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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114화 (114/351)

114화.  < 살라자 샤마쉬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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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자 샤마쉬는 반태수를 만나고 돌아온 뒤, 비서에게 지시했다.

“반이라는 마법사, 그간의 행적 좀 조사해 봐. 재미있는 친구 같으니.”

뒤에 붙은 재미있는 친구 같다는 말이 중요했다.

그걸로 살라자 샤마쉬가 반태수에게 호의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니까.

비서는 정확히 분위기를 파악하고 고개를 숙였다.

"바로 조사 시작하겠습니다.”

살라자 샤마쉬는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와인이 담긴 잔을 들어 살짝 입술을 축였다.

제법 괜찮은 와인이다.

잠시 와인의 맛과 향을 음미하던 살라자 샤마쉬는 오늘 만난 연구보조 마법사를 떠올렸다.

'반이라.......'

마법사이면서 성을 붙이지 않은 것도 특이했고, 능력자처럼 마력을 포장한 것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살라자 샤마쉬의 흥미를 끈 것은 자신을 대하는 반태수의 태도였다.

살라자 샤마쉬는 자신의 눈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다른 건 몰라도 사람 보는 눈 하나만큼은 가문에서 최고라고 자부했다.

설사 가주님이나 오랫동안 삶을 영위해온 장로들이라 할지라도 사람 보는 눈 하나만큼은 자신을 넘어설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는 눈을 말하는 게 아니었다.

그걸 다 포함해 대상이 지금 어떤 기분인지,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지를 꿰뚫어 볼 수 있었다.

적어도 살라자 샤마쉬는 그렇게 믿었다.

고스탁 메르서를 발탁한 것도 자신의 눈을 신뢰한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 신뢰는 여전히 깨지지 않았다.

그가 보기에 반태수는 결코 평범한 연구 마법사가 아니었다.

반태수의 눈빛 깊은 곳에는 투지가 일렁이고 있었다. 아마 본인은 인식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건 정말 자연스럽게 드러나니까.

그것만 해도 호기심이 이는데,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살라자 샤마쉬는 그동안 무수히 많은 사람을 만나왔다.

그 중에는 자신의 정체를 알리고 만난 사람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훨씬 더 많았다.

하지만 자신의 정체를 밝히건 말건, 자신 앞에 선 사람들은 위축되곤 했다.

살라자 샤마쉬에게는 알게 모르게 풍기는 분위기가 있는데, 그것이 주변을 자연스럽게 압박하곤 했다.

한데 반태수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그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는 한결같았다.

귀찮음.

자신과 얽히면 지금은 물론이고 나중에 분명히 귀찮은 일이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세상 그 누가 살라자 샤마쉬를 앞에 두고 귀찮다고 생각하겠는가.

무서워하면 모를까.

그래서 흥미로웠다. 굳이 귀찮은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언질을 준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보상을 과하게 챙겨준 것도 그 때문이었고.

사실 돈을 주고, 원한다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몇 가지 편의를 봐줄 생각이었다.

한데 흥미가 생겨서 건물 이야기를 꺼냈다.

크랙톤에 자신이 소유한 건물이 몇 개 있는데, 그 중 도심지에 있는 30층짜리 제법 괜찮은 신축 건물이 있었다.

그걸 줄 생각이었다.

실제로 반태수가 건물이라는 말에 반응하는 것도 확인했다.

그런데 난데없이 비행선 얘기를 꺼냈다.

"대체 비행선은 왜 타보고 싶어 하는 거지?"

사실 굳이 보상을 비행선으로 할 이유는 없었다. 부탁만 해도 한 번쯤 태워주는 건 일도 아니었으니까.

한데 반태수는 굳이 그걸 보상으로 받아가고 싶어 했다.

"내가 주는 걸 안 받아가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을 줄은 몰랐네.”

반태수는 살라자 샤마쉬가 처음 보는 유형이었다.

그래서 너무나 궁금했다. 대체 뭐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비행선은 왜 타려고 하는지.

"설마 그걸 탈취하려고 그러는 건 아니겠지?”

살라자 샤마쉬는 자신도 모르게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내 말도 안 된다는 듯 피식 웃었다.

만일 정말로 비행선을 탈취한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라자 샤마쉬는 와인을 한 모금 더 마시며 기분 좋게 웃었다.

