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화 보스의 정체
선우영이 가면을 벗자 백영희도 벗어 던졌다.
그 둘의 모습을 본 조직원들은 움츠러들었다.
“선우영?!”
“저건 백영희 아니야!!”
“뭐야? 저 새끼들이 여긴 도대체 왜…….”
선우영은 검을 어깨에 올렸다.
“왜긴 왜야 이 새끼들아! 너희 때문에 우리 운이가 개고생해서 왔지!! 딱 대, 아주 그냥 묵사발로 만들어 줄 테니까.”
선우영이 버럭 화냈다. 그는 화염을 뿜어내어 주변에 있는 조직원들을 공격했다.
그 열기가 어찌나 대단하던지!
순식간에 공기가 데워지고 숨쉬기조차 불편해졌다.
조직원들은 숨이 턱턱 막혔다.
화르륵.
선우영이 화염을 쏘았다.
웬만한 1톤 트럭보다 큰 불꽃이 자유롭게 허공을 쏘다니며 조직원들을 불살랐다.
“으아아악!!”
“크어어억!!”
이곳저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지하 1층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해버렸다.
대번에 20명 가까이가 쓰러져 제대로 움직이지 못했다.
“뭐야, 무슨 일이야!!”
때마침 지하 2층에서 올라온 보스와 장주원.
그들은 눈앞의 참상을 목격했다.
장주원은 선우영을 보고 눈을 가늘게 찌푸렸다.
‘선우영? 저놈이 여긴 왜…….’
라고 생각한 순간.
선우영의 옆에 있는 여인과 눈이 마주쳤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정도로 차가운 눈빛이 자신에게 쏘아졌다.
“백영희…….”
장주원이 나지막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게 방아쇠가 되었다.
백영희가 살벌한 도끼눈으로 곧장 그에게 달려들었다.
“장주원-!!”
악다구니를 쓰듯 목소리가 거칠어진 백영희.
그간의 분노가 터져 나왔다.
채앵.
그들의 검이 서로 맞부딪혔다.
장주원은 보스에게 소리쳤다.
“보스, 여긴 제가 처리하겠습니다”
“…….”
보스는 다시 지하 2층으로 돌아갔다.
백영희는 장주원을 노려보며 분통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어떻게…… 어떻게…… 우리 도장이 그렇게 잘해줬는데, 어떻게 아직도 이딴 짓거리를!!”
“백영희, 너답지 않은데? 왜 이렇게 흥분하고 그래?”
“닥쳐, 이 배신자!”
백영희와 장주원은 검을 주고받았다.
둘의 검술 실력은 막상막하.
백영희의 쌍검술이 변화무쌍하다면, 장주원의 검술은 상대방의 공격 방향을 읽어내는데 능통했다.
“이야, 옛날 실력 어디 안 갔네!! 사범님은 잘 계셔?”
장주원은 그녀의 신경을 긁으며 싸워나갔다.
마음이 흐트러지면 그 여파는 반드시 검술에도 나타난다.
그 순간을 노릴 생각이었다.
자신의 작전대로 백영희의 검술은 거칠어지기만 할 뿐, 날카로움이 점점 사라져갔다.
그때였다.
“오호, 화를 돋워서 빈틈을 만들어 보겠다?”
선우영이 큰 목소리를 냈다.
장주원은 그 말을 듣고 혀를 찼다.
열이 바짝 오른 백영희를 살살 긁어 빈틈을 노리려고 했는데, 저걸 들켰으니 이젠 안 통하게 생겼다.
피가 머리에 쏠려 흥분했던 백영희가 냉정을 되찾았다.
검술의 날카로움이 되살아났다.
“쳇, 쓸데없는 짓을.”
장주원은 일이 귀찮아졌단 표정으로 미간에 주름을 잡았다.
백영희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선우영의 말이 맞다.
너무 흥분했다.
