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노머신 재벌 3세-200화 (200/202)

200화

열심히 달리고 있는 와중에도 천우는 전파를 탐지하여 하이젝킹을 시도하였다.

굳게 닫힌 문으로 표현되어 있는 전자파의 입구, 천우는 그것을 뚫 기 위해서 여러 가지 암호를 조합하기 시작했다.

헌데 이번에는 그 구조가 약간 달랐다.

‘어라? 구조가 약간 복잡한데? 퍼즐의 조각이 너무 많잖아!’

-고유 주파수에 암호화 수신기를 부착해서 그런 것 같아요. 사실상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그냥 힘으로 뚫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힘으로 뚫는다고?’

-물리적인 힘을 가하는 것과는 약간 다르지만, 망치로 문들 두드려 경첩을 떨어뜨리는 것과 비슷 한 원리를 적용하는거죠.

‘으음, 그러니까 형체가 없는 망치인 거네?’

-전기의 파장을 나노머신을 통해 발산하여 일종의 전자 웨이브를 쏘는거죠.

‘만약 그랬다가 주변의 다른 기기 들까지 고장이 나면 사상자가 많이 발생할 수도 있잖아?’

-우리는 그렇게 만들지 않도록 해줄 수 있는 기구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기구…. 아아, 패턴감지기!’

-패턴을 복사해서 특정 패턴의 전자파에만 반응하는 웨이브를 쏘는겁니다.

‘역시, 괜히 군사용 AI가 아니구 나!’

마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덕분에 천우는 저들의 보안을 무력화 시키는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었다.

물론, 아무리 마샤라곤 해도 100% 성공을 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허나 천우는 그녀를 믿었다.

‘자, 그럼 쏘자!’

-전자파 웨이브를 준비합니다. 하나, 둘, 셋, 발사!

특정 주파수를 무력화시키는 망 치, 그 파장이 일어나자마자 천우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장벽이 무 너져 내렸다.

‘됐다!’

천우는 당장 그 안으로 들어갔다.

장갑차 안에는 운전기사 한 명만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는 CCTV를 자꾸 의식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운전기사는 식은땀을 연신 쏟아 냈다.

그의 표정, 눈동자, 그리고 약간 붉어진 눈시울이 그의 현재 상태를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협박을 받고 있는 것 같지?’

-네, 그런 것 같아요.

‘운전기사를 협박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회선을 사용하고 있는 거지?’

-장갑차에서 발신되는 전파는 총 네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GPS 장 치를 발동시키기 위한 것이고 또 하나는 방금 파괴한 암호화 무전 입니다. 그리고 남은 하나는 이동 통신인 것 같고, 하나는 뭔가 무선으로 이어진 리모트 시스템 같은데요?

‘리모트? 그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나?’

- 물론이죠.

마샤는 나노머신을 리모트 시스템 안으로 들여보냈다.

그러자, 그 안에는 전파를 받으면 폭발하게끔 되어 있는 기판이 들어 있었다.

-원격 폭탄인 것 같아요!

‘이런 미친 새끼들, 저번과 같은 전술을 사용하다니 !’

그 당시의 테러는 9.11 테러를 대신해 일어났다고 인식되었지만, 결국 그 사건은 테러분자들로 위장한 골드인이 일으킨 사건이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은 골드인이 스스로 범죄를 시인한 상태에서 시작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최소한 착오는 없을 것이었다.

허나 문제는 착오를 느끼기도 전에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다 죽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빌어먹을, 어쩌면 좋나?!’

-별수 없습니다. 주인님께서 이 폭탄을 해체하시는 수밖에요.

‘나는 폭탄전문가가 아니잖아.’

-전문가는 아니죠. 하지만 최소한 전문지식을 쌓을 수는 있죠.

‘ 으음.’

-회로에 대한 지식이 충분한데 다 무선통신에 대한 이해도 있으시니, 최소한 5분만 있어도 해체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전에 폭파된다면 어쩌지?’

-그건 어쩔 수 없죠. 모든 것은 그저 하늘의 뜻에 맡길 뿐입니다.