이런 기대감, 정말 오랜만이었다.

***

반태수는 아침 일찍 연구소로 출근했다.

이제 연구가 다 끝났으니 크랙톤으로 바로 돌아가도 되지만, 아직 할 일이 남아 있어서 좀 더 남아있어야 한다.

평소에는 출근하면 연구실에서 술식을 파악하느라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 마티아스 파사르가 보였겠지만, 오늘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본의 아니게 나노머신에 감염되었으니 운영실장이나 에트가 같은 취급을 당하진 않겠지만, 제법 고생스러울 것이다.

몸에 들어간 나노머신들을 모두 뽑아내기 전까지는 갇힌 생활을 해야 할 테니.

연구실에 적당히 자리를 잡고 앉아 앞으로의 일정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고 있을 때, 고스탁 메르서가 출근했다.

"음? 나도 오늘 제법 일찍 나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나왔군. 어제는 잘 들어갔나?”

아마 어제 살라자 샤마쉬가 반태수를 찾아간 일은 까맣게 모르는 듯했다.

하긴, 살라자 샤마쉬도 고스탁 메르서가 저 순수함을 잃지 않기를 바라고 있는 듯하니, 굳이 알릴 이유가 없었으리라.

"푹 쉬었습니다. 어제 일은 잘 마무리 되었습니까?”

"잘 됐지. 아주 잘 마무리 되었네. 이게 다 자네 덕분이라는 거, 절대 잊지 않을 걸세.”

"별 말씀을."

고스탁 메르서는 빙긋 웃다가 뭔가가 떠올랐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아! 내가 지난 프로젝트에 쓴 술식 전부 넘겨주기로 했지? 그거 하나로는 모자라니 그동안 내가 진행한 프로젝트 중에서 쓸 만한 건 전부 챙겨주겠네. 잠시만 기다리게.”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려던 반태수는 이내 입을 다물었다.

저렇게 좋아서 챙겨주겠다는데 굳이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다.

아마 최근 몇 년 사이에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반태수가 보기에도 제법 재미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래된 프로젝트들은 그냥 짐만 될 가능성이 높았다.

그래도 아예 얻는 것이 없지는 않으리라. 어쨌든 8서클 연구 마법사가 직접 손댄 술식들이니까.

‘그나저나 비행선은 언제 가져다주는 거지?’

분명히 열흘 동안 빌려주겠다고 했다.

승무원에 조종사까지 같이 빌려주겠다고 했으니 그냥 타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물론 반태수의 목적은 따로 있다.

비행선 자체를 분석해 진짜 탈탈 털어먹을 계획이었다.

최종적으로 지금 살라자 샤마쉬가 쓰는 비행선보다 업그레이드 된 비행선을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였다.

처음 비행선을 보여 달라고 했을 때, 열 시간 정도 비행선을 둘러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정도면 얼추 각종 보안마법을 뚫고 내부 술식을 하나하나 들여다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데 이제 열흘이라는 시간이 생겼다.

그 정도면 비행선이 반태수의 예상보다 몇 배 더 복잡해도 충분히 술식을 뽑아낼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시간이다.

그렇게 앞으로 얻을 자신만의 비행선을 생각하며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을 때,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던 고스탁 메르서가 나타났다.

그는 손에 백과사전 두께의 종이뭉치를 들고 있었다.

그걸 본 반태수가 질린 표정을 지었다.

아니, 저 정도로 양이 많으면 디지털을 써야 할 것 아닌가. 솔직히 그냥 메일로 쏴줘도 되고.

하지만 고스탁 메르서는 저 종이가 좋은가보다.

"자, 여기 있네. 내가 추리고 추려서 괜찮은 것들로만 뽑아왔지. 아마 재미있을 걸세.”

반태수는 종이뭉치를 조심스럽게 받았다.

그러자 고스탁 메르서가 빙긋 웃으며 USB 하나를 내밀었다.

"이건 보기 편하라고 주는 선물. 자네 손에 든 것 말고도 내가 연구하다가 만 것들을 싹 모아서 넣었네. 보다가 흥미 있는 것 찾으면 연락하게. 언제든 공동연구를 할 마음의 준비가 다 되어 있으니까.”

"아…… 감사합니다.”

