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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68화 (68/200)

#68화 이이제이

선우영의 부름에 조용석을 어깨를 움찔했다.

“왜, 왜 그러십니까?!”

“버프로 정운을 강화시키고, 우리를 쫓아오는 엔트들한테 디버프를 거세요.”

“알겠습니다.”

조용석은 깃발을 소환해 능력을 발동시켰다.

화아악!!

노란 불빛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며 정운을 강화시켜줬다.

그 빛에 노출된 엔트들은 반대로 약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엔트들의 속도는 극적인 변화가 없었다.

분명 느려지긴 했다.

그래도 아직까지 충분히 빨랐다.

다행이라면, 정운의 그림자와 더 이상 거리를 좁히지 못했다 정도?

선우영은 침을 삼켰다.

거리를 벌려 떨쳐내진 못해도 이 수준이라면 잡히진 않을 거다.

이대로 쭉 가면 좋겠는데.

쿵쿵쿵.

앞쪽에서 빌어먹을 발소리가 들린다.

아니나 다를까!!

콰앙.

건물을 부수며 정면에서 또 다른 엔트들이 나타났다.

떨어지는 건물 잔해.

커다란 콘크리트 파편이 선우영 일행을 향해 떨어졌다.

스걱.

퍼억.

김철수와 백영희가 떨어지는 콘크리트를 부수며 일차적인 위기를 벗어났다.

이제 정면에 있는 엔트만 따돌리면 된다.

“아저씨!!”

정운이 다급하게 선우영을 불렀다.

“속도 줄이지 마-!!”

선우영은 목청이 터져라 힘껏 소리 지르고 검을 뽑았다.

엔트들의 약점을 불.

자신의 화염이라면 한순간이지만 엔트들을 당황하게 만들 수 있을 거다.

그 당황한 순간을 틈타 도망쳐야 한다.

선우영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온 정신을 집중하고 육신의 감각을 극대화했다.

들려오는 청각과 바람의 촉감.

그 모든 감각을 가능한 죽이고, 육체에 내재한 오러를 폭발시키듯 발산시켰다.

화와아악!!

거대한 불길이 허공으로 치솟았다.

쿠쿵.

정면에 있던 엔트들은 갑자기 치솟은 불길에 놀라 주춤거렸다.

정운은 그 틈을 노렸다.

순발력 있게 엔트들의 발목 사이를 미끄러지듯 요리조리 피해 빠져나왔다.

정면에 있던 엔트들까지 따돌린 선우영 일행.

선우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보였다, 사이클롭스 서식지로 향하는 다리가!!

쿵쿵쿵.

사이클롭스들이 서둘러 다리가 있는 쪽으로 달려왔다.

“크와아아아-!!”

“크와아아아-!!”

사이클롭스들이 괴성을 질렀다.

자신들의 서식지로 다가오는 엔트들에게 보내는 경고였다.

다리를 넘으면 전쟁이란 뜻!

그러나 씨앗을 빼앗긴 엔트들한텐 그 괴성이 들리지 않았다.

안 그래도 번식이 잘 이뤄지지 않았던 엔트들인데, 기껏 가지게 된 씨앗이 얼마나 소중하겠나.

엔트들은 그저 선우영을 향해 달려갈 뿐이었다.

콸콸콸.

선우영은 다리 밑에 있는 강을 바라봤다.

물이 꽤 불어나 있었다.

그는 사이클롭스들의 서식지를 향해 씨앗을 있는 힘껏 던졌다.

휘익.

동그란 호를 그리며 날아가던 씨앗.

그게 선두에 있던 사이클롭스의 입속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

시력이 안 좋았던 사이클롭스는 사람 주먹만 한 씨앗을 보지 못했고, 입안에 들어온 씨앗을 본능적으로 꿀꺽 삼켜버렸다.

그 순간.

엔트들은 씨앗을 삼킨 사이클롭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완전히 눈깔이 뒤집힌 채로!!

둘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선우영은 강가를 가리키며 소리쳤다.

“물속으로 들어가-!”

다급하게 외치며 강으로 뛰어들었다.

모두들 선우영을 따라 서둘러 강물로 들어갔다.

그들은 깊이 잠수했다.

정신없이 헤엄쳐 사이클롭스와 엔트가 싸우는 장소를 벗어났다.

땅으로 올라온 선우영 일행.

그들은 뒤를 돌아보며 사이클롭스와 엔트의 전투 상황을 살폈다.

콰과광.

퍼억.

“쉬이익!!”

“크아아아아왕!!”

온갖 괴성과 파열음이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눈앞에 비치는 세상은 재앙.

A급 몬스터 둘이 뒤엉켜 싸우는데, 둘 다 크기가 크기이니만큼 영화에서나 보던 괴수 대전이 펼쳐졌다.

“…….”

그 기막힌 현장에 김철수는 말문이 막혔다.

