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3화 〉22화 베티 공략 준비 (23/95)



〈 23화 〉22화 베티 공략 준비

“그럼 다녀올게요. 두 사람은 편히들 쉬고 있어요.”

“응, 잘 다녀오세요, 주인님. 쪽. 헤나는 내가 잘 보고 있을게.”

“에헤헤, 잘 다녀오세요, 주인님~ 쪽!”

조니는 두 사람의 키스로 배웅을 받고 문 밖으로 나섰다. 이제 날이 밝았으니  노예 상인의 일과를 시작할 때였다.

“오늘은 노예 상인 길드부터 가 볼까? 안젤리카 씨가 쉬운 거 하나는 던져 준다고 했으니.”

두 건은 어떻게 조니와 상성이 잘 맞아 그나마 쉽게 해결할 수 있었지만 직접 조교가 필요한 납품 계약은 솔직히 어려운 일이었다. 기왕이면 검투 노예나 메이드 노예 납품 계약으로 골라서 달라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사실 펫 노예도 이제 어느 정도 감을 잡긴 했지만, 오래 걸리기도 하는 데다 아직은 그 과정을 집에 있는 두 노예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었다. 그랬다가는 기껏 힘들게 안정시켜 둔 감정 상태가 흔들리고 충성심이 내려갈 것이다.

단순히 노예의 기분이 좀 나빠지거나 우울함만 느껴도 조교에는 악영향을 끼쳤다. 의욕이  나는 만큼 모든 교육 성과가 떨어지게 되니 한동안은 좋은 모습만을 보여 주면서 충성심을 더욱 높여야 했다.

무얼 보여 주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고, 무슨짓을 하더라도 기쁘게 받아들일 때까지.

그 기준에는 기본적으로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노예의 아우라가 복종의 싹으로 뒤덮이는 것이고  번째는 헌신의 에메랄듯빛 별이  개 이상 뜨는 것, 마지막은 공포의 루빗빛 파동이 1분에 3번 이상 보이는 것이다.

가장 빠른 것은 무자비한 고문과 구타로 공포의 루빗빛 파동이 사라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지만 조니에게는 불가능했고, 가능한 것은 훌륭한 포상으로 자발적인 복종을 끌어내거나 다정함으로 말미암아 헌신하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뭐, 다 잘 풀리고 있으니 걱정할 건 없지만. 그보단 빨리 돈이나 모아서 이것저것 사고 이사나 좀 갔으면…….”

스스로의 아우라가 미약한 조니로서는 훌륭한 집과 가구들을 갖추는 것도 노예를 기죽이고 따르게 하는 한 방편일 수 있었다.

노예 상인 길드로 가자 안젤리카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조니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오, 복덩어리. 가라.”

“……가라고요?”

“어. 오늘은 일감 없어.”

“설마 그 두 번으로  노하우만 다 빼먹고 입 씻으려는 건 아니죠?”

“그럴 리가 있겠어?   만한 상품이  들어와서 그래. 누나가 어련히 알아서 잘 골라 테니까 다음에 다시 와. 뭐, 못 믿겠으면 창고 둘러보고 가도 되고.”

안젤리카는 당당한 태도로 지하 창고로 가는 계단을 가리켰지만 조니는 한숨을 내쉬며 등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노예 상인 길드의 마스터씩이나 되는 안젤리카가 조니를 상대로 구차하게 거짓말까지 할 리는 없었으니 믿는 게 최선이었다.

“알았어요. 그럼 성격 좋고 메이드나 검투 소질 있는 노예 들어올 때 알려 주세요.”

“다른  필요 없고? 경험 많은 유흥가 출신 유부녀라도 들어오면 주려고 했더니. 서로 즐기면서 너도 기술 쌓기 딱 좋을 텐데?”

가르쳐 줄 필요 없이 이미  알고 또 직업이었으니 거부감도 없는 노예라면 분명히 조니에게 큰 이득이었다. 배우는 태도도 좋을 테고 오히려 조니를 가르쳐 줄 수도 있을 테니까.

하지만 조니는 한숨을  내쉬며 거절했다.

“지금 조교 중인 노예들 때문에 안 돼요. 저도 슬프네요.”

“쯧쯧…… 불쌍한 녀석. 총각은 대체 언제 뗄 거냐?”

“뗐거든요? 아우라 보고도 모르세요?”

조니가 그렇게 말하며 얼굴을 들이밀었지만 안젤리카는 흠칫 놀라더니 위아래로 슥 훑어보고는 어깨를 으쓱했다.

“잘 모르겠는데? 한 거 맞아?”

“맞거든요?”

