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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화 〉20화 아리스톨 레즈 조교 & 리즈 야옹이 조교 (1) (21/95)



〈 21화 〉20화 아리스톨 레즈 조교 & 리즈 야옹이 조교 (1)

조니는 69로 엎어져 서로를 물고 빨고 핥고 있는 두 미소녀를 보며 머리를 긁었다.

“전 그럼 또 나갔다 올게요……?”

“언니…… 앙, 거기 좋아욧.”

“응……… 여기? 응…… 응…… 쪽…….”

“아앙, 언니 내 꿀 맛있어? 나 계속 흘러나왕…….”

“응…… 맛있어, 헤나야…… 언니가 다 마셔 줄 테니까…… 응…… 계속 흘려 주렴…… 쪼옥.”

“아아앙!”

“하읏! 거, 거길 깨물면…… 좀 더 부드럽게…… 응…… 그렇게…… 하아앙…….”

“언니잉…….”

“헤나얏…….”

“…….”

이미 조니는 안중에도 없어진두 사람이었다.

할 말이 없어진 조니는 한숨을 내쉬고 그냥 집 밖으로나갔다. 이미 안에선 그거 할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돈이나 벌자. 어차피 쓸데도 많으니까.”

왠지 모를 우울함을 느끼며 조니는 터벅터벅 노예 상인 길드로 걸어갔다.

“오, 조니 왔냐?”

조니는 평소보다 훨씬 반갑게 맞아 주는 안젤리카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네, 왔는데요. 왜요?  기다렸어요?”

“왜긴 기특해서 그렇지. 지금까진 우리 말을 귓구멍으로도 안 듣던 드레니카가 얼마나 얌전해졌는데. 그리고 종이로 찔러  팁 아주 좋았어. 덕분에 오늘밤에 니렐리스 대주교한테 넘기기로 했거든. 소재에 비해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괜찮게 받기로 했지.”

“그거 좋겠네요. 난 고작 200스파크 더 얹어 줬던데.”

안젤리카가 목에 팔을둘렀을 때 팁을 적은 종이쪽지를 건넨 대가로 450스파크가 든 돈주머니를 받을수 있었다. 조니 역시 반나절도  돼서 번 돈이니 만족은 했지만, 노예 상인 길드는 그것보다 훨씬 비싸게 팔 게 틀림없었다.

“시세가 있는데 그보다 더 주진 못하지. 그보다 새 계약 하나 더 줄게. 이 정도면 불만 없지?”

“……왠지 불안한데요?”

조니는 필요 이상으로 친한 척을 해 오는 안젤리카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봤다. 지금까지 노예 도시에서 살면서 안젤리카가 손해 보는 일을 했단 소린 들은 적이 없으니 분명히 챙겨 주는 척하면서 또 한몫 챙겨 갈 생각을 하고 있을  틀림없었다.

“아냐. 이번엔 정말 드레니카보다 훨씬 쉽다고. 이번에도충성심만 좀 새겨 놓으면 돼. 기술적으로는 완벽하거든. 지금이 아니면 이런 노예를 언제 받아 가겠어?”

“그게 그렇게 쉬우면 안젤리카 씨가 저한테 줄 리가 없죠.”

안젤리카도 그 지적엔 부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신  웃으며 검지를 위로 치켜들고 좌우로 까딱거렸다.

“이번 한 번만  해내 봐. 그럼 다음엔 정말 쉬운 거 하나 던져 줄 테니까.”

“음, 그렇다면야…….”

조니는 속는 셈 치고 안젤리카를 따라서 지하 창고로 내려갔다.

그리고 온몸에 상처를 입은 채 피를 뚝뚝 흘리면서 으르렁거리고 있는 아인족 노예를 볼 수 있었다.

“우와, 엄청 사나운가 보네요.”

“그렇다니까. 아무리 고문을 해도안 통하더라고. 마조히스트는 아니던데 고통에 익숙한  같아. 어때,  볼래?”

“음, 잠시만요.”

조니는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낸 체 적개심을 숨기지 않고 있는 아인족 노예를 한참 동안 살펴봤다. 그런 후 안젤리카를 돌아보며 말했다.

“한 가지 시험해 볼 만한 게 있겠어요. 잠시 경매장 좀 다녀올게요.”

노예 경매장에 다녀온 조니는 척 봐도 최하급인 노예를 한 명 데리고 왔다. 못생긴 데다가 몸매도 별로였고 전신에 구타 자국까지 남아 있었다.

“어디서 화전민 딸이라도 주워 왔나. 20스파크도  하겠네. 그런  왜 가지고 왔어?”

“이렇게 하려고요.”

