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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107화 (107/351)

107화.  < 마력차단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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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네가 그걸…… 어떻게 아는 건가?”

고스탁 메르서는 그렇게 말한 다음 아차하는 표정으로 마티아스 파사르가 있는 쪽을 확인했다.

이쪽을 쳐다보지는 않고 있지만 귀를 쫑긋 세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음파를 잠깐 차단해뒀으니까요.”

고스탁 메르서의 눈이 커다래졌다.

"대체 언제?”

마법을 펼치는 기미도 못 느꼈다. 무려 8서클 마법사인 자신이 말이다.

"아까 대화를 시작하기 전에 미리 해뒀습니다.”

반태수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고스탁 메르서는 그렇게 간단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8서클 마법사가 가진 마력에 대한 감각은 어마어마하다.

한데 그 감각을 속이고 마법을 펼쳤다는 뜻 아닌가.

솔직히 말하면 9서클 마법사도 자신을 속이지는 못할 것이다.

적어도 고스탁 메르서는 그렇게 믿었다.

"자네 진짜 몇 서클인가? 설마 10서클은 아니겠지?”

10서클. 솔직히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전설의 존재다.

마법사들 사이에서는 이론적으로 12서클까지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지 오래다.

물론 이론적인 얘기다.

언제나 그렇듯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

실제로 넘어가면 말도 안 되는 방법을 써서 이론을 넘어서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아무튼 9서클 마법사는 분명히 존재한다. 고스탁 메르서도 만난 적이 있으니 확신할 수 있다.

하지만 10서클 마법사는 과연 존재하는지 아무도 모른다.

5대 가문에서 보유하고 있을 거라는 소문은 살짝 돈 적이 있다.

하지만 누구도 확인하지 못했다.

고스탁 메르서는 반태수가 10서클 마법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전부 말이 된다.

그 엄청난 술식 계산 속도하며, 마법 이론에 대한 새로운 관점, 거기에 엄청난 마력 컨트롤 능력까지.

한데 그렇게 인정하기에는 왠지 모를 묘한 위화감이 있었다.

"비밀이라고 말했잖습니까. 별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입니다. 제 질문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 아닙니까?”

그제야 고스탁 메르서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대체 어떻게 그렇게 확신했나?"

반태수가 빙긋 웃었다.

"저도 본 적 있으니까요.”

"봤다고?”

고스탁 메르서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설마 진짜로 이 마법을 본 사람이 자신 말고 또 있을 줄은 돌랐다.

"정말로 봤나?”

“마력 움직임까지 봤습니다. 솔직히 시뮬레이션, 감탄이 나오던데요? 완벽하게 똑같더군요.”

고스탁 메르서는 잠시 고민하다가 턱짓으로 문을 가리켰다.

"아무래도 여기서 계속 얘기하는 건 좀 곤란할 것 같으니 자리를 옮기지.”

"네."

반태수는 그제야 주변을 감싸고 있는 마법을 회수했다.

고스탁 메르서는 탄성을 흘렸다.

"허어. 집중해서 살폈는데도 굉장히 희미하군.”

반태수는 어깨를 으쓱 하고는 문 쪽으로 발걸음을 내디뎠다.

고스탁 메르서는 그 뒤를 따라가며 마티아스 파사르에게 말했다.

"잠시 외부에 다녀올 테니 계속 하고 있게. 적당히 하다가 피곤하면 들어가서 쉬고.”

"예. 알겠습니다.”

마티아스 파사르는 왠지 모를 얕은 굴욕을 느꼈다.

지금까지 살면서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원래 항상 열심히 했으니까.

그러니 오늘 고스탁 메르서가 한 말은 평소에 자신이 항상 듣던 말이었다.

들어가서 좀 쉬라는 말.

한데 평소와 달리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가라앉았다.

상황이 바뀌어서 그런 걸까?

너에게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를 돌려 말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어떻게든 해내고야 만다.”

마티아스 파사르는 이를 악물고 술식에 다시 집중했다.

어떻게 해서든 저 연구에 제대로 끼고 말리라.

***

반태수와 고스탁 메르서는 연구소에서 나와 공원으로 들어갔다.

