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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25화 (25/200)

#25화. 보상으로 뭘 줄까?

선우영 일행은 파이어 골렘이 있는 사원으로 나아갔다.

태양 볕이 내리쬐는 하늘.

후덥지근한 날씨가 불쾌 지수를 점점 높였다.

“어휴, 뭔 날씨가 이래. 서쪽으로 갈수록 점점 더워지는데······.”

김철수는 툴툴거리며 옷소매로 얼굴의 땀을 닦았다.

백영희도 더웠나 보다. 백옥같이 새하얀 목덜미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선우영도 덥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견딜 만했다.

회귀하기 전엔 이것보다 더 심한 환경에서도 싸워봤다.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

“쿠르와아앙!!”

시끄러운 기계음 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들렸다.

선두에 섰던 김철수.

그가 손을 들고 멈춰 섰다.

근처에 몬스터가 있으니 조심하자는 수신호였다.

그들은 자세를 낮추었다.

나무 기둥에 숨어 주변을 살펴보니, 사원이 보였다.

네모난 돌들을 쌓아 만든 사원.

겉모습만 보면 이집트의 피라미드가 연상될 정도였다.

물론, 외벽에 초록색 나무 덩굴이 감겨있고 사막이 아니라 밀림에 있다는 게 다른 점이었지만.

“찌르르.”

사원 주변에는 골렘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었다.

“어이고, 숫자 봐라.”

김철수가 질린단 표정을 지었다.

눈대중으로만 봐도 30마리는 되어 보였다.

백영희는 사원을 유심히 살폈다.

“저 사원에 보스 몬스터가 있겠죠? 어떤 녀석일까요? 돌을 조종하는 몬스터일까요?”

“혹시 모르죠. 불 뿜는 녀석일지.”

백영희의 말에 선우영이 답했다.

그는 이미 보스 몬스터에 대해 알고 있었다.

파이어 골렘.

공략법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굉장히 무서운 몬스터다.

골렘이라 내구력도 무시무시한데, 공격하려 하면 불로 견제까지 했으니까 말이다.

손바닥에서 뿜어낸 화염 때문에 다가가기 굉장히 어렵다.

하지만.

‘쓰러뜨릴 방법이 있지.’

놈을 해치울 공략법이 선우영의 머릿속에 전부 존재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눈짓을 주었다.

나가서 싸우자는 의미였다.

타탓.

김철수가 고개를 끄떡이며 빠르게 나무에서 튀어 나갔다.

그를 발견한 골렘들.

“삐리릭!!”

녀석들이 반응하였다.

김철수가 강철 주먹으로 자신의 방패를 두들겼다.

깡깡깡.

“크아아아악!!”

그는 괴성까지 질러댔다.

덕분에 골렘들이 도발에 이끌려 김철수 쪽으로 몰려갔다.

쿵쿵쿵.

30개의 골렘이 한꺼번에 몰려오자 땅이 진동했다.

산사태가 일어난 듯이 압도적인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지만.

“덤벼라!!”

김철수는 긴장감을 즐기듯 도리어 목청을 높였다.

그는 물러서지 않았다.

‘탱커는 배짱이다!! 기세에서 패배한 녀석은 탱커도 아니야!!’

그게 김철수의 신념이었다.

30개의 골렘이 그를 공격하려는 순간.

타닷.

백영희가 뛰어올라 골렘의 복부를 갈랐다.

칼날이 사선을 그리며 회전했다.

순식간에 5개 골렘이 흙더미가 되어 와르르 무너졌다.

땅바닥에 반듯하게 잘린 빨간 구슬이 떨어졌다.

워낙 기습적인 공격이라 골렘들도 그녀에게 반격할 틈이 없었다.

남은 골렘은 이제 25개.

녀석들이 느닷없이 나타난 백영희에게 시야를 빼앗긴 순간.

스걱-!!

땅을 박차고 비상한 선우영이 매서운 검기를 선보였다.

골렘 한 개가 쓰러지고.

선우영이 흙더미가 되어 쓰러져가는 골렘을 발판삼아 뛰어올라 연속 베기를 선보였다.

몸을 회전시키며 속도와 위력을 더했다.

원심력이 포함된 칼날.

그는 순식간에 골렘 10개의 빨간 구슬을 베었다.

그의 발이 땅에 닿자.

와르르르.

순식간에 10마리의 골렘들이 흙더미가 되었다.

이제 남은 건 15마리.

순식간에 절반이나 숫자가 줄어들었다.

“크아아악!!”

김철수가 소리를 지르며 남은 골렘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탱커의 역할을 어그로 관리.

남은 골렘들이 달려드는 그에게 주먹을 날렸다.

텅텅.

방패가 주먹을 막아내고.

미처 막지 못한 공격은 강철 팔뚝으로 방어했으며.

