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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180화 (180/200)

#180화 동맹의 첫 목표

온리를 정찰해라.

그 명령을 받은 몬스터는 온리로 날아갔다.

몬스터의 이름은 몰렉.

외형은 사람을 닮았으나 머리에 뿔이 나 있었다.

그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스킬을 익힌 상태였다.

허공을 고속으로 이동했다.

‘아스모데우스 님은 왜 군단장 소집에 응하지 않으셨던 거지?’

설마, 그녀까지 당한 걸까?

‘적들의 공세가 만만치 않으니, 최악의 경우도 상정해야겠군.’

몰렉은 그리 생각했다.

그렇게 며칠을 날아간 몰렉.

드디어 멀리에 온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음?!”

녀석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몰렉은 허공에 멈췄다.

높은 하늘에서 바라본 온리의 풍경이 이상했다.

‘병력이 부족해 보이는데?’

성벽을 지키는 녀석들은 대다수가 C급에서 B급.

A급 이상은 안 보인다.

거기다 성벽을 지키는 병사들의 숫자가 평소보다 적었다.

아스모데우스가 병력을 이끌고 출진했다면, 이해가 가는 상황이긴 한데….

‘그런 연락은 없었는데?’

전서구가 있는데 보고도 없이 병력을 이동시켰다?

이상했다.

병력을 이동시키는 것쯤이야, 전시상황이니 당연히 일어날 수 있지만.

‘보고조차 없이 병력을 이동시켜?’

아무리 그래도 연락조차 안 한다니, 그건 적의 습격으로 위급할 때나 통용되는 이야기다.

몰렉은 온리의 상황을 열심히 살폈다.

‘적이 공격한 흔적이 없는데? 지구 놈들이 쳐들어왔다면 성벽이 부서지거나 부상병으로 시끄러웠을 텐데.’

몰렉은 묘한 느낌이 들었다.

등골이 싸늘해야 할까.

출진한 병력은 어디에 있을까?

어디로 향했을까.

아스모데우스가 군단장 소집에 응했다면 뭔가 연락이 있었을 텐데.

‘군단장 소집을 위해 출진한 게 아니야.’

설마하니, 배신?

‘아스모데우스 님이 지구 놈들과 손을 잡았나?’

말도 안 된다.

아스모데우스는 군단장이다.

군단장이나 되는 존재가 인간 따위와 손을 잡다니.

‘여기까지 오느라 피곤했나 보군. 이런 헛생각이 드는 걸 보니까.’

몰렉은 그리 생각했다.

멀리서 살펴보는 것만으로 진상을 알 순 없다.

직접 내려가 봐야겠다.

슈우웅.

몰렉은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리고 성 앞에 서서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

“나의 이름은 몰렉! 위대한 마계의 지배자이신 사이타나 님의 신하다. 현재 온리의 상황을 알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군단장의 부하들은 문을 열어라!!”

위풍당당하게 소리친 몰렉.

사이타나를 대신해 온리의 상황을 보러 왔다. 그 뜻은 사실상 자신이 사이타나의 위엄을 등에 업었단 의미였다.

얼른 문을 열고.

군단장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녀석들까지 고개를 조아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굳게 닫힌 문은 열리지 않았다.

“?!”

몰렉은 당황해 성벽을 올려다봤다.

피슈웅.

그때였다.

성벽에서 오러가 담긴 화살이 날아왔다.

“큭!!”

몰렉은 황급히 몸을 옆으로 날렸다.

퍼억.

오러가 담긴 화살이 땅바닥을 부수고, 거대한 구덩이를 만들어냈다.

‘날 공격해?!’

몰렉은 눈을 큼지막하게 뜨며 성벽을 바라봤다.

곧이어 수십 발의 화살이 허공으로 떠오르며, 그를 향해 쏟아졌다.

몰렉은 빠르게 피했다.

땅바닥에는 화살로 인한 거대한 구덩이들이 파였다.

몰렉은 좌우로 움직이며 화살을 피했다. 놈은 인상을 찌푸리며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제기랄!!’

어째 불길한 예감이 들더라니.

‘아스모데우스가 사이타나 님을 배신한 게 확실하다.’

이 상황에서 배신했다면.

‘인간들과 손을 잡은 게 틀림없어.’

몰렉은 무릎을 굽혔다.

장딴지 근육을 극한까지 부풀리고.

뻐엉.

공기압 터지는 소리와 함께 하늘로 높이 치솟았다.

그는 허공을 날아다녔다.

‘어서 빨리 이 사실을 다른 군단장들과 사이타나 님께 알려야 한다.’

녀석은 사이타나가 있는 만마전으로 향했다.

* * *

선우영과 아스모데우스.

