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노머신 재벌 3세-197화 (197/202)

< 99. >

99.

인질들에 대한 구조가 끝난 후, 천우는 골드인의 손과 발을 꽁꽁 묶어버리기로 했었다.

허나 남미 전체가 쑥대밭이 되는 바람에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 버렸다.

“제기랄, 별 수 없지. 일단 지분행사를 통해서 골드인의 목덜미를 틀어쥐는 수밖에.”

천우는 세상만사가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자잘한 실패 하나로 좌절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그는 변호인단을 구성하여 영국과 프랑스 등에 골드인 지분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시작하였다.

이를 위해서는 대규모의 소송은 필수였는데, 천우는 일단 막아두었던 모든 통신을 개방하였다.

통신이 원활해야지만 미국과 유럽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싸움의 관건은 천우의 최가 상단이 지금의 골드인 그룹을 만들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일이었다.

무려 200년도 더 지난 일을 증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재산권을 인정받는 것이 쉬울 리도 없었다.

허나 천우에겐 우방이 참으로 많았다.

이미 영국과 스페인 왕실에서는 천우의 재산권 인정을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었고 인터폴은 스위스의 범죄자 신상공개를 위해 압박을 가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이런 행위만으로는 절대로 소송에서 이길 수 없었다.

천우는 일종의 언론플레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나노머신을 통하여 지금까지 자신이 알고 지내왔던 지인들에게 전부 골드인이 저지른 악행에 대한 정보를 보내주었다.

가장 먼저 정보에 반응한 쪽은 일본이었다.

현재의 일본은 최근 오가와리 히로시에게 총리직이 넘어갔는데, 그는 평화헌법을 다시는 개정할 수 없도록 물밑작업을 하는 중이었다.

오가와리 히로시는 온건파이자 평화주의자였던 타카키 정권을 그대로 이어받은 데다 젊은 보수층과 진보 층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었다.

그는 일본이 다시는 전쟁을 할 수 없는 대신에 한국과 미국, 그리고 대만, 태국 등과 서로 군사정보를 교환하며 유사시에는 각 함대를 끌어와 자국을 방위할 수 있는 모임을 만들어냈다.

지금까지 일본이 항상 불안했던 이유는 한반도의 평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던 탓이었고 그것은 다시 말해서 자신들에게 언제 핵폭탄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깃들어 있었다는 소리였다.

오가와리 정권은 주변 국가들과의 적극적인 수교를 통해서 북한을 24시간 감시하는 한 편, 그들의 군사력을 자국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전략을 펼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에게는 엄청난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특히나 메콩 강 인근의 인도차이나 반도에 위치한 국가들의 경우엔 중국의 입김을 상당히 많이 받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상 남중국해의 패권이 중국에게 유리한 고지로 흘러가고 있었던 참이었다.

허나 일본은 일전에 자신들이 전범이라고 스스로 인정하였으며 그것은 피해 국가들에 대한 사과로 이어졌었다.

이는 일본에 대한 신뢰를 키워냈고 그들은 평화를 부르짖으며 정치권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친중세력을 다시 한미일 동맹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어, 이제는 미국의 함대가 남중국해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었다.

일본이 만들고 각 국가들이 비준한 이른 바 ‘상호상륙작전동의안’에는 유사시에 미군은 해군과 육군력을 동원하여 언제라도 각 국가에 상륙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던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 등은 이 법안이 말도 안 된다면서 적극적으로 비난하고 나섰지만,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한국과 미국, 일본이 동남아의 여러 국가에게 무역의 관세인하 및 무역의 자율화 등의 특전을 마구 부여했기 때문이었다.

특히나 아시아 최대의 수출국가인 일본에서 동남아시아 전 국가에게 화이트리스트를 제공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이제는 수출입에 사실상 제한이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오가와리 정권은 이 정책으로 인해 자국 내에서 엄청나게 욕을 먹었지만 군비증강을 멈춘 이후로 일본의 재정은 서서히 흑자로 돌아서고 있었다.