공원에는 사람도 거의 없고, 한적한 곳이 많으니 대화를 나누기 적당한 장소였다.

거기에 마법이 곁들여지면 금상첨화다.

두 사람은 공원에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 놓인 벤치에 앉았다.

반태수는 마법을 펼쳐 주변의 소리를 차단했다. 그리고 왜곡을 이용해 모습까지 감췄다.

아마 지나가는 사람이 보면 커다란 나무만 보이고 그 아래에 있는 벤치와 거기 앉은 두 사람은 안 보일 것이다.

반태수가 마법을 펼치는 걸 유심히 지켜보던 고스탁 메르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원래 마법을 펼칠 때, 그렇게 드러나지 않게 하나?”

"최근 익숙해지려고 연습 중입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

반태수는 무슨 그런 질문이 있냐는 듯 고스탁 메르서를 쳐다봤다

"당연히 유용하니까 연습까지 하면서 익숙해지려고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음."

고스탁 메르서는 말을 아꼈다.

생각해보면 자신은 연구 마법사다. 아무리 8서클 마법사라고 해도 만일 연구가 아니라 전투를 하게 된다면 생각보다 힘을 못 쓸 수도 있다.

실전 경험이 거의 없으니까.

물론 아무리 실전 경험이 없다고 해도 8서클이라는 경지가 어디 가는 건 아니다. 막상 실전에 맞닥뜨리면 웬만해서는 고스탁 메르서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고스탁 메르서는 의외라는 듯 반태수를 바라봤다.

‘그럼 연구 마법사가 아니라 전투 마법사라는 뜻인가?’

연구에 집착하던 모습을 보면 전형적인 연구 마법사인데, 굳이 은밀하게 마법을 펼치는 연습까지 해서 몸에 새기려는 걸 보면 전투 마법사 같기도 했다.

전투 마법사이면서 연구 마법사이기도 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지만, 보통 그런 경우 어느 쪽도 크게 성장하기 어렵다.

전투 마법사는 실전을 통해서, 그리고 연구 마법사는 연구를 통해서 성장하는 것이 정석이다.

반태수는 고스탁 메르서의 눈에 있는 호기심과 의문을 확인하고는 얼른 말을 꺼냈다.

"이제 아까 그 얘기를 마저 하죠. 그 마법, 어디서 봤습니까?”

"아…… 그렇지. 우리 그 얘기를 하려고 굳이 여기까지 온 거였어.”

고스탁 메르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걸 본 건 우연이었네.”

"우연히 봤다고요? 그걸? 5대 가문이 쓰는 마법으로 알고 있는데, 아닙니까?”

"그건 또 어떻게 알았나?”

“말했잖습니까. 저도 봤다고.”

고스탁 메르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마법을 쓰는 5대 가문 사람을 만났다고?”

반태수는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정확히는 정황을 확인한 거고, 그 마법을 쓴 사람 자체를 본 건 아닙니다.”

"그렇군.”

고스탁 메르서는 그제야 좀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차분히 말을 이었다.

"난 정말로 우연히 봤네. 5대 가문에서 나온 사람이 유물을 통해 마력차단 마법을 쓰는 걸 봤지. 거리는 좀 있었지만 똑똑히 볼 수 있었네."

고스탁 메르서는 살짝 몽롱해진 눈으로 허공 어딘가를 바라봤다.

"정말 대단했지. 유물은 이 정도쯤 되는 금속 구체였네.”

고스탁 메르서는 두 손으로 유물의 크기를 대충 보여줬다. 보아하니 어른 머리통만 한 크기였다.

“그 금속 구체가 갑자기 허공에서 분열하더군. 수백 개의 조각으로 나뉘면서 부피가 커졌네. 구체 모양은 정확히 유지하면서."

왜 수백 개의 조각으로 나뉘었는지는 대충 추측이 가능했다.

아마 바짝 붙어 있으면 술식의 간섭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거리를 띄웠을 것이다.

"정말 장관이었지. 그 모든 조각에서 마력이 휘몰아치는데, 그 마력의 양과 뿜어져 나오는 파동에 압도될 지경이었다네.”

고스탁 메르서는 거기까지 말하고 다시 초점이 돌아온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그 다음에 벌어진 일이 바로 내가 시뮬레이션으로 만든 그 현상일세.”