그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스윽.

허리를 숙이고 상체를 좌우로 흔들어 피했다.

복싱의 자세였다.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회피하는데, 덩치에 맞지 않게 날랬다.

그가 어그로를 끌어주자 선우영과 백영희가 검을 들고 빠르게 골렘들을 처치해나갔다.

스걱-!!

빈틈이 생길 때마다 한 번에 몇 개씩 흙더미가 되어 무너졌다.

5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무렵.

30개나 되었던 골렘들이 전부 흙더미로 돌아갔다.

“후우.”

골렘들 어그로 끄느라 땀범벅이 된 김철수가 털썩 주저앉았다.

그는 선우영과 백영희를 바라보았다.

‘선우영 씨가 대단한 줄은 알고 있었지만······ 볼 때마다 놀라네.’

그의 실력에 새삼 다시 감탄했다.

김철수는 백영희를 바라봤다.

그녀와 오늘 처음으로 합을 맞춰봤지만, 얼마나 대단한 실력자인지를 이번 전투로 확인했다.

‘한꺼번에 5마리를 쓰러뜨렸어.’

선우영에 비하면 아직 부족하지만, 그녀의 실력도 어마어마했다.

특히나 검술 쪽이 말이다.

‘아깝네, 검술만으로 강함을 증명하겠다니! 스킬을 익혔더라면 더 굉장한 헌터가 되었을 텐데.’

김철수는 그리 생각했다.

백영희의 실력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안타까움이었다.

선우영은 검을 검집에 집어넣었다.

“일단 휴식합시다. 다들 많이 지쳤으니까요. 보스 몬스터가 도망가는 것도 아니니 체력 회복한 후에 싸우죠.”

선우영이 말하자, 백영희는 나무 그늘로 가서 다소곳이 앉았다.

덥긴 더웠나보다.

다들 나무 그늘에서 휴식을 취했다.

“아, 물 마시고 싶다.”

김철수가 나무 그늘에 누워 중얼거렸다.

그건 선우영도 마찬가지였다.

* * *

1시간이 흘렀다.

선우영 일행은 나무 그늘에서 일어났다.

이 정도면 충분히 쉬었다.

“그럼, 이제 가볼까요?”

선우영은 바지에 묻은 흙은 툭툭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말에 백영희와 김철수도 준비했다.

터벅, 터벅.

그들은 사원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 온도가 얼마나 높던지 숨을 들이켤 때마다 목이 메말라가는 기분이었다.

그곳에 단 한 마리의 골렘이 존재했다.

시커먼 흙으로 이뤄진 몸체.

놈의 눈동자에서 붉은빛이 감돌기 시작했다.

화르륵.

손바닥에 사람 상체만 한 불꽃이 맺혔다.

저게 바로 파이어 골렘.

선우영은 검을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저 녀석을 잡고, 반드시 [화염] 스킬석을 손에 넣을 거야.’

그걸 위해 여기까지 왔다.

목표까지 앞으로 한 걸음!

파이어 골렘은 사원에 침입한 인간들을 향해 화염을 쏘았다.

일직선으로 쫙 뿌려지는 불꽃.

그 열기가 어찌나 대단하던지, 닿기도 전부터 느껴졌다.

“피해!!”

선우영이 다급히 소리쳤다.

그들은 빠르게 흩어져 화염으로부터 도망쳤다.

양손으로 인간들에게 화염을 뿌려대는 파이어 골렘.

녀석은 가까이에 다가오는 인간부터 노리며, 적당한 거리를 유지했다.

“제기랄!!”

김철수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내가 좀 더 뛰어난 탱커였다면 불꽃도 방패로 막아냈을 텐데.’

그럴 수 없다는 게 아쉬웠다.

선우영은 파이어 골렘의 약점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백영희도 그걸 도중에 깨달은 걸까?

그녀가 선우영에게 눈짓을 줬다.

둘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백영희는 파이어 골렘의 정면에 서서 시선을 끌었다.

화염이 쏟아져도 그녀는 가뿐히 피해냈다.

파이어 골렘의 어깨 움직임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공격을 전부 예측해냈다.

타고난 전투 센스가 없으면 불가능한 방식이었다.

선우영은 파이어 골렘의 뒤로 움직였다.

“삐리릭!!”

파이어 골렘은 목표물들이 앞뒤로 있자 어디부터 공격해야 할지 몰라 갈팡질팡했다.

뒤를 쳐다봤다가 앞을 바라보며 정신없이 고개를 흔들었다.

그 모습이 우스꽝스러운 바보 같았다.

놈이 혼란을 느끼는 듯싶었다.

“타아앗!!”

그 틈을 타 김철수가 파이어 골렘을 자빠뜨리려고 달려들었다.