그들의 군세가 적진을 향해 행군했다.

첫 번째 목표는 레비아탄의 지배에 놓인 엘림이었다.

그곳을 탈환할 생각이다.

레비아탄이 물속에서 강한 전투력을 발휘하니, 엘림부터 공격해 정복하잔 이야기가 나왔다.

선두는 아스모데우스와 선우영이 나란히 걸었다.

선우영은 모든 무기를 동원했다.

탱크는 물론이고.

소총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이번에 블레셋에서 새로 개발된 신무기도 등장했다.

드워프들이 뭔가를 타고 다녔다.

굉장히 독특했다.

팔다리가 달린 로봇.

심지어 양손에는 총과 대포, 기다란 칼이 달렸다.

근미래의 로봇을 보는 느낌이었다.

스타크X프트에 나오는 골리앗을 닮은 디자인이었다.

듣자 하니, 박인혁이 드워프들과 함께 만든 무기라고 한다.

그 크기가 거의 3미터는 되었다.

심지어 박인혁은 그 로봇에 탑승한 상태였다.

선우영은 고개를 돌려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전쟁에 따라나서질 않길 바랐다.

박인혁은 전투 요원이 아닌 어디까지나 무기 제작자.

후방에서 질 좋은 무기만 제공해줘도 충분했다. 이번 전투에 참가하겠단 의사를 밝혔을 땐, 몇 번이고 거절했었다.

하지만,

- 이번에 만든 무기는 최고라고요. 제가 직접 시험해보게 해주세요.

박인혁은 그리 말했다.

워낙 자신감이 가득해서 결국 허락해줬다.

근접전으로 싸우지 않고, 후방에서 공격하라는 조건을 붙였지만 말이다.

박인혁은 드워프들과 막역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같은 기술자라 그럴까?

무기를 제작하고 개발하면서 사이가 가까워진 듯싶었다.

아스모데우스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기름 냄새가 진동하는 로봇과 드워프들이 눈엣가시처럼 느껴졌다.

‘도대체 저런 냄새 나는 것들은 왜 가져온 거야.’

아스모데우스는 로봇을 보며 그리 생각했다.

그리 며칠을 행군했다.

엘림 근방에 도달하였다.

엘림이 거대한 강이라고 하더니, 벌써부터 물 내음이 풍겼다.

공기도 점점 습해졌다.

특히나 주변 경관이 많이 변했는데, 나무들이 울창했다.

높이 솟은 나무는 하늘을 가릴 정도였다. 분명 낮이었지만 나무가 만든 그림자로 지상은 어둑어둑했다.

그리 진격하던 도중.

주변 수풀에서 무언가가 보였다.

멀리에 있는 물체.

선우영은 그게 뭔지 싶어서 눈을 가늘게 뜨고 목을 앞으로 내밀었다.

몬스터였다.

피부가 비늘로 덮인 존재.

하지만 걷는 건 두 발로 걸어 다녔다.

물속에서 사는 몬스터.

나가였다.

선우영은 듀란달과 용광검을 뽑아 들었다.

“적들이 나타났다!!”

그가 소리쳤다.

선우영은 아스모데우스에게 질문을 던졌다.

“저 녀석들 중에 군단장이 있습니까?”

“아뇨. 없습니다.”

아스모데우스는 딱 잘라 말했다.

현재 조우한 적은 주변을 순찰하던 녀석들이었다.

대부분의 병력은 레비아탄이 루시퍼와 합류하느라 데리고 갔다.

때마침 나가들도 선우영 일행을 발견했다.

“쿠엉, 쿠엉!!”

나가 하나가 허공을 향해 소리쳤다.

목을 쭉 빼며 두꺼운 입을 열고 목울대를 흔들었다.

짹짹짹.

나무 앉아 쉬고 있던 새들이 허공을 날갯짓하며 급하게 날아갔다.

곧이어 주변에서 다른 나가들이 등장했다.

놈들이 동료를 불렀다.

그 숫자가 제법 되었다.

좌우에서 점점 나가들이 나타나며 머릿수가 몇 배는 늘어났다.

선우영은 명령을 내렸다.

“포격 준비!!”

탱크가 앞으로 나가 적들을 포구로 겨냥했다.

“발사.”

선우영이 소리쳤다.

콰아앙.

포구가 불을 뿜어냈다.

강화된 대포가 스파크를 튕기며 어마어마한 속도로 날아갔다.

퍼어억!!

대포에 맞은 나가들은 몸뚱이가 박살 난 채 땅바닥을 굴렀다.

대포는 그러고도 추진력을 잃지 않고 쭉쭉 나아가 다른 나가들을 시체로 만들고 나서야 멈췄다.

어마어마한 파괴력이었다.

