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4화. < 포탈 쟁탈전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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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군데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포탈을 확보한 반태수는 크랙톤으로 돌아오자마자 자신을 기다리는 두 사람을 만나야 했다.
자신의 저택 안에 있는 넓은 공터에 두 대의 비행선이 착륙해 있었다.
공터가 워낙 넓어서 그렇게 했는데도 비행선 두 척 정도는 더 착륙할 공간이 있었다.
반태수의 비행선이 적당한 곳에 착륙했다.
비행선에서 내리니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가 기다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반태수를 바라봤다.
"요즘 재미난 일을 벌이고 다닌다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히죽 웃으며 묻자, 반태수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저 두 사람이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굳이 그걸 회피하지 않은 건 필요 없는 의심을 심고 싶지 않아서였다.
현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 그걸 파탄 낼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그거 확인하려고 여기까지 온 겁니까?”
반태수의 물음에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가 씨익 웃었다.
"확인은 무슨. 벌써 다 알고 있다. 네가 먹은 건 건드리지 않을 테니 잘 관리해.”
반태수는 그 말에 담긴 의미를 잠시 생각하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쳐다봤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재미있다는 듯 빙글빙글 웃으며 말했다.
"나머지 도시들에 작업 좀 했지.”
"그 많은 도시에 전부 한 겁니까?”
"내가 한 건 아니고, 우리 가문이 한 거지. 정확히는 5대 가문이 전부 나서서 했지.”
반태수는 이번엔 시선을 돌려 살라자 샤마쉬를 쳐다봤다.
"사실일세. 5대 가문이 직접 나서서 뭔가를 처리한 일이 정말 오랜만이라 가신가문들이 지금 당황해서 한껏 움츠러들었지.”
살라자 샤마쉬는 즐거운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그걸 자네가 혼자 이끌어냈지. 자부심을 가져도 좋네."
아니, 무슨 이런 걸로 자부심을 가진단 말인가.
그나저나 지구로의 귀환길이 막힐까봐 시도했던 일이 이렇게 크게 번질 줄은 몰랐다.
‘지구 쪽은 아주 난리가 났겠는데?’
굳이 알아보지 않아도 뻔했다.
연합을 만들어서 군데군데 힘을 응집한 건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그 덕분에 기존보다 훨씬 빠르게 이면세계에 자리를 잡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물론 그렇게 쉽게 상황을 만든 건, 지금까지 오랫동안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지지부진하던 상황을 단숨에 바꾼 건 연합을 만든 것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
한데 그렇게 쌓인 힘을 엉뚱하게 쓰는 바람에 일이 이렇게 꼬인 것이다.
포탈에 연연하지 않고 더 오랫동안 이면세계에 영향력을 넓혔으면, 그리고 충분히 이면세계에 대해 알아냈으면, 이번 일 같은 무모한 짓은 결코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
지구의 능력자들은 아직 이곳의 귀족에 대해 잘 모른다. 또한 5대 가문이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걔들이 아는 게 뭐가 있겠어. 타노로스를 알겠어, 셰딤을 알겠어?’
타노로스가 마음먹고 나서면 지구의 능력자들 쯤은 순식간에 쓸려 나갈 것이다.
무서운 것들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다는 걸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다.
"고작 그 말을 전하려고 여기까지 오시진 않았을 것 같은데……."
반태수가 중얼거리자 데드릭 벨크리스가 씨익 웃었다.
"잘 아는구나. 그럼 우리가 왜 왔을 것 같으냐?”
반태수는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를 번갈아 쳐다봤다.
두 사람의 표정은 왠지 비슷했다.
반태수는 진짜 설마설마 했다.
"설마……."
두 사람은 반태수가 말을 꺼내자 더욱 눈을 반짝이며 집중했다.
"설마 그게 뭔지도 모르고 무작정 장악부터 한 겁니까? 아, 죄송합니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서. 그랬을 리가 없는데."
"그거 맞는데?”
데드릭 벨크리스의 말에 반태수는 입을 다물고 황당한 눈으로 두 사람을 번갈아 쳐다봤다.
살라자 샤마쉬도 데드릭 벨크리스의 말 대로라는 듯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정말이라고?’
