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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158화 (158/200)

#158화 수노 광산.

군사 회의가 끝났다.

선우영 일행은 수노 광산으로 향했다.

주둔지 수비를 위해 많은 사람을 데려갈 순 없었다.

평소 같이 다니던 사람들.

김철수, 정운, 조용석, 백영희.

이렇게 네 명과 움직였다.

페일은 드워프들과 사람들의 통역을 위해 주둔지에 남았다.

“혹시 모르니 가져가 보세요. 제가 적은 드워프 언어 번역책입니다. 광산에 무언가 적혀있으면, 이걸로 해석하실 수 있을 겁니다.”

페일이 다이어리를 건넸다.

선우영은 그걸 챙기고 동료들과 광산으로 떠났다.

가는 길에 다행히 몬스터는 없었다.

그렇게 한 3시간을 걸었나?

드워프들이 지도에 표시한 지역에 도착했다.

“음, 여기가 맞는 것 같은데.”

선우영은 지도를 살피며 돌산을 살폈다.

풀 한 포기 없는 돌산.

숨을 들이켜니 공기마저 메마른 듯했다.

조용석은 주변을 살폈다.

‘혹시나 주변에 몬스터가 있을지 모르니 조심해야지.’

그는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김철수는 광산의 꺾어지는 듯한 험난한 등반로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와, 여기서 광물 캐서 밖으로 가져 나오는 것도 일이겠네. 올라가기도 쉽지 않겠어.”

정운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림자로 만든 비행기를 손짓으로 가리켰다.

“그런 의미에서 비행기 탑승은 어때요?”

김철수는 손뼉을 쳤다.

“이야, 이거 좋네. 운이 네가 뭘 좀 아는구나.”

“제가 이 정도입니다.”

정운은 콧대가 높아졌다.

그 모습이 귀여워 선우영은 피식거렸다.

그들은 정운의 그림자로 만든 비행기를 타고 돌산을 빙글빙글 돌았다.

광산으로 들어가는 입구.

“음? 저건가?”

선우영은 눈썹에 손을 대며 햇볕을 가리고 눈을 찡그렸다.

동굴 같은 게 보였다.

사람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입구.

그렇게 크진 않았다.

몸을 웅크리면 출입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드워프들의 키에 맞추어 제작된 광산 입구인 듯싶었다.

“저쪽으로 가자.”

선우영은 광산 입구를 가리켰다.

정운은 그림자 비행기를 조종해 그곳으로 향했다.

타닷.

그들은 광산으로 들어갔다.

굉장히 비좁았다.

김철수는 거대한 덩치로 광산에 들어가려 낑낑거렸다.

“아오, 왜 이렇게 좁아?!”

오리걸음으로 간신히 움직였다.

선우영은 불꽃을 허공에 둥둥 띄워 광산의 길목을 밝혔다.

울퉁불퉁했던 땅바닥.

계속 안쪽으로 향하니, 땅바닥이 평평해지는 걸 느꼈다.

틀림없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바닥이다.

벽도 평평하다.

입구 쪽과 정반대였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수그려야 했던 몸을 필 정도가 되나 싶더니, 이내 평범하게 걸어 다닐 정도가 되었다.

그리고 이내 거대한 문이 보였다.

얼마나 거대했냐면 선우영의 키보다 2배는 커다랬다.

“여기가 진짜 입구인 모양인데?”

선우영은 허리에 손을 올렸다.

문에는 무언가가 적혀있었다. 아마도 드워프의 언어인 듯싶었다.

선우영은 곧바로 다이어리를 꺼냈다.

드워프 언어 번역책.

그걸로 문에 적힌 문자를 해석해봤다.

- 이곳은 블레셋의 적법한 지배자, 다산 왕가의 소유지다. 용기 있는 자만이 이곳 수노 광산의 잠든 가디언을 무찌르고, 드워프를 위기에서 구할 것이다.

“여기가 확실한 모양이네요.”

백영희는 해석된 문장을 듣고 검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당장이라도 뽑을 기세였다.

선우영은 고개를 돌려 동료들을 바라봤다.

“이제 전투가 시작될 겁니다. 다들 준비는 됐습니까?”

“그야, 당연하죠!!”

김철수는 전신을 강철로 바꾸고 소리쳤다.

조용석은 깃발을 만들었다.

정운은 그림자로 갑옷을 만들어 착용했다.

스르릉.

백영희는 뇌검을 사용하며 검집에서 칼을 뽑았다.

선우영도 맹화를 사용했다. 황금빛 갑옷과 호신강기 그리고 검강에 화염을 섞어 강화했다.

끼이익.

