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마법사다-138화 (138/351)

반태수는 완성한 마법진을 두고 잠시 대기했다.

이 마법진이 큰 이유는 여러 개의 마법을 중첩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의 마법을 하나의 마법진으로 통합해서 펼친 것이다.

각 마법의 술식을 완벽히 이해하고, 그것을 넘어 술식 자체를 진짜 자신의 것으로 만든 뒤에야 시도할 수 있는 기법이었다.

마법진 주위로 막대한 마력이 요동쳤다.

반태수는 차분히 마력을 정리해 마법진을 안정시켰다.

설명은 길었지만, 실제로는 몇 초도 걸리지 않았다.

완성된 마법진이 발동했다.

우우우웅!

나직한 진동과 함께 마법진이 천천히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허공 한 곳에 마력이 모여들어 단단히 뭉쳤다.

그 위치는 떠오르고 있는 철판 큐브의 위쪽이었다.

수백 미터나 떨어진 상공이었기에 아무도 그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단단히 뭉친 마력이 급격히 확장하더니 마력의 구조물을 만들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그곳에는 분명히 마력으로 이루어진 구조물이 생겨났다.

콰우우우!

마치 거대한 게이트를 수평으로 눕혀 놓은 듯한 모양의 마력 구조물이었다.

물론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그 구조물의 위쪽으로 막대한 마력과 공기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마치 태풍이 일어나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렇게 모인 공기가 마력 구조물을 통과하며 극도로 압축되었다.

공기와 마력이 계속 주입되고 그걸 압축하는 과정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렇게 터지기 일보 직전까지 공기와 마력을 모아 압축한 덩어리가 그대로 쏘아졌다.

후아앙!

공기와 마력이 뭉쳐 압축된 덩어리가 쏘아진 방향은 떠오르고 있는 철판 큐브 위였다.

꽈아앙!

압축 공기와 마력이 충돌과 동시에 폭발하며 철판 큐브를 아래로 쭉 밀어 버렸다.

꽈드득!

다시 땅에 처박힌 철판 큐브가 꿈틀거렸다.

생각보다 큰 충격을 받은 건 아닌지 이내 다시 떠올랐다.

하지만 그 순간, 다시 만들어진 공기와 마력이 압축된 덩어리가 또 한 번 작렬했다.

꽈아앙!

꽈드득!

이번엔 좀 더 깊이 처박혔다.

철판 큐브가 또 꿈틀거렸고, 그 위에 덩어리가 또 떨어졌다.

꽈아앙!

압축된 공기에 마력이 섞여 있어서 위력이 상당할 텐데도 철판은 조금도 상하지 않았다.

정말 튼튼한 철판이었다.

반태수는 비행선 위에 서서 철판 큐브 위에 공기와 마력을 압축한 덩어리가 떨어지는 광경을 잠시 지켜봤다.

덩어리가 생성되는 속도가 철판 큐브가 다시 힘을 내서 위로 올라오는 타이밍보다 약간 빨랐다.

아마 저대로 두면, 마법의 힘이 다하기 전까지 저 철판 큐브는 결코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할 것이다.

마법의 유지 시간은 굉장히 길었다. 그러려고 마법진을 그렇게 크게 만들었으니까.

아마 반태수가 개입하지 않으면 여섯 시간은 너끈히 버틸 것이다.

그러니 저건 이대로 내버려 두고, 다른 일을 해야 한다.

"아, 그 전에.”

반태수는 빠르게 마법 몇 가지를 펼쳤다.

마법진 수십 개가 떠오르더니 일제히 발동했다.

마력과 공기를 압축한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마력 구조물을 은폐하고 보호하는 마법들이었다.

보아하니 영역화의 범위 바깥에도 무언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그러니 혹시라도 일어날지 모를 상황을 가능한 한 전부 대비해야 한다.

반태수는 마법을 써서 비행선 내부에 있는 조종사들에게 말을 전달했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어 있어요.”

그 다음, 대답도 듣지 않고 비행선에서 훌쩍 뛰어내렸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나중에 구하면 되니 계속 감각을 건드리는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하기로 했다.

상당한 높이였지만, 바닥에 착지할 때는 마력으로 몸을 띄워서 가볍게 내려섰다.

위를 올려다보니 비행선이 이동하고 있었다. 알아서 잘 숨어있을 것이다.

그동안 데드릭 벨크리스와 함께 다니면서 비행선이 위험할 만한 상황도 제법 겪었을 테니, 나름의 경험이 쌓여 있으리라.

반태수는 일단 이동했다.

슬립으로 재워놓은 놈들은 당분간 방치하기로 했다.

