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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스킬융합-22화 (22/200)

#22화. 밥 먹자!

선우영은 동료와 식사 자리를 가졌다.

김철수와 백영희는 초면이다.

서로 안면도 트고 얘기를 해야 금방 친해질 것 아닌가.

맛있는 거 먹자고 뷔페에 왔다.

그것도 호텔 뷔페에!!

1인당 12만 7천 원이나 하는 곳이었지만, 통 크게 선우영이 쐈다.

‘아, 저게 얼마야.’

돈을 왕창왕창 모은단 목표가 있는 선우영.

자리를 마련하느라 들어간 지출이 제법 뼈 아팠다.

‘총합 38만 1천 원.’

돈이 아깝지만, 그만큼 뽕을 뽑으면 된다.

여긴 뷔페니까.

초밥이며, 스테이크, 비싼 한우 등갈비찜까지.

없는 게 없었다.

“자자, 오늘은 맛있는 거 먹으면서 친목을 다지죠.”

선우영이 그리 말했다.

그는 뽕을 뽑겠단 각오로 허리띠를 느슨하게 풀었다.

배가 빵빵해질 때까지 먹겠다.

김철수는 뷔페 음식들을 보고 입맛을 다셨다.

“이야, 덕분에 좋은 데 오네요.”

백영희도 선우영에게 고맙단 인사를 했다.

“저도 잘 먹을게요.”

그녀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접시를 들고 음식을 떠 오기 시작했다.

백영희는 뭘 먹을까 고심했다.

‘음, 단백질 위주로 먹어야겠지? 그래야 근육이 더 성장할 테니까.’

그녀는 기름기가 적은 단백질 음식을 가져왔다.

양파가 올라간 훈제 연어.

닭가슴살과 버무려진 샐러드.

마지막으로 물을 떴다.

카페인이나 탄산음료는 근육을 단련하는데 오히려 독이니까.

반면 김철수는 아무거나 마구 떠왔다.

두 손에 접시를 들고 크림 새우와 북경 오리, 티본스테이크 등등. 그릇에 음식을 담는 게 아니라 쌓았다.

얼마나 많이 가져왔는지, 맞은편 자리에 앉아 있던 백영희가 놀라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거 다 드시려고요?”

“네! 가져오고 싶은 음식이 더 많았는데······ 그릇이 너무 작아서 한꺼번에 못 가져오네요.”

김철수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고는 포크로 크림 새우 3개를 동시에 찔러 입 안으로 넣었다.

몇 번 씹자마자 음식을 삼켰다.

그런 식으로 계속 식사하자, 백영희는 입맛이 달아나는 기분을 느꼈다.

‘와, 엄청나게 잘 먹는다.’

배 속에 진공청소기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음식을 집으러 간 선우영은 육류 코너를 돌며 고심했다.

“뭐가 제일 비쌀까?”

김철수처럼 많이 먹을 수 없으니, 가능한 비싼 걸로 배를 채울 요량이었다.

일단 토마호크를 받아왔다.

적절하게 익은 고기가 무척이나 맘에 들었다.

그다음은 관자와 랍스터를 집었다.

버터와 칠리소스에 찍어 먹으려고 따로 소스용 그릇을 챙겼다.

마지막으로 소고기 안심 스테이크를 받았다.

육즙이 보이는 미디엄 레어였다.

‘아직이야, 이 정도론 뽕을 뽑을 수 없어!!’

선우영은 이걸 먹고 또 한 그릇 받아오자 생각하며 커피 코너로 향했다.

솔직히 가성비 생각하면 커피를 마시는 게 아깝지만.

‘그래도 커피가 없으면 안 되지.’

커피 마니아였던 선우영에게 호텔 뷔페 커피는 꼭 마셔야 하는 음료였다.

‘호텔 커피는 어떤 맛일지 궁금하군.’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만들어줬는데, 원두 다루는 솜씨부터가 예사롭지 않았다.

“여기 있습니다.”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주었다.

선우영은 그것까지 받아들고 자리로 돌아왔다.

먼저 가볍게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

선우영은 감탄했다.

엄청나다.

커피의 풍미가 입안에서 가득 퍼진다.

무엇보다 적당한 쓴맛.

이 미묘한 쓴맛을 잘못 잡으면 맛이 흐려지는데, 아주 적절하게 잘 잡아냈다.

“보통 솜씨가 아니군.”

선우영이 그리 말하자 백영희가 물어봤다.

“커피 좋아하셨어요?”

“네. 제가 커피 마니아라서 엄청나게 마시거든요.”

“그거 맛있나요?”

백영희가 커피를 바라보며 궁금하단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선우영이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먹어본 커피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갑니다.”