그들은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선우영은 자신도 모르게 움찔했다.

눈이 부셨다.

컴컴한 동굴에 전등처럼 인위적인 빛이 쏟아졌다.

천장에 달린 구슬.

그게 백색의 빛을 뿜어냈다.

광산은 다양한 광석들이 보였다. 바위에 박혀 반짝이는 광물들.

그게 천장부터 바닥까지 전부 가득했다.

심지어 저쪽엔 붉은 보석이 있었다.

붉은빛으로 이뤄진… 그러나 모양은 뗀석기 같이 생겼다.

선우영은 고개가 뒤로 젖혔다. 붉은 보석이 워낙 커다래서 올려다볼 수밖에 없었다.

김철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와, 엄청나게 커다랗네. 저게 돈으로 바꾸면 얼마야?”

조용석도 동감했다.

“태어나서 이렇게 커다란 보석은 처음 보네요.”

백영희는 고개를 갸웃했다.

“이거 보석 맞아요?”

눈썰미가 좋은 그녀는 무언가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얼핏 붉은 보석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묘하게 다르다.

“보석이 이렇게 광택이 없나요?”

그녀가 말한 순간.

피휴웅.

무언가가 그들을 향해 날아왔다.

거대한 물체.

선우영 일행은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치이익.

증기를 내뿜는 무언가.

선우영은 그걸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생명체가 아니다.

무언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물체.

‘로봇?’

하여튼 증기를 뿜어내며 톱니바퀴 굴러가는 물체가 등장했다.

외형은 사람을 닮았다.

단단한 철로 이뤄진 판이 눈에 띄었다.

가슴팍에는 반짝이는 푸른 보석이 달려있었다. 뭔가 수상쩍어 보였다.

김철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하-! 몸이 근질근질하구먼. 어디 한 번 싸워보실까.”

그가 로봇을 향해 달려들었다.

강철 주먹을 휘둘러 로봇의 안면을 때렸다.

그런데.

로봇은 강철 주먹에 맞았음에도 멀쩡했다.

어디 하나 흠집 나지 않았다.

까앙!!

도리어 로봇이 김철수의 강철 피부를 때렸다.

“크윽, 제기랄.”

김철수는 욕설을 내뱉으며 뒤로 쭉 밀려났다.

로봇의 내구력과 괴력이 제법이었다.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적어도 로봇이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선우영은 검술 자세를 잡았다.

왼발을 한 발자국 옆으로 이동하자 로봇이 자신을 쳐다봤다.

쿵쿵쿵.

녀석이 육중한 몸으로 자신에게 달려들었다.

선우영은 황급히 뒤로 뛰었다.

‘뭐야? 김철수랑 싸우다가 갑자기 나한테 달려든다고?’

이유가 뭘까.

선우영은 다섯 걸음 물러나서야,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붉은 보석.

로봇은 선우영 일행이 구경하고 있던 붉은 보석 앞에 섰다.

저걸 지키겠단 듯이!!

백영희는 눈을 가늘게 떴다.

“아무래도 저거 보통 광물이 아닌 모양인데요?”

그 말에는 선우영도 동의했다.

“저 로봇이 가디언인 모양이고, 붉은 보석을 지키는 게 목적인 듯한데.”

선우영은 궁금해졌다.

결국 가디언은 거대한 붉은 보석을 지키는 존재란 뜻인데, 저게 뭐라고 이렇게까지 지키려는 걸까.

‘로봇을 쓰러뜨리고 조사해보면 알겠지.’

선우영은 정신을 가다듬었다.

타닷.

그는 로봇에게 달려들었다.

칼날을 휘둘렀다.

로봇은 팔뚝을 들어 방어에 나섰다.

스걱-!!

검강이 로봇의 팔뚝을 잘랐다.

묵직한 타격감이 칼날의 손잡이를 타고 선우영의 손등을 강타했다.

‘잘렸다.’

분명 그렇게 생각했다.

절단된 로봇의 팔뚝이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 순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졌다.

잘렸던 로봇의 팔뚝이 꿈틀하더니, 절단면을 향해 날아가 도로 붙어버렸다.

“?!”

선우영은 눈살을 찌푸렸다.

‘기껏 잘라놨더니, 도로 붙어?’

자가 회복 기능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선우영은 계속 검을 휘둘렀다.

로봇의 팔과 다리 심지어 머리까지 잘라냈지만 소용없었다.

전부 도로 붙어버린다.

상대하기 까다롭다.

부우웅.

이번엔 로봇이 반격했다.

놈의 발차기가 선우영을 향해 날아갔다.

