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노머신 황제-56화 (56/146)

“이사벨라. 이것봐라. 회전목마다, 회전목마!”

이자르의 호들갑에 이사벨라는 이마를 짚고 고개를 저었다.

마구를 얹은 목마 위에 앉아 애처럼 떠들고 있는 어른귀족의 모습은 뭐라고 해야할까.

좋게 말해서 아직 세상의 때에 찌들지 않은 것이고, 좋게 말하지 않으면 철이 없다고 해야할 것이다.

“하하하! 재밌구나! 우리 영지에는 왜 이런 게 없는 거지?”

인력으로 돌아가는 회전목마가 퍽이나 재미있는 모양이다.

잠시 한눈 판 사이에 어느 귀족여식과 사라진 아자르였다. 아침이 되자 언제 그랬냐는 듯 나타나선 이사벨라를 끌고 ‘유명한 서커스단이 왔다!’며 떠들더니, 애들보다 더 즐겁게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

“아, 재밌었다. 이사벨라, 너도 타보거라. 이거 아주 물건이다.”

한참 시간을 초과해 목마를 타던 이자르가 돌아왔다.

이사벨라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괜찮아요.”

“그래? 아쉽군. 헌데, 피곤해보이는구나. 어제밤 오라비가 갑자기 사라져서 근심이 심했던 것이냐?”

“그럴리가요.”

이사벨라는 단호하게 답했다.

하지만 이자르의 말마따나 이사벨라는 통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가에 그늘진 다크서클이 그 증거다.

솔직히 이자르에 대해선 전혀 생각도 하지 않았다.

철없어 보이지만 이자르는 철저하게 선은 지킨다. 적어도 두드러지게 문제가 될 것 같으면 절대로 행동하지 않는 타입이다.

여색을 밝히는 게 조금 문제긴 하지만, 이자르는 급부상하는 변방백의 확고한 후계자였다.

그의 능력은 이미 아버지를 넘어섰다는 평이 자자했다.

이자르가 혀를 찼다.

“쯧쯧, 그럼 라인하르트 황태자 때문이냐?”

“······.”

“얼굴에 써있다. 어디보자. 친구 위, 애인 아래?”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에요?”

“흐음, 라인하르트 황태자라. 확실히 소문이 잘못된 것 같긴 하더구나.”

이자르는 턱을 쓸었다.

솔직히 라인하르트 황태자는 기대 이상이었다.

미친 황태자라는 소문은 와전된 게 분명하다.

아니면 누군가가 악의로 퍼트린 것이거나.

이자르는 인간에게 기대하진 않는다. 인간은 언제나 실망만 주는 존재라서, 차라리 기대를 안 하는 게 낫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라인하르트는 예상 외였다.

이사벨라에게 몇 가지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그다지 기대감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보여준 모습은 확실히 좌중을 ‘압도’했다.

‘자신에게 걸맞은 쇼를 할 줄 안다.’

이는 대단한 능력이다.

자신의 지위와 능력을 온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 그로 인해 자신의 이미지를 직접 메이킹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도 카르넬 황녀의 성인식을 이용해서.

덕분에 수많은 귀족들에게 그의 모습이 각인됐다.

워낙 파격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잊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월계수 양복점을 찾는 귀족이 많아진 걸 보면, 벌써부터 영향력을 행사하고있군.’

서커스를 보러 온 이유 중 하나는 지나는 길에 월계수 양복점이 있기 때문이었다.

라인하르트가 입고온 양복이 이 양복점에서 탄생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불과 하룻밤 사이에 중앙귀족들에게서 퍼지고 있었던 탓이다.

덕택에 월계수 양복점 앞은 이미 문전성시였다.

귀족들이 줄을 서고 있고, 시민들은 궁금해하고 있다.

라인하르트는 그저 쇼만 할 줄 아는 광대가 아니다.

그는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존재였다.

머지않아 모든 귀족들은 라인하르트가 입었던 양식의 양복을 입게 될 터.

“이사벨라. 많고 많은 형제자매들 중에서도 너는 내가 가장 아끼는 동생이다.”

“쓸데없는 말 그만하고 다 즐겼으면 돌아가요, 오라버니.”

“끝까지 듣거라. 나는 네가 기사가 되는 걸 지지한다는 말이다.”

순간 이사벨라의 표정이 굳었다.

가문의 어른들도 아직 다 설득하지 못했다.

특히 형제자매들에게는 말하지 않았는데. 차기 후계자인 아지르에겐 더더욱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건만.

