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누나와의 계약
유협선 교역도시가 때 아닌 파티 분위기일 때.
그로부터 좀 더 멀리 있는 설원지대의 어떤 협곡.
그곳에 거대한 드래건, 르갈론이 날개를 접은 채로 쉬고 있었다.
주변이 온갖 유골들로 어지러운 것을 보면 강제로 점거하면서마찰이 일어났던 것 같았다.
물론 그에게는 이조차 마찰로 느껴지지 않겠지만.
"흐음?"
느긋하게 쉬고 있던 르갈론이 고개를 들었다.
자신이 있는 곳으로 누군가 오고 있는 게 느껴졌다.
사람일지도 모르고, 겁대가리 없이 들이대는 야생동물이나 몬스터일지 모른다.
아무튼 르갈론은 현재 벌어지는 멸망에 편승해서 한 몫 잡아보고 싶었다.
그러려면 더욱 강한 힘이 필요했다.
그 힘을 얻으려면 수많은 실력자들을 잔혹하게 살해해야 했다.
그것이 오직 르갈론의 방식이었다.
턱턱턱- 스윽-
협곡에 누군가가 들어섰다.
그 뒤에 줄지어 한 무리가 따라다녔다.
어둠을 꿰뚫는 시야로 살펴보니 칠흑의 사도들이었다.
그리고 이 사도들을 이끄는 자는 어쩌면 벨레르와 동급일지 모를 실력자.
칠흑태자라 불리는 자였다.
"흐음…이멸망과 관련이 있을 법한 자로군."
르갈론이 피식 웃으며 칠흑태자를 굽어봤다.
자신에 비하면 한없이 작게 느껴지는 인간.
하지만 작다고 해서 반드시 약한 건 아니었다.
'작다고 해서 무시할 건 못 돼. 예전 그 왕자처럼.'
일라이를 떠올리며 르갈론은 피식 웃었다.
그때 칠흑태자가 냉철한 얼굴로 르갈론을 올려다봤다.
눈썹까지만 오는 댄디 헤어스타일에 새까만 머리칼을 지닌 남자였다.
가만히 놔두기만 해도 냉기를뿜어낼 것 같은 인상이었다.
"북녘의 창이…그대인가?"
어딘가의 왕족을 방불케 하는 고결한 말투.
르갈론이 양쪽 날개를 번갈아 떨며 대답했다.
"그렇다만, 너는 누구인가?"
"칠흑태자 '쟈인'이라 한다."
칠흑태자 쟈인.
모든 칠흑의 사도를 따르게 하는 자이며, 동시에 심연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존재.
그가 이곳까지 온 것이라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한 번 수준을 가늠하려 르갈론이 살기를 방출했다.
"이곳이 어디인 줄 알고 발을 들이미는가?"
중저음의 목소리.
하지만 르갈론의 목소리는 각자 마음속으로 넓게 퍼져나가며 두려움을 싹틔웠다.
그러자 쟈인을 제외한 모든 칠흑의 사도들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주저앉기 시작했다.
공포 그 자체로 여겨지던 자들이 오히려 공포에 먹혀가고 있었다.
하지만 쟈인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시시한 짓은 관둬라, 드래건. 나는 그대에게 제의를 하러 온 거다."
"오만하구나. 인간 주제에 내게 제의라고?"
콧김을 뿜으며 살기를 해제하는 르갈론.
그제야 칠흑의 사도들이 천천히 일어나 대오를 갖추는 게 보였다.
그야말로 한심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쟈인은 신경 쓰지 않는지 얼굴 하나 안 바뀌고 입을 열었다.
"우리와 합류하라. 우리는 멸망을 일으키는 전대이며, 새 시대의 선봉이다."
"그 얼굴로 그런 낡은 소리를 해대니 웃기지도 않는군. 멸망은 말이지, 바로 나를 두고 존재하는 말이다."
날개를 활짝 펼치며 위협하는 르갈론.
그의 말, 몸짓 하나에 엄청난 파급력이 담겨 있었다.
지켜보고 있던 칠흑의 사도들이 움츠러들자 쟈인이 고개를 까닥였다.
"그렇겠지. 당신은 오래 산 드래건 중 하나니까. 하지만…당신에 대한 얘기 역시 많이 들었어."
"호오?"
"한때 이 대륙에 최악의 대마법사라 불린 자가 있었지. 그에게 당해서 오랫동안 몸져 누웠다고?"
묘하게 신경을 긁는 말투.
하지만 르갈론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쟈인의 배포를 인정한다는 듯 두 눈을반달처럼 떴다.
드래건이라면 지니고 있을 불빛이 오묘하게 타올랐다.
"그놈은 아직 잊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살아있는 건 내쪽이지. 그놈은 고작 동족들에게 죽임당했고."
"혹시 모르잖나? 다른 곳에서 잘 살아 있을지."