도시의 수가 몇 개나 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듣기로 수천 개라고 했다.
그 수천 개의 도시를 일제히 조사해서 특이사항이 있는 개발 계획이나 건설 계획을 파악한 다음 장악한 것이다.
'그게 가능해?’
방금 자신도 프리든 가와 린치필드 가의 힘을 이용해 100개가 넘는 도시를 확인하고 파악해 수십 개의 도시에 있는 포탈을 장악했으니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가능하니까 저렇게 당당하게 그걸 했다고 말하는 것 아니겠는가.
5대 가문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했다. 진짜 보통 가문이 아니다.
"뭘 그리 놀라? 뭔가 수상하니까 조치를 한 건데. 전쟁을 한 것도 아니고 그 정도야 별 거 아니지.”
"충분히 놀랄 일입니다. 만일 제가 그냥 재미로 했다고 하면 어쩌시려고 그렇게 일을 저지르셨습니까?”
그러자 데드릭 벨크리스가 히죽 웃었다.
"그럼 나도 장난으로 그랬다고 하면 되지. 그런데 난 미끼만 던졌어. 다른 조사는 가문이 나서서 한 거지. 이상했으면 알아서 중지할 일이야. 뭔가 있다는 확신이 서니까 가문도 발 빠르게 움직인 거라고.”
"그러니까 자네는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뜻일세. 영감이 나이를 먹을수록 말이 많아져서 설명이 너무 장황해.”
그러니까 걱정 말라는 뜻이다. 저 두 사람은 호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호의를 보여준다고 해도 과연 거기에 포탈이 있다는 말을 해줘도 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반태수가 망설이자, 살라자 샤마쉬가 슬쩍 말을 던졌다.
"자네는 대체 어디서 정보를 얻는 건가?”
"그냥 평범합니다.”
살라자 샤마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결코 평범하지 않아. 그건 내가 장담할 수 있지. 자네가 하는 행동이나 말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특별한 정보의 소스 없이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거든.”
반태수는 그 말을 들으며 대체 자신이 무슨 말을 했기에 살라자 샤마쉬가 저런 말을 하는지 잠시 고민했다.
"이번 일을 지켜보면서 자네가 아주 알아내기 어려운 정보를 갖고 있다는 걸 확신했네. 그건 5대 가문 정도는 되어야 알 수 있는 정보인데 말이야.”
반태수는 살라자 샤마쉬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저건 지구에 대한 정보였다.
‘역시 5대 가문은 다 파악하고 있었어.’
어쩌면 지구의 특정 세력과 거래를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미국이라거나.
지구에서 이면세계에 대한 미국의 위치는 아주 확고하다.
미국에서는 굳이 연합이라는 걸 만들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모두 이면세계를 경험한 시간이 비슷한데 미국만 저렇게 앞서 나간다면, 뭔가가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반태수가 보기에 그건 교류였다.
살라자 샤마쉬가 반태수를 보며 물었다.
"이번에 한 일, 그 비밀스러운 정보와 관계가 있는 건가?”
반태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이미 답을 알면서 저런 질문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아마 그럴 겁니다.”
반태수는 살라자 샤마쉬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칼날처럼 날카롭게 빛나는 걸 확인했다.
"거길 어떻게 이용하든 자네하고는 상관없는 건가?”
반태수가 어깨를 으쓱 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이건 진심이었다. 솔직히 일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태수에게 해가 되지는 않는다.
반태수는 그저 지금 자신이 가진 것만 지켜도 충분했다.
그렇게 대충 대화가 마무리될 무렵, 반태수의 비행선에서 오스윈 프리든과 페일라 린치필드가 조심스럽게 내렸다.
"뭐야, 여태 거기 있었던 건가? 안 내리고 뭐 했어?”
데드릭 벨크리스의 말에 오스윈 프리든이 대답했다.
"중요한 얘기를 나누시는 것 같아서 좀 기다렸습니다.”
"중요하긴. 알아도 상관없는 얘기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반태수가 오스윈 프리든과 페일라 린치필드에게 말했다.
"우리가 한 일을 5대 가문에서도 똑같이 진행했답니다. 모든 도시에 전부.”
