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4화 아리스톨 노출 수치심 조교 (2)
“자니라고 했나? 이름 따위 아무래도 좋고, 어떻게 입수했는지나 말해 봐라. 설령 네가 주웠다고 해도 네 아우라로 이년을 굴복시킨다는 건 말이 안 되는데?”
아우라.
그것은 마나를 지니고 있는 자가 외부로 발하는 마나의 밝기를 뜻했다.
모든 사람은 마나를 지니고 있는데, 개인의 능력과 자질만큼 아우라가 밝아진다. 그리고 아우라의 밝기에 따라 본능적인 우위와 열위가 정해진다.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는 조니가 모든 사람에게 굽실거리고위축되는 게 바로 아우라가 약하기 때문이며, 오벨 왕국의 첫째 공주이자 제일 기사인 아리스톨 공주가 모든 사람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게 아우라가 압도적으로 빛나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노예 상인과 노예의 관계에서도 아우라가 작용하고 노예 상인은 자기보다 아우라가 밝게 빛나는 노예는 굴복시키기가 어려웠다. 조니가 일찍이 노예 상인 길드의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던 것도 담당 노예가 교육 첫날 도망갔기 때문이었다.
하물며 게이트 키퍼의 눈에 보인 자니와 아리스톨의 아우라 차이는 반딧불이와 태양급.
사자와 토끼의 관계와도 같았으니 아우라가 훨씬 약한 조니에게 순순히 팔을 묶이고 노예 처지를 수긍하고 받아들인다는 걸 납득할 수가 없었다.
노예 조교가 그렇게 쉬웠다면 노예 사냥꾼으로 나설 사람이 없고 죄다 노예 상인이 됐을 거고, 노예 가격이 지금처럼 비싸지도 않았으리라.
노예 상인을 포기하고 사냥꾼이 된 사람은 태반이 아우라가 너무 약해 C급 이상의 노예를 관리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그, 그건 제가 관리를 잘해서…….”
“관리를 잘해? 토끼가 사자를?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병신아. 딱 봐도 복종의 빛이 하나도 없고 공포도 없으며 절망도 없는데 이게 어딜 봐서 노예임을 자각하고 주인을 따라가는 노예냐? 이 새끼 이거 기본 테스트도 떨어졌다더니 아우스펙스도 안 해 봤나 보네.”
아우스펙스는 상대방의 아우라를 보는 노예 도시의 기본 마법이었다.
노예 도시의 노예 상인이라면 모두 기본적으로 익히고 있는 마법이었고, 매일 한 번씩 아우스펙스를 시전해 노예의 상태를 점검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기본이었다.
아우라의 상태로 복종, 성욕, 공포, 절망, 인지, 사육, 습관, 응석, 헌신의 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노예의 상태를 분석해 조교의 방향을 정하고 길들여 나갔다.
그리고 게이트 키퍼가 지금까지 본 수천 명의 노예는 거의 모두 복종이나 절망, 공포의 빛으로 뒤덮인 채로 노예가 되어 들어왔으니 조니를 의심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기본 교육도 이수하지 못했던 조니는 당연히 아우스펙스도 배우지 못했고 아리스톨의 아우라를 확인하지도 못했기에 생겨난 트러블이었다.
그리고 그때 아리스톨이 나섰다.
한 발자국 앞으로 나가며 조니의 앞을 가린 아리스톨은 턱을 오만하게 쳐들고 게이트 키퍼를 응시했다.
“내게 복종과 공포, 절망의 빛이 없다고 했는가? 그건 당연한 일이다. 나는 아무런 협박이나 고문을 당하지 않았고 당연히 조니에게 복종할 생각도 없으니까.”
“호오, 그래? 근데 왜 노예임을 자각하지도 않고 있는 년이 얌전히 노예 행세를 하면서 도시 안으로 들어가려는 거지?”
“내가 어제부터 봤던 모든 사람들 중에서 조니가 가장 친절하고 자상했으니까. 나는 다른 여자들이 개처럼 목줄을 잡혀 끌려가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조니는 모든 면에서내 편의를 봐줬고 나를 돌보았지. 나 혼자 안개의 숲을 통과할 자신이 없으면 노예가 될 수밖에 없는데, 기왕 노예가 될 거라면 최선의 주인을 고르는 것이 노예의 본분일 터.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조니를 내 주인으로 받아들였다. 이것은 오로지 내 선택일 따름이니 당연히 복종이 아니겠지.”
“흐음…….”
아리스톨의 당당한 선언에 게이트 키퍼는 눈을 가늘게 뜨며 아리스톨의 전신을 위아래로 훑었다.
