄 흘리는데, 이러다가 삐끗하는 순간 폭주합니다. 그러니까 마력 갈무리하라는 겁니다. 못 하겠으면 해산하고.”
이종균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해산하라고요? 그게 목적이셨군요? 왜요, 이렇게 모여 있으니까 긴장 좀 됩니까? 무섭기도 하고?”
반태수가 피식 웃었다.
"화염 방사기 들고 있는데 벌레가 2천 마리쯤 몰려오면 기분이 어떨 거 같아요? 무서울 거 같습니까?"
이종균의 표정이 확 굳었다.
지금 자신들을 벌레라고 표현한 거 아닌가. 자기는 화염 방사기를 든 사람이고.
반태수의 물음에 이종균이 입을 다물자, 엄대협이 대신 대답해주었다.
"어우, 벌레 2천 마리면 징그러워서 뒤지지.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로 무서울 수도 있겠는데?”
"지금…… 뭐 하시는 겁니까?”
이종균의 표정이 확 일그러졌다.
"저는 대화를 하겠다고 이렇게 애써서 자리까지 마련했는데, 두 분께서는 장난을 하고 계시는군요.”
반태수가 담담한 눈으로 이종균을 쳐다봤다.
"내가 지금 장난하는 걸로 보입니까?”
"그럼 장난이 아니면 뭡니까?”
반태수가 손가락 끝에 마력을 모았다. 양은 많지 않지만 이종균은 그것을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반태수는 마력을 모은 손가락을 허공에 빙글빙글 돌렸다.
"재미있는 거 보여드리죠.”
반태수가 손가락을 툭 튕겼다.
그러자 흐릿한 마력이 너울너울 날아갔다.
이종균은 그렇게 날아가는 마력을 눈으로 따라갔다. 이종균뿐 아니라 그걸 볼 수 있는 능력자들은 전부 눈으로 마력을 따라갔다.
흐릿한 마력이 향한 곳은 마력의 흐름이 뭉친 곳이었다.
투둑.
뭉쳤던 곳에 마력이 합쳐지면서 그곳에 균열이 일어났다.
사실 굳이 반태수의 마력이 아니라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쿠오오오오!
균열이 깨지며 마력의 흐름이 갑자기 빨라졌다.
"어어?”
이종균은 크게 당황했다. 마력의 흐름이 빨라져도 너무 빨라졌다. 위험 신호가 뇌리 한구석을 쿡쿡 찔렀다.
고오오오!
그 와중에 마력의 흐름이 더욱 빨라지고 훨씬 거칠어졌다.
마치 마력으로 이루어진 폭풍이 몰아치는 듯했다.
그제야 그곳에 모인 능력자들은 뭔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 되었다는 걸 깨닫고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콰콰콰콰콰콰!
결국 거대한 마력의 소용돌이가 일어났다.
이종균을 비롯한 능력자들이 그곳을 빠져나가려고 재빨리 움직였다.
그 순간, 반태수가 손가락을 튀겼다.
딱!
거대한 마력의 소용돌이에 전격이 깃들었다.
꽈르릉! 꽈르릉! 꽈르릉! 꽈르릉!
곳곳에서 벼락이 일어나 마력을 타고 내달렸다.
마력의 소용돌이 안에 무수한 전격이 함께 회전하기 시작했다.
이종균과 능력자들은 미처 도망치지도 못하고 거기에 휩쓸려 버렸다.
반태수와 엄대협은 어느새 그곳에서 멀찍이 물러났다.
"운이 안 좋은 사람들이네.”
반태수가 중얼거리자, 엄대협이 어이없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저거 다 네가 한 거잖아. 근데 무슨 운 타령을 해?”
"날 만나지 말았어야지.”
엄대협은 자신도 모르게 수긍하고 말았다.
그때, 데드릭 벨크리스가 두 사람 사이로 불쑥 고개를 들이밀었다.
"뭐야, 벌써 끝난 거야?”
데드릭 벨크리스의 시선이 엄대협에게로 향했다. 눈에서 불똥이 파바박 튀어나갈 것만 같은 시선이었다.
"내가 손을 봐주겠다고 한 것 같은데?”
주인공은 나중에 등장해야 한다며 천천히 오라고 해놓고, 막상 도착하니 상황이 끝나 버렸으니 데드릭 벨크리스 입장에서는 얼마나 기가 막히겠는가.
엄대협은 억울했다. 천천히 오라고 한 사람은 반태수인데, 왜 자신을 보며 저런 말을 하나. 저러니까 꼭 자신이 잘못한 것 같지 않은가.
엄대협은 데드릭 벨크리스의 무시무시한 눈길을 슬그머니 피하며 공사현장을 바라봤다.
전격이 섞인 마력 폭풍이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 갇힌 능력자들은 마력을 뿜어내며 간신히 버티고 있었는데, 이미 쓰러진 자가 절반이 넘었다.
남은 사람도 버티기 힘겨운지 이를 악물고 버티다가 비틀거렸다.
그러더니 하나둘씩 툭툭 쓰러지기 시작했다.
이내 마력 폭풍이 서서히 잦아들더니 멈췄다.
그때까지 버틴 능력자들이 수백 명 있었지만, 다들 기진맥진했다.
엄대협은 거기까지 보고는 고개를 돌려 반태수를 바라봤다.
"이제 어쩔 거야?”
반태수는 데드릭 벨크리스를 쳐다봤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런 눈으로 날 봐?”
"이제부터 영감님이 활약하실 시간이니까요.”
"뭐? 내가 무슨 활약을 해?”
"범죄자를 잡으셔야죠.”
데드릭 벨크리스가 인상을 썼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반태수가 공사현장 쪽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시의 공공사업 장소를 점거해서 공사를 방해한 자들이 저기 있잖습니까. 체포하셔야죠.”
데드릭 벨크리스가 눈을 크게 뜨며 자신을 가리켰다.
"내가?”
"예. 전화 한 통이면 해결하실 능력 있으시잖아요.”
"뭐…… 내가 그 정도 힘은 있지. 그런데……."
반태수가 품에서 병에 담긴 커피와 쿠키 상자를 꺼냈다.
"없는 줄 알았는데 여기 하나 남았네요.”
데드릭 벨크리스의 입가가 한껏 올라갔다.
"기다려라. 전화 한 통이면 상황 끝나니까.”
바로 어딘가에 전화를 건 데드릭 벨크리스는 몇 마디 하고 전화를 끊은 다음 반태수를 바라봤다.
마치 잘했으니 칭찬해 달라는 듯한 눈빛이었다.
반태수가 쿠키와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잘하셨습니다. 영감님이 정말 큰 도움이 되네요.”
데드릭 벨크리스는 히죽 웃고는 공사현장 쪽을 바라봤다.
아직 서 있는 수백 명의 능력자들이 왠지 눈에 거슬렸다.
주먹을 꽉 쥐더니 거기에 마력을 잔뜩 모았다.
그리고 냅다 내질렀다.
꽈앙!
넓게 퍼지듯 쏟아져 나간 마력의 폭풍이 서 있는 능력자들을 한 차례 휩쓸고 지나갔다.
이제 더 이상 서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잠시 후, 군대가 도착했다.
그리고 커다란 트럭을 잔뜩 끌고 와 쓰러진 능력자들을 짐짝처럼 싣고 떠나갔다.
이내 공사현장이 텅 비었다.
전격이 포함된 마력 폭풍이 휩쓸어서 그런지 멀쩡한 건물이 없었다.
풀썩 주저 앉은 건물의 수도 상당했다.
그걸 본 엄대협이 나직이 중얼거렸다.
"철거 공사는 쉽게 끝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