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화 〉5화 아리스톨 노출 수치심 조교 (3)
울컥.
아리스톨의 깊은 곳에서 뜨거운 꿀물이 흘러넘쳤다.
사람들의 수많은 시선이, 아니, 누군가의 뜨거운 시선이 그녀의 깊은 곳 안까지 들어가는 걸 느낌과 동시에 가 버리고 말았다.
아리스톨은 조니의 성기를 문 채로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그 시선의 주인공을 향해 고개를 살짝 돌렸다.
그리고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눈을 내리깔고 조용히 감았다. 그녀의 볼은 이미 터질 듯이 붉어져 있었다. 볼만이 아니라 심장도 터질 듯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눈빛이…… 눈빛이 내 안으로 들어오고 있어…… 샅샅이 훑고 있어…….’
아리스톨은 그 시선을 떠올릴 때마다 꿀물이 울컥 솟는 것을 알았지만, 그 때문에 더 그의 시선을 계속 떠올리고 싶어졌다.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기에 그녀 자신도 왜 그런지 몰랐다.
다만 그 시선에, 그 뜨거운 시선에 반응하는 자신의 기분을 격렬히 담아 조니의 성기를 마음껏 빨았다.
왜 흐르는지 모를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츄릅……! 츄릇, 츄르릅……! 주인님, 주인님……!”
“고, 공주님…… 저 이제……!”
조니의 단말마와 함께 그의 성기가 한차례 맥동했다.
그리고 아리스톨은 뜨겁고 끈적한 것이 입천장을 주르륵 긁으며 강타하는 것을 느끼며 또 한 번 꿀물을 울컥 흘러넘치게 했다.
또한 그 뜨거운 시선도 또다시 그녀의 깊은 곳을 찌르고 훑었다.
마치 위아래를 동시에 꿰뚫리는 것 같은 감각에 전신을 부르르 떨며 쉴 새 없이 허벅지를 비볐고 꿀쩍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계속해서 꿀물을 토해 냈다.
“하아…… 하아…… 하아…… 꿀꺽. 하아…….”
뜨거운 한숨을 몰아쉬다가 침을 모아 한 번에 꿀꺽 삼킨 아리스톨은 끈적한 것이 목구멍을 긁으며 몸속 깊숙이 넘어가는 감각에 또 한 번 몸을 부르르 떨며 꿀물을 토했다.
뜨거운 시선이 깊은 곳 안쪽까지 들어간 것도 당연했다.
‘아앙…… 하앙…… 찌르지 마…… 시선으로 내 안을 휘젓지 마…… 내 안을 쳐다보지 마…… 계속 그러면 나…….’
아리스톨은 스스로 그 시선을 계속 떠올리며 허벅지를 비비는 자신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제야 좀 아우라가 볼 만해졌군. 복종의 싹이 셋, 인지의 핵이 하나, 습관도 매우 흐릿하지만 한 군데는 보이고. 건방진 년이 말야, 카악! 퉤!”
게이트 키퍼가 뱉어 낸 가래침이 아리스톨의 음부 위에 떨어졌다.
그리고 곧 오밀조밀한 꽃잎 사이로 흘러들어 가는 그 노골적인 감촉에 몸을 부르르 떨며 다시 한 번 꿀물을 울컥 흘려 냈다. 허벅지를 비비지 않아도 꿀쩍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하아…… 하아…….”
아리스톨은 조용히 눈을 감고 가쁜 숨을 골랐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아 눈을 뜨고는 숨 쉬는 게 쉽지 않았다.
눈을 감은 만큼 감각이 예민해지며 뜨겁고 미끈한 타액이 깊은 곳 안쪽으로 흘러들어 가는 느낌이 그녀를 괴롭게 했지만, 아리스톨은 거부하지 않았다. 이상하게도 거부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계속 눈을 감은 채로 숨을 고르는 데만 집중했다.
게이트 키퍼는 그런 아리스톨을 쳐다보면서 피식 웃었다.
“야, 자니. 너 아직 도시 안으로 들어갈 생각 있냐?”
“조, 조니입니다. 그리고 방금 전엔 가지 말라고 하셨으면서 왜…….”
“그땐 저년의 아우라에 아예 길이 안 들어 있었고, 지금은 좀 나아졌으니까. 아우스펙스부터 배우고계속 지켜보면서 관리하면 복종은 못 시켜도 길은 들일 수 있을 거다. 저런 년을 복종시키는 건 네 아우라로는 죽었다 깨나도 힘들겠지만 암캐로만들어서 길들이는 건 가능하니까.”
조니는 아직도 눈을 감은 채 상기된 얼굴로 숨을 색색거리고 있는 아리스톨을 한 번 보고는 게이트 키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제가 경험이 없어서 그런 건 잘…….”