“몇  했는데 이렇게 티가 안 나냐. 여자들이랑은 다르네. 남자라 그런가……?”

“……됐어요. 저 그냥 갈래요.”

“깔깔깔.”

조니는 안젤리카의 유쾌한 웃음소리를 뒤로하고 길드를 나왔다. 맞는 말이긴 했지만 맞는 말이라서 더 서글펐다.

“두고 봐요, 안젤리카 씨. 내가 반드시  놀린 거 후회하게 만들어 주고 말 테니까.”

 분은 여조교사를 조교해야 비로소 풀릴 것 같았다. 그렇게 조니는 반드시 달성하고 말겠다는 목표를 하나 더 추가하고 노예 경매장으로 향했다.

“좋은 날입니다, 친애하는 여러분! 자자, 정숙해 주시기 바랍니다. 브랜드 낙인이 찍히지 않은 싱싱한 노예가 곧 경매에 오릅니다. 떠들다가 입찰가 못 들어 봤자 저흰 책임 안 진다는 거 모르진 않으시겠죠? 오늘도 안개를 넘어 들어온 흥미로운 소녀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아름답고 건강하고 생기 있는 소녀도 있으니 스파크를 아끼지 마시기 바랍니다!”

노예 경매인 파리드의 멘트가 경매장에 울려 퍼졌다.

평소랑 소개 멘트가 다른 걸 보니 특별한 노예가 준비된 모양이었다. 조니는 자세를 바로 하고 집중해서 경매의 흐름을 지켜보기 시작했다.

“자,  번째 노예입니다! 바다 건너 해상 제국에서 데려온 마법의 별, 파티시아! 입찰가는 25스파크에서 시자합니다!”

“쟨 아니고.”

조니는 첫 두 명의 노예는 아무 관심을 갖지 않고 그냥 넘겼다. 아름답기도 하고 강한 노예도 있었지만 평소에도 충분히  수 있는 상품의 소재에 지나지 않았다. 파리마가 특별히 멘트를 덧붙일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마침내 오전의 마지막 노예가 등장했다.

겁먹은 듯한 눈동자는 새끼 사슴처럼 귀여웠고 어리지만 완벽한 몸매는 이미 성숙된 여체임을 한껏 과시하고 있었다. 상처 하나 없이 매끄럽고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탄력 있는 피부는 건강 상태가 완벽해 수많은 고문과 조교를 이겨 낼 수 있는 극상의 신체임을 보장하고 있었고, 떨면서도 노예 상인들이 요구하는 온갖 자세를 숨김없이 보여 주는 솔직함과 순종적인 기질은 모든 색깔로물들여 조교할  있는 최상급의 소재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조니는 그 꿀벌 같은 금발 머리를 한 지극히 아름다운 미소녀, 베티 공주를 보며 희미한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노예가 드디어 경매에 오른 것이었다.

그리고 보는 순간 계획이 세워졌다.

“오늘의 최고 상품, 오벨 왕국에서  막내 공주 베티입니다! 이미 완성된 비서인 이 소녀는 지극히 현명하고 순종적입니다! 극상품인 만큼 입찰가는 120스파크부터 시작! 자, 어떤 분부터 응찰하시겠습니까!”

“내 거야!  거! 어디 한번 올려 봐,  약골들아! 내가 갈가리 찢어 줄 테니! 30스파크  얹지!”

“실험을 많이 해도 충분히 살아남겠군. 10스파크 더!”

“조교하기 최고겠는데! 5스파크 더!”

“야!  바퀴 돌아 봐! 다리 벌리고 상체 숙이고! 음…… 엉덩이가 죽이는군. 내가 산다! 20스파크 더 내지!”

“최고의 스테이크거리군. 어이, 경매사! 5스파크 더!”

입찰가는 순식간에 190스파크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경매는 이제 막 시작이었다.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던 노예 도시의 귀족과 유력가들도 하나씩 입찰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후우우…… 따뜻한 심장 박동이 느껴지는군. 30스파크 더.”

“늙은이의 침대를 따뜻하게 데워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녀군. 15스파크 더.”

“못 참겠어…… 달콤한 피 냄새가 여기까지 나잖아?  10스파크 더.”

“귀여운 얼굴이 단두대에 잘 어울린다. 꼭 잘라 보고 싶군. 15스파크 더.”

“최고의 상품이 되겠군. 내가 데려가서 조교하지. 10스파크 더.”

“내 걸 빨게 시키기에 최고로군. 20스파크 더 올리지.”

“크훅, 임신시켜서 훌륭한 송아지를 낳게 하기에 최고로군! 내가 그년을 사지! 5스파크 더!”