반태수는 고스탁 메르서의 마음 씀씀이에 살짝 감동했다.

고작 한 달 정도 함께했을 뿐이다. 한데 정은 몇 년을 함께 한 것처럼 들었다.

헤어진다는 생각을 했는지 고스탁 메르서의 눈가가 살짝 촉촉해졌다.

"저 바로 안 갑니다. 한 열흘 정도 일정이 잡혀 있어요.”

그 말에 고스탁 메르서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정말인가? 열흘이면 짧은 시간은 아닌데, 무슨 일정인지 혹시 물어봐도 되나? 연구할 거리 있으면 나랑 같이 하세. 이번엔 내가 보조로 도와줄 테니까.”

고스탁 메르서의 말에 반태수가 결국 웃음을 터트렸다.

살라자 샤마쉬가 순수하다고 했던 말이 정말 잘 이해되는 모습 아닌가.

세상에 어떤 8서클 연구 마법사가 연구보조로 다른 마법사를 도와주겠다고 하겠는가.

아마 고스탁 메르서가 유일하리라.

"사실 어제 그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이라는 말에 고스탁 메르서의 눈이 커다래졌다.

누구를 말하는 건지 대번에 알아차린 것이다.

"정말인가?”

약간 허탈한 기분도 들었다. 자신이 그렇게 감추고자 애썼는데, 그렇게 대번에 들키다니.

"교수님께서 얼마나 애써주셨는지 잘 압니다.”

그러니 저런 죄책감 넘치는 표정은 안 지었으면 좋겠다.

반태수의 말에 조금 표정이 편해진 고스탁 메르서가 물었다.

"그분이 뭐라고 하시던가?”

"이번 일이 잘 풀렸다고 보답을 해주겠다고 하시더군요.”

"보답이라…… 돈은 넉넉히 받았을 테고, 또 뭘 해주시던가?”

“원하는 걸 말하라기에 비행선이나 구경시켜달라고 했습니다.”

고스탁 메르서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다. 난데없이 비행선이라니.

아니, 비행선이 타고 싶으면 항구로 가면 될 것 아닌가.

마법사라면 어느 비행선이든 최고의 대우로 모셔가려고 안달을 할 텐데.

"아니, 왜 굳이……."

"그분의 비행선은 좀 특별하잖아요.”

"그야 그렇지만……."

그거야 당연하다. 특수 비행선을 운용하는 곳은 5대 가문밖에 없으니까.

하지만 그래봐야 비행선은 비행선이다.

아무리 그래도 속도는 비행기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특수 비행선은 좀 낫지만 그래도 비행기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그럼에도 5대 가문에서 특수 비행선을 쓰는 이유는 비행기보다 편리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거리는 비행기보다 비행선이 압도적으로 편리하다.

그게 아니라면 비행선은 대규모 화물을 나르는 것이 최선의 쓰임새였다.

실제로 특수 비행선처럼 작은 크기의 비행선을 만들 수 있는 것도 5대 가문밖에 없고.

“열흘이나 빌려주기로 했으니 정말 실것 탈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같이 가시겠어요?"

고스탁 메르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됐네. 난 새로운 연구 주제나 찾아봐야겠어. 내가 정말 끝내주는 걸로 하나 찾아놓을 테니 생각 있으면 언제든 합류하게.”

반태수가 빙긋 웃었다.

"기대하겠습니다.”

거기까지 말한 반태수가 갑자기 뭔가 떠올랐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반태수는 그렇게 말하고 일단 연구실에서 나갔다. 그리고 CCTV가 없는 비상계단으로 갔다.

그곳에서 아공간에 종이뭉치와 USB를 넣은 반태수는 아공간에서 커피와 쿠키를 꺼냈다.

선물로 맛만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8서클 마법사이니 지금까지 커피와 쿠키를 먹었던 그 어떤 마법사보다 훌륭한 맛과 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무리 마력이 많다고 해도 느낄 수 있는 맛과 향에는 한계가 있기에 오스윈 프리든이나 페일라 린치필드가 겪었던 것과 그렇게까지 대단한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두 사람보다 명백히 더 좋은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으리라.

반태수는 내심 기대가 됐다. 과연 고스탁 메르서의 반응은 어떨까?