당연히 두 사람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5대 가문이 나서면 그 정도 규모로 일처리를 하는 거야 이상할 게 없다.
한데 자신들이 하던 일을 5대 가문이 따라서 했다는 건 좀 놀라운 일이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반태수에게 꽂혔다.
이건 5대 가문이 아니라 반태수가 대단한 거다. 5대 가문이 따라서 진행할 만한 일을 처음 계획하고 실행한 사람이니까.
지금까지 개인이 그런 성과를 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건 그냥 불가능한 일이다.
한데 그 불가능한 일을 반태수가 해낸 것이다.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그리고 본의 아니게 자신들이 거기에 편승했다.
"대단한 분이라는 건 알았지만…… 이건 제 상상을 넘어서네요.”
"그러게요. 전 아직도 얼떨떨해요.”
두 사람의 말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낄낄 웃었다.
"그렇지! 저게 올바른 반응이지.”
데드릭 벨크리스가 반태수를 잠시 보다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건 뭐, 자기가 무슨 일을 한 건지도 모르는 눈치니.”
반태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에게 말했다.
"두 분, 커피나 한 잔 하시죠?”
***
이종균은 빠르게 포탈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미 넘어간 능력자가 벌써 300명을 넘었다.
아직 대기 중인 능력자도 그 정도 숫자였다.
포탈 작동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더 서둘러야 한다.
"시간 없습니다! 얼른얼른 갑시다!”
능력자들이 더 서둘러 포탈로 들어갔다.
아슬아슬하지만 다 들어갈 수 있을 듯했다. 자신은 가장 마지막에 들어가야 한다.
능력자 중에서 실력이 뛰어난 자들을 엄선했고, 각자에게 지급한 장비도 최상급이었다.
총이나 수류탄 같은 무기는 당연하고, 마도구도 가능한 선에서 지급했다.
연합을 형성한 이후, 각 연합에서 수급하는 마도구의 수가 대폭 늘어났기에 이 정도 숫자의 능력자에게 충분한 마도구를 지급하는 건 별로 어렵지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공사장에 집합해야 합니다!”
이종균은 같은 말을 계속 반복했다. 기다리는 능력자들이 질색을 했지만,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신경 쓰는 건 이번 일을 어떻게 성공할지와, 혹시 자신이 너무 일을 키운 건 아닐까, 하는 걱정뿐이었다.
이내 모든 능력자가 포탈에 들어갔다.
이종균은 마지막으로 급히 뛰어들었다.
그가 들어감과 거의 동시에 포탈의 기능이 정지했다.
***
데드릭 벨크리스와 살라자 샤마쉬는 소파에 기대 축 늘어졌다.
두 사람의 표정은 반쯤 혼이 빠져나간 듯했다.
그렇게 얼마나 있었을까. 두 사람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 놓인 빈 잔과 접시를 내려다봤다.
오늘 신세계를 엿봤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반태수를 바라봤다.
반태수 옆에는 오스윈 프리든과 페일라 린치필드가 여전히 남은 커피를 아주 천천히 음미하고 있었다.
심지어 두 사람의 접시에는 아직 쿠키가 하나씩 남아 있었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시선이 반태수에게서 저절로 쿠키 쪽으로 이동했다.
잠시 갈등했다. 저걸 집을지 말지.
다른 사람 몫의 쿠키를 말없이 가져오는 것은 체면 문제다. 한데 생각해보면 자신이 언제 체면을 따지고 살았었나.
하지만 아무리 체면이고 남들 시선이고 생각 안 한다고 해도 핏덩이들이 먹는 쿠키를 빼앗는 건 좀 그렇지 않은가.
그가 그런 고민을 할 때, 오스윈 프리든과 페일라 린치필드가 동시에 쿠키를 집었다.
데드릭 벨크리스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영감님, 그만 하시죠. 추합니다.”
살라자 샤마쉬의 말에 데드릭 벨크리스가 발끈했다.
"너야말로 입에 침이나 닦고 말해라. 지금 누가 누구보고 추하다는 거야?”
달그락.