게이트 키퍼는 성큼성큼 걸어가서 조니의 뒤통수를 퍽 갈겨 버렸다.
“이런 병신 새끼를 봤나. 노예 상인 망신 다 시킬 새끼네, 이거? 암캐가 괜히 암캐냐? 그냥 박아. 딴생각 못 하고 아무 생각 안 들 정도로 계속 박아 버려. 자다가도 너만 보면 벌떡 일어나서 엉덩이 흔들게끔 박아 버리라고. 머리로는 이게 아니다 싶어도 몸이 길들여지면 꼼짝 못 하는 게 암캐다 이거야. 널 떠나려고 할 때도 그냥 말없이 한 번 박아 버리면 눈물 흘리면서 엉덩이를 흔들게 만드는 거지. 중요한 건 박아 주길 좋아하는 건방진 년으로 만들면 안 되고, 박히는 걸 좋아하는 암캐로 만드는 거다. 알겠냐?”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저…… 조언해 주신 말씀 잘새겨서 다시 한 번 도전해 봐도 될까요?”
게이트 키퍼는 흥 하고 코웃음을 한 번 치고는 턱짓으로 게이트 안쪽을 가리켰다.
“들어가 봐. 만약 복종의 싹이 줄어들고 저년 아우라가 더 강해지면 어설프게 조교해 보려고 하지 말고 그냥 푸줏간에서 도축해 버리든가 동물 농장에넘기고. 그것만 명심해라, 이 병신 새끼야.”
노예 도시 안에는 처녀육을 파는 푸줏간과 교배용 암컷을 구입하는 동물 농장이 있었다. 그리 좋은 값을 받지는 못하지만 D급 노예 시세는 쳐주니 정 안 되겠다 싶으면 고기로 팔아 치우는 경우도 많았다.
아니, 오히려 조교를 잘 못하는 초짜 노예 상인들은 억지로 굴복시켜 이것저것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그냥 고문과 학대로 정신을 망가트리고 살만 찌워서 고기로 파는 걸 선호하기도했다. 어찌 됐든 그런 식으로라도 경험을 쌓아 가면 아우라가 발전하고, 기간이 쌓이면 굴복시키지 못했던 콧대 높은 노예들도 굴복시킬 수가 있게 되니까.
물론 키도 작고 힘도 약한 조니에게는 고문과 학대도 쉬운 일이 아니었으니 헐값에 처분하는 수밖엔 없겠지만. 자기보다 강한 노예를 어설프게 고문하려다가 오히려 맞아 죽는 경우도 적잖이 일어나는 게 노예 도시였다.
“조언 감사합니다.저, 그럼 공주님…….”
“저 병신 새끼는 아직도 노예더러 공주님이라고 부르네. 아예 그냥 시중이라도 들 거냐, 병신아?”
게이트 키퍼가 하도 답답한지 화를 터트리려고 하자 아리스톨이 조심스럽게 눈을 뜨며 게이트키퍼 쪽을 바라봤다.
하지만 시선이 마주치려고 하자 황급히 눈을 내리깔고 조심스럽게 입만 열었다.
“주인님, 제가 잘할 테니 말 높이지 마세요. 제가 잘 모실게요.”
“아, 아, 으응…… 그, 그럼 갈까?”
“네, 주인님…….”
아리스톨은 시선을 공손히 내리깐 채로 조니가 잡아당기는 줄을 따라 천천히 게이트를 통과했다. 그 순종적인 모습에서 처음 게이트 키퍼에게 말할 때의당당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아리스톨이 자신 옆을 스쳐 지나간 바닥이 진하게 얼룩져 있는 걸 본 게이트 키퍼는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감탄을 했다.
“저거 진짜 물건이네. 잘만 키우면 크게 되겠는데?”
“방금 그 암캐 말입니까?”
위병 하나가 게이트 키퍼의 말을 받자 게이트 키퍼는 손바닥으로 뒤통수를 퍽 후려쳤다.
“니가 그러니까 조장도 못 되는 거야, 병신아.”
게이트 키퍼는 혀를 차면서 오른쪽 허리에 차고 있는 검집을 툭툭 두드렸다.
지금까지는 오른쪽 벽에 기대서 있었기에 게이트로 들어오던 사람들은 보지 못했던 검이었다.
“어라? 조장님 검 바꾸셨습니까?”
“어, 바꿨다. 아까 전에.”
“손질이 안 돼 있긴 해도 꽤 좋아 보이는 검인데 얼마 주셨습니까? 못해도 500스파크는 되어 보이는데…….”
무구 값이 심각하게 싼 편인 노예 도시에서 500스파크짜리란 건 굉장히 좋은 검이라는 의미였다. 위병이 들고 있는 경비용 창도 50스파크에 불과할 정도였다.
