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노머신 황제-51화 (51/146)

정복전쟁은 수많은 기술의 발달을 야기했다.

의류 역시 그중 한 가지다.

갖가지 문화로부터 흘러들어오는 양식은 제국의 의류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주었다.

귀족들에게서 퍼져나간 유행은 순식간에 전쟁으로 많은 돈을 번 상인들에게 번졌고 그것은 평민의 의류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다.

그러나 넓어지는 영토만큼이나 유행은 빠르게 변했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장인들도 그 속도를 맞추지 못하면 도태되는 시장.

최악의 시장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최고의 양복장인으로 남은 게 바로 ‘월계수 양복점’의 주인 앤드류였다.

그의 솜씨는 황궁의 일급 재단사를 뛰어넘었다는 평이 자자했고, 나 역시도 이에 동의하는 바였다.

“뭐, 뭐야, 황실마차?”

“기사단까지 동행한 거 보면 황실에서 나온 것 같은데?

“황룡인장에 붉은망토······ 황룡기사단이다!”

“설마 황태자 전하께서 수도로 나오셨단 말이야?”

안 그래도 북적이는 수도가 나로 인해 더욱 시끄러워졌다.

제국의 수도에선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 게 고위귀족이다.

황실의 마차라고 특별히 놀라울 것도 없지만, 황룡이 그려진 팔두마차는 그들로써도 처음보는 것이었다.

마차를 호위하는 말을 탄 일곱의 기사들 역시도 범상치 않았다.

붉은 망토를 흩날리며 완전무장한 그 위세는 어느 기사단도 흉내낼 수 없는 영역이었으니.

기사단을 부활시킨 뒤 첫 출범이라며 제르민이 솔선수범 한 게다.

그 뒤로는 제국의 병사 서른가량이 도열을 맞춰 걷고 있었다.

시끄러운 바깥과는 반대로 마차 안은 적막이 가득했다.

마차 내부에는 나와 아렐, 그리고 반대편엔 제르민과 할버트가 타고 있었다.

할버트는 칼리번의 받침대 역할이었다.

‘선전하는 게 나쁜 일은 아니다만······.’

옷 한 벌 맞추자고 시작된 외출치고는 쓸데없이 호화롭다.

그래도 이왕 가져왔으니 쓰기는 해야하지 않겠나.

“칼리번을 다오.”

“예, 전하.”

할버트가 보물단지라도 되듯 조심스럽게 껴안고 있던 칼리번을 내게 넘겼다.

제르민이 마차의 천을 걷었다.

나는 칼리번을 들고, 마차 바깥을 향해 천천히 손을 흔들었다.

“카, 칼리번!”

“황태자 전하시다!”

“진짜 황태자 전하셔!”

과거에는 못했던 것.

말피엘은 너무 잘해서 탈이었던 것.

바로 쇼맨십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그들을 내게 집중하게 만드는 일.

저들은 내 얼굴을 모르지만, 칼리번은 알고 있었다.

수도의 모든 시민들이 한 번씩은 도전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신기하다는 듯 쳐다만보고 있을뿐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황태자는 신기한 존재지만, 내가 한 거라곤 검을 뽑은 것밖에 없으니 어찌대해야할지 감을 못 잡은 걸 테다.

황태자에 대해선 악독한 소문만 가득하니,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이들은 대신 고개를 떨궜다.

“뭐야, 라우넬님 아니었어?”

“황실 마차라기에 기대했는데······.”

심지어 라우넬이 아니라서 실망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었다.

그래도 눈이 마주치면 ‘라인하르트 전하 만세!’를 외치며 기뻐하는 척이라도 해서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제국의 수도가 이러할진대 황실의 영향에서 멀어질수록 나에 대한 평가가 어찌 이루어질는지는 안 봐도 뻔했다.

생각보다 싱거운 반응에 내가 실망이라도 했을 것 같았을까.

제르민이 말했다.

“전하. 인식이라는 건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내가 조급해 보이는가?”

내 얼굴과 눈을 확인한 제르민이 고개를 저었다.

“······ 제가 잘못 생각했나보군요. 지금 상황이 재밌으신 것 같습니다.”

그렇다.

제르민의 말마따나, 재밌었다.

과거 공포정치로 통치할 땐 못보았던 진짜 반응들.

나를 보는 저들의 눈빛이 두려움으로 젖어있지 않다는 게 실로 흥미로웠다.