그녀는 마음의 동요를 가라앉히고 검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선우영은 화염으로 일대의 조직원들을 전부 무력화시켰다.
이제 남은 건 장주원과 보스.
단 둘뿐이었다.
장주원과 싸우느라 시간이 지체되면 보스를 놓칠 수 있다.
그래서 백영희에게 놈을 맡겼다.
“백영희 씨, 제가 가르쳐드린 기술을 사용하시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겁니다. 너무 흥분하지만 마세요.”
마지막 충고를 남기고, 지하 2층으로 선우영이 뛰어 들어갔다.
백영희와 장주원은 계속 싸움을 이어나갔다.
채앵.
칼날이 부딪히고, 장주원은 또다시 입을 나불거렸다.
“선우영도 불쌍하군.”
“예나 지금이나 그놈의 입은 헛소리만 지껄이는구나, 장주원.”
장주원은 히죽였다.
“선우영의 신입랭킹전 영상은 나도 봤다.”
“그런데?”
“놈을 절대로 보스를 이기지 못해.”
“개소리.”
백영희는 딱 잘라 무시하고 검을 휘둘렀다. 또다시 자신을 흥분시켜 빈틈을 만들려는 속셈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장주원는 진심이었다.
“나 원 참, 진짜로 하는 말인데.”
* * *
선우영은 지하 2층에 도착했다.
풍경이 스산하였다.
괴성을 지르는 몬스터들이 철창으로 만든 감옥에 갇혀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도망치는 보스가 보였다.
선우영은 공중제비 돌기로 순식간에 놈의 앞길에 착지했다.
그가 보스에게 검을 겨눴다.
“어딜 도망가? 너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는데, 안 싸우냐?”
“…….”
“이 새끼, 묵비권을 행사하겠단 거냐?”
보스는 음성 장치를 꺼냈다.
그걸로 대답을 대신했다.
“비켜라.”
“어이고, 말을 안 하시겠다?”
선우영이 빈정거리자 보스도 눈빛이 확 달라졌다.
놈에게서 흉흉한 살기가 돋아났다.
주변에 있는 몬스터들이 그 살기에 반응하듯 겁을 집어먹고 벌벌 떨었다.
선우영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스킬인가……?’
이 스킬이 뭔지 알고 있었다.
[공포]
상대방의 오러 소모율을 높인다.
자신보다 약한 상대에게 공포심을 심어줄 수 있다.
꽤 귀찮은 스킬이다.
장기전에 유리한 스킬로 싸움을 오래 끌면 불리해진다.
화르륵.
선우영은 화염 검기를 더욱 강화했다.
‘장기전은 불가능.’
그렇다면 역시나 ‘단기전’으로 승부를 결정지어야 한다.
그는 검의 손잡이를 꽉 쥐었다.
화염으로 공간을 불사르듯 광범위하고 강력한 공격이 필요했다.
선우영은 허리를 굽혔다.
대퇴부 근육을 있는 대로 부풀렸다.
콰앙.
그가 낮고 빠르게 뛰어올랐다.
한발의 총탄처럼 재빠르게 보스에게 날아가는 선우영.
딛고 있었던 땅바닥마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발도장이 찍혔다.
실로 무시무시한 돌격.
저걸 정면에서 건드렸다간 뼈도 못 추릴 것 같다.
하지만
채앵.
보스는 허리춤에 찬 검을 뽑아 공격을 막아 세웠다.
“!!”
선우영의 눈동자가 커다래졌다.
거대한 철벽에 검이 막히듯 묵직한 감각이 칼날을 타고 손가락으로 내려왔다.
그 순간, 무언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자신의 불꽃이 약해졌다.
뜨겁다 못해 화끈거려야 할 화염의 열기가 미지근해졌다.
‘이게 무슨…….’
선우영이 당혹한 순간 보스가 검을 휘둘렀다.
보통내기가 아니다.
괴력이 어마어마해서 선우영이 날아가듯 뒤로 밀려났다.