“맛이 궁금하네요.”

“저쪽에 바리스타한테 가서 받아오세요.”

“아아, 제가 몸 관리 때문에 아무 음료나 마시진 않거든요. 딱 한 모금 정도만 마시고 싶은데.”

“그러면 한번 맛만 보세요.”

선우영은 그리 말하며 자신의 커피를 그녀에게 건넸다.

백영희는 긴 생머리를 귀로 넘기며, 선우영이 마시던 잔에 입을 댔다.

“어때요? 맛있죠?”

“그러네요.”

백영희는 그리 말하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김철수는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이상하네. 약간 분위기가······ 그러고 보니 둘이 제법 잘 어울리는 듯싶기도 하고. 설마 사내 연애?!’

음식을 씹던 김철수의 턱이 순간 멈칫했다.

‘에이, 아니겠지.’

그는 의구심을 던져버리고 음식을 빠르게 흡입했다.

그렇게 맛있는 식사를 끝내고.

김철수는 볼록 튀어나온 배를 두들기며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선우영은 4그릇 째에서 백기를 들었다.

본전은 뽑겠단 각오로 먹었는데, 이 이상은 도무지 들어가질 않았다.

백영희는 얼음물을 홀짝였다.

그들은 뷔페를 나와 운동이나 할 겸 주변을 걸었다.

“아, 근데 백영희 씨는 어떤 검술을 쓰시나요?”

“삼환검을 씁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검술이죠.”

백영희는 그리 말했다.

그녀에게 있어서 삼환검은 최고, 최강이었다.

아버지의 도장을 일으켜 세우겠단 목표가 왜 생겼겠나, 그만큼 삼환검에 자부심이 있으니까 그랬다.

“김철수 씨는 어떤 무술을 쓰시죠?”

“저는 무쇠주먹으로 복싱을 즐겨 사용합니다. 하하하!!”

김철수가 주먹부터 팔뚝까지를 강철로 만들며 소리쳤다.

그건 그의 자랑거리였다.

웬만한 둔기를 휘두르는 것보다 차라리 주먹이 더 단단했다.

그런 장점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는 무술이 복싱! 그렇기에 김철수는 주먹에 혼신을 담는 무술에 열중하였다.

또각, 또각.

그들은 거리를 거닐다, 신호등 앞에 멈췄다.

쌔애앵.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는 도로.

빌딩 전광판에서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 KS 은행, 손민하도 함께한다.

금융사 광고였는데, 손민하라는 여성이 모델로 나왔다.

최근 탱커 유망주로 이름 떨치는 여자 헌터였다.

건강미가 넘치는 구릿빛 피부와 금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

근육질이 드러나는 팔뚝.

키도 180센티를 넘길 정도로 굉장히 커다랬다.

야성적인 매력이 느껴지는 여자랄까?

아마존 여전사 같은 분위기가 강했다.

김철수는 넋이 나간 표정으로 광고를 구경했다.

“아, 손민하 인기 많네요. 유명 헌터가 연예인급 인기를 구가하는 건 봤어도······ 신인이 벌써부터 저런 인기라니. 팬클럽까지 있다던데.”

“뭐, 예쁘잖아요.”

선우영이 그리 말하며 전광판을 바라봤다.

백영희도 대화에 끼었다.

“선우영 씨가 보기에도 손민하가 예쁜가요?”

“글쎄요? 딱히 제 타입은 아니라서.”

선우영이 그리 대답했다.

김철수는 팔꿈치로 그의 어깨를 툭툭 치며 솔직해지란 표정을 지었다. 입꼬리를 슬며시 올리면서 말이다.

“아니, 진짜로 손민하 같은 스타일은 제 취향이 아니에요.”

선우영이 재차 말했다.

김철수는 놀랍단 표정을 지으며 묻는다.

“세상에, 손민하가 이상형이 아니라니! 그러면 어떤 여자가 타입이세요?”

“대기업 회장님 외동딸.”

“······.”

“너무 욕심이 과했나? 강남 빌딩 소유자는 어때요?”

“거, 너무 돈 밝히는 거 아닙니까? 외모나 성격은 안 봐요?”

“어휴, 돈이 있으면 내가 모시면서 살아야지. 외모나 성격이 중요하겠어요?”

김철수는 혀를 내둘렀다.

옆에서 얘기를 듣고 있던 백영희는 피식 웃었다.

그의 말을 농담으로 흘려들었다.

선우영도 사실 반쯤 우스갯소리로 해본 말이었다. 그래, 절반 정도는······

신호등의 불이 바뀌었다.

사람들이 횡단보도를 걷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빌딩 전광판에서 손민하의 광고가 끝나고, 다른 광고가 틀어졌다.