"후후, 시답잖은 소리는 여기까지. 네 제의는 거절한다."
"어째서지?"
대답여하에 따라 칼부림이라도 할 기세인 쟈인.
뜨거운 숨결을 연이어 뿜어내며 르갈론은 조롱하듯 웃었다.
그에게 있어 인간은 가지고 놀기 좋은피조물일 뿐이었다.
"후흐흐, 내가 뭣하러 나보다 약한 자들과 같이 다니겠는가? 뭐가 아쉬워서?"
"잘도 고결한 이유를대시는군."
"말이야 바른 말이지, 같은 드래건이라면 몰라도, 너희 인간과 함께 할 이유는 없다. 너희 인간은 음식을 동료로여기는가?"
"……거기까지. 좋다, 제의는 이걸로 끝이다."
쟈인은 칠흑의 사도들을 데리고 돌아가기 시작했다.
의외라는 듯 르갈론이 물었다.
"그대로 가는 건가?"
그의 물음에 쟈인이 차갑게 대답했다.
"물론. 이곳은 곧 너의 무덤이 될 테니까."
"우습군."
"웃을 수 있을 때 웃어둬라. 그분께서 영혼에 대고 속삭이셨으니까."
의미심장한 소리와 함께 쟈인과 사도들은 형체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혼자 남은 르갈론은 표정을 찌푸렸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쟈인이 이렇게까지 말할 정도면 무슨 일인가가 벌어진다는 것이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럼 보러 가야겠지."
르갈론은 탐욕스럽게 웃으며 천천히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그의 몸이 서서히 불길에 타오르고 있었다.
*
"누나, 흐읏, 이참에 나랑 계약…흐으!"
"우후훗, 일라이. 난데없이 계약 타령이라니. 짓궂구나?"
음란한 미소를 흘리며 일라이의 육봉을 감아쥐는 소르.
그 상태로 원을 그리며 돌리자 일라이는 하체를 들썩였다.
그를 어쩌지 못하도록 다루는 여자라면 소르가 유일할 것이다.
그녀는혀를 내밀어 귀두를 핥았다.
손에 꽉 잡혀 있는 육봉이 서서히 부풀기 시작했다.
귀두 역시 부풀어오르며 면적이 커지자, 소르의 혀가 더욱 질척하게 감겼다.
그리고 요도구로 혀를 들이밀며 음란하게 웃었다.
"잠깐, 크흐으윽, 허읏……."
"아아앙, 일라이의 자지는 여전히 맛있구나? 우후후."
요부처럼 미소를 흘리며 소르는 일라이의 육봉에 자기보지를 비볐다.
타액에 의해 부드럽고 질척한랑데뷰가 이어졌다.
일라이는 소르에게 인정받기 위해 그녀를 넘어트리며 피스톤질을 하기 시작했다.
쑤훅쑤훅- 뻑뻑뻑- 쯔퍽쯔퍽쯔퍼억-!
육봉을 박을 때마다 애액이 사방으로 튀며 랜턴에 의해 빛났다.
소르는 두 발을 움직여 일라이의 상체를 쓰다듬으며 혀를 내밀었다.
"누나의 혀는 방치할 셈이니?"
"방치 플레이도 특기지만, 해보자고!"
단숨에 소르의 입술을 훔치는 일라이.
그는 소르의 혀와 만나자마자 원을 그리며 쓰다듬더니 살짝 물며 빨아들이려 했다.
소르는 당황하지 않고 보지에 힘을주며 육봉을 꽉 쥐었다.
금방이라도 잘릴 것처럼 육봉에 자극이가해졌다.
이런 자극은 일라이로 하여금 더욱 불타게 만들었다.
"그럼 내 힘을 보여줘야지!"
쑤걱쓰거억- 쯔푹쯔푹- 떡떡떡떠억-!
온 몸에땀이 맺힌 채로 미칠 듯한 피스톤질을 해대는 일라이.
그가 전보다 더 성장했음을 느낀 소르는 놀랐다.
동시에 압도적인 쾌감이 보지를 통해서 상쾌하게 퍼져 나갔다.
"아앙, 즈하아아아앙!"
실금하듯 애액을 뿜어대며 소르는 암캐처럼 울부짖기 시작했다.
왕성에서 섹스를 할 때보다 일라이는 더욱 남자다워졌다.
육봉으로 구석구석 찔러대는 건 섹스의 참맛을 찾아나서는 탐구욕 같았다.
게다가 양손으로 허리를 꽉 잡은 채로 육봉을 박아대니 도저히 빠져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았다.
소르는 허리를 좌우로 흔들며 일라이의 육봉이 질벽에 더욱 자극받게 했다.
질벽의 돌기가일라이의 몽둥이 같은 육봉을 쓸며 지나갔다.
퍼억퍼억- 뿌욱푸욱뿌욱- 촤악착착착-!
갈수록 물기어린 소리가 들렸다.