저 거짓없는 날것의 반응이야말로 아직 나에 대한 편견이 적다는 방증이다.

소문 따위야, 더 큰 소문으로 덮으면 사라지는 법이니까.

저들이 어떻게 변하느냐를 잘 지켜보면 내가 어떤 길로 걷고 있는지 보다 잘 알 수 있겠지.

후에 저 눈빛이 공포일지, 또 다른 무언가일지는, 신도 모를 것이다.

“전하. 그런데 이곳이 맞습니까?”

한참을 더 나아가 수도 깊숙이까지 들어간 뒤에야 도착한 월계수 양복점.

그 외관을 바라보며 제르민이 침음을 삼켰다.

월계수 나뭇잎 하나만 덩그러니 그려져있는 간판.

거울 너머로 보이는 몇점의 양복만이 이곳이 양복점임을 알리고 있을뿐이었다.

고급의 양복을 취급하는 의류점 치고는 그 크기도 작고 외관도 허름하기 그지없었다.

“음, 들어가보면 알겠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외관과는 달리 제법 깨끗했다. 양복점에서 나는 특유의 퀘퀘한 냄새도 없는 걸 보면 나름대로 관리가 되고 있는 듯싶었다.

“어서오세······?!”

머리를 양갈레로 묶은 소녀가 나를 보곤, 화들짝 놀라며 기겁했다.

나는 아랑곳않고 물었다.

“이곳이 월계수 양복점이 맞느냐?”

“마, 마마, 맞습니다, 잠시만요! 아빠!!!”

쏜살같이 방의 안쪽으로 달려간 소녀가 내부의 문을 열고 들어가 한 남자를 데리고 나왔다.

불그스름한 얼굴. 지독한 술냄새.

덮수룩한 수염과 정돈치 못한 옷은 양복점 주인이라 믿기 힘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술에 취했대도 황실의 사람들을 마주하면 깨기 마련이었다.

“딸꾹! 이, 이런 귀한 곳에 누추한 분······ 아, 아니, 누추한 곳에 귀한 분들이······.”

“그대가 앤드류인가?”

“마, 맞습니다만··· 저······.”

제르민이 답했다.

“황태자 전하시다.”

“커헉! 쿨럭! 쿨럭!”

사례가 걸렸는지 연신 기침을 내뱉던 앤드류가 자신의 뺨을 연신 때리더니, 최대한 술을 억제하며 무릎을 꿇었다.

“위, 위대하신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됐다. 일어나라.”

겨우 일어난 앤드류의 눈에 두려움이 서렸다.

미친 황태자가 이런 누추한 양복점을 찾아온 이유를 도무지 떠올려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쁜 쪽으로밖에 상상이 되지 않았다.

‘설마 딸을 데려가려고.’

혹시 딸을 데려간다면 어떡하지?

어린아이의 피로 목욕한다는 게 사실이었나?

“황태자 전하. 이런 보잘것없는 곳은 어떻게 찾아오셨는지 여쭈어도 될는지······.”

“양복점에 왜 왔겠느냐.”

“옷을 보러 오셨다고요······?”

“그래. 헌데, 이게 다냐?”

“예에. 그렇습니다만······.”

걸려있는 옷들이라곤 지극히 평범한 양복들밖에 없었다.

대중적이고, 전혀 다를 게 없는.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이름세를 드높였던 과거의 그와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때 당시에는 깔끔하게 수염도 밀고, 술도 안 마셨던 것 같은데.

“저, 저기?!”

지체없이 나는 발을 옮겨 양복점의 내부로 들어갔다.

그가 나온 방으로 들어가자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눈에 띄었다.

지하로 향했더니, 위와는 전혀 다른 공간이 펼쳐졌다.

“괜찮군.”

반듯하고 넓은 지하에는 재단장이 있었다.

비단이나 옷감, 재단을 위한 기구 등이 즐비했다.

게다가 유리통 안엔 매우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의류들이 상당수 걸려있었다.

공작처럼 화려한 머리장식,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색감으로 덧칠된 코트, 하트모양의 네크라인 등.

모두 지금시기엔 찾아보기 힘든 스타일의 디자인이다.

“파티에서 입을 양복을 원하시면 위에 있는 것들 중에 고르시는 게 나을 겁니다.”

앤드류가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신의 디자인은 재단사들 사이에서 조롱만 당한다.

