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스킬융합-159화 (159/200)

#159화 첫 번째 전투

선우영 일행은 주둔지로 돌아왔다.

조용석은 드워프들에게 수노 광산을 지키던 로봇을 보여줬다.

“오, 이건?!”

“맙소사. 이건 미스릴??”

“마나만 있다면 자가 수복이 가능하다는 그 미스릴이라고?!”

“이 귀한 걸 얻다니.”

드워프들은 눈을 큼지막하게 뜨며 손을 덜덜 떨었다.

마치 신을 만난 듯 감격에 겨워하는 표정.

선우영을 따라 어나더로 넘어온 명인 박인혁은 그들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저게 그렇게 대단한 금속인가? 한번 무기로 만들어 보고 싶은데?’

그는 욕구가 치솟았다.

무기 제작자로서의 욕구가 말이다.

드워프들은 한곳에 로봇을 고이 모셔두고, 수노 광산을 향해 움직였다.

선우영은 건축 자재도 함께 가져갔다.

입구가 워낙 험준한 돌산에 있는지라 약간의 보수 공사가 필요했다.

일단 광산 입구로 통하는 동굴을 넓혔다.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말이다.

그다음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광산 입구를 쉽게 오르내릴 수 있는 구조물을 만들었다.

그리고 거기에 레일을 깔았다.

전기로 움직이는 수레를 이용해 광석을 쉽게 운반할 수 있도록 했다.

드워프들은 감탄사를 날렸다.

“이 정도 되는 공사를 순식간에 끝내다니. 기술력이 대단하군.”

“우리도 어나더에선 알아주는 기술력을 지녔는데, 세상은 넓은 모양이야.”

드워프들의 감탄사를 뒤로하고.

본격적으로 광물 캐내는 작업에 들어갔다.

일단 먼저!

대화에 문제가 없도록 언어를 번역해주는 아티팩트를 만들었다.

드워프들이 보석을 제련하고.

또 철을 달궜다 식히며 모양을 잡아나갔다.

마나가 스며든 보석들.

그걸 잘게 부수고 배합에 맞추어 제조해 새로운 광물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사람들이 놀랐다.

“아니, 저걸 저렇게?”

“마나가 스며든 보석을 저런 식으로 가공한다고?”

생전 처음 보는 제작법.

당연히 신기할 수밖에 없었다.

드워프들은 금방 목걸이를 만들어냈다. 그걸 목에 걸치고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제 말이 잘 들립니까?”

사람들은 흠칫했다.

분명 귀로는 드워프의 언어가 들리는데, 머릿속으로는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됐다.

목걸이를 걸친 드워프가 놀라는 사람들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

“신기하죠?”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드워프는 어깨를 으쓱이며 자신 있게 소리쳤다.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게, 제 말을 이해한 사람은 오른손을 들어주세요.”

사람들은 모두 손을 들었다.

드워프는 껄껄 웃으며 어깨를 다부지게 폈다.

아주 자신만만했다.

드워프는 본래 기술에 대한 자긍심이 강한 종족이었다.

또한 배타적이었다.

그래서 여태껏 기술적 교류는 없었다.

그런 드워프가 지구의 기술에 감탄하고 또 자기 기술력을 자랑한다.

이건 좋은 기회였다.

드워프가 사람들과 교류해 새로운 기술을 창안해낼 기회!!

사람들이 드워프에게 물었다.

“이봐요, 그 아티팩트 제작법은 뭡니까? 그거 볼수록 호기심이 생기네요.”

“가르쳐 드리죠. 대신 나도 지구의 기술을 가르쳐 주시오.”

“그야 당연하죠.”

사람들은 드워프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페일은 싱긋 웃었다.

드워프와 사람들은 각자 기술을 보여주고, 설명해주며 교류해나갔다. 그러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페일은 그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구의 과학 기술과 드워프의 아티팩트 제작 기술. 이 두 가지가 합쳐지면 분명 엄청난 무기가 탄생할 거다.

‘전쟁에서 유용하게 쓰일 무기가 말이야.’

페일의 눈이 반짝였다.

한편 선우영은 조용한 곳에서 가부좌를 틀고 숨을 깊게 들이켰다.

수노 광산에 있었던 붉은 스킬석.

수백 개가 합쳐진 그 붉은 스킬석의 능력을 하나하나 확인해봤다.

정확히는 128개.

그중 절반은 패시브 스킬이었다.

‘분명 나쁜 스킬도 있어.’

128개가 합쳐져 있다 보니, 꽝인 스킬도 걸렸다.

하지만 그게 다른 스킬과 융합되며 단점이 몽땅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현재는 장점만 남은 상태가 되었다.