커피를 작은 용기에 나눠담고, 쿠키를 작은 봉지에 담은 반태수는 다시 연구실로 향했다.

원래 처음 여기에 왔을 때만해도 커피와 쿠키를 꺼낼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한데 고스탁 메르서와 함께 한, 지난 한 달의 시간이 반태수의 생각을 바꾸었다.

연구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고스탁 메르서가 의자에 앉아 논문을 읽고 있었다.

그걸 본 반태수가 피식 웃었다. 하여간 연구밖에 모르는 사람이다.

반태수가 다가가자, 논문에서 눈을 뗀 고스탁 메르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뭔가?”

반태수가 커피와 쿠키를 슬쩍 들어올렸다.

“커피와 쿠키입니다.”

고스탁 메르서가 헛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이내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거 직접 레시피를 만들고 쿠키도 직접 구운 겁니다.”

그제야 고스탁 메르서의 눈이 살짝 커지더니 부드럽게 풀렸다.

"좋은 선물이로군.”

커피는 아까 마셨지만, 한두 잔 더 마신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다. 연구 마법사에게 커피는 달고 사는 수액 같은 거니까.

반태수는 마법으로 커피를 따뜻하게 데웠다.

그리고 잔에 쪼르르 따랐다.

커피향이 후각을 기분 좋게 자극했다.

미리 준비한 접시에 쿠키를 담아 테이블 위에 놓았다.

금세 준비된 한 잔의 커피와 한 접시의 쿠키.

반태수는 얼른 맛보라는 듯 고스탁 메르서를 바라보며 테이블을 가리키듯 손짓했다.

고스탁 메르서는 빙긋 웃으며 커피잔을 들었다. 그리고 커피를 한 모금 후륵 마셨다.

그 상태로 마치 조각이라도 된 듯 몸이 굳어 버렸다.

고스탁 메르서의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꿀꺽.

이내 커피를 삼켰다. 입에 머금은 것만으로 충격을 받아 채 삼키지도 못한 것이다.

고스탁 메르서는 한동안 입을 꾹 다문 채 커피를 노려봤다. 그리고 이내 시선을 돌려 반태수를 바라봤다.

"대체 이게…… 이게 뭔가?”

"커피죠.”

"아니, 그러니까 대체…… 허어. 이것 참.”

고스탁 메르서는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반태수가 즐거운 표정으로 말했다.

"쿠키랑 같이 먹으면 훨씬 맛있습니다.”

고스탁 메르서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이보다 더 맛있다고? 이 세상에 그런 맛이 과연 존재할까?

하지만 고스탁 메르서의 손은 어느새 쿠키를 집고 있었다.

그것을 입에 넣고 와삭 깨물자,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고소함과 달콤함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커피에 버금갈 정도로 맛있는 쿠키였다.

'아, 커피랑 같이 먹으라고 했었지.’

고스탁 메르서는 그런 생각을 하며 커피를 마셨다.

쿠키와 커피가 뒤섞이며 맛과 향의 시너지를 일으켰다.

입안에서 폭풍이 몰아치는 듯했다.

고스탁 메르서는 이러다가 정신을 잃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반쯤 정신이 나갈 뻔했다.

반태수는 흥미로운 눈으로 그 광경을 지켜봤다.

아무리 8서클 마법사라고 하지만 지나칠 정도로 커피와 쿠키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이거, 괜히 줬나?’

과연 괜찮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고스탁 메르서는 훌륭하게 정신을 되찾고 다시 커피와 쿠키를 즐겼다.

커피와 쿠키를 한 번 먹을 때마다 정신이 반쯤 나가는 것 같았지만, 결국 별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믿을 수가 없군. 충격이야. 내가 이 정도 충격을 받은 것이 언제쯤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군. 솔직히 이번 마력차단 마법 테스트에 성공했을 때보다 더 충격이야.”

"제 선물이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군요.”

고스탁 메르서가 환하게 웃으며 반태수를 바라봤다.

"마음에 들다마다. 이런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어서 정말 고맙군.”

차마 커피와 쿠키를 또 달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물론 반태수가 알아서 커피와 쿠키를 적당히 챙겨 주었다.

그렇게 훈훈하게 인사를 하고 있을 때, 살라자 샤마쉬의 비행선이 연구소 옥상에 착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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