그나마 남아있던 건물들도 죄다 부서지며, 연달아 펼쳐지는 피 튀기는 싸움.

사이클롭스들은 엔트들의 안면을 때리고 몸통을 쫘악 찢어 죽였다.

엔트들도 반격에 나섰다.

넝쿨을 이용해 사이클롭스들의 목덜미를 꽉 졸라 질식사시키려 했다.

“살벌하다.”

그 장면을 보던 임병건은 소름이 돋았다.

팔다리가 후들후들 떨릴 지경이다.

그렇게 사이클롭스들과 엔트들의 싸움이 끝을 보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사이클롭스와 엔트들이 서로 싸우다 공멸했고, 남은 건 각 진영의 보스 몬스터들뿐이었다.

싸움꾼 사이클롭스

돌연변이 엔트.

다른 녀석들보다 머리가 한치 더 커다란 보스 몬스터.

싸움꾼 사이클롭스는 팔이 4개였고, 돌연변이 엔트는 독을 뿜어낸다.

“크와아아앙~!!”

“쉐에엑”

두 마리가 서로 뒤엉키며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었다.

둘의 공격이 적중하자 충격파가 퍼져나가며 주변에 돌풍이 불었고, 바람에 치솟은 모래가 사방으로 떨어졌다.

퍼억, 퍼어억.

둔탁한 타격음과 두 마리의 괴성이 몇 차례 오갔다.

독으로 공격하는 돌연변이 엔트를 상대로 싸움꾼 사이클롭스는 4개의 주먹을 활용해 무차별적으로 공격했다.

폭격기가 공격하듯 한꺼번에 여러 곳을 때리는데, 폭풍을 연상케 하는 난타전이었다.

한참을 난타하던 싸움꾼 사이클롭스는 몸을 비틀거렸다.

독 기운이 올라왔다.

정신이 아찔했지만, 돌연변이 엔트 또한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나무껍질이 전부 부서지고, 새하얀 속살이 보였다.

한쪽 눈은 함몰되어 있었다.

녀석 또한 치명상을 입어 승부가 끝나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크오오옷!!”

싸움꾼 사이클롭스는 마지막 힘을 쥐어 짜내서 돌연변이 엔트를 때려눕힌 뒤, 마운트 자세를 잡았다.

놈은 연타를 날렸다.

퍼억, 퍼억, 퍼억.

돌연변이 엔트의 얼굴이 함몰되고, 주먹에 맞을 때마다 몸이 들썩였다.

그렇게 돌연변이 엔트는 세상을 떴다.

승자는 싸움꾼 사이클롭스.

“커억!!”

그러나 녀석 또한 독으로 인한 부상이 심각했다.

시뻘건 핏물을 한 바가지 토해내며 비틀비틀 간신히 일어났다.

선우영은 싸움꾼 사이클롭스를 바라보았다.

“저 혼자 놈을 치겠습니다.”

“네? 혼자서요?”

김철수가 놀라서 되묻자 선우영이 이유를 가르쳐줬다.

“돌연변이 엔트로 인해 사방에 독액투성입니다. 게다가 싸움꾼 사이클롭스도 독에 중독되었습니다. 다 함께 싸우면 독에 중독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건 선우영 씨도 마찬가지잖아요!!”

“하하하, 걱정하지 마세요. 저는 이미 해독 스킬이 있으니깐요.”

시원스럽게 웃는 선우영.

터벅, 터벅.

그가 싸움꾼 사이클롭스를 향해 걸어갔다.

독 기운으로 초점이 흐릿한 싸움꾼 사이클롭스는 다가오는 선우영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검을 꽉 쥔 선우영.

그는 땅바닥에 발도장이 찍힐 정도로 뛰어올라 하나밖에 없는 싸움꾼 사이클롭스의 눈깔을 칼날로 쑤셔버렸다.

“크아악-!!”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는 싸움꾼 사이클롭스.

독 기운이 퍼져 재빠르게 반응도 못 하고, 선우영보다 한 수 느리게 움직였다.

선우영은 느릿느릿 움직이는 녀석의 주먹을 전부 피해냈다.

동시에 녀석의 몸을 뛰어다니며 상처를 늘려놓았다.

본래였다면 생채기 정도만 생겼을 공격이었지만, 독으로 약해진 싸움꾼 사이클롭스는 그마저도 치명상이었다.

선우영은 차분하고 냉정하게 녀석을 상대했다.

어차피 독 기운으로 다 죽어가는 놈이다.

나중에 혹시 내성이 생겨 살아남을까 봐, 이 자리에서 끝장내려고 할 뿐! 강력한 일격으로 끝낼 생각조차 없다.

지독하리만치 괴롭히고 죽인다.

그게 전략이었다.

선우영은 싸움꾼 사이클롭스에게 크고 작은 상처들을 계속 선사했다.

그 결과.