하지만 게이트 키퍼는 피식 웃었다.
“500스파크 같은 소리 하고 자빠졌네. 당직실 슬리퍼 한 짝이랑 바꾼 거다. 대본대로 눈에 힘 좀 주는 서비스를 얹기는 했지만. 어쨌든 저 새끼 저거 크게 될 거 같으니 당분간 지켜봐야겠구만, 크크.”
“좀 쉬었다 갈까…… 요, 공주님?”
한적한 곳에 이르자 조니는 주변에 사람이 없는 걸 확인하고 아리스톨에게 말을 붙였다.
아리스톨은 그런 조니를 바라보면서 슬픔에 잠긴 미소를 지었다.
“전 괜찮아요, 주인님. 그보다 말 낮춰 주세요.”
“아니에요, 공주님. 게이트에선 어쩔 수 없이 그러긴 했지만…… 이제 집만 잡으면 다른 사람 볼 거 없이 저랑만 있으면 되니까 눈치 보실 거 없어요. 말도 편하게 하세요.”
조니가 자상하게 그렇게 얘기하자 아리스톨의 표정도 조금 펴졌다.
“정말 자상하다니까, 조니…… 주인님은. 편하게 하는 건 집을 구하고 나서 생각해 볼게요.”
조니는 아직 게이트에서 당한 수모의 여파가 남아 있는지 우울한 태도로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아리스톨을 보며멋쩍게 웃었다.
“부동산 중개소는 가장 중심부인 화이트 타운에만 있어서 좀 걸어야 해요. 가면서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테니까 혹시쉬시고 싶으면 미리 말하세요. 아셨죠?”
아리스톨은 서글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방금 전보다는 한층 더 밝아진 모습이었다.
한참을 걸어 부동산 중개소에 도착한 조니는 중개 수수료 25스파크와 10일치 선금 50스파크를 내고 뱀족의 구역의 주거 지역인 개미언덕에 가장 싸고 작은 집을 하나 구할 수 있었다. 사람이 원체 쉽게 죽어 나가는 도시다 보니 빈집은 어디에나 널려 있었다.
작긴 하지만 안개의 국경선에서 살던 판잣집과 비교하면 호텔이나 마찬가지였다.
거실과 침실, 주방, 화장실이 다 제대로 붙어 있었고 추가 임대비를 내면 같은 건물에 농장과 지하 감옥, 연구실, 그리고 노예를 위한 개인 방도 옵션으로 빌릴 수 있었다. 개인 주택이 아니라 하우스타워 형태였기에 가능한 옵션이었다.
조니는 드디어 사람이 살 만한 집을 한 바퀴 둘러보면서 감격에 찬 표정을 지었다.
“창문은 없지만 판잣집보다 훨씬 넓어서 답답한 마음은 안 드네요. 문에도 자물쇠가 제대로 달려 있고 치안 자체도 안개의 국경선보단 훨씬 낫고요. 임대비가 좀 부담되긴 하지만…… 이건 앞으로 어떻게든 해야죠, 뭐. 공주님은 어떠세요?”
아리스톨은 다른 사람이 없는 공간에 들어오자 조금 진정된 기색이었다. 그녀는 조니를 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 어투도 처음처럼 다시 공주님 같은 우아하고 세련된 것으로 돌아와 있었다.
“왕궁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하루 묵었던 판잣집에 비하면 귀족 저택 같구나. 나 때문에 무리를 많이 해서 미안하다, 조니.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다. 이미 난 너의 노예기도 하고…… 너는 나의 주인님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자조적으로 그렇게 말하기는 했지만 담담한 어조였다. 단지 강렬한 경험을 한 번 함으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을 좀 더 제대로 인지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너무 죄송했어요. 특히 그…… 아우우…….”
조니는 말을 하려다 말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하지만 알아듣는 데는 충분했다. 아리스톨도 얼굴을 옆으로 홱 돌리고 뺨을 붉혔다.
“시, 신경 쓸 것 없다. 오히려 나야말로 처음인 데다 먼저 느껴 버려서…….”
아리스톨이 그렇게 말하자 조니는 황급히 두 손을 위아래로 크게 붕붕 휘저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아니에요! 정말 좋았어요! 살면서 그렇게 기분 좋았던 적은…… 앗.”
조니는 고개만 옆으로 돌리고 있던 아리스톨의 볼이 더욱 붉어지다가 이내 고개를 푹 수그리는 걸 보고 자신의 입을 가렸다.
“죄, 죄송해요, 공주님.”
“아, 아니다…… 나야말로…… 그, 저기…… 아, 아니, 잊어라.”
아리스톨의 부드러운 볼은 더 이상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붉어진 상태였다.
조니는 그예쁜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덩달아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고 푹수그렸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