촤아악.
선우영은 신발로 땅바닥을 끌어서야 간신히 멈췄다.
주변에 먼지가 자욱해졌다.
“후우.”
선우영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는 이 상황을 머릿속으로 정리해봤다.
‘화염의 열기가 순식간에 약해졌다.’
그리고
‘놈이 어마어마한 괴력을 소유하게 됐어.’
선우영의 머릿속에 어떠한 스킬 하나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주변의 열에너지를 자신의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희귀 스킬, [화변력]
전 세계에 단 10명만이 습득했다.
‘[화변력]을 지닌 범죄자…….’
보스의 정체도 단박에 눈치챘다. 이 스킬로 범죄를 저질렀던 인물은 하나였으니까.
“와타베 히로이키?”
그 이름을 들은 보스의 어깨가 움찔했다.
역시나 반응을 보인다.
‘와타베 히로이키, 일본의 야쿠자…….’
선우영은 얼른 자신의 화염을 꺼뜨렸다.
저놈을 상대로 화염을 사용해봤자, 불리해질 뿐이다.
화염이 통하지 않는 상대.
가면을 쓰고 있던 보스가 음성 기계로 선우영에게 말을 걸었다.
“어떻게 내 정체를 간파했지? 넌 누구냐?”
“나? 딱 보면 몰라? 선우영이잖아.”
“말장난할 생각 없다.”
“시끄러워, 여기서 뒈질 놈이 왜 이리 혓바닥이 길어?”
음성 기계를 들고 있던 보스의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놈은 그걸 땅바닥에 던지고 발로 밟아 부쉈다.
“쿠소, 조센징 야로가.”
보스는…… 아니, 와타베 히로이키는 정체가 들키자 거추장스러웠던 가면도 벗어던졌다.
“망할 조센징 새끼가 버릇없구나.”
놈의 실제 목소리가 들렸다.
어눌한 한국어.
40대의 아저씨답게 음성이 걸걸했다.
“이거 생각지도 못했는데? 설마 일본 야쿠자가 한국에 발을 들였을 줄이야. 부산항구를 통해 일본에 있던 몬스터를 가져온 모양이지?”
“흥, 쿠소 야로가! 눈치는 빠르구나.”
선우영은 재차 싸울 준비 했다.
화염만 없다면 그다지 무서운 상대도 아니다.
그리 생각했건만.
와타베 히로이키가 안주머니에서 뭘 꺼냈다.
그건 리모컨이었다.
빨간 단추를 꾹 누르자 지하 2층의 외벽에서 화염이 방사되었다.
화변력은 주변 열에너지를 흡수해 자신의 운동에너지로 바꾸는 능력!
주변에 화염이 많으면 당연히 놈이 유리하다.
녀석은 열기를 맘껏 흡수했다.
화염의 열기가 와타베 히로이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선우영의 눈매가 가늘어졌다.
‘이런 꼼수를 쓸 줄이야. 아무래도 바보는 아닌 모양이군.’
선우영은 검술의 품새를 바꿨다.
녀석이 괴력으로 승부를 걸어온다면, 자신은 유려한 검술로 응수해주겠다.
타닷.
와타베 히로이키가 선우영을 향해 돌격했다.
운동에너지를 돌격에 쏟아붓자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그 움직임은 들소 그 자체!
거칠고 단순하지만, 야성이 느껴지는 공격이었다.
선우영은 겨드랑이를 붙였다.
그리고 숨을 길게 내쉬며 근육을 이완시켰다.
‘부드럽고 유연하게.’
선우영은 침착함을 유지하며 돌격해오는 와타베 히로이키와 싸웠다.
부우웅.
와타베 히로이키가 전력을 다해 검을 휘둘렀다.
바람 가르는 소리가 어찌나 대단하던지 포격이 떨어지는 듯했다.
선우영은 한걸음 옆으로 움직이며 놈의 공격을 종이 한 장 차이로 흘려 넘겼다.