마력이 일어나 일정 공간을 차단해 버린 것이다.

"그걸로 8레벨의 거대 마수를 가뒀지.”

반태수가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

"거대 마수 사냥에 따라가신 겁니까?”

고스탁 메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5대 가문은 자신들이 거대 마수를 사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 거의 없네. 한데 무슨 생각인지 연구 마법사를 하나 포함시켰네. 그게 나였지.”

고스탁 메르서는 담담히 말을 이었다.

"그 마법을 쓴 장소는 5대 가문의 특수 비행선 안에서였네. 허공에 멈추더니 그자가 나서서 마수를 가둬버렸지.”

마력차단에 갇힌 거대 마수는 그 안에서 세상과 분리되어 차츰 마력을 잃고 1년쯤 살다가 말라죽어버렸다고 한다.

고스탁 메르서가 직접 보지는 않았고 나중에 그 얘기만 전달 받았다.

"당시 그 황홀한 광경을 보다가 그 사람에게 물었지. 내가 이 마법을 연구해도 되겠느냐고. 이걸 꼭 내 힘으로 재현하고 싶다고 했지.”

그 말에 반태수는 눈을 크게 떴다.

고스탁 메르서는 반태수의 반응에 빙긋 웃었다.

"자네가 봐도 미친 짓 같지? 한데 놀랍게도 허락을 받았네. 아니, 오히려 그쪽이 더 좋아하더군. 자신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테니 꼭 성공하라더군.”

"결과를 그 자에게 주기로 했습니까?”

"그러기로 했지. 지원의 대가일세. 정말 큰 지원을 해줬거든. 그리고 발표도 허락받았네. 대신 완벽한 술식을 발표할 수는 없고, 기본이 되는 것만 발표할 생각일세.”

그거야 당연하다. 아무리 논문을 쓴다고 해도 모든 술식을 깡그리 공개해 버리면 누구나 다 갖다 쓸 것 아닌가.

그러니 논문을 다 읽더라도 기본 개념과 구조만 알 수 있게 하고, 진짜 술식은 감추는 게 맞다.

적어도 마법에 있어서는 그렇다.

"그럼 우연이 아니네요. 5대 가문에서 작정하고 불러서 연구를 맡긴 셈인데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

그렇게 볼 수도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그거다.

5대 가문에서 그 마법을 분석하고 술식을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연구 마법사를 먼저 선정했을 것이다.

그렇게 정한 사람이 고스탁 메르서이고.

실제로 고스탁 메르서는 그걸 아주 훌륭하게 재현해내고 있다.

아마 다른 8서클 연구 마법사에게 이걸 맡겼다면 아직도 헤매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반태수는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잠시 고민했다.

이 연구를 계속해도 되는 걸까?

그리고 5대 가문에서 이렇게 지원을 해주고 연구를 맡겼는데, 과연 그냥 방치해놨을까?

‘감시자가 있겠지.’

과연 누가 감시자일까? 아니, 어쩌면 사람을 붙인 것이 아니라 마도구나 유물을 붙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그냥 과학기술을 통한 감시 장치를 쓸 가능성도 있고.

연구 결과가 5대 가문으로 가는 거야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어차피 거기는 유물을 통해 이 연구로 만들어낸 마법보다 더 높은 수준의 마력차단을 쓸 수 있다.

물론 이 연구결과가 5대 가문이 자체적으로 키우는 마법 연구소를 더 발전시키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는 반태수가 이 연구를 고스탁 메르서와 함께 진행하는 동안 얻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것 때문에 5대 가문에서 날 주목하거나 하지는 않겠지?’

반태수는 예전에 오스윈 프리든과 페일라 린치필드가 하던 말이 떠올랐다.

그들이 신경 쓰기에 자신들은 너무 하찮다.

반태수가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입을 꾹 다물고 있는데, 고스탁 메르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가 나눈 대화는……."

"아, 비밀로 하겠습니다. 어디 가서 떠들어봐야 좋을 일은 없을 테니까요.”

고스탁 메르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자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또 5대 가문에 대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네. 한데 이거 하나는 명심하게. 5대 가문은 정말 무서운 곳이네. 그러니 조심하게나.”