- 천재는 노력 따윈 안 한다. 신인 헌터 이소율의 다큐 이야기! 넥푸렉스에서 절찬 방영 중.

최근 이름을 날리고 있는 신인 헌터의 다큐 영상이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방영 중이란다.

선우영은 이소율이란 이름이 이상하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이름인데.

‘아, 기억났다.’

선우영은 미간을 살며시 찌푸렸다.

이소율, 그래··· 미래에서 꽤 화제가 되었던 놈이다.

‘그 연예인 병이 있던 놈이군.’

뛰어난 실력으로 신인 중에 두각을 나타냈지만, 오히려 그 재능 때문에 스스로를 망친 케이스였다.

왜 그런 부류 있지 않은가.

헌터로 각성하면 자신이 선택받은 인간이라며 으스대는 바보들.

이소율은 그 이상이었다.

자신의 재능에 취해 자기만 대단하다고 여기는 머저리였으니까.

헌터로 각성하고부턴 게으름만 피웠다.

심지어 성격도 더러웠다.

자잘한 사건, 사고를 일으켜 뉴스에도 몇 번 나온 걸로 기억한다.

그래도 재능만큼은 어쩔 수 없이 인정하는 분위기였지만 말이다.

‘잘생긴 외형과 재능 덕분에 인지도가 높아진 헌터지만······.’

미래에선 그 재능을 썩히며 놀다가 그저 그런 헌터로 신세를 마감하는 게 된다.

‘나중엔 연예인 한다고 염병을 떨었지.’

근데, 이소율이 잘생긴 외모만으로 뜬 게 아니라 헌터로서 재능이 있으니까 빛을 본 케이스가 아닌가.

헌터로서 경력이 끝났다고 판단되자 팬들의 관심도 확 사라졌다.

‘헌터를 은퇴하고 연예인으로 데뷔했지만, TV에 한 번도 출연하지 못했지.’

그러다 너튜브 방송을 했지만, 그마저도 안 됐다.

꾸준히 노력하면 유능한 헌터가 될 인물이었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망쳤다.

이럴 때 보면, 능력이나 경험에 비해 과도한 관심을 받는 게 오히려 독이 아닌가 싶다.

‘뭐, 그건 나랑 상관없는 얘기지.’

선우영은 그리 생각했다.

김철수는 백영희에게 말을 걸었다.

“백영희 씨는 어떤 남자가 좋아요? 저기 광고에 나오는 이소율 같은 사람은 어때요?”

“아뇨.”

백영희는 딱 잘라 말했다.

결코 저런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이 말이다.

횡단보도를 전부 건넌 선우영 일행.

김철수는 손깍지를 뒤통수에 가져다 대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손민하랑 이소율이 부럽다. 나도 저렇게 유명해지고 싶은데.”

선우영은 의외란 반응을 보였다.

“어? 김철수 씨 신문 기사에도 몇 번 나오지 않으셨어요? 몸을 강철로 바꾸는 능력으로,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된다고요.”

“에이, 그래봤자 손민하랑 이소율이 더 인기 있죠. 나도 크루그먼 길드 유망주인데, 왜 인기가 없는 건지······”

선우영의 입술이 달싹였다.

순간 외모 때문일 거란 진실을 말할 뻔했다. 손민하와 이소율은 능력 있는데 잘생기기까지 했다면, 김철수는 능력만 있었으니까.

선우영은 대화를 이어나갔다.

“뭐, 나중에 김철수 씨가 더 유명해질 겁니다. 혹시 알아요? 나중에 S급 탱커가 되실지?”

“예? 제가요?”

김철수는 눈을 껌뻑거렸다.

그러다 함박웃음을 보이며 눈물까지 흘렸다.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들은 마냥.

“그리 비행기 태워도 나오는 거 없습니다.”

“그럴까요?”

선우영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자신이 맘만 먹으면 김철수가 농담으로 웃어넘긴 얘기를 실현시킬 수 있다.

물론 어마어마한 수행을 동반해야겠지만.

‘기회가 되면 김철수랑 백영희 씨도 훈련시켜야겠네.’

선우영은 하늘을 쳐다봤다.

슬슬 해가 저물었다. 노르스름한 하늘이 보석처럼 아름다웠다.

‘이제 슬슬 부산 동구에 게이트 나타났을 텐데.’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예상이 맞는다면, 아마 오늘 게이트 분배를 할 거다.

하룻밤만 지나면 부산 동구 게이트가 누구의 손에 떨어질지 알게 되겠지.

‘김말단 씨, 잘 좀 부탁드립니다.’

선우영은 그가 부산 동구에 나타난 게이트를 무사히 따오길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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