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5화 〉14화 아리스톨 마사지 포상 (2) (15/95)



〈 15화 〉14화 아리스톨 마사지 포상 (2)

“아, 오일이 좀 차가울 거예요. 괜찮으세요?”

“아, 아아, 응…… 차, 차가워서 놀랐을 뿐이야. 계속…… 해 줘.”

“네, 공주님. 그럼 일단 오일부터 펴서 바를게요.”

조니는 아리스톨의 엉덩이부터 목 뒤까지 오일을 점점이 뿌리고 손으로 가볍게 펴서 바르기 시작했다.

마사지 기술이 없는 만큼 담을  있는  오일의 차가움과 미끄러움뿐이었지만, 조니에게도 노림수는 있었다.

뜨거운 정액은  부분만 달아오르게 하지만 차가운 오일은 몸 전체를 긴장시키면서 예민하게 한다. 어느 쪽이 더 노예의 몸을 기분 좋게 하는가를 따지자면 분명히 차가운 오일이 더 위였다. 약간의 훈련과 학습만 거치면 차가운 것이 닿았을 때 일어나는 소름을 성감대로 변화시키는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일이 차가워서 몸이  떨리시죠? 참으려 하지 말고 근육 깊숙한 곳까지 차가움을 받아들여 보세요. 그래야 기분이 좋아질 거예요.”

“아, 그런 거야……? 으응, 알았어. 노력해 볼게.”

차가운 오일이 피부에 떨어지고 방금 막 씻었기에 차가운 손이 그 위를 문지를 때마다, 아리스톨의 전신이 부르르 떨리고 조금씩 소름이 일어났다. 추위를 느껴 그런 것은 맞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리스톨은 다른 것도 같이 느껴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거 엉덩이 맞아서 짜릿할 때랑 비슷해…… 차가워서 소름이 돋을 때마다 예민해지고 예민해진감각이 성감을 자극하고 있어…… 흐아앙…….’

몸서리쳐질 만큼 강렬한 쾌감은 아니었지만 소름이 돋을 때마다 그 부위 전체가 찌르르해졌다. 조금도 달아오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강제로 느끼게 되는 기분이었다.

‘등 쪽이 너무 차가워서젖꼭지도 섰어…… 부풀어 오른 젖꼭지 들키면 부끄러운데…… 흐읏…… 흐으읏.’

근육을 풀어 주는 마사지와는 전혀 달랐다. 오히려 긴장되는 만큼 근육이 수축하고 있어  받고 나면 근육이 뻐근하고 뭉칠 것도 같았다.

보통의 마사지가 전신을 노곤하게 해서 기분 좋은 나른함에 감싸이게 해 준다면, 지금 조니가 해 주는 차가운 오일 마사지는 전신을 짜릿하게 만들어서 강제로 야릇함에 잠기게 하고 있었다.

‘이런 마사지도 있었던 거야? 마사지가 너무, 야햇…… 하으응!’

아리스톨은 오일과 조니의 손이 자신의 몸을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느껴지는 야릇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소름 후에 예민해지고 그 후 미약한 쾌감이 느껴지는 것이 반복되자 이젠 몸이 알아서 야릇한 쾌감부터 느끼고 있었다. 조니의 마사지가 만들어 주는 쾌감을 잘 받아들이고 느낄 수 있도록 몸이 열리고 변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제 이전에 이런 마사지를 받았다면 이렇게까지 예민하게 느끼지는 못했을 것임을 알  있었다. 새벽 내내 황소 스팽킹을 당하고 시선으로 꽃잎이 벌려지고 통증으로 자궁에 삽입당했기 때문에 그녀의 몸이 야해져 있었다.

‘좀 춥지만 나쁘지 않아…… 으, 으으응…… 이젠 이런 것도 익숙해지면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흐읏! 흐으으읏!’

좀  익숙해지고 몸이 열리자 이제 오일이 떨어질 때마다 소름은 돋지 않았다.  전체가 이미 서늘해지고 예민해져 있어 그대로 쾌감으로 다가왔다.

“으으응…… 조, 좋은 것 같아, 조니…….”

“받을 만하세요, 공주님?”

“응……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긴 하는데,  이후부턴…… 계속 괜찮아. 계, 계속  줄래……?”

아리스톨의 요구에 조니는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기쁘게 응낙했다.

“물론이죠, 공주님. 이제 등 쪽은 다 했고 좀 더 밑으로 내려갈게요.”