녀석은 꽤 많은 피를 흘렸다.

과다출혈.

싸움꾼 사이클롭스는 태산이 무너지듯 뒤로 자빠지더니, 미동조차 하지 못했다.

싸늘한 시체로 변해버렸다.

“후우, 끝났다.”

선우영은 피칠갑이 된 상태로 싸움꾼 사이클롭스의 가슴에 올라섰다.

스윽.

놈의 가슴을 잘라 안에 있는 스킬석을 꺼냈다.

그리고

돌연변이 엔트한테 다가가 마저 스킬석을 뽑아냈다.

‘좋았어. 이 두 가지가 내 손에 들어왔구나! 이거 완전 개쩌는 스킬들인데!!’

선우영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몬스터 시체로부터 마석을 채취했다.

주변에 독액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은 접근할 수 없었으니까.

그는 강물에 독액을 전부 씻어내고 동료들에게 돌아갔다.

* * *

선우영 일행은 다시 쉘터로 이동했다.

그가 스킬석을 가지고 싶다고 하자, 모두가 수긍했다.

애당초 이번 작전은 선우영의 머리에서 나왔고, 그가 제일 공로자였으니까.

군인들은 얼른 상부에 보고를 올렸다.

“평양 점령 성공. A급 몬스터 괴멸 완료.”

“여긴 본부, 수고했다. 수송선박 출발한다.”

선우영 덕분에 수송 보급이 가능해지자, 국방부는 신속하게 움직였다.

임병건은 북한 사람들을 모아두고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선우영이가 검을 휙휙 휘두르는데 몬스터들이…….”

선우영은 임병건을 지긋이 바라봤다. 뭔 얘기를 두 시간 가까이하는데, 아주 끝이 없다.

주로 하는 말은 선우영 찬양이었다.

“선우영이가 싸움꾼 사이클롭스를 쓰러뜨리고 위풍당당하게 돌아오는데…….”

북한 사람들은 숨죽이며 이야기에 몰두했다.

선우영은 무시하고 쉘터를 돌아다녔다.

종일 그림자를 조종해 운전하느라 피곤한 정운은 진작 곯아떨어졌다.

백영희와 김철수도 휴식을 취했다.

김철수는 축 늘어져 의자에 기대어 있었고, 백영희는 다소곳이 앉아 녹차를 마셨다.

바짝 긴장했던 탓에 많이 피곤했나 보다.

선우영은 사람이 한적한 창고로 가서 스킬석을 살폈다.

싸움꾼 사이클롭스한테 얻은 스킬석.

[척력]

강하게 밀어내는 힘.

이거 상당히 사기 스킬이다.

‘척력을 습득한 헌터는 이 능력을 활용해 허공을 날아다녔었지. 게다가 공격도 강화시켰고.’

근거리와 원거리 그리고 이동기술까지 되는 사기급 스킬이다.

게다가 위력이 약하지도 않았다.

상당히 강력했다.

선우영은 [척력]을 [화염검기]와 융합시켰다.

‘크윽?!’

강력한 무언가가 몸을 짓누르는 기분이다.

육체가 무겁다.

튕겨 나갈 것 같은 강렬한 기운.

그게 몸속으로 차분히 녹아들며 척력이 화염검기와 무사히 합쳐졌다.

“후우우우.”

선우영은 심호흡으로 바짝 긴장한 몸은 천천히 이완시켰다.

“좋아, 이번엔…”

돌연변이 엔트한테 얻은 스킬석이다.

[투명화]

육체를 투명화시켜주는 스킬. 제한 시간 20분. 쿨타임 3시간.

‘이게 진짜 진국이지.’

선우영은 스킬석에 쓰여 있는 글귀를 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투명화 스킬은 활용이 무궁무진했다.

적을 몰래 기습할 때.

혹은 누군가를 미행하거나 작전을 수행할 때 꼭 필요한 스킬이었으니까.

더군다나.

‘투명화 스킬은 이 세상에 딱 10개 밖에 존재하지 않지.’

그걸 손에 넣은 거다.

물론, 그렇다고 투명화 스킬이 완벽한 무적은 아니다.

제한 시간이 20분이고.

무엇보다 쿨타임이 3시간이나 되었으니까.

‘뭐, 이것도 나중에 다른 스킬들이랑 융합시키면 사기 스킬이 되겠지.’

선우영은 [투명화]를 자신의 세 번째 스킬로 삼았다.

메인 패시브 스킬 [사자심왕]

공격 스킬 [화염검기]

기습 스킬 [투명화]

이렇게 스킬 트리를 정했다.

선우영은 투명화를 흡수하였다.

딱히 융합시키는 게 아니라 별다른 감각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 시험해볼까.”

선우영은 팔을 빙빙 돌리며 쉘터 밖으로 나왔다.

자신이 얼마나 강해졌을지.

또 앞으로 어느 정도 강해져야 A급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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