두 사람이 말다툼하고 있을 때, 커피잔을 받침대 위에 놓는 소리가 들렸다.
오스윈 프리든과 페일라 린치필드도 커피를 다 마신 것이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두 사람을 노려보다시피 했다.
오스윈 프리든과 페일라 린치필드는 갑자기 데드릭 벨크리스가 왜 저러는지 몰라 크게 당황했다.
"이런 좋은 걸 너희들끼리만 먹었다고?”
데드릭 벨크리스가 고개를 휙 돌려 반태수를 노려봤다.
"그리고 이 좋은 걸 그동안 한 번도 안 주고 감춰왔고?"
반태수는 뻔뻔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귀한 걸 큰맘 먹고 대접했더니 오히려 타박을 하네요?”
반태수가 살라자 샤마쉬를 쳐다봤다. 마치 당신은 안 그럴 거라는 걸 믿고 있다는 표정으로.
살라자 샤마쉬가 당연한 반응을 보여줬다.
"영감님이 너무하셨네. 난 오늘 신세계를 맛봐서 당분간 다른 커피는 아예 못 마실 것 같은데…… 아! 자네가 그동안 커피 말고 다른 차만 마신 게 이것 때문이었군?”
확실히 이해가 간다는 듯 크게 고개를 끄덕이는 살라자 샤마쉬의 모습을 데드릭 벨크리스가 어이없는 눈으로 바라봤다.
"자네가 그 따위로 말하면 내가 뭐가 돼?”
데드릭 벨크리스는 그렇게 버럭 소리치고는 반태수의 눈치를 슬그머니 살폈다.
반태수가 커다란 유리병 세 개를 테이블에 턱턱턱 내려놓았다.
투명한 유리병 안에는 커피가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세 개의 쿠키 상자를 각각의 유리병 옆에 턱턱턱 놓았다.
반태수는 그것을 각각 살라자 샤마쉬, 오스윈 프리든, 페일라 린치필드 앞으로 슥슥 밀어주었다.
"선물입니다.”
세 사람은 누가 빼앗아갈 새라 얼른 그것을 챙겼다.
데드릭 벨크리스가 당황한 표정으로 세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반태수를 향해 고개를 휙 돌렸다.
"나는? 왜 내 건 없지? 이렇게 보는 앞에서 차별을 하면 안 되는 거 아닌가?”
"남은 게 저것뿐이라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누가 봐도 뻔한 거짓말이었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허허허. 장난하지 말게.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이럴 거면 아예 처음부터 맛을 보여주지 말았어야지.”
그렇게 데드릭 벨크리스가 안절부절못하며 반태수를 조르고 있을 때, 누군가 조심스럽게 응접실로 들어섰다.
"저기…… 헉!”
엄대협이었다.
전할 말이 있어서 잠깐 왔다가 이렇게 손님이 많을 줄 몰라서 당황했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본 사람이 오스윈 프리든이라서 더 놀랐다.
한데 왠지 오스윈 프리든의 자세가 평소와 달리 좀 경직된 것 같았다.
엄대협은 오스윈 프리든이 신경 쓰는 듯한 사람 쪽으로 슬그머니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못마땅한 눈으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데드릭 벨크리스와 눈이 딱 마주쳤다.
맹수 앞에 선 강아지가 된 기분이었다.
"넌 뭐냐?”
“아, 저기, 그러니까 전, 전할 말이 있어서……."
"전할 말? 뭔데?”
엄대협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려 반태수를 바라봤다.
"이종균이 공사현장에서 좀 만나자는데? 알아보니까 그쪽으로 능력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잔뜩 이동 중이라는데, 어쩔까?”
반응은 반태수가 아닌 데드릭 벨크리스에게서 나왔다.
"하! 어떤 천둥벌거숭이가 그따위 수작질이야? 그 공사현장이 어디라고?”
엄대협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자신을 노려보는 데드릭 벨크리스를 보며 너무 놀라 딸꾹질을 시작했다.
"딸국!”
데드릭 벨크리스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딸꾹! 딸꾹!”
딸꾹질이 더 빨라졌다. 엄대협은 울상을 지었다. 그래도 딸꾹질은 쉽게 멈추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