그리고 조니의 손이 아리스톨의 왼쪽 엉덩이 위를 문질렀다.

“하읏……!”

그 순간 아리스톨의 몸이 강하게 수축되며 반사적으로 등이 초승달처럼 위로 휘었다.

서늘한 촉감에 잔뜩 열려 있는 성감대에 스스로 몬스터의 암캐가 되어 낙인을 찍은 것이 들키진 않았을까 하는 조마조마한 마음과 들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두근거림이 더해져 한순간에 절정에 올라 버린 것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앙…….”

아리스톨은 그대로 진이 다 빠져서 베개에 얼굴을 묻고 숨을 몰아쉬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부끄럽기도 하고 들키진 않았을까 걱정도 됐지만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조니는 아리스톨이 제대로 느껴서 간 것을 보고도 그리 놀라지는 않아 보였다.

“아, 공주님은 엉덩이가 성감대신가 보네요. 요즘 고생 많으셨으니까 제가 좀 더 기분 좋게 해 드릴까요? 다른 노예에게 해 주려고 연습하는 거긴 하지만…… 공주님도 상 받으셔야죠.”

그렇게 말하고는 오일을 몇 방울 더 떨어트리고는 아리스톨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주물렀다.

미노타우르스의 브랜드 낙인이 찍힌 바로 그 자리를.

아리스톨은 이미 연고를 바르고 만져 봐서 알긴 하지만 그래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이상하지는 않아……? 내 엉덩이…….”

아리스톨은 잔뜩 예민해져 한껏 열려 있는 등 전체의 감각으로 조니가 갸웃거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엉덩이가 왜요? 그…… 이런 말 해도 되는진 모르겠지만 아주 예쁘기만 하세요. 말랑말랑하고 보드라워서…… 마치 폭신한 갓 구운  같아요.”

“……그렇게 칭찬하면 부끄럽잖니.”

서늘한 오일 마사지를 받으면서도 가슴에서 열기가 올라오는 기분이었다.

‘자꾸 기분이 이상해져…… 주인님 손도 아닌데 왜 이리 심장이 울렁거리지……?’

느끼기는 하지만 몸이 하도 서늘하다 보니 지극히 이성을 유지하고 있었는데도,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유를 찾기 전에 오일 마사지가 먼저 끝나고 말았다. 오일이 다 떨어져 버린 것이다.

“아…… 여기까지만  드려야겠네요, 공주님. 1스파크짜리라 그런지 다  버렸어요.”

“그…… 래? 응, 그럼 일어날…… 하읏. 추, 추워서 몸이 굳어 있어. 이, 이거 마사지는 안 되는  같은데?”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게  있단 것을 깨달은 아리스톨은 당황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했다.

“근육 풀어 주는 마사지는 아니에요. 성적 긴장도를 높이고 즐겁게 해 주는 포상이라…… 이상하셨어요?”

“아, 아니, 괜찮았어. 그,  이런 건 처음이긴 했지만, 다른 노예도 포상받는 느낌은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다행이네요. 다음에도 또 해 드릴까요?”

순진하게 웃으며 그렇게 물어보는 조니의 말에 아리스톨은얼굴을 붉히며 고개를끄덕이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대답이 없었다.

“응…… 조, 좋아.”

“네, 꼭 그럴게요. 공주님께 포상 드리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벌어야겠네요.”

조니는 부끄러워하는 아리스톨을 보며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4월 13일.

괜찮은 노예를 찾기 위해 아침 일찍 나갔던 조니는  점심도 되기 전에 노예 한 명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녀왔어요, 공주님.”

“엇, 벌써 다녀오셨어요, 주인님? 오늘은 일찍 구해 왔네?”

쪽.

아리스톨은 평소와 다름없는 태도로 조니에게 마중 인사를 하고 노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베티 또래의 예쁘장한 소녀 노예였다.

“공주님……? 아, 안녕하세요.”

노예 소녀는 조니가 공주님이라 부르는 걸 듣고는 자기도 아리스톨에게 꾸벅 인사를 했다.

“어머……?”

지금까지 봤던 노예들하고는 전혀 다른 그 순종적인 태도에 아리스톨은 오히려 더 놀랐다. 이제 막 경매로 팔려왔는데도 마치 자신이 노예가 됐음을 이미 순응하고 노력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넌 지금 네 상황을 인지하고 있는 거 맞니?”

