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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화 〉42화 페넬로페 입수 (43/95)



〈 43화 〉42화 페넬로페 입수

노예를 데리고 노예 상인 길드를 나온 조니는 길드에서 멀리 떨어진 후에 걸음을 잠시 멈췄다. 그리고 노예를 찬찬히 살펴봤다.

눈빛은 죽어 있었지만 정신이 무너진 건 아니고 현실을 직시하고 탈출을 포기한 듯했다. 몸에 무수히 나 있는 흉터와 멍 자국, 고문 자국들을 보면 왜 그렇게 됐는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반인의 체력이나 인내력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없는 그 상처들을 보면 보통 노예가 아니란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름이 뭐지?”

조니의 물음에 노예는 눈을 내리깐 채로 공손하게 대답했다.

“페넬로폐예요, 주인님.”

“잘하는 건?”

“검을 다룰 줄 알아요, 주인님.”

‘역시…….’

페넬로페의 대답에 조니는 자신의 생각을 한층 더 신뢰할 수 있었다. 전쟁은 코앞까지 다가왔고 노예 도시의 고위 귀족들은 이미 확정적인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갑자기 호위를 위한 검투 노예들의 수요가 급증했다고밖에 볼 수 없었다.

‘아무리 밥만 먹이면 된다고 해도 어떤 노예인지조차 알려 주지 않는 건 너무 이상했지. 내가 전쟁에 대한 정보를 물어봐서 의도적이거나 혹은 자기도 모르게감춘 게 분명해. 쉬운 일거리를 미리 줄 테니 최대한 빨리 납품해 주면 더 좋다고 한 것 역시도. 차라리 그런 말을 하지 않고 검투 노예라고 평소처럼 얘기하는 편이 더 자연스러웠을 텐데.’

평소의 안젤리카라면 결코 하지 않는 실수였지만 전쟁이 코앞인데 고위 귀족들의 주문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 초조해 있었던 게 방심의 원인이었다. 그런 상태에서전쟁 정보를 들었다는 소리까지 했으니 평정심이 흔들리고 만 것이다.

‘이 정도로 무자비한 고문을 가할 정도로 빠르게 굴복시킬 필요가 있었던 데다, 이 고문을 다 겪고도 움직임에 지장이 없는 걸 보면 틀림없이 고위 귀족에게 납품하려고  S급 이상의 검투 노예일 터. 먹고 삼키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겠는데?’

노예 길드의 납품 계약은 마감 제한도 없을 뿐더러 노예가 바뀌어도 상관없다.납품을 하지 않아 봤자 다음 계약을 못 받는 게 불이익의 전부고, 다른 노예를 조교해서라도언제든지 납품하면 다시 정상적으로 다음 납품을 받을  있었다. 조교 과정에서 노예가 죽는 일도 허다했고 성격과 소질에 따라 기간 역시도 천차만별이기에 적용할 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규칙이었다.

만약 그런 규칙이 없다면 노예 상인들은 납품 계약을 꺼리게 될 것이고 경매장에서 노예를 직접 구입한 뒤 조교해 고객들을 찾아 팔게 될 테니, 노예 상인 길드의 영향력이 감소하게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경우라면 충분히 이용해 먹을 수 있는 구멍이 있기도  규칙이었다.

비싸게 사 줄 고객을 찾아서 판다면 스파크는 많이 받을 수 있을지언정 낙인 자체는 노예 상인 길드의 것이기에 길드로서는 크게 아쉬울 건 없고, 노예 상인도 자신의 브랜드를 알리지 못하니 장기적으로는 크게 좋은 일도 아니기에 어지간해선 그럴 이유가 없지만, 아예 직속 조수나 호위병으로 쓸 생각이라면 충분히 대박을 터트릴 수도 있었다.

바로 지금처럼.

완벽히 조교된 S급 이상의 검투 노예를 오히려 200스파크까지 덤으로 받으면서 얻게  셈이었으니까.

다시 노예 상인 길드로부터 납품 계약을 따내고 거래하려면 새 노예를 사서 납품해야 하지만 어차피 D급짜리 납품 계약이고, 어떤 노예인지조차도 명시하지 않았으니 그냥 아무 노예나 가져다주면  일이었다. 조니로서는 그야말로 최상의 기회가 생긴 것이었다.