콰앙!!
와타베 히로이키의 검이 땅바닥에 부딪히자 구덩이가 파이며 돌파편이 이리저리 튀었다.
놈의 동작에 허점이 생겼다.
선우영은 검을 휘둘러 놈의 옆구리에 깊은 상처를 내놓았다.
“크윽!!”
와타베 히로이키는 비명을 지르며 빠르게 뒤로 후퇴했다.
상처가 화끈거렸다.
선우영은 쫓지 않았다.
자신의 자리를 사수하며 와타베 히로이키가 다시 공격해오기를 기다렸다.
‘[화변력], 굉장히 좋은 스킬이지. 하지만 약점도 존재한다.’
효과가 좋기에 생기는 약점.
‘운동에너지가 강한 만큼 방향 전환이 어려워지지.’
선우영은 씨익 웃었다.
‘흡수하는 열의 양을 각성자가 조절할 수 없어. 한번 스킬을 발동하면 각성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의 열을 마구잡이로 흡수한다.’
쉽게 말해 힘 조절이 불가능해진다.
운전과 똑같다.
운전자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를 넘어서면 사고로 이어지는 이치랑 같으니까.
선우영은 차분히 싸우기로 했다.
정면에서 받아치지 않고, 노련하게 싸워 승기를 잡는다.
굉장히 쉬운 해결책이었다.
이걸 떠올리는 건 매우 쉬웠다.
‘미래에서 저 녀석을 이런 방식으로 잡은 사람이 있었으니까.’
그게 누구냐면…….
‘미래의 백영희였지.’
와타베 히로이키와 야쿠자 세력은 지금으로부터 3년 뒤에 다시 한국에 진출한다.
이번엔 인신매매하기 위해 들어왔는데, 그걸 막아낸 게 백영희였다.
검제 백영희의 수많은 영웅전설 중 하나였다.
그녀에게 검술을 배운 선우영이라면 똑같은 방식으로 싸워서 승리할 수 있었다.
“칙쇼, 코노 와타시가…… 안나 조센징 야로니!!”
와타베 히로이키는 이를 꽉 깨물었다.
아까 베인 상처에서 핏물이 왈칵 쏟아져 나온다.
빌어먹을, 부상이 깊다.
이대로라면 과다출혈로 죽어버릴지 모른다.
‘젠장, 치료해야 하는데.’
와타베 히로이키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놓였음을 직감했다.
선우영이 포션으로 치료할 틈을 줄 리도 없고, 도망칠 수조차 없었다. 이 공간을 벗어나면 흡수할 열기가 없기 때문에 속도와 괴력이 확 떨어진다.
그러면 선우영에게 금방 붙잡혀 죽겠지.
‘방법이 없다.’
싸워서 승리하는 방법 이외에 남은 길 따윈 없었다.
와타베 히로이키는 다시금 검술 자세를 잡았다.
타앗!!
놈이 다시 선우영에게 돌진했다.
이번엔 돌격하는 마음가짐부터가 달랐다.
왼팔 한 짝을 내줄 각오로 공격해 상대방을 죽여 버릴 속셈이었다.
선우영은 놈의 움직임을 살폈다.
녀석의 돌진이 매우 빠르고 호전적이라 기세부터가 남달랐다.
평정심과 재빠른 판단력.
그게 필요했다.
선우영은 마음을 잔잔한 호수처럼 차분히 가라앉혔다.
어떠한 파문도 일지 않았다.
그는 또다시 와타베 히로이키의 공격을 피해냈다.
그 모습이 산들바람처럼 부드러웠다.
반면 와타베 히로이키는 활화산처럼 악착같았다.
과도한 운동에너지 사용으로 몸이 앞으로 쏠렸지만, 어떻게든 선우영에게 공격을 명중시키기 위해 상반신을 돌렸다.
우드득.
그 탓에, 척추에 무리가 갔다.