혹시 오늘 하루만 체험하고 내일이 되면 집으로 보내 준다는 약속이라도 받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눈앞의 노예 소녀는 긍정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그리고 소녀는 에헤헤 웃으면서 대답했다.

“사실 몸이 약해서  년 못  거라고 그랬거든요. 집에서 조용히 죽느니 밖이라도 구경하고 싶어서 부모님 몰래 나왔다가 노예가 됐는데, 그래도 죽기 전에 다양한 경험  본다 싶어서 즐겁기도 해요.”

“…….”

노예임이 아니라 죽음에 순응한소녀를 보고 아리스톨은 뭐라 해야 할지를 알지 못했다.

이미 그런 사정을 알고 낙찰해  조니는 뒷머리를 긁으며 멋쩍게 웃기만 했다.

“건강이 아주 안 좋고 시한부 목숨이다 보니 입찰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오히려 노예 상인들을 흥미로워하며 살펴보는  마음에 들더라고요. 적어도 도망가지는 않겠구나 싶어서…….”

“네,  도망갈 생각 없어요. 오히려 굉장히 친절하고 자상하신 분이 사 주셨다고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걸요? 에헤헤…… 얼마 못 살지만 앞으로  부탁드릴게요, 주인님.”

“…….”

아리스톨은 끝까지 아무 말도 못 하고 소녀를 바라보기만 하고 있다가, 조니의 팔을 홱 잡아끌고  안으로 들어갔다.

“잠깐 와 봐, 주인님.”

“네, 네……?”

조니는 당황해하면서 질질 끌려갔고 노예 소녀는 그 모습을 보면서 에헤헤 난처한 듯 웃고 있었다.

조니를 데리고 침실로 들어간 아리스톨은 문도 꽉 닫고는 조니를 노려보며 엄한 말투로 말했다.

“주인님.”

“네, 네에…….”

“우리  애랑 같이 살자.”

“……고, 공주님?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그럼 주인님은 저런 가여운 애를 그냥 팔아 버릴 거야? 어떤 주인을 만날지도 모르는데?”

이제 그 누구보다도 아리스톨 그녀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노예 도시에서는 누굴 만나는지에 따라 인생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때문에 그녀는 저 여리면서도 명랑한 소녀가 자신이 만난 미노타우르스 같은 주인을 섬기게 되는 것을 결코 두고 볼 수 없었다.

‘나야 암캐지만 저 아이는 아니야. 저런 아이가 나처럼 망가지게 둘 순 없어.’

“하지만 공주님, 여긴 노예 도시예요. 저런 불쌍한 사정을 지닌 노예가 한둘인 것도 아니고 전부 다 불쌍하게 여겨 구하는 건 불가능하다고요…… 또 저흰 돈도 없어요.”

“내 밥을 나눠 줄게. 그럼 되잖아?”

“…….”

조니는 아리스톨이 막무가내로 나오자 황당하다는 듯이 입만 뻐끔거렸다.

“저 애가 해야 할 일도 다 내가 할게. 절대 주인님께 폐 끼치지 않을테니까 같이 살자, 응?”

“아뇨, 그게 공주님…… 아무리 그렇게 말씀하셔도…….”

“밥 나눠 먹으면 따로 돈 들어가는 일도 없는데 뭐가 문제야?”

아리스톨이 쌍심지를 돋우며 그렇게 말하자 조니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공주님도 당장 어제만 해도 피곤이 안 풀리셔서 저녁까지 주무셨잖아요. 사실 노예용 건사료는 며칠 만에 팔아 버릴 노예들에게 잠깐 먹이거나 저처럼 판자촌에서 살던 사람들이나 먹는 거고, 보통은 더 비싸고 영양가 있는 신선한 통조림을 먹여요. 그리고 힘든 조교가 이어지면 그거로도 영양 보충이  안 돼서 영양제를 따로 먹이거나 2끼씩 먹이고요. 제가 왜 키도 안 크고 힘도 없는지아세요? 노예용 건사료만 먹고 자라서 그렇다고요…….”

늦게까지 잔 이유는 따로 있었지만 그 얘긴 꺼낼 수가 없었다.

“……미안.”

