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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법사다-70화 (70/351)

70화.  < 지하 공방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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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태수가 한 것은 고작 마법을 두 번 날린 것이 전부였다.

그 뒤의 싸움은 방패로 방어만 하던 능력자들이 마무리했다.

반태수가 첫 번째로 날린 마법이 적을 한바탕 휘저어 절반 이상을 쓰러뜨리고 나머지에게도 심각한 타격을 입혔다.

두 번째 날린 것은 바람에 충격파를 섞은 마법이었는데, 단숨에 트럭들을 싹 날려 버렸다.

그 와중에 어찌나 술식을 정교하게 짰는지 정확히 트럭들만 날리고 같이 붙어 있던 방패를 든 능력자들은 손톱만큼도 건드리지 않았다.

그 뒤의 싸움은 일방적이었다.

방패를 든 능력자들은 방패와 자신들의 능력을 적절히 이용해 적을 차근차근 처리했다.

결코 서두르지 않고 확실하고 안전하게 정리했다.

반태수는 적당히 떨어진 곳에서 싸움을 지켜봤다.

세 개의 능력자 팀을 고용했다고 했다. 그래서 혹시 팀 대영이 그 중 끼어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건 아니었다.

하지만 지구에서 온 능력자 팀이 하나 끼어있었다.

저 팀은 예전 셰담의 마수 사육장에서도 봤다. 고릴라 마수에게 나가 떨어졌던 팀이다.

그때 크게 다친 줄 알았는데 여기 있는 걸 보니 치료를 잘 한 모양이었다.

그때 듣기로 프랑스 쪽에서 온 팀이라고 했었다.

'크랙톤이 프랑스하고도 연결이 되어 있구나.’

어쩌면 지구의 더 많은 도시와 연결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활동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그런데 과연 이면세계 사람들이 지구인의 존재에 대해 전혀 모를까?

생각해보면 이상한 점이 몇 가지 있다.

일단 언어 문제다.

반태수야 언어 쪽으로 천재적인 재능이 있어서 짧은 시간에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섰고, 그 뒤로 계속 발전시켜 이제 이면세계 사람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다른 능력자들 전부가 반태수처럼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팀 대영을 살펴보았을 때, 그들은 이면세계의 언어 수준이 굉장히 높았다.

이면세계 사람들과 별 위화감이 없이 섞일 수 있을 정도였다.

모든 능력자들이 그랬다.

그리고 저기 있는 프랑스 팀도 다들 이면세계의 언어를 능숙하게 사용했다.

솔직히 예전에 미리 얘기를 엿듣지 않았다면 저들이 지구에서 왔다고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만, 정말로 구분이 불가능할까?’

저들은 어찌 되었건 지구의 마력을 보유한채 이면세계의 마력을 받아들인 자들이다.

그렇다면 지구의 마력이 함께 섞여 있을 것 아닌가.

저들의 마력을 분석해서 지구의 마력을 감지해 낼 수 있지 않을까?

그게 된다면, 그리고 그걸 영역화에 패시브로 새겨둘 수 있다면, 앞으로 모든 능력자들로부터 지구인들을 골라낼 수 있지 않겠는가.

잠깐 시도해보니 영역화만으로 저들의 마력을 분석해서 지구의 마력을 골라내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니 가까이 다가가서 자신의 마력을 직접 투입해 확인해 봐야할 듯했다.

반태수는 천천히 그들에게 다가갔다.

능력자들은 싸움의 뒷정리를 하고 있었다.

죽은 자들을 따로 분류하고 죽지 않은 자들을 포박해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다.

마법사는 그렇게 묶어놓고도 한 명이 붙어 감시해야 했다. 마법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마도구나 유물이 없는 한, 마법사가 언제 마법을 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저 마력에 민감한 능력자가 바짝 붙어서 긴장한 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반태수가 다가가자, 능력자 세 명이 얼른 달려 나왔다.

각 능력자 팀의 팀장들이었다.

"방금 연락을 받았습니다. 마법사님이십니까?”

"맞습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아마 도와주지 않았어도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적을 이렇게 손쉽게 처리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들은 경외의 눈으로 반태수를 바라봤다.

사실 변두리에서 활동하는 능력자 팀이 마법사를 겪을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프랑스에서 온 팀은 오늘 처음 마법사를 겪었다.

그리고 이렇게 성능이 뛰어난 마도구도 처음 써봤다. 아니, 마도구 자체를 처음 써본 팀원들도 있었다.

이 방패는 정말 탐나는 마도구였다. 하지만 이건 대여한 마도구다. 일이 끝났으니 다시 돌려줘야 한다.