점혈로 확실히 마비시킨 게 아니라 단순히 깊은 잠에 빠진 것이기에 누군가 충격을 주면 깰 수도 있다.

하지만 마력에 의해 잠든 것이기에 쉽게 깨지는 않는다.

그러니 오랫동안 방치하지만 않는다면 별다른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반태수가 향하는 곳은 아까부터 감각을 찌르는 방향이었다.

그쪽으로 영역화를 집중해서 멀리까지 펼쳐봤지만,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히 뭔가가 있었다.

‘그나저나 영역화를 어떻게 벗어나는 거지?’

이들이 타노로스라면 마력이 들어가지 않은 순수한 기술력만으로 영역화를 막았다는 뜻이다.

게다가 아까 철판 큐브 밑에 있던 비행선 비슷한 것도 영역화를 막았다.

타노로스에 마력을 차단하거나 무시해 버리는 기술이 존재하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 장치도 못 찾았는데 폭발해 버린 것도 그렇고, 대책이 필요해.’

며칠 전 크랙톤에서 데드릭 벨크리스가 잡았던 타노로스의 조직원은 별다른 장치가 없었음에도 폭발했다.

게다가 위력도 상당했다. 특별한 폭탄이 없었음에도.

알아볼 것 투성이다. 연구해야할 것 투성이고.

반태수는 움직이는 내내 자신을 주시하는 시선을 느꼈다.

그래서 그 시선을 향해 빠르게 이동했다.

시선은 느껴지는데 기척은 전혀 안 느껴졌다. 영역화는 분명히 그곳을 관통했는데, 걸려든 정보는 하나도 없으니 좀 답답했다.

아무래도 영역화를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개량하지 않으면 안 될듯했다.

그렇게 달려가다가 갑자기 어떤 직감이 뇌리에 확 내리 꽂혔다.

반태수는 즉시 하늘로 높이 점프했다.

말이 점프지 거의 날다시피 해서 아주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그 순간, 방금 반태수가 밟으려고 했던 곳이 폭발했다.

꽈아아앙!

폭발력이 굉장히 강했는데, 그 강한 폭발력을 한정된 공간 안에 가둬서 훨씬 큰 위력을 만들어냈다.

참으로 신기한 폭발이었다.

그리고 식은땀이 살짝 났다.

만일 직감이 아니었다면 저 폭발에 휘말렸을 것 아닌가.

또 한 차례 직감이 뇌리에 꽂혔다.

반태수는 빠르게 아래로 내려갔다.

핑!

무언가 방금 반태수가 있던 자리를 꿰뚫고 지나갔다.

저격이다.

내구력 강화를 비롯해 마법을 통해 육체를 상당히 강화했지만, 타노로스의 기술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니 저런 것도 피하는 게 낫다.

괜히 마법만 믿고 있다가 부상이라도 당하면 곤란하지 않겠는가.

반태수는 점프를 한 순간부터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수십 개의 마법이 완성되어 주변에 작렬했다.

꽈과과과과광!

강력한 충격파가 땅바닥을 때렸다.

자욱한 흙먼지가 일어났다. 거기에 반태수가 마법을 통해 만들어낸 안개가 뒤섞여 시야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 버렸다.

반태수는 그 속에서 왜곡을 걸었다.

그 와중에도 마법진이 계속 떠올랐고, 충격파가 주변에 계속 흙먼지를 만들었다.

마법의 안개는 점점 더 자욱해졌고.

반태수는 그 안에서 빠르게 움직였다.

마력을 절묘하게 조절해 흙먼지 안에서 달리는데도 주변 공기나 먼지의 요동이 거의 없었다.

반태수는 저격이 날아온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한참을 이동하고 나서야 저격을 한 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거대한 저격총을 겨누고 있었는데, 총이 어찌나 큰지 사내의 절반이 총에 먹혀 있었다.

애초에 저격총의 설계를 저렇게 한 듯했다. 안에 사람이 반쯤 들어가서 총을 쏘도록 말이다.

‘영역화가 아예 안 통하네.’

눈으로는 보이는데 영역화로는 볼 수 없었다. 마력 자체가 저 사내를 그냥 관통하고 있었다. 마치 허공을 지나듯이.

'신기하네.’

아무튼 마력이 안 통해도 상관없다. 이렇게 훤히 보이는데 마력으로 감지하든 못하든 무슨 상관인가.

반태수는 빠르게 저격수를 향해 날아갔다.

마력은 안 통하지만 마법은 통할 것이다. 마력을 기반으로 물리력과 속성력을 뽑아내면 되니까.

단순한 마력만으로는 안 될 것이다.

반태수는 이럴 때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마법을 펼쳤다.