귀족들도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한 번 입어달라고 손이 닳도록 청해도, 이름 없는 재단사의 특이한 옷을 입고 뽐내줄 귀족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 실컷 비웃어라.’

하지만, 나온 반응은 앤드류의 예상을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

“왜지? 이곳에 있는 것들이 위엣것들 보다 훨씬 나은데?”

“예······?”

그럴 리 없다는 표정이다.

자신의 디자인에 자신감을 잃은 건지.

“일단 있는 것중에 골라봐야겠군. 아렐.”

“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보거라.”

“······.”

아렐이 돌처럼 굳었다.

눈만 움직이며, 지하에 전시된 옷들을 바라봤다.

그 모습을 보니 왜 그러는 건지 짐작이 갔다.

“아렐. 혹시 잘때도 갑옷을 입고 있나?”

“잘때는··· 아무 것도 안 입습니다.”

자연인간. 아니, 자연 다크엘프였다.

“그럼 갑옷 외에 다른 옷은 없나?”

“있지만 불편해서··· 꼭 입어야 할땐 면티와 바지만······.”

목소리가 끝으로 갈수록 죽는다.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직접 골라줘야할 것 같았다.

그나마 과거에 내가 잘하는 게 있었다면, 옷에 관한 것이었다.

황제가 입어야하는 의복은 상의의 숫자만 일곱이다.

위아래를 다 더하면 열 가지가 넘는다.

참을성 없는 내가 그 많은 옷들을 매일 챙겨 입었을 리 없지않은가.

시녀가 입힌대도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는 일이다.

하여 간단한 게 최고라는 마음가짐으로 간소화시키고, 대신 멋을 더했다.

변혁의 시대에서 보아온 것도 많고, 내 나름대로 보는 눈도 있었으니 아렐을 스타일하는 일이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저걸로 입혀보마.”

내 선택에 따라 앤드류와 할버트가 바빠졌다.

이옷 저옷을 입히고, 은밀한 부위를 가릴 땐 앤드류의 손녀가 직접 움직이며 한참을 진행했다.

‘살짝 아쉽군.’

조합은 괜찮은데 소매가 길다거나, 라인이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많았다.

아렐의 기럭지가 일반인과는 달라서이리라.

말하자면 비율의 차이였다.

맞지 않는 옷을 갈아입힐 때마다 아렐은 어색해 죽겠다는 듯 어정쩡한 자세로 발가락을 조금씩 꿈틀거렸다.

앤드류와 그의 딸은 투구를 벗은 아렐을 보곤 넋을 잃어버렸다.

다크엘프라니!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임에도 광이 난다는 게 이런 건가 싶었다.

제대로 꾸며 놓는다면 얼마나 빛이 날지도 재단사이기에 더욱 잘 알고 있었다.

“저, 전하.”

고개를 돌리자, 앤드류가 진지하기 그지없는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혹시 카르넬 황녀님의 성인식에 입고 가실 옷을 고르고 계시는 겁니까?”

“그렇다.”

“······!”

카르넬 황녀의 성인식이 4일 후로 다가왔다.

이곳에서 고르지 못하면 주는 대로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중요한 파티복을 왜 여기서?’

앤드류는 현기증을 느꼈다.

수도에 유명한 양복점은 많았다.

당장 한 골목만 더 지나가도 상위 귀족들이 애용하는 ‘달빛 양복점’이 나온다.

제국에서 내로라하는 유명한 귀족 재단사가 주인으로 있는 그곳은, 양복 한 벌을 맞추는데 전투마 한 필의 값을 요구하기도 했다.

재질은 차이가 없지만 재단사의 이름 차이가 그 정도나 크다는 의미다.

“왜 이곳에서 고르느냔 눈초리로군.”

“마, 맞습니다.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저처럼 이름없는 재단사의 옷은 귀족분들께서 전혀 찾으시질 않습니다.”

귀족들도 찾지 않는 걸, 황태자인 네가 왜 찾느냐는 말이다.

“그들과 그대가 만드는 옷에 무슨 차이가 있지?”

나는 재단기구 위에 놓인 원단을 한 차례 손으로 쓸었다.

실크다.

그것도 상급의 실크원단이었다.

버는 돈 전부를 양질의 재료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유명한 양복점에 비해 옷의 가격은 십분의 일, 백분의 일이지만, 들어가는 재료는 같다.