조니는 문을 지키는 경비병에게 칼을 빌린 다음 이제 막 사  노예의 목을 아무렇지도 않게 쳤다.

퍽.

경동맥이 잘리며 튀어나온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하지만 힘이 부족했기에 칼은 목뼈를 베지 못했고 조니는  번을  내리친 후에야 머리를 끊어  수 있었다. 잘린 머리를 주운 조니는 배식구를 통해 쇠창살 안쪽으로 던져 넣어 주며 무심하게 말했다.

“싸우고 싶은 게 아니라 죽고 싶은 거라면 똑같이 해 줄게.”

“…….”

아인족 노예는 놀란 기색은 있었지만 적개심을 줄이진 않았다. 여전히 조니를 보며 으르렁거리려는데, 그보다 조니가 먼저 등을 돌렸다.

“하나 더  와야겠네.”

그리고 같은 일이  번 더 반복됐다.

세 번째 머리가 피를 흩뿌리며 데구루루 굴러오자 아인족 노예는 그제야 으르렁거리는  멈추고 고개를 숙여 조니의 시선을 피했다. 협박 같은 게 아니라 고개를 숙이지 않으면 정말로 죽여서 처분해 버리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깨달은 것이었다.

조니는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이리 와 봐.”

“…….”

아인족 노예는 말은 안 했지만 마지못해 천천히 네발로 기어 쇠창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조니가 머리를 쓰다듬어도 고개를 옆으로 돌리긴 했지만 반항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알아들은 것 같네요. 됐죠?”

“와우, 역시 넌 복덩어리였어, 조니! 누나가 찐하게놀아 줄까?”

“저 채찍 안 좋아하거든요?”

“후후후, 귀여운것. 아인족은 늘 수요가 많지만 이번엔 특히 길들이기 어려워서 한참 고민하던 거였는데 정말 복덩어리라니까. 이번엔 기본금인 450스파크만 줄게. 추가금 줄 정도는 아니라는거 너도 알지?”

조니는  말에 잠시 아인족 노예를 바라보고 견적을 쟀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여 수긍했다.

“그러세요. 저도 이 이상은 자신이 없네요.”

기본적으로 아인족들은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신체 능력과 높은 자존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인간 중에서도 최약체인 조니로서는 직접 길들인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공포심을 심어 주고 노예임을 받아들이게 한 것만으로도 제몫 이상이었다.

“좋아, 좋아. 아주 훌륭한 거래였어, 조니. 앞으로도 종종 부탁해도 되지?”

“내가 빨리 돈을 모으든가 해야지, 핍박이나 받고 진짜…… 마음대로 하세요. 대신 쉬운 것도 반드시 주셔야 해요?”

조니의 다짐에 안젤리카는 눈웃음을 살살 쳤다. 처분 직전까지 간 노예 둘을 살리는 대신 쉬운 거 하나 내주는 거래는 그녀에게 훨씬 더 이득이었다.

“아유, 당연하지, 조니. 우리 조니 안 챙겨 주면 내가 누굴 챙겨 주겠어?”

“어휴.”

그래도 조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1,000스파크가 넘는 거금을 만지게 되어 약간은 기분이 좋아진 상태였다.

기본적으로 남아 있던 자금이 344스파크에 드레니카를 조교하고 남은 돈이 51스파크, 그리고 성공 수당으로 450스파크를 받았고 지금 이렇게 또 450스파크를 번 덕분이었다.

이제 조니의 총 자금은 1,295스파크.

대출금을 갚더라도 695스파크가 남는 셈이니 당분간은 안정권이라 할 수 있었다. 노예용 건사료 통조림에서 벗어나려면 식비도 필요하게 되겠지만 아직은 참을 만했다.

“아, 방금 노예 세 명 사느라 좀  썼구나. 머리가 나쁘니 가계부 쓰는 것도어렵다니까. 그럼 총합이…… 1,210스파크인가?”

처음엔 그래도 싼 노예를 샀지만 그 뒤론 급하게 사느라 중저가의 노예라도 낙찰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쉽게 벌었으니 손해는 아니지. 앞으로도 사야 할 게 산더미니 빨리 더 벌어야 하는데…….”

노예 상인 길드를 나온 조니는 일단 게이트 밖으로 나가 대금업자의 집으로 향했다. 빌린 돈은 빨리빨리 갚아 버리는 게 최고였다.

안개의 국경선의 불법 대금업자인 그는 판자촌의 사냥꾼들에게 보호를 받음과 동시에 화이트 타운에도 끈이 닿아 있었다. 때문에 그의 돈을 떼먹는 건 도시 안이나 밖이나 불가능한 일이었다. 안개의 숲을 도망쳐 가지 않는 한은 말이다.