“어머니에게서 들었나요?”

만약 말했다면 그것은 어머니일 것이다.

어머니는 이사벨라가 기사가 되는 것을 극렬하게 반대하고 있었다.

이자르는 고개를 저었다.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던 사실이니, 굳이 알려고 할 필요도 없었지.”

“알면서도 왜 저를 지지한다는 건가요?”

변방백의 영애가 기사가 된다?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도 인정하지 않을 것이었다.

가문의 명예가 실추될 수도 있는 일이건만.

“말하지 않았느냐? 너는 내가 제일 아끼는 동생이라고. 다른 놈들은 다 틀에 박힌 듯이 살아서 재미가 없거든.”

“재미가 있다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아니, 그거면 충분하다. 재미없는 인생따위 상상도 하기 싫다. 하여간에······ 기사가 되거나, 라인하르트 황태자와 밀고 당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마.”

“······ 들어는 볼게요.”

“페르세포 대공의 양녀가 황룡기사단의 견습기사로 들어갔다지 뭐냐?”

방법을 알려준다더니 뜬금없는 말이었다.

하지만, 피앙세 같은 게 아니라 견습기사였다니.

짧은 시간에 이런 정보는 대체 어디서 물어오는 건지 기가찰 노릇이었다.

그러나 이자르가 말한 거라면 사실일 것이다.

그는 틀린 적이 없었다. 적어도, 그녀가 알기로는 그랬다.

페르세포 대공의 영애가 견습기사라는 걸 알아온 것도 그녀가 너무 뚫어져라 쳐다봤기 때문일 터였다.

하지만 아무리 천재적인 이자르라도 이거 하나는 틀렸다.

그건 바로 그녀 자신의 감정이다.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 이자르 오라버니, 오해하는 것 같아서 분명히 말하지만 저는 라인하르트 전하를 사랑하는 게······.”

“오, 마침 저기 지나가는군.”

말을 끊은 이자르가 시선을 옮겼다.

덩달아 눈길을 옮긴 이사벨라의 눈동자가 떨렸다.

“황실마차다!”

“라인하르트 전하셔!”

“또?”

시민들도 그의 출현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다지 반기지는 않았지만 황실마차가 좋은 구경거리임은 분명했다.

이윽고 황실마차는 월계수 양복점으로 다가갔다.

“음, 역시 그는 지배하는 자군.”

이자르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라인하르트는 마지막 쐐기를 박고 있었다.

사람을 움직이는 재능. 그것을 달리 말하면 지배의 재능이다.

라인하르트는 제대로 지배할 줄 아는 자였다.

이자르가 다시 이사벨라를 바라봤다.

그는 차갑게 표정을 굳히며 이야기했다.

“자. 선택은 네가 하거라. 하지만 두 가지를 모두 가질 순 없다. 기사가 되거나, 그를 갖거나. 꿈이냐, 사랑이냐?”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가요, 이자르?”

“지금 이곳을 떠나면 기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최강의 기사가. 반대로 지금 저곳으로 향한다면, 너는 사랑을 쟁취할 수 있겠지.”

“그게 저랑 무슨 상관이죠?”

“있다. 이 순간, 이 찰나의 선택에 너의 인생이 달라진다.”

이사벨라는 주저했다.

꿈이냐, 사랑이냐······.

이자르는 선택을 강요하고 있었다.

어쩌면 처음부터 이 상황을 상정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라인하르트가 이곳을 지나가리라는 것도 미리 상정하고서 목마를 타러 가자고 아침부터 졸라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자르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그가 성인이 된 후 가문은 세 배 이상 세를 확장했다. 급진적으로 이름을 떨치며 중앙귀족들에게도 존재감을 알렸다.

모두 이자르의 선택들 덕분이었다.

하여, 영지에서 이자르는 두 가지 별명으로 불린다.

미래를 보는 천재. 혹은 세상에서 제일 운 좋은놈.

그가 한 말은 모두 이루어지고, 사실이 된다.

그러니 지금 이 선택에 의한 미래 역시 마찬가지이리라.

중간은 없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꿈이냐, 사랑이냐.

이사벨라는 입이 마르는 걸 느끼며 말했다.

“저는······.”

*

월계수 양복점을 찾은 이유는 눈도장을 위해서다.

앤드류가 내 수석디자이너임을 알리고, 시민들에게도 새로운 양식의 정장을 제대로 보이기 위함이었다.

“뭐야, 저 옷은?”