팀장들은 반태수와 어떻게든 인연을 맺어보려고 애썼다.

특히 프랑스에서 온 팀장은 마법사와의 관계가 더더욱 간절했다.

이면세계에서 마법사가 가지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제대로 된 마법사와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지구로 가져가는 물건의 수준이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변두리만 전전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고작해야 포션 쪼가리들이었다.

그나마 팀 대영에서는 간간이 마도구를 얻는 모양이지만, 그 마도구라는 것들도 사실 썩 쓸모 있는 것들은 아니었다.

물론 이면세계의 마법에 대해 아직 아무것도 모르니 연구할 가치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러니 지위가 높은 사람과 인연을 맺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겠는가.

실제로 미국의 어느 팀인가는 위쪽과 연결하는 데 성공해서 상당히 괜찮은 마도구를 얻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리고 누군가는 마력에 대한 지식을 얻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마엘이라고 합니다. 팀 에페를 이끌고 있죠. 뭔가 시키실 일이 있으시면 말씀만 해주십시오.”

마엘과 함께 있던 다른 팀의 팀장들도 황급히 자기소개를 하고 시킬 일 있으면 시켜달라고 말했다.

반태수는 대충 흘려들었다. 어차피 지금 관심 있는 건 마엘이 이끄는 팀 에페에 소속된 지구인들이니까.

그들을 구분할 방법을 찾는 것이 목적이다. 반태수는 마엘이 가까이 온 김에 마력의 실을 몇 가닥 뽑아 그의 몸에 꽂았다.

이제부터 집중해야 한다. 그가 가진 모든 마력을 샅샅이 스캔해야 하니까.

과연 지구의 마력이 저 안에서 이면세계의 마력과 섞이지 않고 잘 남아 있는지 궁금했다.

반태수가 그렇게 마력을 스캔하는 사이에도 마엘을 비롯한 각 팀장들은 반태수의 호감을 얻기 위해 애썼다.

어떻게든 한 마디라도 말을 걸고, 아부도 적당히 섞으며 반태수의 눈치를 살폈다.

마법사에게 그들이 해줄 수 있는 건 거의 없기에 그저 말과 몸으로 때우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사이 대충 전장의 정리가 끝났고, 마침맞게 시정부 사람들이 도착했다.

시정부 사람들은 기계적으로 쓰러진 자들을 가져온 차에 실었다. 마력을 쓰지 못하게 제어하는 유물이 존재하지만, 시정부에서 쓸 수 있는 수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에 함부로 쓸 수는 없었다.

그저 단단하게 구속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속구 자체가 워낙 강력해서 웬만한 마법사들도 쉽게 벗어날 수 없었다.

시정부 사람들이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차에 한창 싣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누군가 다가왔다.

엄대협이었다.

"이쪽도 다 끝났네? 저쪽은 아직 정리 중이야. 워낙 띄엄띄엄 흩어져 있어서.”

엄대협은 걸음을 좀 더 서두르며 말을 이었다.

"플로드하고 리어스트롬은 확보했어. 목숨도 확인했고. 심문은 시정부에서 맡는다네?”

"그래도 되나?”

엄대협이 씨익 웃었다.

"안 될 건 또 뭐야? 엄청 협조적이더라고. 심문해서 지하공방이 은닉한 것들 찾아내면 적당한 비율을 받기로 했어.”

엄대협은 기분이 좋았다. 이번 일을 처리하면서 시정부 인사들이 어찌나 저자세로 나오는지, 그들을 만날 때마다 자존감이 팍팍 올라갔다.

마치 높은 자리에 있는 누군가가 언질이라도 한 것 같았지만, 굳이 알아보려고 하지 않았다.

왠지 더 파고들기가 무서워서였다.

엄대협은 반태수 근처에 세 명의 팀장이 있는 걸 보고는 씨익 웃었다.

"자자,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죽은 분은 없죠?”

"없습니다.”

마엘이 대답하자, 함께 있던 팀장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죽은 사람은 없었다. 다친 사람은 좀 있었지만. 그나마도 생채기나 다름없는 가벼운 상처였다.

이 모든 것이 방패 덕분이었다.

"그럼 계산을 마무리 해야겠네요. 일단 방패부터 반납해 주시죠.”

세 팀장의 얼굴에 진한 아쉬움이 맴돌았다.

그리고 그들의 지시로 방패를 반납하는 모든 능력자들도 마찬가지 표정을 지었다.

"두 팀은 선금으로 받았죠?”

엄대협의 물음에 마엘을 제외한 나머지 팀장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네. 받았습니다.”

엄대협은 시선을 돌려 마엘을 바라봤다.

"이쪽 팀은 현금이 아니라 물건을 원하셨죠?”