“이건 이렇게 사용하고. 저걸 이렇게 이용하면?”

선우영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그는 숨을 깊게 들이켰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하자, 황금색 가루가 주변에 생성되었다.

그게 허공을 떠다녔다.

사방을 가득 메울 정도로 말이다.

“후우.”

선우영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황금 가루가 갑자기 뭉치며 모습을 변형했다.

검의 모양을 하고.

때로는 방패의 모양으로 변했으며.

수백 개의 비수가 되어 날카로운 비행을 선보였다.

‘이거 쓸만하겠는데.’

모습을 자유자재로 변형하는 황금.

그걸 만들어내는 스킬.

그걸 맹화와 융합시켜 위력을 극대화했다. 저 금속에는 어마어마한 열기가 담겨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효과가 숨겨져 있다.

‘이 공격에 맞으면 누구든 쉽게 일어날 수 없을 거야.’

선우영은 확신했다.

분명 마몬과의 싸움에서 큰 도움이 될 거다.

선우영은 스킬을 해제하고 가부좌에서 일어났다.

이제 동료들 곁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퍼엉!!

어마어마한 폭발음이 등 뒤로 들려왔다.

그 후폭풍이 얼마나 거세던지 선우영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나풀거렸다.

시커먼 연기도 보였다.

“설마, 적습인가!”

선우영은 서둘러 폭음이 들린 곳으로 달려갔다.

처음 눈에 띈 건 무언가가 굴러간 듯 파헤쳐진 땅바닥과 바위 파편. 그리고 동료들의 모습이었다.

모두가 입을 턱 벌리며 놀란 모습을 하였다.

특히나 박정철과 드워프들.

소총을 들고 있던 그들은 눈을 껌뻑거리며 몸이 굳어버렸다.

어디에도 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선우영이 질문을 던졌다.

“아니, 무슨 일이에요? 엄청난 폭발음이 들리던데.”

박정철은 쓰고 있던 보안경은 이마로 올리며 말했다.

“어, 그게….”

“그게?”

“신무기를 테스트하고 있었는데요.”

“신무기?”

“뭔가 엄청난 게 탄생했는데요?”

“네?”

선우영은 뭔 소리냐는 듯 눈을 껌뻑거렸다.

* * *

어나더의 만마전으로 소환되었던 마몬.

쿵쿵쿵.

녀석은 자신의 영토로 돌아왔다. 물론 노예를 가마꾼으로 부리면서 말이다.

“제기랄, 루시퍼 녀석!!”

마몬은 황금 잔에 든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분통을 터뜨리듯 말이다.

목젖이 거칠게 올라갔다 아래로 내려왔다.

“루시퍼, 이 망할 놈.”

마몬은 루시퍼의 욕설을 실컷 내뱉었다.

짜증이 치솟았다.

마몬은 들고 있던 황금 잔을 바닥으로 패대기쳤다.

마몬의 탐욕은 끝이 없었다.

모든 걸 손에 넣고 싶었다.

돈과 힘.

명예.

사이타나의 인정.

그것들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지닌 사내는 자신이 아니다.

루시퍼였다.

마계의 이인자자, 사이타나 님이 유일하는 인정하는 존재.

그게 부러웠다.

그 자리를 가지고 싶어서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더군다나 고작 루시퍼의 눈빛에 겁먹어 시선을 회피한 자신의 꼬락서니가 비참하게 느껴졌다.

생각할수록 이가 갈린다.

‘반드시 루시퍼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어!’

놈은 그리 다짐했다.

그러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큰 공을 세워야 한다.

마몬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

그는 자신의 성으로 들어가 회의를 열었다.

마몬은 책상을 주먹으로 쾅 때려 부수며, 자기 부하들에게 윽박질렀다.

“공을 세워라. 무슨 수를 써서든 공을 세우란 말이다-!!”

“어떻게….”

부하 하나가 묻자 마몬은 이글거리는 눈빛을 쏘았다.

부하는 겁을 집어먹고 입을 닫았다.

마몬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무기 제조 생산량을 2배로 늘려라. 광석 채취량도 2배로 늘려!!”

그러자 다른 부하 하나가 손을 들었다.

마몬은 콧바람을 불었다.

속에서 열불이 끓는단 표정을 지었는데, 진짜로 코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마몬이 용암을 다루는 능력자라 가능했다.

반대로 말하면, 너무 흥분해서 능력을 주체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뭐냐, 말해봐라.”

마몬은 손을 든 부하에게 턱짓했다.

시답잖은 질문이면 죽여버리겠단 표정으로 말이다.

부하는 입술이 바짝 말랐다.