결국 조니의 처연한 말에 아리스톨도 주장을 강하게 하지 못하고 눈을 내리깔 수밖에 없었다. 자신이 늦게 일어난 게 문제가 아니라 조니의 사정을 잊고 있었음을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려던 건 아니었어. 그냥  애가 불쌍해서 말하다 보니까…… 미안해, 주인님. 나도 주인님이 얼마나 고생해 왔고 지금도 나를 위해서 노력해 주는 거 잘 알고 있어.  함부로 해서 미안해요, 주인님.”

아리스톨의 눈가에 물기가 비쳤다.

그녀를 위해 목숨까지 걸고 도와주고 있는 조니를 잠시나마 잊었다는 죄책감과, 저 불쌍한 소녀를 위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자신이 너무 무력해서였다.

조니 역시 그녀의 진심을 알아듣고 표정을 풀었다. 그러고는 아리스톨을 가볍게 끌어안고 등을 토닥여 줬다.

“아니에요. 저도 공주님이 무슨 말씀 하시는지는 잘 알아요. 단지 두 공주님들도 구해야 하는 상황인데 딸린 입이 하나 더 늘어나면 제가 버틸 수가 없어서 투정 부려  거예요. 죄송해요, 공주님.”

“아냐…… 내가 잘못했어. 주인님이 사과하지 마. 내가 그렇게 말하면  되는 거였는데…….”

“그럼 우리 서로 잘못하고 사과한 거네요? 사과도 나눴으니까 그만 자책하기로 해요, 공주님.”

“응…… 알았어.”

조니는 목이 먹먹해진 아리스톨을 바라보다가 입술에 가벼운 키스를 해 줬다. 성적인 게 아니라 어미 새가 아기 새를 달래 주는 듯한 접촉뿐인 키스였다.

아리스톨은  키스를 받아들이며 한동안 조니의 팔에 자신의 몸을 맡겼다.

“저 아이도 공주님 마음을 알아줄 거예요…….”

“……응.”

잠시 동안 서로를 더 포옹한 채로 감정을 추스른 두 사람은 다시 거실로 나갔다.

“미안. 얘기가 길어졌네.”

“아니에요. 그런데…… 에헤헤. 제가 두 분을 곤란하게  드렸나 보죠? 저 때문에 싸우신  같은데.”

“아, 아니…… 그런  아니라…….”

아리스톨은 다시 목이 먹먹해져서 말을 잘 하지 못했다.

“움, 전 괜찮은데. 어차피  년 못  목숨이라 좀 힘들게 생활해도 돼요. 저 때문에 너무 마음 쓰지 마세요. 이렇게 걱정해 주시는 것만 해도 기쁘답니다.”

아리스톨은 결국 밝게 웃는노예 소녀를 보며 눈물을 흘렸다.

“우린…… 너를…….”

돌봐 줄 형편이  된다는 말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조니가 그런 아리스톨을 대신해서 이야기를 마저 꺼냈다.

“……노예가 아니라, 동생처럼 돌보기로 정했어. 공주님이  사정이 너무 딱하다면서 다른 데로  보내겠다고 하시더라. 밥은 하루에 두 끼씩 우리 몫을 나눠  거고, 청소 같은 것도 우리 둘이  테니까 넌 편하게 있는 것만 생각하렴.”

“에……?”

“주, 주인님?”

조니는 눈을 크게 뜨며 놀라는 두 사람에게 어색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그래도 형편이 안 좋아서 그 이상은 챙겨 주기 어려우니까 두 사람 다 그건 이해해 주면 고맙겠네요.”

“에…… 에헤헤…… 이거  기뻐해도 되는 건가요? 제대로 상의한 내용도 아닌 거 같은데 막 공주님 잠자고 있을 때 저 내다버리는 거 아니죠?”

조니는 불안해하면서도 어딘지 기뻐하며 눈치를 보는 노예 소녀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끌어안아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아무리 힘들어도 동생을 버리는 사람은 없어. 네 집처럼 편하게 지내렴.”

“……아이, 참.  울어 버릴 것 같잖아요. 이 주인님 몹쓸 주인님이시네…… 에헤헤.”

“주인님 진짜…… 아까랑 말이 다르잖아?”

노예 소녀는 결국 조니를 마주 끌어안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리스톨도 앞으로 걸어와  사람을 끌어안고 같이 눈물을 흘렸다.

조니는 그런 두 여자를 자상하게  안아 주며 두 사람의 귓가에 속삭였다.

“우리  같이 함께  살아 봐요. 서로보듬어 안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