꽈르르릉!

거대한 벼락 한 줄기가 하늘에서 내리꽂혔다.

저격수는 벼락을 맞고서 몸을 부르르 떨더니 급히 옆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자신의 몸만 한 총을 들고 있기에 구르기가 불편해 보였다.

반태수는 다시 한 번 벼락을 떨어뜨렸다.

꽈르르릉!

그리고 이번엔 저격수가 구르는 쪽에 충격파까지 만들었다.

퍼엉!

"큭!"

충격파가 벼락보다 효과가 좋았다. 아마 전격을 흘리거나 막아내는 장치를 가진 모양이다.

반태수는 마법을 쓰면서 빠르게 다가갔다.

한데 저격수가 들고 있던 저격총이 철컥철컥 소리와 함께 갈라지더니 순식간에 저격수의 몸을 감쌌다.

마치 몸의 절반이 로봇으로 바뀐 듯한 모양이 되었다.

갑자기 저격수의 움직임이 엄청나게 빨라졌다.

그저 단순한 저격총이 아닌 모양이다.

그는 빠르게 여기저기 난잡하게 움직이면서 열심히 주위를 살폈다.

누군가 마법으로 공격을 했는데, 마법사를 발견하지 못해서 제법 당황한 모양이었다.

반태수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저격수를 감싼 부분을 살펴봤다.

왠지 멋있어 보인다. 하나쯤 갖고 싶다. 저걸 내가 만들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마법을 준비했다.

시간을 끌어선 안 된다. 이 저격수 말고도 확인해야 할 곳이 더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이미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이곳 기지의 인원을 300명 정도로 예상했다.

한데 지금까지 나온 건 고작 150명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150명이 아마 곳곳에서 무언가를 획책하고 있을 것이다.

저들의 목표는 데드릭 벨크리스를 잡는 것 하나가 아니다. 그랬다면 이렇게 복잡하게 인원을 나누지도 않았을 것이다.

반태수가 아니었다면 데드릭 벨크리스는 분명히 저들에게 사로잡혔다.

아까 본 철판 큐브만 해도 데드릭 벨크리스의 힘으로는 뚫고 나올 수가 없다.

‘그나저나 괜찮겠지?’

압축공기로 큐브를 때리면 당연히 내부로도 충격이 전달된다.

데드릭 벨크리스는 단단한 사람이니 아마 충분히 견뎌낼 수 있을 것이다.

반태수는 머릿속에서 데드릭 벨크리스를 싹 지우고 마법을 완성시켰다.

주변에서 막대한 마력이 몰려들었고, 거기에 물리력이 부여되었다.

물리력이 부여된 마력이 저격수를 크게 감싼 다음, 범위를 확 좁혔다.

“컥!”

갑자기 온몸을 옥죄는 느낌에 저격수가 신음을 흘렸다.

저격수는 이를 악물고 힘을 주었다.

“끄으으으!”

놀랍게도 저격수의 팔이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물리력이 부여된 마력을 밀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반태수는 저격수와 저격총을 온전하게 확보하기로 결정했다.

온몸을 기계로 감쌌다면 온전하게 제압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저 저격수는 몸의 절반만 기계로 감쌌다.

반태수는 빠르게 그에게 다가갔다.

왜곡 때문에 바로 앞까지 갔는데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한데 갑자기 기계 팔이 반태수를 향해 훅 날아왔다. 마치 반태수가 보이기라도 한다는 듯이.

굉장히 빠른 공격이었지만, 자동 발동되는 실드에 막혔다.

꽝!

그 한 방에 실드가 유리처럼 깨져 버렸다.

하지만 그거면 충분했다. 반태수가 마법을 준비하기에는.

어마어마하게 강한 빛이 저격수의 눈앞에서 터졌다.

“으악!”

순간적으로 눈이 멀어버렸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하겠지만, 그에게 더 이상 남은 시간은 없었다.

반태수는 빠르게 그의 몸에 점혈을 사용했다.

저격수의 몸이 통나무처럼 뻣뻣하게 굳더니 옆으로 쿵 쓰러졌다.

반태수는 쓰러진 저격수를 들고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저격수는 여전히 로봇을 몸에 걸치고 있었다.

그러니 잘 숨겨둬야 한다.

***

돌아온 반태수는 빠르게 상황부터 확인했다.

철판 큐브는 여전히 같은 일을 반복하는 중이었다.

이쯤 됐으면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법도 한데 왜 계속 저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저러면서 다른 방법을 모색 중일 수도 있지.’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저 구멍이 유일한 출입구인 듯한데, 좀 올라갈만 하면 계속 내려앉으니, 뾰족한 수가 없지 않겠는가.

