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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화 〉46화 일리아스 & 잔느 & 달리아니 입수 (1) (47/95)



〈 47화 〉46화 일리아스 & 잔느 & 달리아니 입수 (1)

광란의 수간 플레이  곤한 잠에 빠져들었던 조니는 요의를 느끼고 새벽에 눈을 떴다.  옆구리에는  마리 자매가 파고들어 자고 있었고 몸 위에는 헤나가 올라타 목을 끌어안고 있어 따끈따끈한 게 기분 좋았다.

“이 맛에 안 팔고 기르는 거지.”

헤나를 조심스럽게 옆으로 밀어 놓고 침대에서 내려오니 페넬로페가 그냥 맨바닥에서 옆으로 누워 새우잠을 자고 있는 게 보였다. 추운지 몸을 말고 있는 게 불쌍했다. 보통은 침낭 하나를 주고 그 안에서 자게 하는데 지금까지 생활비가 남지 않다 보니 못 사 둔 탓이었다.

“판매용 노예까지 생각해서 침낭 두어 개는  놔야겠네. 이참에 노예 방도 임대할까?”

팔지 않는 전용 노예만 넷이다 보니 침대가 너무 좁아져서, 노예 방을 따로 두어 평소에는 거기서 쉬게 해 주고 동침을  할 때는 거기서 편하게 자게 해 주는 것도 좋을 듯했다. 그냥 침낭에서 자게 해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편하게 잘 수 있게  줘서 충성심을 높이는  더 나을 같았다.

“나도 벌써 신세가 이만큼 폈네, 하하. 전용 노예가 넷이라니.”

조니는 화장실에서 물을 빼며 피식 웃었다. 고작 두  전만 해도 판잣집에서 혼자 살고 있던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아직 수를 채우지 못한 노예가 많았으니까. 그때를 생각하면 인테리어를 거하게 하든가 위쪽 구역으로 옮겨서  넓은 집을 잡아야  것이다.

“베티까지만 해결하면 당분간은 돈 버는 데 집중해야겠네. 입이 많으니 지출도 만만찮아. 암살 노예 둘까지 더 들어오게   생각하면 허리가…… 응?”

볼일을 다 보고 막 물을 뿌리려는 순간, 거리 쪽에서 뭔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뭐지? 비명 소리? 도망가던 노예라도 잡았나? 아니, 그보단 수가 좀 많은  같은데…….”

새벽에 도망가던 노예를 잡아 강간하거나 죽이는 일이야 흔했지만 왠지 소리가 좀 많이 들렸다. 게다가 비명 소리 말고도 챙챙 하는 쇠 부딪치는 소리가 잔뜩 나고 있었다.

“…….”

조니는 빠르게 현관 앞으로 가서 문을 살짝 열고 밖을 내다봤다. 아니나 다를까 쓰러져 있는 시체와 핏자국이 길가에 널려 있었고 저 멀리 골목골목에서 싸우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노예들이 집단으로 탈주했다고 해도 노예 상인들이 쉽게 당할 리는 없었으니 노예들은 아니었다.

“전쟁. 벌써 정벌전이 시작된건가?”

조만간 벌어지게  거라 생각했지만 그게 바로 지금이라니? 페넬로페 역시 지배 가문들의 대귀족 중 하나가 주문한 것이라 생각해 최소한 며칠의 시간은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주문이 있었던 건 아니고 단지 수요를 생각해서 최대한 빨리 조교하려던 거였나? 어쨌든 이미 일이 벌어졌다는  중요한 건데…….”

조니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골목길의 위치와 거리를 가늠해 목적지를 예상했다.

“……집정관의 첨탑. 지배 가문을 노리는 건가? 그럼 다른 구역의 지배 가문들도 습격을 받고 있다고 봐야겠네.”