반태수가 빙긋 웃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들이 무섭다는 건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좀 고민입니다. 이 연구를 제가 계속해도 될지."

고스탁 메르서가 펄쩍 뛰었다.

"그게 무슨 소리인가! 당연히 계속 해야지! 자네에게 불이익이 갈 일은 결코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게! 그 부분은 내가 책임지지! 그리고 보수도 충분히 챙겨주겠네.”

"그럼 교수님만 믿겠습니다. 아, 그리고 저 돈 많습니다. 보수로 돈보다는 다른 걸 챙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연구했던 것 중에서 제가 혹할 만한 마법이라거나……."

고스탁 메르서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주겠네! 내가 마력차단 연구 전에 하던 프로젝트에서 쓴 모든 술식을 싹 넘겨주지. 어떤가, 그 정도면 괜찮은가?”

반태수가 환하게 웃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좋아하니 다행이군. 그럼 내일은 좀 일찍 나오게. 나도 가서 좀 쉬어야겠어.”

오늘은 연구뿐 아니라 5대 가문에 대한 얘기로 심력을 많이 쏟아서 정말로 더 연구를 진행할 집중력이 남아있지 않았다.

반태수는 체력과 정신력이 많이 남았지만 굳이 무리하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철저히 고스탁 메르서와 발을 맞춰서 진행하기로 했으니까.

"그럼 전 숙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가면 딱 저녁 먹을 시간이겠네요.”

반태수는 공원에서 인사하고 바로 퇴근했다.

***

호텔에 도착한 반태수는 일단 자신의 방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저녁 먹기 전에 좀 씻고 싶었다.

시원하게 샤워를 하고 저녁을 먹으면서 간단히 맥주라도 곁들이면 오늘의 마무리로는 아주 훌륭하지 않겠는가.

엘리베이터가 자신의 방이 있는 층에서 멈추자, 아까 나올 때의 일이 떠올랐다.

좀 미안하면서도 민망한 감정이 슬쩍 올라왔다.

반태수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자신의 방으로 가려고 했다.

이 방은 일주일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마법 연구소와 호텔 사이에 협약을 체결했다.

반태수는 방을 좀 더 업그레이드해서 전망을 챙겼다.

밤에 도시의 야경을 볼 수 있는 방이었다. 제법 훌륭했다.

그렇게 방으로 가는데, 자신의 방 앞에 누군가가 서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었다.

반태수는 그에게 다가가 물었다.

"누구십니까?”

양복을 잘 차려입은 4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사내였는데, 그는 반태수가 말을 걸자 눈을 크게 뜨며 얼른 대답했다.

"전 이 호텔의 영업이사입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 이렇게 기다렸습니다.”

"굉장히 오랫동안 기다리신 것 같은데……."

"아닙니다. 다름이 아니라 혹시 방을 바꿔주실 수 있나 해서 기다렸습니다.”

“방을 바꿔요?”

"저희 호텔 최고급 객실로 바꿔드리겠습니다.”

반태수는 일단 의심부터 들었다.

"굳이 왜요?”

사내가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이 방에서 마법사님이 벽을 넘지 않으셨습니까.”

반태수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

“벌써 소문이 자자합니다. 이 방을 쓰고 싶어 하는 분들이 지금 줄을 섰습니다.”

반태수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여길 쓰겠다고 줄을 섰다고요?”

"우리 호텔에도 드디어 벽을 넘은 방이 생긴 거죠. 아, 벽을 넘었을 때 생긴 부산물을 저희가 따로 챙겼는데, 혹시 원하신다면......."

반태수가 기겁하며 한 발 물러났다. 그리고 더없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필요 없습니다.”

벽을 넘을 때의 부산물이라면 몸에서 빠져나온 그 썩은 노폐물 아닌가.

더구나 마력과 진득하게 엮여서 마법적 처리로 치우는 것도 어려운 오물이다.

그걸 왜 원한단 말인가.

"그럼 새 방으로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반태수는 얼른 고개를 끄덕이고 사내의 뒤를 따라갔다.

세상에는 정말 별의 별 미친놈들이 다 있다고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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