두 사람의 땀 냄새가 일라이의 방 안에 가득했다.
살짝 열린 창문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바람이 불어왔다.
일라이는 소르의 F컵 가슴을 전부 핥아대며 히죽 웃었다.
"누나 가슴은 역시 명물이야, 흐으흐!"
"아흐웃, 그래앵? 그럼 더 빨아봐아, 하앙, 내가 엄마보다 더 가슴 크니까앗!"
"역시 음탕해! 크하하하핫! 쮸우후우우웁!"
거침없이 소르의 가슴을 빨아대며 일라이는 통통해지는 유두를 살짝 깨물었다.
땀이 맺혀서 소르의 가슴은 더욱 농밀한 맛을 내고 있었다.
그녀의 쿠션 같은 가슴에 코를 묻은 채로 하체를 빠르게 흔들어 댔다.
구애에 성공한 숫캐처럼 일라이는 급속도로 사정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소르는 불타는 것처럼 뜨거워진 보지를 느끼며 그를 인정했다.
"하악, 흐하악, 일라이잇, 자지가 정말 늠름해졌는데에? 하응, 성검이라고 봐도 되겠어엉……."
"흐으흣, 나를 인정해주는 거지? 흐으!"
"물론이지…그 계약이란 거 해버릴 거야앙……."
"자알 생각했어어어억!"
[계약이 이뤄졌습니다!]
[소르를 '꽃벼림 기사단'에 추가합니다!]
쑤퍽쑤욱쑤욱- 파악파악파앗- 푹찍푹찍뻑-!
침대가 곧 무너질 것처럼 크게 흔들렸다.
그럼에도 일라이는 소르의 가슴을 세게 쥐어 짜내며 피스톤질을 해댔다.
땀을 흩뿌리며 소르에게 부딪쳐가는 일라이.
그런 일라이의 모습에 소르는 완전히 빠져버리고 말았다.
이제 더는 어설프게 자신의 술수에 당하는 동생이 아니었다.
세상의 파멸을 이겨낼 어엿한 용사가 되어 있었다.
"후훗, 하아학, 일라이, 흐아응, 좋아해, 하웅, 너만한 남자는 본 적이 없…어어어어엉!"
"그래? 그럼 간다앗, 내 좆물 잘 받아앗!"
"하악하악, 이대로 안에다 해버리면, 흐끙, 일라이의 아기씨가 임신시켜버려어어어엇!"
쭈퍽쭈퍽- 뷰우우우웃- 뷰웃뷰웃- 퓨퓨퓨퓨퓨퓻- 쮸와아아악-!
통쾌하게 자궁에 부딪치며 채워나가는 정액.
그 정액들이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일라이는 최대한 육봉을 깊게 밀어넣었다.
가버린 표정을 짓던 소르가 겨우 미소 짓더니 일라이의 머리를 쓸어줬다.
자연스럽게 소르의 가슴에 얼굴을 묻으며 일라이는 숨을 골랐다.
그토록 갈구하던 완벽에 가까운 가슴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타액과 땀에 젖은 가슴이 랜턴 빛을 받아 번들거렸다.
그녀의 보지에서 육봉을 빼고 보니, 흘러나온 정액으로 더욱 아름다운 빛을 내고 있었다.
"좋아해, 누나."
"나도, 후후훗."
흐뭇하게 웃는 소르의 얼굴을 매만지며 일라이는 그녀에 대해 알아봤다.
[소르의 스테이터스를 확인합니다.]
[이름 - 소르 브류스터드]
[근력: D+ 체력: B 반사신경: C 지능: B- 정신력: B 욕정: A]
[왕족의 프라이드(B), 리더쉽(B), 침대위 지배자(B+), 통솔(A)…….]
제법 다양한 스텟을 겸비한 소르.
한 집단의 리더이니 만큼 어쩌면 당연한 것이었다.
여자이면서 가지기 힘든 통솔마저 제법 높은 A랭크.
이만하면 자신의 부재 때 소르가 대신 일행을 이끌게 하는것도 좋아 보였다.
아무쪼록 그토록 갖고 싶던 누나를 갖게 된 일라이.
"일라이, 또 안기려고?"
"누나 가슴은 잠이 잘 오게 하거든."
"하여간 응큼하기는!"
"그리고 누나의 겨드랑이에는 꿀이 있고…쮸읍."
"하아읏!"
소르의 겨드랑이를 부드럽게 핥으며 히죽 웃는 일라이.
온갖 땀에 절어 있는 곳이지만 일라이에게는 향긋하기 그지없는 곳이었다.
그 어떤 남자도 그녀의 은밀한 곳들에 침범하지는 못했다.
오직 자신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생각에 자부심을 가지며 일라이는 애무하듯 소르의 겨드랑이를 핥아 나갔다.
자신을향해 다가오는 이질적인 기운을 감지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