만약 노예 도시 전체의 노예 상인을 노리는 거라면 불이라도 지르고 집집마다 들어가서 목을 땄을 것이다. 하지만 적들은 길을 가다 마주치는 노예 상인만 죽이고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그런 성향을 볼 때 소수가 침입해 들어와서 지배자들의 목을 최우선적으로 노리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 같았다.

“어차피 노예 도시가 질 일은 없고 어디로 가는지도 파악했으니…… 한번 주우러 다녀 볼까?”

혼자라면 말도  되는 일이었지만 지금은 쓸 만한 노예가 셋이나 있었다. 또한 무기 역시 길가에 널려있었다. 노예 상인들이 쓰던 것을 주워서 들려 주면 최소한의 호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좋아. 일단 애들부터 깨우자.”

빠르게 판단을 내린 조니는 침실로 들어가 노예들을 깨웠다. 그리고 헤나는 집에 있으라고 하고 아리스톨과 리즈, 페넬로페를 대동하고 밖으로 나갔다.

“무기는 저쪽 시체들에서 주워서 써. 방어구 같은 것도 입을 만한 거면 벗겨서 입고.”

“네, 주인님.”

아리스톨과 페넬로페는 조니의 명령대로 시체를 털어 쓸 만한 무기와 방어구를 챙겼다. 아리스톨은 평범한 롱 소드 한 자루였고 페넬로페는 상체만 있는 가죽 갑옷이었다. 아무래도 죽은 노예 상인도 돈이  많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다음 무기는 페넬로페가 들도록 해. 갑옷도 먼저 챙겨 입어서 선두에 서고, 아리스톨은 공격에만 전념하는 쪽으로 진형을 잡자.”

“저는요, 주인님?”

아무런 명령도 받지 못한 리즈가 묻자 조니는 고개를 저었다.

“스파크가 있어야 마법을 쓸 수 있는데 50스파크밖에 안 남았어. 이건 쓸 만한 노예를 주우면 낙인을 찍는 데 쓸 거야.”

“낙인……?”

대답은 엉뚱한 데서 들려왔다. 바로 아리스톨이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뺨을 붉힌  조니를 바라보고 있었다.

“……너 또  생각 했어?”

“낙인을 찍는다기에…….”

발그레.

누가 봐도 홍조가 서린 아리스톨은 수줍어하면서도 무언가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였다.

“너도 참  말리는 암캐다, 정말. 나중에 여윳돈 생기면 찍어 줄게. 됐지?”

“네, 주인님. 사랑해요.”

왠지 조니 자신을 사랑한다는  아니라 낙인을 찍어 줘서 사랑한다는 것처럼 들리긴 했지만, 조니는 그냥 무시했다.

“알았으니까 인기척이나 잘 살펴. 싸우는 게 목적이 아니고 부상자나 이탈자를 줍는 게 목적이니까.”

“알았어요. 지금  앞쪽 골목으로 한 무리가 지나가고 있는데  외엔 안 느껴져요. 좀 더 속도를 높여서 따라가도 될 것 같은데요?”

“뒤따라오거나 숨어 있는 사람은 없고?”

“집문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긴 하는데 추가적인 침입자들은 없어요. 그냥 뒤를 따라가기만 하면 안전할 거예요.”

“좋아. 그러면 페넬로페가 앞장서고 아리스톨이 기척을 잘 살펴서 너무 다가가지 않도록 알려 줘. 혹시 침입자들 무리에서 한두 명이 떨어져 나가면 바로 달려가고.”

그러나 집정관의 첨탑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 침입자들의 무리에서 이탈자는 발생하지않았다. 결국 조니는 이대로 성채 안까지 들어가서 수확을 노려야 하는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전쟁이라고 해도 함부로 들어가도 괜찮을까? 명성도 쥐뿔 없고 해서 오해받아 안 죽기만 하면 다행일 것 같은데…….’