식은땀이 흘러내리고 피부가 떨렸지만, 충심으로 이야기했다.

“무기와 광석 채취량을 2배 늘리는 건 불가능한 일입니다. 드워프 노예들을 24시간 잠재우지 않아도 달성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작업량을 채우지 못한 드워프를 잡아먹는 바람에 현재 일손이 부족한…….”

퍼엉!!

부하는 끝까지 말을 잇지 못했다.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마몬의 입에서 용암이 쏘아졌다.

평범한 용암이 아니다.

마나가 어려 더욱 뜨겁고 물리적 파괴력마저 올라간 상태였다.

부하는 머리가 박살 났다.

시체가 용암 속에서 부글부글 끓다 녹아 사라졌다.

다른 부하들은 시선을 아래로 돌렸다.

말하면 죽는다.

진실을 이야기해 논리적인 작전을 세우는 건 불가능하다.

지금 필요한 건 충심이 아니다.

냉철한 판단력도 아니다.

딱 하나.

“마몬 님의 명령이라면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무기와 광석 채취량을 2배로 늘리면 틀림없이 어마어마한 공적이 될 겁니다.”

“사이타나 님께서 상을 내리시겠죠. 미리 축하드립니다.”

부하들은 하나같이 아부했다.

그래, 지금 필요한 건 노골적인 아부였다. 기분을 맞춰야 했다.

마몬은 의자에 다시 앉았다.

그제야 맘에 든단 표정으로 껄껄 웃었다.

“그래, 그렇지!! 내가 루시퍼를 제치고 제일 큰 공적을 세우게 될 거야. 크하하하.”

놈은 입가로 흘러내리는 용암을 손등으로 닦아 바닥에 털었다.

치이익.

바닥이 부글부글 끓으며 녹아내렸다.

그때였다.

“긴급 보고입니다.”

회의실 밖으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마몬은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걸 허락했다.

“들어와라.”

문을 열고 들어오는 B급 몬스터 듀라한.

놈은 고개를 숙였다.

“위대한 군단장 마몬 님을 뵙니다.”

“됐고! 보고나 해라.”

“현재, 지구의 인간들로 보이는 녀석들을 발견했습니다.”

“뭐라?”

“놈들은 처음 보는 무기를 사용하고 있으며, 그 군세의 규모가 큽니다.”

마몬은 코웃음을 쳤다.

“흥, 그래봐야 인간이지. 무기는 조잡하고 군세는 오합지졸일 게 뻔하다.”

놈은 적들을 얕봤다.

부하 하나가 마몬에게 얼른 소리쳤다.

“적들을 발견했으니, 다른 군단장님들한테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맞는 소리다.

루시퍼도 적들을 발견하면 연락하여 군단장들끼리 합세하라고 했으니까.

하지만 마몬은 손을 휘저었다.

“아니다. 아니야.”

녀석은 턱을 문질렀다.

마치 무슨 생각에 잠겨 골똘히 생각하는 것처럼.

이윽고 녀석은 한쪽 입꼬리를 올렸다. 무슨 좋은 꾀라도 생각난 모양처럼 말이다.

“다른 군단장한텐 연락을 넣지 마라.”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요.”

부하들이 놀라 묻자 마몬은 웃음소리를 냈다.

“크크크, 생각해봐라. 나 혼자서 적들을 물리치면 모든 공로가 내 것이 아니냐. 무엇 하러 다른 군단장들을 불러 공로를 나누느냐.”

“…….”

“더군다나 다른 군단장들을 불러서 적들을 해치우는 건 루시퍼의 작전이다. 그 빌어먹을 녀석, 처음부터 맘에 안 들었다.”

“…….”

“다른 군단장한테 연락을 넣지 마라. 이 명을 어긴 녀석은 내가 직접 처형하겠다.”

“…….”

“왜 대답이 없어!!”

얼굴을 구기며 윽박지르는 마몬.

부하들은 얼른 고개를 숙이고, 그의 말에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명에 따릅니다.”

“절대로 다른 군단장들에게 연락하지 않겠습니다.”

마몬은 그제야 맘에 들었단 듯이 무릎을 손바닥으로 딱 쳤다.

놈은 주먹을 힘껏 움켜쥐었다.

지구에서 넘어온 인간 놈들만 무찌르면 자신이 공적 1위가 된다.

자기가 루시퍼를 제친다.

사이타나 님의 총애를 차지하고, 군단장 서열 1위로 올라설지 모른다.

‘생각만 해도 짜릿하군.’

마몬의 잇새 사이로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놈은 명령은 내렸다.

“전군을 소집해 출진을 준비하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