선우영은 칼등으로 공세를 막고 곧바로 반격을 시도했다.

뭐, 그래 봤자였다.

아무리 베어도 다시 수복하는 기능이 있어서 소용없었다.

선우영은 로봇의 가슴팍을 바라봤다.

‘아까부터 신경 쓰였는데.’

저 가슴팍에 박힌 푸른 보석 말이다.

‘저게 약점 아닐까?’

선우영은 로봇의 가슴팍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스걱-!

칼날이 초승달처럼 날카로운 궤적을 그렸다.

로봇의 가슴팍에 달린 보석.

그게 베어졌다.

끼기기기.

로봇은 톱니바퀴가 잘못 맞물려 고장 나는 소리를 냈다.

삐이이이-!!

증기 또한 불규칙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로봇은 관절이 어긋난 사람처럼 비틀거리며 중심을 못 잡더니, 이내 뒤로 자빠졌다.

그러더니 움직임을 멈췄다.

뿜어져 나오던 증기마저 잠잠해졌다.

완전히 정지했다.

선우영은 혹여나 다시 일어날까 싶어서 발로 로봇을 툭툭 건드렸다.

로봇은 반응이 없었다.

“역시 가슴팍에 박힌 푸른 보석이 약점이었네.”

선우영은 전투태세를 풀었다.

검을 검집에 넣었다.

“가디언이라더니, 역시 보통이 아니네요.”

백영희는 그리 말했다.

정운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로봇을 바라봤다.

“근데, 이거 잘하면 무기로 써먹을 만하지 않아요? 가져가서 연구할 가치가 있어 보이는데요?”

정운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조용석도 맞장구쳤다.

“확실히, 자가 수복 능력이 있는 로봇이니, 쓸모가 많긴 하겠다.”

조용석은 로봇을 들쳐멨다.

선우영은 거대한 붉은 보석을 바라보며 잠깐 생각에 잠겼다.

백영희가 한마디 던졌다.

“아무리 봐도 저거 일반적인 보석이 아닌 모양인데, 선우영 회장님이 보시기엔 어때 보이세요?”

“저도 좀 신경 쓰입니다.”

선우영은 거대한 붉은 보석에 다가갔다. 자세히 살펴보니, 전혀 광택이 없다.

보석이 아닌 걸까?

스윽.

선우영은 손을 댔다.

까슬까슬하다.

뗀석기처럼 생긴 붉은 보석.

‘뭐지?’

선우영은 순간 어딘가 익숙하단 느낌이 들었다.

수십 번도 만져본 듯한 질감.

“설마?!”

선우영은 어깨를 흠칫거렸다.

“붉은 스킬석?!”

선우영의 말에 모두가 눈을 큼지막하게 떴다.

저게 스킬석이라고?

저렇게 커다란 건 처음 봤다.

조용석은 놀라 물었다.

“정말입니까? 정말로 저거 붉은 스킬석이에요? 이건 도무지…….”

“틀림없어요. 이 느낌, 붉은 스킬석이 맞습니다.”

선우영은 확신했다.

그는 붉은 스킬석이 놓인 바닥 부분에 글자를 발견했다.

모래가 덮여있어 대부분이 가려져 있었다. 선우영은 손등으로 모래를 치우고 글자를 살폈다.

‘뭐라고 쓰인 거지?’

선우영은 페일이 준 번역 책을 활용했다.

- 가디언을 무찌른 자여, 붉은 스킬석을 챙겨라. 어나더에 위기가 닥쳤을 때, 사용하라. 이 붉은 스킬석은 수백 개의 붉은 스킬석이 합쳐진 특별한 스킬석이다. 따라서 아무나 쉽게 익힐 수 없지만, 가디언을 쓰러뜨린 그대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선우영은 눈을 껌뻑거렸다.

순간 잘못 해석한 줄 알고 몇 번이고 다시 확인했다. 하지만 잘못 본 게 아니었다.

‘붉은 스킬석이 수백 개 합쳐졌다고?’

본래, 스킬은 익힐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저 거대한 붉은 스킬석이 수백 개 합쳐진 물건이라면, 익힐 수 있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을 거다.

‘스킬을 수백 개 익힐 수 있는 사람만 저 붉은 스킬석을 흡수할 수 있을 테니까.’

선우영은 씨익 웃었다.

스킬 융합을 지닌 자신이라면 가능하다.

‘마몬과 싸우기 전에 좋은 스킬을 손에 넣을지도 모르겠네.’

선우영은 그리 생각하며 거대한 붉은 스킬석에 손을 댔다.

스르륵.

거대한 붉은 스킬석이 선우영의 육체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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