딱 봐도 뭐 먹을 거 없나 기웃거리러 들어온 하이에나 같은 행색의 일행이었으니 경비병을 만나면 도와달라는 소리보다 오해받아 뒤지기 싫으면 꺼지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아닌 게 아니라 티에라 델 성채는인간이 아닌 자들이 기거하는 곳이었고, 지금은 초대장 같은 것도 없었기에 무작정 들어갔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었다.

‘마스터 일리아스 때처럼 일회용 초대장이라도 있었다면…… 어, 잠깐. 일리아스?’

조니는 이전에 한 번 주운 노예를 돌려주러 성채 안으로 들어가 만났던 마스터 일리아스를 떠올리다 한 가지 사실을 깨닫고 흠칫했다.

‘그 노예, 호위용으로 구한 검투 노예였었던 건가?’

접견이 끝나고 나갈 때까지 처벌을 내리지 않아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지만, 계단을 올라가면서 비명 소리를 듣기는 했었다.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비명 소리는 분명히…… 개와 교접하며 기뻐하는 울부짖음이었다.

‘설마 그 노예를 처벌로 개에게 줘 버린 거야? 정벌전을 앞두고 호위용으로 구한 검투 노예를?’

키마이라 가문의 대귀족 중 하나였으니 고만고만한 검투 노예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그냥 기르던 개에게 줘 버렸다면 일리아스의 병력에는 구멍이 뚫려 있을 수 있었다. 아주 뛰어난 검투 노예 한 명분의 전투력만큼.

마스터의 칭호를 받았을 정도이니 그녀 자신 스스로가 뛰어난 대마법사일 테지만, 어쨌든 핑계 하나를 찾아냈다는 게 중요했다. 일전에 자신이 직접 주워다 돌려준 노예를 폐기처분시켰을 것 같아 도와주러 왔다고 하면, 경비들도 납득할 가능성이 높았다. 또한 전에 한 번 들여보내  그 경비병을 다시 만나기라도 하면 더 쉽게 말이 통할 수도 있었다.

‘좋아, 마스터 일리아스에게 가자. 다른 대귀족들은 안면도 없지만 최소한 일리아스는 한 번이라도 만나 봤고 도움을 줬었으니까. 혹시 그 노예를 폐기시켜서 위험해지진 않았을까 염려되어 왔다고 하면 그 고지식한 성격에 크게 뭐라 하진 않을 거야. 오히려 생색이라도 내느라 치하하면 또 모를까.’

결론을 내린 조니는 집정관의 첨탑에서 목적지를바꿔 티에라 델 성채로 진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다른 곳으로 가자. 딱 한 곳만 확인해 볼 거야. 그러고도 소득이 없으면 그냥 시체들이나 털어야지, 뭐.”

그리고 방랑자들의 구역으로 넘어가 조심조심 티에라 델성채 입구로 들어가는데, 경비병들이 죄다 죽어 널브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침입자 또한 세 명이 죽어 있었는데 모두 갑옷을 입은 여자였다. 페넬로페와 아리스톨이 시체들을 확인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기사단인 모양이에요. 모두 통일된 무구를 입고 있어요. 이것들이 아까주운 것보다 훨씬 좋은데 갈아입어도 될까요, 주인님?”

“갈아입어. 시간 없으니까 최대한 빠르게.”

“네!”

보통은 주인보다 노예의 무장이 더 좋을 경우 충성심이 낮다면 반란도 일어날 수 있었기에 선뜻 허락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조니는  두 노예의 지배력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다. 페넬로페는 노예 상인 길드에서의 고문과 윤간으로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았으니 잘 대해 주고 있는 자신을 배신할 이유가 없었고, 아리스톨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위험했지만 지금은 복종하고 굴복하는 맛에 흠뻑 빠져든 상태라 먼저 공격할 리가 없었다. 오히려 완전 무장을 갖춰 입은 상태에서 맨손의 상대에게 맞는다는 데서 더 쾌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어 때려 달라고 빌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암캐라서 다행이다. 전에 그 용 아가씨였으면 진짜 맞아 죽을지도 몰랐을 텐데.’