현재 일본정부는 막대한 부채로 인하여 고통을 받고 있었는데, 이를 계기로 일본은 상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일본에서는 당장 무기를 만들 수 없도록 법이 강력한 제재를 취하고 있었지만 그 핵심기술과 소재 등을 미국과 한국 등지로 판매하면서 막대한 이득을 얻을 수 있었다.

특히나 일본은 후쿠오카를 경제특구로 지정하면서 이곳이 아시아의 물류허브로 거듭나고 있었다.

처음 일본이 손해를 본다면서 설치던 극우세력 역시 입을 닫고 그저 꽁하니 언론플레이를 할 수 밖에 없어진 것이었다.

후쿠오카 경제특구 법안은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지하여 만들어 진 것으로, 일본과 미국은 상호협상에서 이와 같은 의견을 나누었다.

당초 미국이 일본과의 협력을 통해서 일본의 경제가 성장했던 것은 공산주의세력에게 대항하가 위함이었고, 지금이라도 그 효력은 발생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오가와리 정권은 극우파에게 살해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주일미군이 있는 한, 걱정은 없었다.

그런 오가와리 정권은 천우가 보낸 편지를 받곤 곧바로 움직임을 시작하였다.

일본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양의 채권을 뿌려놓은 상황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신뢰하는 금융으로 인정을 받고 있었던 것이다.

오가와리 정권은 일본의 유명 애널리스트들과 금융전문가들을 동원하여 골드인 그룹이 저지른 부정에 대한 실체를 낫낫이 파헤치기 시작했다.

그들은 단순히 천우와 일본이 깊은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의리로만 이 모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로 골드인이 해놓은 짓은 일본은 물론이거니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막대한 영향력을 감수하면서까지 골드인을 옆구리에 끼고 있을 이유는 없었기에 일본 내부에서도 이런 행위를 상당히 지지해주었다.

심지어 일본의 마피아이면서도 대기업의 탈을 뒤집어쓰고 범죄에 국가산업을 악용한다는 소문이 나돌기 시작하자, 시민들도 골드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시작했다.

일본의 금융계는 골드인을 자국에서 밀어내자면서 그들을 마구 공격하였다.

급기야 야쿠자들이 골드인을 해치는 행동을 방해하기 위해서 설치기까지 했다.

2011년 1월, 야쿠자들은 일본의 대 골드인 자금 방출에 대한 기자회견이 열리는 현장으로 치고 들어왔다.

쨍그랑!

“이 새끼를 싹 다 조져버려!”

“꺄아아아악!”

기자회견장에 모인 사람들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치기 시작했다.

이런 혼란이 가중되던 가운데 저 멀리서부터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야쿠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건 또 뭐야?”

“뭐긴 뭐야, 자위대다!”

“허억, 자위대?!”

설마하니 이곳에 자위대까지 와 있을 것이라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허나 천우는 야쿠자들의 정보망을 24시간 감시하고 있었고 미리 일본 정부에게 야쿠자들이 설치고 다닐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정부는 육상자위대에게 사복을 입혀놓고 만약 저들이 설치고 다닌다면 에어건으로 박살을 내버리라고 지시했다.

하여, 일본은 인간이 죽지 않는 선에서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에어건을 가지고 야쿠자들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퍽퍽퍽!

“크허어억!”

“쓰러진 놈들은 싹 쓸어 담아서 경시청으로 보내버려!”

“예!”

성인남성의 주먹 두 개를 합친 것보다 약간 작은 에어건의 탄환은 맞는 그 즉시 타박상을 일으키며 잘못하면 뼈가 부러지기도 했다.

때문에 머리와 주요장기가 있는 곳은 되도록 피해서 에어건을 마구 쏴댔다.

원래는 시위진압용으로 사용하던 에어건으로 무장한 자위대를 이기기엔 야쿠자들은 너무나도 보잘 것 없었다.