"예. 맞습니다.”

엄대협이 마엘에게 무언가를 내밀었다.

손바닥 두 개를 합친 정도 크기의 원판이었다. 두께는 손가락 두 개 정도였는데, 금속 재질이라서 무게가 제법 나갔다.

원판 한가운데 마력석이 있었는데,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다.

반태수는 그걸 보자마자 바로 분석해 버렸다.

보안이 적용되긴 했는데, 워낙 수준이 낮아서 보자마자 바로 뚫어버렸다.

술식 분석도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났다.

"세 번 실드를 만들어내는 마도구입니다. 마법을 쓰면 여덟 시간에 하나씩 충전됩니다.”

마엘의 눈이 화등잔만 해졌다.

설마 이렇게 대단한 물건을 받게 될 줄은 몰랐다.

그저 대가로 마도구를 받고 싶다고 했을 뿐이다. 하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주기로 하고 돈으로 받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그동안은 마도구는 거의 포기하고 포션을 주로 받았었다.

한데 이번에는 의뢰가 평소와 좀 다른 것 같아서 모험을 해본 것이다.

그것이 이렇게 대박으로 돌아왔다.

"이런 물건 구하기 힘들다는 거, 아시죠?”

엄대협이 생색을 있는 대로 내며 말하자, 마엘이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꼭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이런 물건은 구하기 어려울 겁니다.”

"당연히 그렇겠지요. 그래도 좋은 관계를 이어갔으면 합니다. 저희 팀, 생각보다 실력이 괜찮습니다.”

"팀 에페야 유명하니 잘 알고 있습니다. 오래됐으니까요.”

그 뒤로도 대화가 좀 더 이어졌다.

엄대협은 마엘에게 슬슬 바람을 불어 넣었고, 마엘은 다음에도 이런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엄대협에게 잘 보이려 열심히 노력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반태수는 마엘의 몸에 꽂은 마력의 실을 통해 지구의 마력과 이면세계의 마력을 구분하는 작업을 계속 이어갔다.

‘될 거 같은데 잘 안 되네.’

지구의 마력은 정적이고 이면세계의 마력은 활발하게 움직인다.

한데 그걸 구분하기가 어려웠다. 아무래도 지구의 마력이 이면세계의 마력에 휩쓸려 이리저리 움직이는 모양이었다.

머리 한구석이 간질간질했다. 뭔가 작은 계기만 있으면 탁 터질 것 같은데, 그게 안 되니 답답했다.

그러는 사이 엄대협과 마엘의 대화가 끝났다.

그 뒤로는 빠르게 진행되었다. 시정부가 일을 모두 마무리 했고, 함께한 세 팀은 돌아갔다.

그들은 나름대로 큰 성과를 얻었다. 이 작전은 시정부와 손잡고 진행했다.

그러니 세 팀이 시정부에 눈도장을 찍은 셈이 되었다.

물론 고작 그 정도로 시정부와 좋은 관계가 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했다.

"아쉽네.”

반태수가 돌아가는 팀 에페를 보며 중얼거렸다.

"왜? 저 팀에 관심 있어?”

"그건 아니고.”

"다음에 적당한 핑계 대서 불러볼까?”

"아냐.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그럼 우리도 슬슬 돌아가자. 시간도 늦었는데.”

반태수가 엄대협을 보며 말했다.

"너 먼저 가. 난 좀 볼일이 있어.”

"볼일? 너 설마 쟤들 따라가려는 거야? 대체 쟤들이 뭔데?”

"그런 거 아냐. 그러니까 일단 먼저 돌아가.”

반태수는 그렇게 말하고 성큼 걸음을 옮겼다.

엄대협은 그런 반태수의 모습에 살짝 당황했다. 아니라고 하지만 반태수가 팀 에페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눈에 확 보였다.

반태수가 가는 방향이 팀 에페가 가는 방향과는 달랐지만 그래도 뻔한 거 아니겠는가.

"그냥 나중에 적당한 의뢰 하나 맡기면 되는데……."

왜 저렇게 귀찮은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엄대협은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시정부 인사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 시정부와의 계산을 마무리할 차례였다.

***

반태수는 왜곡으로 모습을 감추고 팀 에페를 따라갔다.

그리고 가까이 붙어서 마력의 실을 다시 마엘에게 꽂았다.

생각해보니 저들이 쓰는 포탈의 위치도 알아두면 좋을 것 같았다.

일석이조다. 분석도 하고 포탈도 찾고.

이들이 쓰는 포탈은 프랑스와 이어져 있을 것이다. 어느 도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 파리가 아닐까?

팀 에페는 인적 없는 골목을 지나고 있었다.