허리에서 극심한 통증이 전기 오르듯 쫘악 올라왔지만, 원하는 방향으로 검이 휘둘러졌다.
자신의 검이 선우영을 향해 빠르게 움직였다.
‘됐다!’
이 공격만 명중하면 끝난다.
그리 여겼거늘.
휘익.
선우영은 능숙하게 그 공세마저 피해냈다.
확실히 와타베 히로이키의 공격은 빠르다. 하지만 공격이 직선적이라 검의 궤도를 읽어내기가 쉬웠다.
그가 회피에 성공하자, 와타베 히로이키의 눈앞이 아득해졌다.
이제, 빈틈투성이는 자신이다.
너무나 완벽한 기회가 상대방에게 주어졌다.
선우영은 피식거렸다.
“미련한 새끼, 겨우 잔재주 믿고 나대는 꼴이라니.”
스걱-!
선우영은 놈의 머리를 단숨에 잘라냈다.
상처에서 핏물이 울컥 솟구쳤다.
생기를 잃어버린 와타베 히로이키의 눈동자가 천장을 바라보았다.
몸통과 목이 분리당한 채로!
선우영은 숨을 길게 내쉬었다.
부드러움과 괴력의 대결.
승자는 자신이었다.
“이 녀석을 해치웠으니, 원래와 다르게 많은 사람이 피해 보지 않겠네.”
선우영은 와타베 히로이키를 째려봤다.
“빌어먹을 자식, 남의 나라에 와서 범죄사업을 벌이다니. 그것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는데.”
생각하니 좀 열 받는다.
선우영은 땅바닥에 침을 뱉었다.
‘슬슬 귀찮은 스킬을 가진 놈들이 나타나기 시작하네.’
이런 놈들은 상대하기 꽤 까다로운데 말이다.
‘무턱대고 싸우면 골 아픈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르겠는 걸…….’
뭐, 그건 그거고.
아직 할 일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다.
선우영은 철창에 갇혀있는 몬스터들을 쳐다봤다. 이 녀석들이 외부로 나갔다간 큰일이다.
화르륵.
그는 화염을 일으켜 그곳에 있는 모든 몬스터를 불태워 죽여 버렸다.
다시는 몬스터 사육 같은 짓거리가 벌어지지 않도록!!
“우끼이이.”
“까악, 까악!!”
울려 퍼지는 몬스터들의 비명.
지하 2층은 시커먼 잿더미만 가득한 곳으로 돌변했다. 이곳에 더 이상 몬스터는 없다.
선우영은 허공에 검을 휘둘러 칼날에 묻은 핏물을 털어냈다.
그는 지하 1층으로 걸어갔다.
‘몬스터 사육장에서 붉은 스킬석이 발견됐었지.’
미래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그 붉은 스킬석이 주는 스킬은…….
‘그야말로 사기였어.’
위험한 범죄자들 다 처리했는데, 전리품 하나 정도 챙겨도 괜찮지 않겠나.
‘선행을 했으니, 합당한 보상을 가져가 볼까.’
선우영은 그리 생각했다.
본래 미래대로였다면, 그 스킬은 일본 야쿠자들의 손에 넘어간다.
그 당시 언론은 아까운 스킬을 범죄자에게 빼앗겼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대한민국 경찰은 몬스터 사육장 보스가 일본으로 건너가 붉은 스킬석을 야쿠자에게 판매했을 거로 추측했지만…….
‘현실은 한국에서 붉은 스킬석을 구한 와타베 히로이키가 자기 보스한테 상납한 거였겠지.’
놈이 붉은 스킬석을 한국에서 얻었던 시기가, 현재 시점으로 저번 주이다.
‘야쿠자 놈들한테 스킬석이 흘러갈 바에야, 내가 유용하게 써주는 게 좋지 않겠어?’
채앵, 채앵.
물론 그걸 챙기는 건 장주원과 백영희의 싸움이 끝난 다음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