“페넬로페.”

“네, 주인님.”

“길드에서의 대우나 생활은 어땠지?”

“……좋았어요, 주인님.”

조니는 약간의 뜸 후에 대답이 나온 것을 놓치지 않았다. 페넬로페에게 다가가며 채찍 자국이 있는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며 자상하게 물었다.

“네가 원한다면 다시 길드로 돌려보내지 않고 내가 거둬 주지.”

“그게…… 무슨 말씀이신가요?”

“널 모질고 혹독하게 대한 것 같아 안쓰러워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면 내 전용 노예로 살아가게 해 줄 수 있다. 물론 때리지도 않을 거고 고문하지도 않을 거고. 반항을 하거나 말을 안 들으면 약간의 체벌은가하겠지만, 지금 정도의 태도만 보여도 체벌을 받을 일은 없을 거라고 약속하지.”

“……저어, 제가 그런 걸 선택할 수 있는 건가요? 노예는 오로지 주인님의 명령에만 따라야 한다고 교육받아서 주인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나는 다른 노예 상인들하고 다르거든. 지금도다른 사람에게 판매할 생각이 없는 노예들을 데리고 있어. 그중 한 명은 아예 친동생처럼 보살펴 주고 있고.”

조니의 말에 페넬로페의  눈에 습기가 차오르더니 이내 눈물이 맺혔다.

“만약 주인님께 거둬 달라고 부탁드리면, 길드에 넘기면서 이르지 않으실 건가요?”

“내 밑으로 들어왔는데 내가  그래야 하지?”

“아아…….”

페넬로페는 결국 눈물을 주르륵 흘리면서 조니에게 무릎을 꿇었다.

유부녀로서 다른 남자를 받아들이길 강요받고 수차례 정신을 잃을 정도의 고문까지 받아야 했던 페넬로페로서는  번 다시 노예 상인 길드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이미 정절도 잃고 정신마저 굴복해 시키는 모든 일을 아무렇지 않게 따르게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꺼림칙함이나 슬픔은 남아 있었다. 그곳은 고통과 절망밖에 존재하지 않는 지옥이었다.

눈앞의 노예 상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잘 알지 못했지만 지금 보여 주는 모습의 반의반만이라도 사실이라면, 페넬로페는 기꺼이좋은 노예가   있었다.

“절 거둬 주신다면 평생 주인님께 헌신할 것을 맹세할게요. 너무 잔인한 일만 시키지 않아 주신다면…… 뭐든지 다 할  있어요.”

“어떤 일을 원하지 않지?”

“여러 명을 상대하게 하는 일은…… 너무끔찍했어요. 잠자리 시중도 얼마든지 들 테니까 제발 그런 일만은…….”

조니는 눈물을 흘리는 페넬로페를 부드럽게 끌어안고 등을 쓸어 주었다.

“너는 이제 성노예가 아니다, 페넬로페. 네가 원하지 않는 한 결코 강요하지 않으마.”

페넬로페는 조니를 두 손으로 와락 껴안으며 가슴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제 주인님은 앞으로 죽을 때까지 영원히 주인님밖에 없음을 신께 맹세할게요. 제 목숨과 마음은 모두 주인님 것이에요.”

조니는 페넬로페의 등을 다독여 주면서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래, 페넬로페. 넌 이제 나만의 것이다.”

“네, 주인님. 좋은 노예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페넬로페의 마음을 얻어 낸 조니는 바로 메디컬 센터로 향했다. 그리고 50스파크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내고 흉터와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 가만히 놔둬도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은 낫게 될 상처들이었지만, 페넬로페의 충성심도  높이고 전쟁에 대비할 겸 바로 치료한 것이었다. 안젤리카의 태도를 보면 한두 주 내로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집보다 리즈가 있는 판잣집으로 먼저 갔다.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와 함께 리즈가 만면에 웃음을 띠고 달려들어 와락 안겼다.

“야옹~ 주인님! 너무 보고 싶었어요.”

“나도 우리 야옹이 보고 싶었단다.”

“정말요? 거짓말이라고 해도 행복하네요, 후후.”