“뭔가 깔끔한데?”

“황실 사람들은 더 요란한 옷들을 입지 않았나?”

마차에서 내리는 내 모습에 시민들이 시끄러워졌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보다도 더 격렬한 건 귀족들의 태도였다.

“황태자 전하 아니십니까?”

“실은 저도 같은 양식의 옷을 구하려고 찾아왔습니다.”

“역시 밝은 곳에서 봐도 깔끔하고 멋지십니다!”

파티에 참석한 귀족들이다.

나를 보는 그들의 시선이 바뀌었음이 느껴졌다.

카르넬 황녀의 성인식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무대를 휘저어댔다.

게다가 페르세포 대공과의 연도 있어보였으니, 권력의 냄새를 개보다 잘 맡는 귀족들이 ‘옷’을 핑계삼아 나와 연줄을 만들어보고자 이렇게 월계수 양복점 앞에 모여든 것이었다.

“요즘 귀족들 사이에선 저런 옷이 유행인가?”

“월계수 양복점은 근데 앤드류가 운영하는 곳 아니야?”

“다 망해가는 양복점 앞에 왜 귀족들이······.”

멀리서 지켜보는 시민들은 의아해할 뿐이었다.

다 망해가는 앤드류의 양복점 앞에 귀족들이 대거 모여있었다.

마치 황태자의 옷을 앤드류가 만들었다는 듯이.

그리고 저 옷을 귀족들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잔챙이들 뿐이나, 시작은 원래 이런 법이지.’

물론 이곳에 모인 귀족들도 자신의 지역에선 한가락하는 이들이다. 하지만 이곳은 중앙이고, 내 입장에서 이들은 잔챙이일 따름이었다.

허나 개의치 않는다.

아예 0이었던 내 가치가 바뀌었음을 이들이 증명해주고 있으니까.

“오, 오셨습니까, 전하.”

급히 튀어나온 앤드류가 넙죽 엎드렸다.

아직도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얼굴이다.

“왜 내 궁이 아니라 이곳에 있는 게냐?”

“예? 그, 그건······.”

“설마 내 수석디자이너가 되라는 말이 빈말로 들렸던 게냐?”

웅성웅성.

주변이 시끄럽다.

“들었어? 지금?”

“미친. 황태자 전하의 수석디자이너라고······?”

“그 앤드류가?”

앤드류의 표정이 사색이 되었다.

“저, 저는 평민입니다. 전하. 제발 말씀을 거둬주십시오.”

“작위가 문제더냐? 그렇다면 걱정마라. 너의 재단 실력이 저 옆 달빛양복점의 오스컬만 못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니.”

“그, 그게 아니라······.”

“나는 특별한 능력이 있고, 실력이 있는 자라면 그게 노예라고 할지라도 받아들일 것이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은 모두 그에 걸맞게 대우할 생각인즉.”

“······!”

앤드류의 눈동자가 미친 듯이 떨리기 시작했다.

위험한 발언이다.

하지만 미친 황태자가 이런 소리를 내뱉는다고 위험하다고 할 사람은 없다.

그것을 알기에, 더 거리낌없는 것일 수도 있었다.

“앤드류. 너에겐 자격이 있다.”

“가, 감사합니다, 전하.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제야 현실임을 자각한 앤드류의 눈동자에 눈망울이 맺혔다.

솔직한 말로 빈말인 줄 알았다.

황태자의 수석디자이너라니. 자신 같은 평민이 그런 자리에 오른다는 게 말이 되는가.

아무리 옷을 잘 지어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신분의 격차를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

귀족과의 차이도 그럴진대, 황실의 황태자와는 더더욱 격차가 날 수밖에 없었다.

하늘 위의 하늘.

그런 그가, 빈말이 아니라고 한다.

가게로 돌아왔을 때 앤드류는 기대하지 않았다.

이미 받은 보상으로도 충분하니, 더 자신있게 자신만의 디자인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런데······.

울컥, 눈물이 앞을 가렸다.

이는 앤드류만이 아니었다.

이 말을 들은 시민들도 적잖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령 노예라도 특별한 재능을 갖췄다면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준다니.

미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발상이다.

그런데 문제는 황태자가 이미 미친놈으로 소문이 자자하다는 것이다.

그런 황태자이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다른 귀족들이 했다면 코웃음을 치거나 비웃음만 당했을 테지만······.

‘정말 능력이 있다면 대우를 해주는 거야?’

‘특별한 재능이 있으면 그게 누구든?’