폭탄에는 타이머가 맞춰져 있었는데, 스위치가 발동되는 타이밍은 전부 테러행위를 저지르는 본인들에게 달려 있었다.

한마디로 천우는 그들의 행동을 제어할 수 없고, 언제 폭탄이 터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공부까지 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허나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자, 그럼 나노머신들을 동원해서 자료수집부터 시작해 보자고.’

-예, 알겠습니다. 자료검색을 시작합니다.

천우의 뇌는 이제 완벽한 전자시스템으로 전환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아나 기억을 제외한 거의 모든 기관이 나노머신이었다.

곳곳에 숨어 있는 나노머신은 인터넷을 검색하여 정보를 수집하고 그것을 전자두뇌에 다운로드 하는데 딱 5분이 소요되었다.

그동안 속도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는 큰 동작을 멈출 필요가 있었다.

천우는 한참을 달리다가 그 자리에 우뚝 멈추어 섰다.

“먼저 가세요.”

“왜 그러십니까? 힘드셔서 그러신 것이라면 저희가 모시겠습니다.”

“아니요, 그게 아닙니다. 여기서 할 일이 좀 있어서 그래요. 먼저 가세요!”

“안 됩니다! 저희는 클라이언트를 버리고 도망치는 그런 멍청이 들은 아닙니다. 만약 하실 일이 있 다면 저희가 보호해 드리겠습니다. 물론, 얼마나 저들을 막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어차피 저들은 천우가 실패하면 다 죽을 목숨이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그럼 모두들 제 앞으로 와서 적이 어디쯤 오고 있는지 좀 알려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육성으로 신호가 가능한 곳까지 넓게 퍼져나간 변호인단은 실시간으로 육성 신호를 전달할 것이었다.

그 시간이 적어도 5분 이상은 될 것이니 천우는 그 이전까지는 혼자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었다.

-다운로드 시간이 25% 정도 절약되었습니다.

‘좋았어. 다른 건 다 집어치우고 지금은 다운로드에만 집중하자고.’

공부라고 해봤자 정보를 수집해 서 머리에 각인시키는 것뿐이었지만 그래도 그의 뇌는 상당한 피로 감을 느꼈다.

쉬이이이이…!

그의 머리에서 수증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아무래도 나노머신들이 워낙 처리할 것들이 많아서 약간의 과부하가 온 것 같았다.

허나 천우의 나노머신은 그리 약하지 않았다.

-발열이 약간 있습니다만, 뇌에 이상을 주는 수치는 절대로 아닙니다. 만약 위험한 순간이 된다면 열을 발산하여 적정 체온을 유지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고마워.’

천우는 지금까지 벌어졌던 폭탄 테러 사건을 공부하고 전자회로 등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립시켜 머리에 구겨 넣었다.

다운로드 완료까지 남은 시간은 대략 15초 남짓.

헌데 우려했던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주인님, 큰일입니다! 리모트 시스템이 작동하려 하고 있습니다!

‘제기랄!’

-일단은 전파를 차단해보겠습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어책 이기 때문에 언제 폭탄이 터질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천우는 슬그머니 눈을 감았다.

급기야 그는 빙그레 미소까지 지어 보였다.

‘어차피 이번 인생은 보너스로 얻은 거야.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후회는 없어.’

그는 마치 해탈의 경지에 오른 선사처럼 마음을 모두 비우고 그저 나노머신이 이끄는 대로 몸을 맡겼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나노머신이 오버클러킹에 들어 갑니다.

‘어엉? 그건 컴퓨터 부품에나 해 당되는 거 아니었어?’

-그렇습니다. 오버클러킹은 컴퓨터 부품이 설계된 것 이상의 성능을 끌어내는 행위입니다. 발열에 신경 쓰지 않으면 하드웨어가 타 버릴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는 공장만 다치지 않는다면 나노머신을 다수 잃는다고 해도 상관은 없잖아요?

‘으음, 그러니까 타버린 기계는 손절하고 새로운 기계를 뽑아내서 빈자리를 메운다는 소리지?’

-네,그렇습니다.

컴퓨터 하드웨어의 오버클러킹은 상당히 많이 사용되었지만, 그것을 나노머신에 적용한다는 것은 천우로서도 처음이었다.