그녀의 아우라를 정밀하게 살피는 것이다.
그러고는 이내 고개를 좌우로 저었다.
“부정적인 아우라는 없지만 긍정적인 아우라도 없군. 네년 말이 사실이라면 최소한 사육이나 헌신의 아우라가 하나라도 보여야 하는데 말이야.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고 있지만 넌 노예가 될 준비가 전혀 안 돼 있다. 아무리 봐도 수상해. 도시 안으로 들어가서 뭘 할 생각이지? 자니를 안심시키고 속여 들어간 다음 죽이고 도망칠 생각이었나?”
게이트 키퍼의 말에 조니가 황급히 허리를 들고 아리스톨을 바라봤다. 그 얼굴에는 경악과 공포가 가득 실려 있었다.
“서, 설마 절…….”
아리스톨이 당황한 얼굴로 얼른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다. 나는 그런 마음을 결코 갖고 있지 않다. 저자의 말에 휘둘리지 마라, 조니!”
“이거이거, 아무리 봐도 노예와 주인의 관계가 뒤바뀐 것 같은데? 어이, 자니. 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려고 한 거냐? D급 노예도 굴복시키지 못할 아우라에 기본 교육도 못 받은 놈이 이년으로 밑천 잡아 노예 상인을 하겠다고? 내가 장담하는데 넌 1주도 못 버티고 뒤져.”
“그, 그건…… 그, 그럴 리가…….”
조니는 여전히 갈피를 못 잡고 불안한 얼굴로 아리스톨과 게이트 키퍼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누가 봐도 조니 스스로 노예를 잡아 온 게 아니라 노예에게 설득당해 속아서 온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때 아리스톨이 조니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한 눈빛으로 조니를 올려다봤다.
“날 믿어 다오, 조니. 난 스스로 노예가 되기로 결정했고 네게 진심으로헌신할 생각이다.”
하지만 게이트 키퍼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개소리하고 있네. 스스로 노예가 되겠다는 년이 주인 이름을 그렇게 쉽게 불러? 자니, 넌 지금이라도 돌아가라. 그리고 노예 년, 넌 안으로 못 들어간다. 밖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네년의 처지를 진심으로 받아들여 엉덩이를 흔들 때까지 못 들어갈 줄 알아라. 너 같은 년이 한 번 날뛸 때마다 피해가 얼마나 큰지 알아? 야, 저년 밖으로 끌어내.”
게이트 키퍼가 턱짓하자 창을 들고 지키고 서 있던 위병들이 창끝을 세우고 아리스톨에게 향했다. 물러서지 않으면 찌를 태세였다.
아리스톨은 창에 실린 살기를 느끼고 속으로 진땀을 흘렸다.
‘안 돼, 이럴 수는 없어. 아우라로 감정 상태를 살펴서 노예의 상태를 알아본다니, 이런 마법은 처음 듣는다고!’
마법엔 재능이 없는 기사이기는 했지만 어떤 마법이 존재한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우스펙스나 아우라 같은 개념은 난생처음 들었다.
그러나 게이트 키퍼가 그녀의 상태를 정확하게 읽은 것이나 그런 그의 말에 주변 사람들의 태도가 당연하다는 듯한 걸 보고 있노라면 믿을 수밖에 없었다.
‘조니의 지식이 너무 짧아서 미처 대비를 못 했구나. 어떻게 해야 저자를 안심시킬 수 있지?’
아리스톨은 서서히 다가오는 창끝을 보며 이 상황을 모면을 수를 찾으려 애썼다.
그러다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자신을 보면서 뒤로 한 걸음씩 물러나는 조니를 보고 퍼뜩 한 가지 방법을 깨달았다.
아리스톨은 즉시 조니를 향해 엎드리고 머리를 조아렸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간청했다.
“주인님. 주인님께서 너무 자상하게 대해 주셔서 제가 잠시 자신의 처지를 잊었어요. 부디 용서해 주시길 바랄게요.”
“아, 아니, 나는 그게…….”
조니는 갑자기 머리를 조아리는 아리스톨을 보다가 어쩔 줄을 몰라 하는 표정으로 게이트 키퍼를 쳐다봤다. 노예를 다스려 본 경험이 없으니 대신 판단을 내려 달라는 몸짓이었다.
게이트 키퍼는 그런 조니에게 짜증 난다는 듯이 침을 퉤 뱉었다.