리즈는 조니의 허리에 발을 두르고 손으로는 목을 끌어안은  쪽쪽 키스를 하고 입술을 할짝할짝 핥았다. 연습을 어떻게 했는지는 몰라도 로브를 입고 있으면서도 참 자연스럽게도 매달렸다.

그런 후 뒤에 달고 온 페넬로페를 보고 눈빛을 빛냈다. 굳이 다른 노예를 이곳으로 데려올 만한 이유라면 하나밖에 없음을 천재 마법사인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

“낙인을 찍으면 되나요?”

“응. 연습은 많이 했니?”

“네, 주인님이 말씀하신 크기까지 줄이는데 성공했어요. 8번 만에 성공해서 50스파크가 남았고요.”

조니는 만족스런 미소를 지었다. 쓰고 모자랄 것도 각오했는데 50스파크나 남았다면 이득이었다.

“잘했어. 역시 우리 야옹이라니까. 조만간   테니 기대하렴.”

“야옹야옹!”

리즈는 함박미소를 짓고 조니의 볼을 할짝거리며 기분 좋게 가르랑거렸다.

“그럼 어디에 찍을까요, 주인님?”

조니는 낙인을 찍을 장소를 귓속말로 속삭였다. 그러자 리즈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어머…… 거긴 생각 못 했는데. 우리 주인님 생각보다 음흉하시네요.”

“그래서 싫어?”

리즈는 웃으면서 도리질을 쳤다.

“더 좋아요…… 야옹.”

“하하. 그리고 오늘부턴 주인님네집으로 들어가자꾸나. 언니도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마…… 변한 모습에는 조금 놀랄 테지만.”

조니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지만 리즈는 아무 상관 없다는 듯 후후 웃기만 했다.

“어차피 전 평생 주인님의 야옹이인걸요? 언니가 어떻게 변했든 상관없어요. 그래도 같이 주인님께 봉사하고 애교 부릴  있으면  좋을 것 같긴 하네요. 기왕이면 베티도? 후훗.”

허리까지 올라온 로브 밖으로 애널 꼬리를 살랑거리며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리즈를 보니 조니는 기분이  좋았다. 정말이지 보면 볼수록 귀엽고 사랑스러운 애완 고양이였다. 아리스톨이 이런 식으로 나오면 음란한 응석받이가 되는 것에 비해 리즈는 사랑스러운 애교가 넘쳐흘렀다. 아무래도 언니의 조교를 동생한테 맡겨야 하나 싶을 정도였지만, 그 암캐의 음란함이라면 교화되긴 힘들 테니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었다.

“베티도 머지않아  수 있게 될 거야. 무척 사랑스러운 요조숙녀가 되어 있을 테니 기대하렴.”

“야옹야옹~”

 후 페넬로페에게 마법 브랜드 낙인을 찍은 리즈는 곧바로 조니의 말만 들으라고 명령해 소유권을 넘긴 후 조니와 함께 판잣집을 뒤로하고 노예 도시로 향했다. 칠흑의 마법사 로브를 입고 있었지만 고양이처럼 네발로 살랑살랑 걷는 것은 여전했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미소를 지으면서 그러는 걸 보면 이제 완전히 익숙해진 정도를 넘어 기꺼이 즐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얘 이러다 체벌  때 고양이 흉내 내지 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냐?’

조니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리즈가 문득 고개를 들어 조니를 보고 물었다.

“주인님, 집으로 들어갈 때 이러고 들어가면 언니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궁금하긴 하네.”

“그쵸? 그럼 이대로 들어갈게요, 후훗. 언니한텐 적당히 소개해 주세요~ 야옹야옹!”

그리고 집에 도착해 그런 리즈의 모습을 보게 된 아리스톨은…… 조니가 뭐라 소개를 하기도 전에 얼굴을  붉히면서 꿀물을 울컥 흘렸다.

기가 막힌 조니가 대체 뭔 생각을 한 거냐고 물었지만 아리스톨은 얼굴을 더욱 붉히기만 할 뿐 결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조니의 귀에 대고 은근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따 침대에서 직접 보여 드릴게요…… 멍♥”

그날 밤 조니는 광란의 수간 플레이를 즐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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