게다가 이것이 적용되는 것은 신체였다.

이는 상당히 참신한 발상이었지 만이 모든 것은 천우의 신체를 담 보로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물론, 그것을 결정하는 것은 AI의 선택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떻게 된 것이 매번 모험이군

그래!’

당혹스러웠지만 그는 결정을 내렸다.

천우는 어차피 자신의 인생이 덤으로 생긴 것이니 나 한 명 죽어서 끝이 난다면 얼마든지이 사태를 막아낼 용의가 있었던 것이다.

‘제기랄, 한 번 해보지 뭐. 이렇게 되면 얼마나 빨리 완료할 수 있어?’

-앞으로 남은 시간 5초입니다.

‘허어!’

-다만, 과열 현상이 일어나 혈액이 증발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추후에 영양분을 많이 섭취해주십시오.

위이이이잉!

나노머신은 일제히 성능을 높여 다운로드 속도를 가속시 켰다.

그러자, 천우는 극심한 두통에 시 달렸고 고열 때문에 미친 듯이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회, 회장님?!”

“???괜찮아요. 제발 건드리지만 말아 주세요. 5초만 참아주세요.”

“네…?! 안색이 너무 좋지 않은 데!”

변호인단의 책임감이 너무 투철 한 것도 이럴 땐 피곤한 일이 되고 만다.

허나 천우는 그들이 신호를 보내 기 전에 다운로드를 마쳐 버렸다.

-다운로드 완료되 었습니다!

‘좋아, 기판을 아예 통째로 날려 버리자고!’

나노머신은 폭탄의 전자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원격조종시스템을 무 력화시켰고, 그 이후엔 기판에 쇼 크를 일으켜 아예 전자시스템을 파괴해버렸다.

콰지지직!

드디어 폭탄은 아예 깡통이 되어 버렸다.

천우는 이제 장갑차로 들어오는 무선시스템을 해킹한 후, 역으로 그들의 위치를 추적해냈다.

그는 당장 CIA에게 해당 위치를 알려주었다.

그러자, 아론 테이트가 직접 답장을 보내왔다.

-자네가 보내준 위치로 지금 요 원들을 보냈어. 그러니 자네도 어서 위험지역에서 벗어나도록 해.

드디어 사태가 일단락되었다.

천우는 장갑차 시스템 역시 다운 시켜서 더 이상 차가 움직이지 못 하도록 해버렸다.

콰직!

연쇄적으로 전자반응을 일으켜 쇼크를 발생시키니 그 육중한 장 갑차가 멈추어버린 것이었다.

천우는 변호인단에게 모든 것이 끝났음을 알렸다.

“갑시다. 장갑차가 멈추었어요.”

“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그냥 감으로 알아요.”

잠시 후, 천우의 말대로 변호인단 선두에 있던 사람이 소리쳤다.

“테러가 진압되었습니다!”

“와아, 살았다!”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이 살아 있음에 감사하였다.

이로써 로펌은 자신들의 명예와 신뢰를 지켰고 천우는 자신의 목 숨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법원은 무너질 뻔했지만 놀랍게도 재판은 속개되었다.

“재판을 시작합시다. 모두 재판장을 수습하고 다시 모여서 법을 집행하자고요.”

이미 골드인 측 인물들도 전부 다 잡혀서 다시 법정으로 끌려온 상 태였다.

그들은 죽어도 자신들이 벌인 일은 아니 라고 잡아뗐다.

“우리는 잘못이 없어요! 도대체 누가 이런 무식한 짓을 벌인 거지?!”

“그야 두고 보면 알겠죠.”

법관들은 머리가 산발이 되어 있 었고 법복에는 먼지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허나 그들은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법치국가에서, 그것도 법을 승상 하는 법원에서 이와 같은 일이 벌 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더욱 엄중하 게 처벌해야 할것입니다. 물론, 오늘의 테러는 누구의 소행인지 차후에 밝혀질 것입니다. 다만, 오늘의 재판은 반드시 진행될 것이고 정의는 승리하게 되겠지요.”

“???지독한 것들.”

“자, 그럼 재판 시작합니다.”

탕탕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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