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8화 〉37화 아리스톨 암캐 피학 조교 (2) (38/95)



〈 38화 〉37화 아리스톨 암캐 피학 조교 (2)


아리스톨은 가빠진 숨을 가누기 위해 한동안 노력해야 했다. 가슴이 울컥하고 저릿저릿했다. 뺨이 달아오르며 입가가 마음대로 음란한 미소를 그리고, 아무 자극도 받지 않았는데도 꿀물이 울컥 쏟아져 내렸다.

지금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껏 시선에 느끼고 엉덩이를 맞으며 느끼고 불에 달군 낙인을 찍으며 느끼고 정액을 삼키며 느끼고 목구멍 깊숙이 황소 자지를 품을  느끼며 자신이 구제할  없는 암캐란 걸 똑똑히 자각하고 있었지만, 모두  직접적인 육체 자극이 있었던 경우였다.

지금처럼 아무런 육체 자극이 주어지지 않았는데도 느끼고 꿀물을 쏟아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맞아 죽는 비참한 최후와 창녀처럼 돌려지다 걸레가 되는 미래를 잠깐 상상했을 뿐인데 느껴 버리다니. 거기다 조니에게 암캐 같은 년이라는 소릴 들었을 땐 알 수 없는 흥분마저 느끼며 가 버릴 뻔했다. 도대체 정신적으로 얼마나 썩어 빠져야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인가.

알고 보니 그녀는 몸만 음란한 암캐였던 것이 아니었다. 정신적으로 이미 구제불능이었던 것이다.

아리스톨은 처녀막만 지키면 순결한 처녀라고 부르던 사람들을 비웃었다. 그들은 모두 얼간이였다. 자신처럼 정신적인 창녀가 있다는  알지 못했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순결만을 찾고 처녀를 숭앙했던 것이다.

평생 고기를 안 먹고 채소만을 먹었지만 이미 고기 맛을 알고 있고 머릿속에서 매일 고기를 먹는 사람을 과연 채식주의자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아리스톨은 타고나길 애초에 정신적인 창녀였다.

수많은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의 욕망을 기쁘게 받아 내며 교성을 지를  있고, 죽을 때까지 맞는 상황에서도 한없이 느끼고 절정에 오를 수 있는 소질이 있었으니까.

즉, 순결한 창녀이자 처녀인 암캐.

그게 바로 아리스톨이라고 하는 여자의 진정한 모습이었다.

“하아……하아…… 하아…….”

자신의 정체성이 순결한 창녀이자 처녀인 암캐라는 것을 깨닫자 입가에 지어진 배덕적인 미소가 더욱더 짙어지고 숨결이 뜨거워졌다.

안타까웠다. 지금 이대로는 너무나 안타까웠다. 무언가 그녀의 음란함을 제대로 충족시켜 줄 무언가가 갖고 싶었다.

아니,  가져야만 하는 걸까?

‘될’ 수도 있었다.

되고자 빌고 애원하면 기꺼이 받아 줄 수 있는 상대가 바로 뒤에 서서 그녀의 음란한 꿀단지를 지켜보고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앙……!”

그와 동시에 허리가 부르르 떨리고 꿀물이 울컥쏟아졌다. 매도당한 것도 아니고 자극받은 것도 아닌데 그냥 저 혼자 가 버렸다.

‘아하핫…… 손도 안 대고절정에 오르다니…… 아무리 노예 도시라고 해도 이제껏 이 정도로 음란한 노예가 있었을까? 나는 정말 구제불능이구나. 아바마마가 이 모습을 본다면…… 하아앙……!’

울컥울컥.

아버지에게 이런 모습을 보인단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도 가는 도중에   번 가면서 꿀물이 흘러넘쳤다.

……아니, 정말 보이는 것만 생각했을까? 과연 거기까지만 생각하고 그쳤을까? 더 나아가 그 뒤, 이후에 일어날 일은…… 정말 생각하지 않았을까?

……부르르.

꿀물이 울컥 쏟아지고 아리스톨의 뺨에 걸린 분홍빛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아리스톨은 멈추지 않고 떨리고 있는 허벅지 사이로 왼손을 가져갔다. 그리고 쏟아지는 꿀물을 받아 입가로 가져와 요염한 눈으로 쳐다본 뒤 귀여운 혀를 내밀었다.

할짝…… 할짝…… 할짝할짝…….

자신의 꿀물을 스스로 핥는다는 그 방탕한 음란함, 다른 사람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암캐처럼 굴고 있다는  비참한 굴욕감. 아리스톨은 어느 쪽도 싫지 않았다. 오히려 하면 할수록  빠져들고 도취되어 갔다.

“하아……하아아…….”

그리고 처음부터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던 조니는 아리스톨이 더 이상 돌이킬수 없는 지경까지  것을 확인하고 입꼬리를 말았다.

“공주라는 년이 참 가관이네. 야, 아리스톨.”

“……왜…… 하아…….”