땅을 파서 다른 곳으로 가면 모를까.

하지만 그것도 만만치 않다. 위에 큐브가 달려 있으니까. 저걸 달고 어떻게 땅을 옆으로 파서 이동한단 말인가.

아무튼 저긴 좀 더 방치해도 되겠다.

슬립으로 재운 자들은 여전히 쭉 자는 중이었다.

한데 그들을 흔들어서 깨우고 있는 자들이 섞여 있었다.

열 명이었는데, 역시나 다들 능력자였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50미터쯤 떨어진 곳에 백 명 정도 되는 능력자들이 보였다.

그들은 허공을 향해 총을 겨누고 있었다.

어디쯤을 노리는 건지 보니까 압축 공기를 만드는 마력 구조물 쪽이었다.

총구가 일제히 불을 뿜었다.

반태수는 반사적으로 마법을 펼쳤다.

수십 개의 실드가 총구와 마력 구조물 사이에 나타났다.

쩌저저저정!

놀랍게도 총알이 모든 실드를 뚫고 지나갔다. 그리고 마력 구조물을 관통했다.

특수한 총알이었는지 마력 구조물이 뭉개졌다.

반태수는 빠르게 마력 구조물을 다시 만들었다.

그리고 하늘로 쭉 솟구쳤다.

백 명이나 되는 능력자들이 몸에 갑옷처럼 생긴 슈트를 입고 있었다.

아까 잡은 저격수가 입은 기계보다 더 대단한 슈트가 분명했다.

물론 영역화는 통하지 않았다.

오늘 싸움이 끝나고 나면 저것에 대한 것부터 알아봐야겠다.

반태수는 높이 날아오른 다음, 마력의 실을 마구 뽑아냈다.

저 아래에서 슈트를 입은 놈들의 눈에 자신이 보이는지 아닌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 그런 건 상관없다.

반태수 주위에 수십 개의 마법진이 떠올랐다.

그것도 모자라 계속해서 마법진이 툭툭 생겨났다.

한 명도 도망치지 못하게 할 것이다.

마법진들이 일제히 발동했다.

그러자 거대한 장막이 나타나 저들을 감쌌다.

마치 누군가가 거대한 비단을 휘둘러 두르는 듯한 광경이었다.

고스탁 메르서와 함께 연구했던 마력장막의 열화판이었다.

그저 잠시 저들이 도망갈 길을 막은 것뿐이었다.

반태수 주위로 또 한 번 마법진들이 떠올랐고, 이내 마법이 쏟아져 나왔다.

슈트 부대의 위에 시커먼 구름이 생겨났다. 그리고 굵은 빗줄기를 쏟아냈다.

쏴아아!

비를 맞은 자들이 기겁하며 외쳤다.

"피해! 보통 비가 아니야!”

비에 맞은 부분이 급격히 썩어서 부패하기 시작했다.

슈트는 멀쩡했지만 겉으로 드러난 부분이 썩어 들어갔다.

이내 빗줄기에 전격이 깃들기 시작했다.

꽈르르르릉!

무수한 벼락이 쏟아졌다.

하지만 벼락은 슈트가 철저하게 막아냈다.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이다.

반태수는 그조차 신경 쓰지 않았다.

이번엔 콩알만 한 마력 덩어리가 무수히 쏟아졌다.

마력이 극도로 응축된 마력탄이었다.

퍼버버버버벙!

이번엔 효과가 있었다.

마력탄이 터지면서 슈트가 이상 반응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마력탄에는 다양한 속성이 깃들어 있었다.

다양한 속성의 조합이 슈트를 조금씩 망가뜨린 것이다.

반태수는 그 와중에 어떤 식으로 슈트가 망가지는지 영역화를 통해 확인했다.

처음에는 아예 반응을 못 찾았는데, 슈트가 망가지니 조금씩 영역화에 존재가 잡히기 시작했다.

반태수는 이걸 기회로 영역화를 개량할 힌트를 찾고자 했다.

망가진 슈트는 오히려 움직임에 방해가 되었다.

다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마력탄을 맞는 바람에 결국은 전부 쓰러지고 말았다.

반태수는 슈트를 입은 모든 적이 쓰러지자 잠든 자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여전히 잠든 동료를 깨우고 있었는데, 몇몇은 잠에서 깼는지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려 애쓰고 있었다.

반태수는 빠르게 그쪽으로 날아가 정신을 차린 사람들과 그들을 깨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점혈을 썼다.

그들이 바닥에 힘없이 쓰러지며 싸움이 끝났다.

이제 딱 하나 저기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는 철판 큐브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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