선우영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지난번보다 파괴력이 더 높아졌는데?’

드워프와 박인혁의 조합이 이전보다 점점 더 큰 효과를 내고 있었다.

아스모데우스는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이 정도 화력을 내는 무기라니?’

이건 상상도 못 했다.

자기 예상보다 지구의 무기가 강력했다.

‘마몬과 벨제부브, 벨페고르가 왜 패배했는지 알겠네. 지구의 무기가 너무 막강해.’

아스모데우스는 그리 생각했다.

나가들은 대포의 위력을 보고 잠깐 얼빠진 표정을 짓더니 이내 삼지창을 손에 쥐며 달려들었다.

근접전으로 승부를 볼 생각인 듯싶었다.

그때였다.

드워프와 박인혁이 로봇을 조종해 달려드는 나가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로봇의 팔에 달린 대포.

그곳에서 소형 미사일이 나갔다.

피휴웅.

날아간 미사일은 폭발음과 함께 나가들의 신체를 사정없이 찢어버렸다.

사거리도 엄청 길었다.

탱크의 사거리와 비교했을 때 전혀 꿀리지 않았다.

두두두두.

로봇은 왼쪽 팔에 달린 기관총을 쏘았다.

총알이 적들의 몸에 박히자 스파크가 튀기며 나가들을 감전시켰다.

얼마나 강렬한 전기를 뿜어내던지, 총탄에 맞은 나가들은 전기에 감전돼 몸을 파르르 떨다 쓰러져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했다.

놈들이 접근하기도 전에 반절을 해치웠다.

“로봇은 이제 뒤로 빠지세요.”

선우영이 소리쳤다.

박인혁과 드워프들은 아쉽단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 로봇의 진가가 근접전인데!!”

“좀 더 싸울 수 있습니다.”

드워프들과 박인혁이 소리치자 선우영이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리켰다.

“잊은 건 아니죠? 근접전으로 싸우지 않고, 후방에서 공격하라는 조건.”

박인혁과 드워프들은 이제 시작인데 김빠진단 표정을 지었다.

“자, 그러면 우리 차례인가.”

김철수가 팔뚝을 강철로 바꾸며 소리쳤다.

그러자 선우영이 손을 들었다.

대기하라는 뜻이었다.

김철수는 눈을 멀뚱멀뚱 떴다.

백영희는 선우영의 손짓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석이 깃발을 소환한 순간.

선우영은 나서지 말라며 눈짓을 줬다.

그는 깃발을 다시 해제했다.

선우영은 아스모데우스와의 동맹이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언젠가 그녀는 배신할 거다.

그러니 지구의 병력과 해방된 종족들이 피해 보며 싸울 필요 없다.

아스모데우스의 병력.

고생하고 피해를 보는 역할은 그녀의 군대가 맡아야 했다.

그래야 아스모데우스가 배신할 때, 좀 더 수월하게 제압할 수 있을 테니까.

선우영은 아스모데우스에게 적당한 변명거리를 생각하고는 말을 건넸다.

“우리 측 군사들이 준비한 탄환을 다 소비했소. 최대한 적들의 숫자를 줄였으니, 이후의 싸움은 그쪽이 맡아주시오.”

“…알겠습니다.”

아스모데우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손을 들고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전군 돌격 준비-!!”

그녀의 말에 서큐버스와 다른 몬스터들이 전투 자세를 잡았다.

무기를 뽑아 들었다.

창을 앞으로 세우며 돌격 자세를 잡았다.

휘익.

아스모데우스가 손을 아래로 내리며 명령을 내렸다.

“돌격.”

두두두두.

그녀의 부하들이 창을 앞세우며 적들에게 달려들었다.

얼마나 빠르고.

숫자가 많던지.

땅이 진동하는 듯했다.

선우영은 그 모습을 찬찬히 지켜봤다.

제법 괜찮은 돌격이다.

창을 앞세워 적들을 꼬챙이로 만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거 의외인데?’

선우영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아스모데우스가 마법을 사용하니, 주로 마법을 이용한 원거리 교전이 나오겠다 싶었는데. 돌격 전술을 사용하다니.’

선우영은 아스모데우스 병력을 분석해봤다.

이번 전투를 통해 어떻게 싸우는지 확인해봐야겠다. 그래야 놈들이 배신할 때, 약점을 노려 공격할 수 있으니까.

아스모데우스 병력.

그들의 공격방식은 흥미로웠다.

부하들이 돌격하여 근접전을 펼치면 아스모데우스의 마법사들이 원거리에서 공격했다.

그 화력이 제법이었다.

아스모데우스의 병력이 우세해갔다.

그러자 선우영이 조용석에게 손짓했다.

가까이 오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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