“오우, 이게 누구신가. 오늘은 무슨 일로 왔지?”

“돈 갚으러요. 여기요, 600스파크.”

조니가 돈주머니에서 600스파크를 꺼내어 건네주자 대금업자는 담배 연기를 푹 내뿜으며 어깨를 으쓱했다.

“뭐 이리 급해서 벌써 가져왔어? 아직 15일이나 남았는데.”

“대출 기간이 20일이었나요? 난 10일인 줄 알았는데.”

조니는 미미한 웃음을 지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젊은 친구가 정신이 넋이 다 빠졌군, 쯧쯧. 그래도 신용은 괜찮으니 이제 1,000스파크까지도 빌려 주지. 상환금은 1,250스파크고 기간은 30일이야.”

“아직은 괜찮아요. 급해지면 다시 올게요.”

“그렇게 하든가. 자, 그럼 다음에  보지, 어린 친구.”

조니는 남은 돈주머니를 쩔렁거리면서 대금업자의 집을 나왔다. 솔직히  빌려 두면 편하게 계획을  수 있기도 했지만, 이제는 굳이 대출금을 안고 가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뭐, 다  풀리고 있으니까. 그럼…… 잠깐 장 좀 봤다가 어쩌고 있는지 보러 가 볼까?”

조니는 콧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노예 도시로 들어갔다. 먼저 식료품점에 가서 우유 한 병과 노예를 위한 신선식품 통조림을 사고 세르빌라 퀸트의 부티크에 가서 고양이 앞발 모양의 푹신한 장갑을, 아슈라의 보석상에서 고양이 귀 머리띠를 샀다. 그리고 철 장미 샵에 가서 방울 달린 목줄과 애널에 꽂는고양이 꼬리를 산 후에 집으로 돌아갔다.

다만 뱀족 구역의 개미언덕에 있는 집이 아니었다.

조니는 다시 도시 밖으로 나가 안개의 국경선에 있는 수많은 판잣집 중  곳으로 갔다. 5년 동안 살아온판잣집 건너편에 있는 판잣집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불이  들어와 깜깜한 어둠이 조니를 반겼다.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조니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우리 야옹이, 잘 있었니?”

그러자 침대 뒤편 구석에서 작은 그림자가 조심스럽게 머리를 내밀고 조니를 확인하고는, 현관으로 힘없이 네발로 기어 나왔다.

“…….”

조니는 맥없이 자신의 발치로 기어 와서 힘겹게 머리를 비비적거리는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그리고 우유와 통조림이 보자기를 보여 주며 자상하게 말했다.

“그동안 먹을 거 없어서힘들었지? 오늘은 주인님이 우리 야옹이 주려고 신선한 통조림이랑 우유 사 왔는데, 먹고 싶니?”

“……야옹.”

“이젠 대답도 잘하고 참 예쁘네. 우리 고양이, 주인님 보고 싶었어?”

“…….”

울음소리가 들려오지 않자 조니는 짐짓 슬프다는 듯한 태도로 몸을 일으켰다.

“보고 싶지 않았나 보네. 그럼 오늘도 그냥 가야겠구나.”

“……야옹.”

그제야 다시 한 번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조니는 흐뭇해하는 미소를 지었다.

“잘 못 들었는데, 뭐라고?”

“야옹…… 야옹…….”

고양이가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하자 조니는 다시 무릎을 굽히고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며, 방구석에 있는 애완동물용 밥그릇을 가져와 우유를 부어 주고 신선한 통조림도 따서 옆에 놓았다.

“자, 먹으렴. 체할  있으니까 천천히 먹고. 알았지?”

“야옹…….”

한  울면서 조니의 손에 머리를 한  비비적거린 고양이는 우유를 천천히 핥아 마셔서 혀를 축이고, 통조림도 혀로 핥아서 먹기 시작했다.

조니는 고양이가 정신없이 밥을 먹는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또 다른 보자기에서 고양이  머리띠를 꺼내며 자상하게 물었다.

“주인님이 우리 야옹이 주려고 머리띠 샀는데…… 하고 싶니, 안 하고 싶니?”

그 말에 정신없이 통조림을 핥아 먹던 고양이는 고개를 들어 조니가 들고 있는 고양이 귀 머리띠를 봤다가, 맥없이 야옹거리고는 얌전히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니는 고양이의 예쁜 금발 머리에 고양이 귀 머리띠를 꽂아 주며 따뜻한 아빠 미소를 지었다.

“참 잘 어울린다. 우리 야옹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야옹…….”

금발의 고양이는 눈물을 참으며 필사적으로 조니의 손에 머리를 비벼 대는 것 말고는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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