잠시 드레니카가 떠올랐지만 조니는 바로 머릿속에서 털어 버렸다. 희귀성과 가치를 생각하면 대귀족에게나 팔려 갔을 테니 이제는 두 번 다시 볼 일이 없었다.

두 사람이 빛의 기사단의 갑옷과 무장을 모두 착용한 뒤에 조니는 빠르게 티에라 델 성채 안으로 들어갔다. 목적지는 지하에 있는 마스터 일리아스의 거주구였다. 성채 내부에 제법 많은 침입자들이 들어와 있어 주워 먹으러 가 볼까 싶기도 했지만, 안면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역시 바로 포기해 버렸다.

지하로 향하는 계단을 내려가는데 기척을 미리 살핀 아리스톨이 빠르게 입을 열었다.

“안에서 이미 싸우고 있는 것 같아요.  무리로 갈려서 전투 중인데 한쪽은 침입자들이 완전히 무너져서 소강상태고, 한쪽은 일대일? 아니, 이대일인가……? 그건 잘 모르겠는데 기사 쪽이 몰아붙이고 있는 건 분명해요.”

“기사인 건 어떻게 아는데?”

“몸 안에 오러를 품고 있으니까요. 오러 양만으로는 저보다도 훨씬 윗줄이에요.  정도면 아주 유명한 기사일  같은데…….”

“페넬로페와 비교하면 어떨  같아?”

페넬로페 또한 기사 출신이라고 했지만 지향하는 바가 달라 아리스톨처럼 예민한 감각은 갖고있지 않았다. 그보다는 중갑주와방패를 들고 묵직하게 방어하는 타입의 중갑 기사라고 했다.

“글쎄요. 하지만 둘이면 제압하고도 남는단 건 확실해요.”

“……그렇단 말이지.”

둘보다는 조금씩 강할  있지만 둘을 합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단 소리였다.

‘들어가  만하겠는데?’

설령 마스터 일리아스가 죽더라도 조니에게 손해는 없었다. 이득이 약간 줄어들 수는 있겠지만 쓸 만한 기사 노예 하나 더 줍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이득이었다.

“안으로 들어가면 소리는 내지 마. 상황을 보고 지시할 거야.”

“네, 주인님.”

조니는 노예들의 대답과 함께 거주구 안으로 들어갔다. 짙은 어둠에 휩싸여 있었지만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소리가 나고 있었고 무슨 일인지 아주 밝게 빛나고 있었기에 앞으로 나가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그리고 홀 안의 상황을 살펴본 조니는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를 말아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져 있었다.

잔챙이 기사들은 촉수 괴물 한 마리에게 전부 당해 쓰러져 있거나 온 구멍이  꿰뚫려 강간당하고 있었고 서 있는 사람은 지팡이를 들고 가만히 있는 여자 하나와 마스터 일리아스를 사정없이 검으로 베고 있는 기사 하나, 그리고 일리아스뿐이었다. 지팡이를 들고 있는 쪽은 딱 봐도 빛으로 된 결계를 유지하고 있는 게 전부였고 기사 쪽은 노예 둘이서 충분히 잡을 수 있다고 했으니 걸리적거릴 게 하나도 없었다.

아니, 상황을 보아하니 잘만 풀리면 마스터 일리아스마저 손에 넣을 수 있을  같았다. 준비는 이미 충분히 되어 있었으니까.

‘노예는 많을수록 좋은 거 아니겠어? 이참에 대귀족 맛은 어떨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조니는 일단 결계를 통과할 수 있는지 손가락을 넣어 보고 문제없음을 확인한 뒤에 뒷머리를 긁는 척하며 일리아스를 불렀다.

“곤경에 처하신 것 같네요. 좀 도와드릴까요, 일리아스 님?”

“……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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