“병신 새끼. 그런 놈이 무슨 노예 상인을 하겠다고. 능력도 없는 것들이 얼굴만 보고 혹해서 A급 노예 낙찰했다가 그날 밤에 비명횡사했는지 아냐? 노예 조교의 기본은 아우라의 우위다, 병신아. 그리고 저년은 교육만 잘 시키면 S급 이상도 가고. D급 노예한테도 깔보일 네놈 새끼가 굴복시킬 수 있는 년이 아니야. 알아들어?”
“네…… 죄송합니다…….”
조니는 신랄한 게이트 키퍼의 말에 울먹거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몸을 돌리는데, 바닥을 기어 온 아리스톨이 황급히 다리를 붙들고 애원했다.
“주인님. 절 버리고 가지 마세요. 전 정말 주인님을 주인님으로 섬기고 모실 준비가 되어 있어요.”
“……아니에요, 공주님. 저야말로 제가 어떤 놈인지 처지를 잊고 있었어요. 전 됐으니 다른 사람을…… 헉.”
조니가 헛숨을 들이켰다.
아리스톨이 갑자기 그의 바지와 속옷을 한꺼번에 내린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그의 성기에 따뜻하고 축축한 느낌이 전해졌다. 아리스톨이 조니의 물건을 입으로 물고 있었다.
조니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자에게 성기를 물린 데서 기쁨보다는 당혹감을 먼저 느꼈다.그러고는 여기가 게이트 앞이며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단 걸 떠올리고 주변을 돌아봤다.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을, 자신의 성기에 매달린 아리스톨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 공주님! 이, 이러시면 안 되는…… 허윽!”
“제가 봉사해 드릴게요, 주인님. 비록 처음이라 미숙하겠지만 진심을 담아…… 으응, 츄릇, 츄르릅…… 츄릅.”
아리스톨은 무릎이 까지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조니의 성기에 매달려 봉사하는 데에 집중했다.
여기서 쫓겨나면 두 여동생을 구하기는커녕 자신부터 위험해질 상황이었다. 눈치 볼 것도 없고 자존심을 세울 때도 아니었다.
‘이 수밖에 없어. 이러는 것만이 내가 도시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야. 잡아온 노예를 바로 도시 안으로 넘긴다고 했으니 아우라라는 것의 변화도 바로 티가 날 거야. 내 아우라를 어떻게든 변화시켜 게이트 키퍼의 의심을 피해야만 해.’
아리스톨은 진심으로 자신의 처지가 노예이고 조니가 주인님이라는 걸 마음속에 강하게 상기시켰다. 자신의 마음이 그걸 받아들이도록 세뇌했다.
애초에 처음부터 조니를 주인으로 받아들여 노예의 처지가 되려고 했으니 크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단지 조금만 더 강하게, 그리고 마음을 열면 되는 일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열고 기분에 빠져들자 그녀의 내면에서도 조금씩 변화가 생겨났다.
조니의 성기를 물고 애무하는 아리스톨의 볼에 붉은 열기가 오르기 시작하고 혀의 움직임이나 몸짓도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물고 빠는 몸짓이었다면 지금은 점차 관능적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그녀의 볼이 더욱 붉게 달아오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변화는 단지 조니를 주인님으로 받아들이는 데서 기인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녀는 오벨 왕국의 제일 기사.
사람들의 기척을 느끼고 시선을 감지하는 데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완성된 기사였던 그녀는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벌거벗은 맨살 위로 노골적으로 느끼면서 더더욱 달아올랐다. 수많은 시선이 그녀의 다리를, 허벅지를, 엉덩이를, 가슴을 훑고 있었다. 얼굴만이 아니라 전신에 붉은 기가 돌고 뜨거워져 갔다.
‘쳐, 쳐다보지 마. 그런 뜨거운 눈으로 날 보지 마…….’
꿀쩍.
단지 허벅지를 조금 비비는 것만으로 물이 새어 나오고 꿀쩍거리는 소리가울렸다.
기사의 감각으로 단련된 그녀의 귀는 그 소리를 결코 놓치지 않았다.
‘모두 듣지 마…… 내 소중한 그곳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지 말아 줘…… 그러면 나…… 나……!’
꿀쩍꿀쩍.
아리스톨은 몸을 비비 꼴수록 커져 가는 음란한 소리에 눈물을 글썽거리면서 조니의 성기를 더욱 깊숙이 빨아들였다. 몸이 달아오르고 뜨거워질수록 움직임이 자발적이 되고 적극적으로 변해 갔다. 정신없이 빨면서 전신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했다.
그러면 안 되는데, 안 된다고 생각할수록 이상하게 흥분되어갔다. 자신의 신체를 눈으로 훑고 만지는 사람들의 시선이 점점 자신의 몸을 막다른 곳으로 몰고 있었다.
‘아앙! 더, 더 이상은! 더 이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