 1분 사이에 295스파크까지 치솟자 경쟁은 이제 최고위 귀족들 사이에서만 이뤄지기 시작했다.

급기야 왕자의 대리인까지 손을 들고 입찰에 참가했다.

“왕자님의 교육 상대로 부족함이 없는 순결한 소녀군. 10스파크  올리지.”

“305스파크! 305스파크 나왔습니다! 더 없습니까? 자, 그럼 하나…….”

파리드가 카운터를 외치자 대장군이 손을 들었다.

“내 말이 요즘 외로워하는데 조랑말로 기르면 아주  받아들일  같군. 5스파크 더.”

“……우리 살롱의 엘리트 창부에도 적격이야. 놓치기엔 아쉬워. 5스파크 더.”

“후후. 저런 소녀를 신사 클럽에서 놓친다면 면목이 없지. 10스파크 더.”

“325스파크! 만나기 힘든 극상품의 노예가 325스파크입니다!  없으십니까? 자, 그럼 하나…… 둘…… 없습니까?”

“…….”

조니는 반쯤 들고 있던 손을 조용히 내렸다.

300스파크를 넘은 것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 이상 입찰가가 올라가 낙찰자가 변하는 상황은 오기 힘들었다. 여유 자금이 있으니 직접 낙찰할 수도 있지만 조니는 최종 낙찰자가 될 게 거의 확실한 상대를 확인하고 결단을 내렸다.

“……셋! 오벨 왕국에서 온 베티 공주는 325스파크에 신사 클럽의 셸리 경에게 낙찰됐습니다! 오전 경매는 이것으로 마무리합니다! 자, 그럼 오후에  뵙지요!”

그리고 조니는 극상품의 노예를 낙찰해 기분 좋은 미소를 얼굴에 띠고 있는 셸리 경을 지켜보면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황소족의 구역에 있는 신사 클럽은 명성 높은 귀족들만이 참가할  있는 사교 클럽이었다. 각종 레저 활동이나 사적인 비즈니스가 오가기에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거나 은밀하고 깨끗하게 즐길 공간을 찾는 신사들이 늘 가입을 문의하는 곳이었다.

그런 사교 클럽에 오늘도 한 명의 신사가 문을 두드렸다. 아니, 신사라고 하기엔 지나치게 꾀죄죄하기에 문턱도 넘지 못할 만한 소년이었다.

“뭐냐, 넌. 클럽에 가입하기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놈이군. 물러가라.”

셸리 경의 냉담한 축객령에도 조니는 등을 돌리지 않았다.

“클럽에 가입하고 싶어서 온 게 아닌데요. 개인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노예가 있어서요.”

“투자? 무슨 투자?”

“아까 경매장에서 낙찰해 가신 노예가 제 취향이어서요. 그 노예의 처녀를 지켜 주신다면 500스파크를 투자하지요.”

“흐음…… 처녀를 유지하는 데에 500스파크라. 썩 끌리지는 않는군. 왕자에게라도 납품한다면 모를까 우리 클럽의 전속 창부로 쓸 생각이었거든.”

“그러면 추가로 10일마다 500스파크를 더 투자하지요. 그 정도면 만족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조니의 제안에 셸리 경의 눈이 다소 커졌다.

일시불 500스파크에 10일마다 500스파크를 추가로받을 수 있다는 건 아무리 돈이 많은 사교 클럽이라 해도 결코 무시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었다. 1년간 처녀를 유지시켜 준다면 그 대가만으로도 무려 18,500스파크였다.

“그건 좀 끌리는군. 하면 투자 기간은 언제까지로? 설마 무한정 투자할 생각인가?”

셸리 경이 구미를 당겨하자 조니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그 부분 말인데요. 내기를 하면 어떨까요?”

“설명해 보게.”

“처녀 확인도 할 겸 10일마다 투자금을 내러  때 노예를 한 번씩 만나겠습니다. 대충 2시간의 술자리로 하지요. 그래서 제가 그 2시간 안에 노예의 마음을 얻고 스스로 처녀를 바치게 하면 제가 이기는 것이고,  시간부로 투자금은 끊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후에도 저 이외에 다른 사람이 삽입하는 것은  되고요.”

“……이거 참 재미있는 내기를 다 거는군. 그러니까 지금 우리 신사 클럽에서 창부로 조교한 노예를, 10일에 번 2시간을만나는 것만으로 굴복시키겠다는 건가?”

조니는 분노와 승부욕으로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을 한 셸리 경을 똑바로 쳐다보며 대답했다.

“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