보는 사람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이면세계의 언어가 아니라 불어로 두런두런 대화를 나눴다.

다들 표정이 엄청 기뻐보였다.

오늘 좋은 마도구를 얻었으니 이걸 지구로 가져가면 대가가 엄청날 것이다.

반태수는 따라가면서 계속 분석했지만 좀처럼 감을 잡지 못했다.

그때, 골목이 끝나는 곳에서 누군가 불쑥 나타났다.

그리고 반대 쪽에서도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왔다.

비좁은 골목이었기에 몇 명이 그렇게 서니 지나갈 수 없을 정도로 꽉 찼다.

좋은 의도로 나타난 놈들은 아닌 듯했다.

반태수는 일단 담장 위로 조용히 올라갔다. 물론 마력의 실은 여전히 꽂은 채였다. 지금도 실시간으로 계속 마엘의 마력을 분석 중이었다.

팀 에페를 노리는 자들은 전부 복면을 쓰고 있었다. 그들이 일제히 품에서 칼을 꺼냈다.

다들 능력자였기에 아마 이런 비좁은 골목에서 싸운다면 팀 에페의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너희들, 뭐야?”

마엘이 으르렁거리듯 묻자, 가장 앞으로 나선 사내가 히죽히죽 웃었다.

"좋은 물건 하나 구했다면서? 뭔지 궁금해져서 말이야. 좋은 건 나눠먹어야지?”

마엘은 대꾸도 하지 않고 주먹을 꽉 쥐었다.

이런 일이 자주 있는 건 아니지만, 아주 드물지도 않다. 의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습격을 당해 가진 걸 다 빼앗긴 적도 있었다.

그때는 죽지 않으려고 정말 열심히 도망쳤다.

처음 당하고 나서야 변두리에서는 정말 흔한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젠 이런 일에 능숙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자신뿐 아니라 팀원들도 마찬가지였다.

팀 에페의 몸에서 마력이 들끓었다.

그리고 그 순간, 반태수의 눈이 커다래졌다.

몸에서 마력이 격렬하게 움직이는 순간, 명확하게 지구의 마력과 이면세계의 마력을 구분할 수 있었다.

두 마력의 성질에 대해서는 원래부터 잘 안다. 둘은 같지만 다른 마력이었다.

아무튼 그때부터는 일사천리였다.

반태수의 머릿속에 무수한 영감이 떠올랐다. 그리고 빠르게 술식을 구성할 수 있었다.

‘됐어.’

원하던 걸 얻었다.

하지만 그 사이 팀 에페는 굉장히 난감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습격한 놈들의 능력이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팀원들이 하나둘 상처를 입기 시작했다.

어쩌면 오늘 얻은 마도구를 주고 목숨을 구걸해야 할지도 모른다.

반태수는 바로 싸움에 개입했다.

팀 에페 전원에게 내구력 강화를 걸어주었다. 그리고 습격한 놈들에게는 반대로 내구력 약화를 걸었고.

그때부터 상황이 급격히 달라졌다.

팀 에페 쪽에서 가볍게 공격해도 습격자는 커다란 충격을 받고 나가 떨어졌다.

반면 습격자들의 공격은 팀 에페에게 거의 충격을 주지 못했다.

칼로 찔러도 마찬가지였다. 칼이 피부를 파고들지 못했다. 모든 충격을 다 흡수하고 흘려버리니 힘을 받지 못한 것이다.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다.

팀 에페는 굳이 이들의 복면을 벗기지 않았다. 그저 빼앗은 칼로 목을 콱콱 찍었을 뿐이다.

이면세계 변두리에서 달려든 적을 살려 보내는 건 강자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뒤통수를 맞게 되어 있었다.

팀 에페는 그렇게 싸움을 마무리 하고 그곳을 떠났다.

저들의 시체는 누군가가 알아서 처리하리라. 신고를 하든, 뭘 하든.

아마 누군가 신고를 해서 경찰이 개입하더라도 수사는 지지부진 하리라.

변두리에서 이런 일은 흔하니까.

그리고 팀 에페는 프랑스로 돌아가면 당분간 여기 오지 않을 테니 그 사이에 모든 일이 마무리 되어 있을 것이다.

반태수는 빠르게 자리를 벗어나는 팀 에페의 뒤를 따라갔다.

포탈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애초에 함정 위치를 포탈과 멀지 않은 곳에 둔 듯했다.

팀 에페가 서둘러 포탈로 들어갔다.

그리고 반태수는 포탈 위치를 확인한 다음 돌아갔다.

이제 집으로 가서 방금 얻은 술식을 정리하고 아공간 팔찌를 분석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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