워낙에 덩치가 커다란 파이어 골렘이라 넘어지진 않았지만, 전신으로 부딪히는 김철수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완벽한 빈틈이 만들어졌다.

선우영은 경공까지 쓰며 빠르게 움직여 녀석의 복부를 갈랐다.

그곳에 있는 빨간 구슬까지 일도양단시켰다.

파이어 골렘은 뒷걸음치더니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선우영은 그때 스킬석을 발견했다.

그토록 원했던 [화염] 스킬석.

그걸 재빠르게 손으로 낚아챘다.

“우오오오-!! 우리가 보스 몬스터를 물리쳤다.”

김철수는 환호성을 질렀다.

주먹을 불끈 쥐고 고개를 위로 올리면서 말이다.

엄청 통쾌했나 보다.

백영희도 숨을 길게 내쉬었다.

뜨거운 열기를 피하느라,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그 탓에 체력소모가 컸다.

“다들 수고하셨어요.”

선우영은 그리 말했다. 그들 중에서 가장 여유가 넘쳐흘렀다.

그의 실력은 D급이다. 가지고 있는 패시브 스킬도 상식을 초월할 만큼 대단하다.

파이어 골렘이 강력하긴 하지만, 쓰러뜨리기 어렵진 않았다.

이미 약점까지 알고 있었으니까.

그러함에도 모든 실력을 펼치지 않고 팀워크로 잡은 이유는 간단하다.

‘백영희랑 김철수의 훈련을 위해서지.’

이런 이유가 있었다.

백영희의 오러는 이미 D급 수준까지 올라왔다.

하지만 스킬이 없다.

‘그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야.’

백영희에게 알려줄 오러 기술이 몇 있긴 했지만, 그중 몇몇은 회귀 전 자신도 사용하지 못하는 고난이도 기술이었다. 난데없이 나서서 자기조차 사용도 못 하는 기술을 알려주는 것만큼 멍청한 짓도 없었다.

그래서 실전을 겪게 해서 스스로 필요한 기술을 깨우치게 만들려 했다.

게다가 파이어 골렘 정도는 자신이 혼자서 쓰러뜨릴 수 있다.

여차하면 나서서 본 실력을 발휘할 참이었다.

선우영은 김철수를 쳐다봤다.

‘몸을 강철로 바꾸는 능력이 있어도, 경험이 부족해서 걱정했었는데.’

생각을 바꿔야겠다.

김철수는 탱커가 가져야 할 재능을 모두 가지고 있었다.

특히 배짱이 맘에 들었다.

경험을 쌓아주기보단 차라리 오러의 양을 늘려 전신을 강철로 만드는 게 더 나아 보였다.

‘뭐, 이건 나중에 생각하자.’

그는 검을 갈무리하고, 이 순간의 기쁨을 느꼈다.

드디어 화염 스킬을 손에 넣었다.

‘게이트를 나가면 스킬 융합으로 평타강화랑 섞어야지.’

그렇게 탄생한 스킬은 어떤 능력이 극대화될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보스 몬스터도 쓰러뜨렸으니, 이제 슬슬 나갈까요?”

선우영이 물었다.

그는 화염 스킬과 평타강화 스킬을 융합시킬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찼다.

김철수와 백영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마석과 빨간 구슬들을 챙기고 게이트 입구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

* * *

인터넷 뉴스 배너에 어떠한 기사들이 대문짝만하게 실렸다.

[크루그먼 길드, 단독으로 신종 보스 몬스터를 해치우다.]

[선우영, 새로운 천재 등장?]

[미모의 검사 백영희]

[강철의 사나이 김철수, 그를 파헤쳐보자.]

크루그먼 길드의 회장 신용한.

그는 짧은 감탄사를 내뱉으며 의자 등받이에 기댔다.

“허, 재미있군.”

뉴스 내용은 하나같이 흥미로웠다.

네오 길드와 디파이 길드.

크루그먼 길드와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 규모에 길드다.

아니, 솔직히 근소하게 그들이 앞섰다.

그런 쟁쟁한 길드들과 이번 게이트에 들어간다고 해서 많이 걱정했다.

‘다른 길드 녀석들이 몬스터 시체 부산물을 독식할까 봐 염려가 많았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선우영 일행이 모든 몬스터 시체 부산물을 얻어왔다.

심지어 마석까지 말이다.

최근 이름을 떨치던 유망주 손민하와 이소율은 한 마리도 처치하지 못했단다.

“크크크, 속이 다 시원하군.”

신용한은 그리 말하며 의자에서 일어나 창문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하늘이 오늘따라 맑다.

자신의 기분처럼 말이다.

‘선우영, 이런 복덩이가 우리 길드에 들어와서 다행이야.’

신용한은 팔짱을 끼었다.

이 정도 결과를 냈으니, 당연히 포상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어디 보자, 뭘 주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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