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78화 델리아니 착유 조교 (2)
델리아니의 착유 조교는 순조롭게 이뤄졌다. 첫날부터 젖꼭지만으로 절정을 느꼈으니 사실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더 무리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사흘이 지난 오늘에 와서는 아예 머뭇거리면서도 기다리고 있었던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어 잔느는 슬슬 조니에게 보여 줘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을 가졌다.
‘몸 쪽은 이제 됐으니까 고집만 좀 더 죽이면 되겠구나.’
젖꼭지로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된 델리아니는 이제 손가락으로 가볍게 튕겨 주기만 해도 빨기 좋게 부풀어 오르고 숨을 헐떡이며 바르르 떨 정도였다. 비벼 줄 때마다 울컥거리며 흘러넘치는 우유도 음란했다. 몸이 크게 달아올랐을 때는 스스로 흘린 우유가 가슴을 타고 아랫배로 흘러내리는 그 감각에 부르르 떨면서 절정에 달할 정도였다.
몸은 이미 더 이상 성기사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음란해진 상태였으니 델리아니 또한 멍한 표정과 좌절하는 표정이 하루에 대부분이었고, 이전과 같은 저항하는 독기 어린 표정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젖을 짜 주길 기대하고 있었나 봐요?”
“……아닙…… 니다…….”
“그럼 안 짜 줘도 되겠네요. 돌아갈게요.”
잔느가 매정하게 잘라 말하고 몸을 돌리자 델리아니는 아연실색한 표정이 되어 황급하게 외쳤다.
“자,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잔느는 여전히 등을 보인 채로 냉담하게 말했다.
“됐어요. 나도 바쁘니까요.”
“거, 거짓말을 했습니다! 사실은 기, 기다리고 있었…… 습니다…….”
결국 델리아니가 침울한 어조로 솔직한 마음을 실토하고 나서야 잔느는 다시 몸을 돌렸다.
“젖을 짜 주면서 느끼게 해 달라는 건가요?”
“……네…….”
“성기사들의 귀감이었던 델리아니가 이런 꼴이 된 걸 보면 기사단원들이 비웃음을 날릴 텐데, 그래도 괜찮겠어요?”
“……괜찮습니다……그러니 어서…….”
“똑바로 말해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겠잖아요.”
“……젖꼭지를 괴롭혀 주십시오…… 젖꼭지로 느끼고 싶습니다, 흑…….”
델리아니는 스스로 그런 말을 하게 된 것에 모멸감을 느끼는지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잔느도 마음이 아팠지만 델리아니를 위한 길이었기에 결코 내색하지 않았다.
“그럼 이제 조니의 젖소 노예가 된 걸 인정하는 건가요?”
“…….”
“아닌가 보네요. 젖소도 아닌데젖을 짜 줄 필요는 없죠.”
잔느가 다시 몸을 돌리려 하자 델리아니는 눈을 질끈 감으면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인정합니다! 인정할 테니 제발……!”
“그럼 스스로 말해 봐요. 나는 조니 주인님의 젖소 노예이며 젖을 짜 주시는 걸 가장 큰 행복으로 여긴다고.”
“……저는 조니 주인…… 님의 젖소 노예이며…… 젖을 짜 주시는 걸 가장 큰 행복으로 여깁니다…… 그러니 제발 젖을 짜 주셔서 느낄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흐윽.”
잔느는 이 지경까지 마음이 무너진 델리아니를 보며 스스로 그렇게 만들어 버렸다는 사실에 착잡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위안했다. 델리아니도 지금은 힘들겠지만 이제 조니의 애정을 받으며 편한 일상을 이어 가게 되면 분명 짧은 시일 내로 다시 회복하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이었다.
“조니 앞에서도 맹세할 수 있겠죠?”
“……네…….”
“어차피 델리아니는 이제 젖 짜 주는 쾌감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젖소가 됐으니까 앞으로는 반항할 생각하지 말고 젖소노예로서 충실하게 살아가세요. 그럼 주인님도 잘해 주실 테니까요.”
“알겠…… 습니다…….”
잔느는 마침내 인정하고 굴복한 포상으로 젖꼭지를 비비며 젖을 짜 줬고 눈물을 흘리던 델리아니는 그 눈물을 열락으로 인해 흘리는 것으로 바꾸어 흘리며 마음껏 절정을 느꼈다.
그리고 하루를 더 지켜보고 델리아니가 정말 진심으로 조니의 노예가 되었음을 확신한 잔느는 다음 날 조니의 품에서 아침을 맞이하며 근황을 보고했다.
“조니, 델리아니 조교가 끝났어요. 이제 만나 보셔도 될 것 같아요?”