마진이 없어도 좋은 옷을 만들어 팔겠다는 고집이다.

“······ 디자인을 제외하면, 없습니다.”

“재단사의 실력 자체도 그대가 더 뛰어나다. 그럼에도 그대가 만든 옷이 더 싸게 팔리는 건, 이름값이 부족해서지.”

유명하지 못해서 실력이 있어도 삼류취급 받는다.

앤드류는 할 말을 잃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네가 무슨 옷에 대해 아냐며 실컷 비웃었을 것이다. 옷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놈이 떠든다면서 타박을 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상대는 황태자다.

게다가.

“누가 만드느냐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누가 입느냐다.”

업계에 관한 것조차도 제대로 알고 있었다.

그것을 알기에 앤드류는 발품을 팔았다.

하지만 자신의 디자인에 손을 들어주는 귀족들은 전무했다.

평민이 만든 귀족의 옷. 알려졌다간 웃음만 살 테니까.

이제는 패기도, 자신감도 완전히 사라져버린 상태였는데.

“내가 입어주마.”

“아······.”

술에 취해서 꿈이라도 꾸는 걸까.

너무 많이 마셨나보다.

꿈이라면, 이런 희망고문은 그만하고 빨리 깨버리면 좋겠다.

짜악!

앤드류가 자신의 뺨을 한차례 때렸다.

아프다.

정신이 번쩍 든다.

쾅!

다시 한 번, 이번에는 진심으로 그가 무릎을 꿇어보였다.

쿵!

무릎이 까질 정도로 강하게 꿇고 이마가 벗겨질만큼 강하게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전하. 3일만 제게 시간을 주십시오. 딱 3일만 주시면, 파티에서, 세계에서 두 분이 가장 빛나게 만들어드리겠습니다. 제 목숨을 걸고 반드시 그렇게 만들겠습니다.”

이건 기회였다.

다시 찾아오지 않을, 평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한 절호의 기회!

이 기회를 절대로 놓칠 순 없었다.

*

그 시각, 달빛 양복점에도 많은 귀족들이 모여있었다.

제국에서 내로라하는 양복점 중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장인이 주인으로 있는 가게.

“들었어? 황태자가 월계수 양복점에 들어갔다는군.”

“처음들어보는데? 황태자가 찾을 정도면 유명한 곳인가?”

귀족들의 말을 듣던 양복점의 주인 오스컬이 나섰다.

“평민 재단사가 주인으로 있는 볼품없는 곳입니다.”

“그래? 그런 곳을 왜 찾은 거지?”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눈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그곳에서 옷을 고를 일은 없겠지요.”

“하기야. 평민 재단사가 디자인한 옷을 입는 귀족은 없을 테니.”

그런 옷을 입었다간 웃음거리만 될 것이다.

하물며 4일 뒤 있을 파티는 무려 카르넬 황녀의 성인식이었다.

내로라하는 귀족들이 모이는 장소다.

다른 왕국의 왕족들이나 정재계의 거물들도 대거 자리할 터.

조금이라도 눈에 띄기 위해선, 어마어마한 거금을 들여서라도 귀족 장인이 재단한 옷을 입는 게 맞았다.

“이사벨라. 마음에 드는 옷이 없느냐? 다른 곳으로 갈까?”

“··· 아니에요, 오라버니. 조금 더 봐볼게요.”

이사벨라.

그녀도 이곳에 있었다.

그녀의 가문인 베르사유 백작가도 이번 파티에 초대된 탓이다.

그 대표로 원래 다른 형제가 가기로 되어있었지만, 부득불 그녀가 우겨 겨우 수도로 돌아오게 된 것이다.

‘라인하르트 전하께서 저 옆에······?’

친구가 되기로 했다.

하지만 옆에 있는 걸 알면서도 쉽게 나서기가 애매했다.

‘··· 파티에서 보면 되지.’

검술실력도 제법 늘었으니까.

라인하르트의 조언대로 용병을 불러, 맞춤형 지도를 받은 덕에 엄청난 성취를 이뤄냈다.

재능이 있음을 결국 모두가 알게 됐고, 기사가 되겠다는 그녀의 요구가 어느정도는 가문에도 먹혀들고 있었다.

그것을 빨리 자랑하고 싶은데.

작게 한숨을 내쉰 이사벨라는 4일 뒤를 기약하기로 했다.

< 황녀의 성인식(2)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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