비웃음에 반말까지 들었지만 아리스톨은 그 부분을 따지지 못했다. 따지려면 아까 암캐 같은 년이라고 했을 때 이미 따졌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이상 이제 와서 대우해 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었고, 보고 있는 걸 아는데도 암캐 같은 모습을 보인 이상…… 아니, 보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그래 놓은 이상, 두 사람의 관계는 주인님과 암캐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아리스톨은 앞으로 조니가 자신을 얼마나 암캐처럼 대할지, 얼마나 난폭하게 다룰지를 생각하며 오싹오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결코 선택해선  될 길을 스스로 선택한다는  배덕적인 달콤함이 입술을 바짝바짝 마르게 했다.

그리고 조니는 그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왜?”

“……왜에…… 하아…… 하아…….”

아리스톨은 조니의 비웃는 듯한 반문에 일부러 앙탈 부리듯이 반말로 말꼬리를 늘어트렸다. 스스로 암캐임을 자처하고 두 사람의 관계를 재설정했으면서도 반말을 한다는 건 앙탈이었지만, 아양이기도 했다. 더 괴롭혀 달라는 아양이고 더 비참하게 매도해 달라는 애원이었다.

당연히 노예 도시에서 자란 조니도 그걸 모르지 않았다. 입꼬리에 걸린 비틀린 미소가 더욱 진해지며 즐거워졌다.

이년은 여기까지타락한 것이다. 그 고귀했던 공주님을 자신이 직접 이렇게 멋들어지게 타락시켰다.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로운 과정도 많이 거쳐야 했지만 결국은 이렇게 원하는 대로 멋진 암캐가 되어 주었으니 즐겁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제 남은 건 이 암캐가 바라는 대로 주인님의 위엄을 보여 주고 스스로 굴복하길 원하는 대로 맞춰 주는 것뿐이었다.

조니는 침대 위로 올라가 아리스톨의 엉덩이 위에 손가락을 얹었다. 상처 입지 않은 부분을 따라 곡선을 그리며 위로 올라가고, 허리를 지나 척추를 따라가며 손가락으로 아름다운 피부를 쓰다듬었다.

“하앙…… 하아앙……!”

그것만으로도 아리스톨의 허리가 부르르 떨리고 입에서 하염없이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겨우 손가락 하나로 등을 쓸고 갔을 뿐인데 간지럽게 느껴지더니, 이내 찌릿찌릿하며 소름이 오싹오싹 돋았다.

실상은 단순히 손가락으로 만져 준 게 아니었다. 마치 물 위를 소금쟁이가 미끄러지듯, 새가 구름 위를 노닐 듯이 피부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며 희롱한 것이다.

손가락이 조금만 더 떨어지면 아예 뜨게 되고 조금만 더 아래로 내려가면 피부가 눌리는 그 절묘한 높이에서 피부의 경계만을 스치고 간 손가락은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 깃털이나 마찬가지였다. 마치 구름을 쓰다듬고 지나가는 깃털 같은 손가락의 희롱은 참을 수 없이 간지러웠고,  간지러움은 곧바로 달콤한 감각으로 변해 아리스톨의 허리를 흔들게 만들었다.

조니는 본인이 그렇게 만들어 놓고도 느낀 아리스톨을 오히려 비웃었다.

“대체 얼마나 음란하면 만져 주기만 해도  버리는 거야?”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지만 아리스톨의 입에 걸린 분홍빛 미소가 더욱 짙어지는 것에서 이미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작태에 즐거워하는 미소를 지은 조니는 아리스톨의 등 한복판에서 다섯 손가락을 모아 세운 뒤에, 꽃봉오리가 열리듯 천천히 벌렸다.

“하아아아앙……!”

한 점에서 시작되어 전신으로 퍼져 가는 듯한 쾌감에 아리스톨의 등이 활처럼 휘어졌다. 손가락 하나로 희롱당하며 감각이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져 있던 상태였기에 갑자기 다섯 배나 되는 쾌감이 주어지니 견딜 수가 없었다. 몸이 이리저리 배배 꼬이고 뒤틀렸다.

그리고 다음 순간.

짝!

조니의 쫙 편 손바닥이 꽃봉오리가 피어난 그곳에 떨어졌다.

“앗…… 흐아아아아아아아앙!”

등이 부러질 정도로 크게 휘고 꿀물이 홍수 난 듯 쏟아져 내렸다. 애무한 게 아니라 때린 건데, 상을  게 아니라 벌을  건데 눈이 뒤집힐 정도의 쾌감이 느껴지는 것에 아리스톨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엔 분명 따가운 통증이 느껴졌었다. 하지만 그 따가움이 사라지자 피부가저릿하고찌르르해지더니, 다음엔 달콤한 쾌감만이 남아 전신으로 퍼졌다. 쓴 차를 마셨는데 처음만 쓰고 끝 맛은 달콤한 것과도 같은 느낌이었다. 아니, 애초에 쓴 차를 마신 건지도 자신이 없었다. 사실은 달콤한 차인데 첫맛만 쓰게 느껴졌던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분명히 따갑고 아팠는데…… 아팠는데 왜 기분 좋은 거야……? 내가 암캐라서 통증과 쾌감도 구분하지 못하는 거야……? 아니면 암캐한텐 통증도 쾌감의  종류일 뿐이란 거야……?’