“아, 그래? 힘든 일은 없었어? 또 못된 말을 했다든지.”
“그동안 계속 고문실에 매달려 있느라 그럴 기운이 없었던 것 같아요. 생각보다 쉽게 풀려서 이젠 젖을 짜 줄 때마다 절정을 느끼고 조니도 주인님이라고 부르고 자신의 처지를 받아들이고 있어요.”
“그 정도야? 우리 잔느 대단하네. 그럼 이따 아침 먹고 같이 가 보자.”
“네. 그리고 조니…… 부탁이 있는데요. 이제 말 잘 듣게 됐으니까 델리아니에게도 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감히 요구할 수 있는 자격 같은 건 없지만, 제 몫을 나눠서라도그렇게 해 주면 안 될까요?”
조니는잔느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 주며 가볍게 키스를 했다.
“마음씨도 너무 곱다니까. 역시 우리 잔느야.”
“말로만 우리 잔느라고 하지 말고 꼭 그렇게 해 주세요. 알았죠?”
“그럼 우리 잔느라고 부르는 거, 이젠 받아 주는 거야?”
처음엔 아직은 약간 싫다고 했었던 잔느는 뺨이 살짝 발갛게 물들었지만 지금은 크게 부끄러워하지는 않았다.
“아니라고 해도 놔주지 않을 거잖아요.”
“하하. 그건 그렇지. 이렇게 착하고 예쁜 잔느인데.”
“그럼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그래도 싫으면 거절할 수도 있잖아?”
조니가 짓궂게 묻자 잔느는 고개를 숙이며 조니의 가슴을 파고들어 달아오르는 얼굴을 감췄다.
“안 싫어요.”
“고마워. 그럼 나도 잔느에게 상을 줘야겠네.”
“으응…….”
조니는 이제는 자연스럽게 잔느의 가슴을 만지며 키스를 했고 잔느도 조금도 거부하지 않고 온전히 그녀의 가슴을 조니에게 맡기고 키스를 받았다.그동안델리아니의 조교를 하면서도 침대에서 늘 이렇게 해 왔던 만큼 잔느도 가슴 애무가 주는 기쁨을 잘 알고 있었다. 이제는 그녀도 가끔 조니가 만져 주는 상상을 하며 혼자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있었다.
짤막한 포상이 끝나자 조니는 몸을 일으키며 잔느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럼 아침 먹으러 가 볼까?”
“네, 조니.”
잔느는 조니가 내밀어 주는 팔을 잡고 몸을 일으켰다.
조니는 싱글벙글 미소를 지은 채 잔느와 함께 지하 고문실로 내려가며 이게 어찌 된 상황인지 머리를 굴렸다. 아침을 먹으며 델리아니의 조교에 대해서 물었고 그동안 어떻게 대했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 갔는지 자세하게 들었기에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으니까.
‘아무래도 이 순진한 아가씨가 제대로 속아 넘어간 거겠지? 델리아니 그것이 그렇게 순진한 모습을 보여 줄 리가 없으니까.’
짐작이 가는 답에는 두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잔느에게 조교당한 척을 하며 자신을 불러오게 하고, 자신 앞에서 조교가 되지 않았음을 그대로 드러내며 잔느를 벌하게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순진한 잔느를 통해 자신을 안심시키고 굴복한 척을 하다 다른 기회를 보려는 것.
하지만 두 번째일 확률은 극히 낮을 거라고 생각했다. 만만치 않은 노예들이 한둘이 아닌 걸 잘 아는 데다 절대 감당하지 못할 드레니카의 존재 역시 눈으로 직접 봤었기 때문에. 신성 제국이 쳐들어왔던 그날, 새벽하늘을 가르며 날아온 용인화한 드레니카는 엄청난 위압감을 주었었다. 델리아니가 아무리 검에 자신 있는 성기사라 해도 드레니카와 비교하면 어린아이에 불과했다.
‘역시 잔느를 욕보이고 싶어서 조교당한 척하고 있을 확률이 가장 높겠네. 하하, 이걸 어떻게 써먹어야 가장 좋으려나?’
이런 상황을 기대하고 이간질을 했으니 이젠 잘 이용해 먹어야 했다. 잔느를 좀 더 단단하게 옭아매면서, 델리아니 또한 진심으로 굴복시킬 수 있는 그런 방법으로.
하지만 그래도 정확한 판단은 역시 눈으로 직접 본 이후에 내릴수 있었으니 재미있는 상상들을 조금씩 해 보는 정도로만 그쳤다. 델리아니가 정확히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계획을 짠 건지 확인해야만 정확한 방법이 나올 수 있었으니까.