지금 그 증거가 눈앞에 있다.

망해가는 양복점의 주인 앤드류.

그가 황태자에게 직접 구애를 받고 있었다.

‘제대로 먹혀들었군.’

나는 내심 미소지었다.

사람들의 동요가 느껴진다.

물론, 이 모든 건 혹시 ‘에픽’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발상에서였다.

그 외에, 실제로도 인력난이었다.

황실 내부에서 내 사람이 필요했다.

귀족만이 아니라, 내 뒷바라지를 해줄 내편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다면 그게 누구든 받아주겠다는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닌 셈이다.

“그나저나, 가게를 확장하려면 꽤 많은 돈이 필요한데······.”

“전하. 제가 투자해도 되겠습니까?”

“저도 투자하겠습니다. ”

귀족들이 너나할 것 없이 투자를 입에 담았다.

물론 진짜로 내가 돈이 없어서 이런 말을 한 것은 아니다.

저들의 성의를 보겠다는 간접적인 제스쳐였다.

내 돈 들일 일 없이 가게를 확장하고, 귀족들도 포섭할 수 있으니 나로선 일석이조인 셈.

“저도 함께 투자해도 되겠습니까, 전하?”

그때 불현 듯 다가온 남자가 내게 말했다.

“너는?”

“베르사유 가문의 적자 이자르입니다, 전하.”

이자르.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이다.

‘비운의 천재 이자르인가.’

비운의 천재. 베르사유 가문이 낳은 세기의 천재이지만, 가문이 몰락한 뒤 사라졌다 전해지는 남자다.

하지만 그는 부활한다.

그의 동생인 이사벨라는 후에 전쟁 반대파의 선봉장이 되고, 이자르는 ‘상제’가 되어 나타난다.

재신 페르세포 대공의 뒤를 잇는 상계의 거물.

전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아 순식간에 상계에서도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거부가 됐다.

지금 베르사유 변방백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도 이자르 때문이라는 소문이 있었다. 그리고 그 소문은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물었다.

“이사벨라와 함께 왔느냐?”

“제 미련한 동생은 꿈을 찾아 떠났습니다, 전하.”

“꿈?”

꿈이라면 기사가 되는 걸 말하는 건가?

이자르가 말했다.

“예. 동생은 꿈을, 저는 현실을. 저 또한 이 ‘작당모의’에 껴주십사 하고 말입니다.”

“작당모의라.”

재밌는 녀석이었다.

황태자의 앞에서 작당모의라니.

하지만 정확하다.

이보다 더 정확한 표현도 없었다.

이자르가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아, 그리고 따로 연락드린다고 했던 대답이 이것이라고 전해달라더군요.”

말을 듣고 눈치챘다.

용병왕 카르발의 대답이 설마 이자르라는 건가?

작당모의에 참여하겠다······.

그렇다는 건 내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이자르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겠다는 것이다.

의뢰를 받거나 정보를 전하는 등의 일들을.

비운의 천재와 용병왕의 조합은 예상외긴 했지만, 다른 의도는 없어보였다. 설령 있더라도 이 ‘투자’의 행위 자체가 황태자인 내게 줄을 대겠다는 의미였다.

베르사유 변방백의 적자라면 대어다.

과거에는 몰락했으나, 그런 불상사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중앙정계에서도 크게 위세를 떨칠 잠재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물며 상제 이자르라니.

호박이 넝쿨째 굴러온다는 게 이런건가 싶었다.

나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환영하마, 이자르.”

그것도 두팔 벌려 환영이다.

*

그날 이후, 나는 대대적으로 황태자궁을 물갈이했다.

특별한 재능을 가진 자.

실력이 뛰어난 자들을 대대적으로 모집하여 궁을 새롭게 채웠다.

시녀도 마찬가지다.

충분하진 않지만, 입이 무거운 자들로 구성하여 최대한 은밀하게 꾸렸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철저하게 비밀로 붙이기 위해서다.

‘특급죄수동에서 몇 명을 좀 빼내야겠다.’

내 재능을 알아본 과거의 황실마법사를 포함한 극악의 범죄자들.

허무의 마법사를 찾는겸 겸사겸사 그들 중 몇을 빼낸다.

걸리면 설령 황태자라할지라도 극형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만큼 위험한 일이나, 도전할만한 가치가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에 그들의 재능이 필요했다.

‘그리고 황궁비고를 턴다.’

··· 황궁비고를 털려면 말이다.

< 작당모의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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