그렇다고 회칼을 꺼내어 설치기에도 많이 고민이 되었다.

만약 회칼을 꺼내들어 자위대를 해치기라도 했다간 저들이 권총을 꺼내어 머리에 바람구멍을 내도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자위대이지만 나중에 미 육군이 나서기라도 한다면 조직 자체가 와해되기 때문에 야쿠자들은 그저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는 수밖에는 없었다.

불과 3분 만에 100명이 넘는 야쿠자들이 잡혀들었다.

경시청은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도망치는 놈들을 족족 잡아서 체포해버렸다.

철컥!

“너희들을 국가에 대한 반역 및 내란죄로 체포한다!”

“바, 반역이라고?! 우리는 그저 돈을 받고 깽판 죽인 것 밖에는 없어! 그런데 무슨 반역···?”

“그거야 청에 가서 수사를 받아보면 알 일이고.”

원래 천우는 일본정부에게 오늘의 기자회견을 취소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조언했었다.

허나 그들은 기자들에게 야쿠자를 반드시 섬멸해야 일본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설득했었고 자위대가 사복을 입고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꿋꿋하게 숨겼다.

그 결과, 경시청과 합심하여 야쿠자들을 모두 섬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야쿠자들이 기자회견장을 급습했던 얘기는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저들은 분명 골드인에 대한 기자회견을 벌이려던 무리를 급습하였고 그것은 다시 말해서 골드인이 자신들을 폄하하는 일을 적극 저지하려고 수를 쓴 것을 시인하는 셈이었다.

이는 태국과 싱가포르, 홍콩, 한국, 심지어는 러시아에서까지 큰 혼란을 몰고 왔다.

지금까지는 그저 돈이 많은 금융기관으로 알고 있었던 골드인이 알고 보니 범죄조직의 대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러시아는 물론이고 중국까지 나서 그들을 일제히 공격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중국 정부는 이미 천우와 꽤 오래도록 일을 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아진 상태였다.

천우는 골드인에 대한 정보를 보내주었고 중국정부는 안 그래도 그들을 몰아내려 계획을 세우고 있던 도중에 일본의 야쿠자 사태를 맞이하였다.

그들은 본격적으로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였다.

이미 흑사 회와 삼합회 등이 골드인과 엮여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그들은 공안과 경찰, 심지어는 군대까지 동원하여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시작했다.

그 규모는 실로 엄청났다.

지금까지 중국이 생긴 이례 이렇게까지 대대적인 범죄자 소탕이 이뤄진 적은 없었기 때문에 뒷골목까지 알아서 정리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멀쩡하던 중국의 뒷골목에 피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특히나 정부는 합법적인 사업체보다는 유흥가를 중심적으로 털어댔다.

아무래도 범죄조직의 자금줄이 암흑가에서 나온다는 것을 이들도 아주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암흑가에 대한 탄압이 시작되자, 어둠의 경로로 엄청난 자금유출이 시도되었다.

허나 그것도 실패하고 말았다.

천우는 중국 전역에 나노머신을 뿌려서 중국계 범죄조직이 밀반출하는 현금과 귀금속 등의 위치를 모두 경찰에게 제보한 것이었다.

중국의 경찰당국은 천우의 제보에 따라서 움직였고, 암흑가에서 빼돌리려던 자금을 100% 검거하여 국고로 환수하였다.

1차 환수에서 압수한 금액은 미국 달러 현금 5천억 상당이었다.

지금까지 수 십 년 동안 모아두었던 달러화 5천억 해상을 이용해 빼돌리려다가 적발이 된 것이었다.

천우는 중국에게 조언했다.

“아마도 더 많은 자금을 꼬불쳤을 겁니다. 잡으세요.”

“좋아요. 검거되는 자금의 5%를 드리죠.”

그는 중국의 제안을 고사했다.

“그 돈, 골드인을 잡는데 써주세요.”

< 99.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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