그리고 고문실로 내려가자 아니나 다를까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조니는 웃음을 참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했다.
“델리아니. 당신의 주인님을 모시고 왔어요. 어제 했던 대로 노예의 맹세를…….”
잔느 역시 한발 늦게 뭔가 이상한 상황을 눈치채고 말꼬리를 흐렸다. 델리아니가 딱 봐도 적개심이 가득한 눈으로 건들거리면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델리아니?”
“왜?”
“…….”
그리고 대답 한마디에서 모든 것을 알아차리고 딱딱하게 굳어 버리고 말았다. 델리아니는 애초부터 굴복하지 않았는데 그런연기를 하며 그녀를 속인 것이었다.
“빛의 기사단장인 내가 개만도 못한 네년의 말에 굴복했을 줄 알았나? 뭐? 저런 악마 같은 개새끼가 내 주인님이라고? 흥, 병신 같은 년. 네년이 주인님으로 모시고 있다고 해서 나까지 같이 모실 줄 알았다면 정신 나간 생각이었다고 해 주지.”
“…….”
“왜? 어제까지처럼 잘난 듯이 또 지껄여 보지 않고? 네년의 주인님이 뒤에서 쳐다보고 계시는데 그렇게 얼어붙어만 있을 건가? 하하하!”
마음껏 조소하며 모욕적인 언사를 내뱉는 델리아니를 본 잔느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동안 오로지 델리아니를 편하게 해 주기 위해 원망을 살 것도 감수하고 모질게 대했는데, 그 결과가 이런 것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탓이었다.
‘난 델리아니를 구해 주기 위해서 악역을 자처했는데 어째서델리아니는 나한테 그렇게 못되게 구는 거죠? 그런 맘을 먹고 있었을 줄 알았으면 도와줄 생각도 갖지 않았을 것을…….’
그러나 이미 늦은 일이었다. 이미 델리아니와 그녀는 결코 예전과 같은 사이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잔느.”
“…….”
얼음장처럼 차가운 조니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잔느는 가슴이 천 갈래로 찢어지는 것 같은 아픔을 맛봤다.
“조교가 끝났다더니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죄송…… 해요…….”
“덕분에 나만 악마 같은 개새끼가 돼 버렸네.”
“……흑.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조니. 이러려던 게 아니었는데…….”
잔느는 결국 눈물을 왈칵 쏟아 낼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모욕을 받은 것보다 믿고 맡겨 준 조니가 욕을 듣게 했다는 게 더 미안하고 죄책감이 일었다.
하지만 정말로 충격받을 말은 그것들이 아니었다.
“이봐, 개만도 못한 년의 주인님. 저년 말고 차라리 나한테 기회를 줘 보는 건 어때?”
“……무슨 소리지?”
조니는 대체 이 무슨 흥미진진한 일인가 싶어 웃음을 참으면서 싸늘하게 대답했다. 이 정도면 조니의 예상을 넘어가는 애드리브였다. 델리아니는 기사가 아니라 오페라에 나가는 배우가 되었어야 할 정도의 소질을 가지고 있었다.
“저년 꼴에 성녀랍시고 요분질도 제대로 치지 못할 텐데 나한테 하루만 주면 네놈의 취향에 맞는 지옥의 창녀로 길들여 주지. 밤일도 저년보단 내가 잘할걸?”
“……!”
잔느는창백해진 얼굴로 깜짝 놀라 델리아니를 쳐다봤고 델리아니는 입을 악귀처럼 일그러트린 채 비틀린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저런 겉으로만 정숙한 년은 어차피 네 취향에도 안 맞잖아? 저런 건 나 대신 쇠사슬로 묶어서 매달아 놓고 나한테 줘. 대신 내가 봉사해 줄 테니까. 아마 날 한번 맛보면 저년 같은 건 두 번 다시 생각나지 않을걸?”
델리아니는 입술을 요염하게 혀로 핥으면서 조니를 유혹했고 조니는 결국 웃음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껄껄 웃고 말았다.
“이야, 이거 알고 봤더니 성기사가 아니라 색기사였나? 처녀인 건 확인했는데 무슨 자신감이지?”
델리아니는 허리를 음란하게 비틀고 스스로 다리를 쫙 벌린 다음, 질 근육의 움직임만으로 꽃잎을 열고 닫는 묘기를 보여 주며 조니를 비웃듯 유혹했다.
“노예 상인이 그딴 것도 모르는 거야? 여잔 말야. 즐길 수 있는 구멍이 다섯 개라고. 나 말고 저년을 묶어 버려. 내가 네 취향으로 만들어 줄 테니까. 아니, ‘우리들의 주인님’ 취향으로. 어때, 주인님. 관심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