엉덩이를 맞으면서 기분 좋은 건 이해할 수 있었다. 엉덩이를 타고 들어간 통증이 질을 짜릿하게 훑고 지나가며 자궁을 찌르르 흔들었으니까. 통증일지언정 성감대를 건드렸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졌다는 것쯤은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등은 뭐란 말인가. 엉덩이나 가슴도 아니고 등을 손바닥으로 맞았는데 기분이 좋아지다니, 이건 아무리 암캐라고 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아파야 하는데 기분 좋아서 이상해? 그냥 네가 암캐라서 그런 거 아냐?”

“아, 아냐…… 네가…… 기분 좋게 만든 거잖아…… 하아…….”

“난 그냥 때린 것밖에 없는데?”

“……하아…… 하아…….”

아리스톨은 가쁜 숨을 내쉬기만 할 뿐 아무 말도 대답하지 못했다. 조니는 정말로 그러했으니까.

“아닌 것 같으면 주먹으로 더 세게 때려 볼까?”

“…….”

일순간 호흡이 멈추고 허리가 바짝 당겨졌다. 손바닥으로 맞은 걸로도 신음을 내질렀는데 주먹으로 더 세게 맞는다고?

……아리스톨의 뺨이 더 붉게 물들고 입가에 걸린 미소가 한층  진해졌다. 고운 금발이 작지만 확실하게, 끄덕거려졌다.

그리고 바란 대로 주먹이  위에 떨어졌다.

퍽.

묵직한 무게감이 제일 먼저 느껴지고 곧바로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졌다. 분명히 제대로 아팠다. 둔탁한 통증이 맞은 부위에서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그 둔탁한 아픔이 사라져 가려 하는 순간, 아리스톨의 등이 점점 원치 않게 휘어지며 부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둔탁한 통증이 사라진 자리에서 쾌락이란 이름의 꽃이 피어났다.

“아…… 아…… 아아아아…… 아으으으으으으읏……!”

아픈 것은 맞은 순간뿐이고 아픔이 가시기 시작하면서 시원함이, 시원함이 가시면서 저릿함이, 저릿함이 가시면서 짜릿한 쾌감이 피어난 것이었다.

‘맞는 거 좋아……! 맞는 거 기분 좋아앗……! 맞을 때만 아프고 금세 기분 좋아져서 참을 수가 없어, 흐아아아아앙!’

물방울이 물 위에 떨어지면 처음엔 위로 튀어 오르지만  후엔 잔잔한 파동만이 남아 주변으로 퍼져 가듯, 처음엔 분명 통증을 느끼지만 그 통증이 약해지며 사라져 갈 때엔 저릿함이나 간지러움 등으로 변하고, 그렇게 변한 미미한 여운들이 성감대를 자극했다.

방식만 다를 뿐이지 전부 다 똑같았던 것이다. 직접적인 애무나 안타깝게 하는 희롱이나 간지럽게 하는 스쳐 감이나 아프게 하는 통증이나, 결국엔 성감대가 자극되는 건 모두 똑같았다.

“주먹으로 때려도 기분 좋나 보네? 어디 한번  세게 때려도 느끼는지 실험해 볼까?”

“…….”

아리스톨은 구차하게 대답하는 대신 그냥 팔로 상체를 일으켜 세우고 등을 곧게 펴 맞을 준비를 했다.

 준비된 노예 근성에 조니는 웃음을 터트렸다.

“이야, 진짜 암캐도 이런 암캐 년은 또 없을 거다. 때려 달라고 아주 그냥 등을 내미네.”

아리스톨은 도축장에서 처분을 기다리는 암퇘지처럼 아무 대답이나 반항도 하지 않고 얌전하게 맞을 자세를 취한 채 가만히 있었다. 그러나 입가에 걸린 요염한 미소가 커져 가는 것만큼은 막을 수 없었다. 또한 점차 고조되어 가는 기대감과 흥분도.

……꿀쩍.

맞는 것의 쾌감을 알아 버린 이상 맞기 싫다거나 막는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일절 사라져 버리고 몸이 열려 갔다.  편하게 맞을 수 있게 근육이 이완되고 더 아프게 맞고 통증을 즉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끔 긴장이 풀렸다.

“그래, 암캐 년한테 대답을 바란 내가 바보지. 그냥 때려 주면 되는데. 그치?”

조니의 물음에 아리스톨의 미소가 한층 더 요염해지고, 다음 순간 묵직한 주먹들이 떨어져 내렸다.

퍽. 퍽. 퍽. 퍽. 퍽.

“앙…… 앙…… 아앙…… 하앙…… 하으으아아아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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