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엘프녀, 너 역시 함tothe락한다!
루밀다와 헤어지고나니 어느 덧 주변이 깜깜하게 변해 있었다.
낮게 한숨을 쉰 일라이는 그대로 숙소로 향했다.
숲 길은 여전히 익숙치 않았지만, 드문드문 형광석을 나무에 매달아 놓은 탓에 길을 찾을 수 있었다.
시기가 시기다 보니 어디에서든 몬스터가 튀어나올 수 있었다.
루밀다의 말처럼 이 숲으로 은밀하게 들어온다면 충분히 그럴 길들이 있으니까.
"엘프들도 완벽하지는 않구만."
제아무리 숲의 종족 엘프라 하더라도 빈틈을 전부 막아낼 수는 없다.
전성기 때에 비해 네이처 가드 수가 적다는 것도 큰 문제였다.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곳이기에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나저나 존나 어둡네. 그나마 달빛이라도 밝으니……."
스스슥- 스슷-!
그때 근처 수풀이 크게 움직였다.
일라이는 바로 그리메를 빼들며 숨을 죽였다.
우연히 근처를 지나는 네이처 가드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면 인기척을 냈을 것이다.
몬스터라 생각하고 일라이는 두 눈에 힘을 줬다.
"몬스터면 덤벼."
"유감이지만 아니로군."
수풀을 헤치며 나타난 건 레스레모나였다.
뜻밖이라는 듯 일라이가 물었다.
"레스?"
"여전히 친숙하게 부르는군."
"그야 친해지고 싶으니까."
"……용무가 있어 왔다."
"밤에 하는 게 좋은 거야?"
일라이의 질문에 레스레모나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고개를끄덕였다.
조금은 새침해 보이는 레스레모나의 반응에 일라이는 히죽 웃었다.
그는 바지를 벗으려 했다.
"좋아, 그럼 해……."
"잠깐, 뭐하는 거지?"
"음? 섹스하러 온 거 아니었나?"
능청스럽게 화제를 이상한 쪽으로 돌리는 일라이.
레스레모나는 진심으로 경멸하는 시선을 보내며 고개를 저었다.
물론 일라이 역시 진심은 아니었다.
레스레모나가 왜 나타난 건지 알 것 같으니까.
그리메의 검신을 손가락으로 쓸며 말했다.
"후후, 도전하러 온 거지?"
"바로 지금. 괜찮겠지?"
차가운 얼굴로 묻는 레스레모나.
그녀는 레이피어와 구식 머스켓을 각 손에 들며 싸울 자세를 취했다.
일라이 역시 막을 생각은 없었다.
"물론 괜찮지. 드디어 너를 가질 때가 왔군."
"여긴 숲이라고. 그것도 어둠이 찾아든 숲. 그런 숲이라면…섀도우 엘프는 누구보다 은밀해지지."
서서히 고개를 숙이던 레스레모나가 단숨에 사라졌다.
흠칫 놀란 일라이가 주변을 둘러봤다.
기척이 없었다.
분명 눈앞에 있던 레스레모나가 한 순간에 사라진 것이다.
태연하게 나타났다 바람처럼 사라진 셈이다.
그러나 지금 막 싸움이 시작됐다는 사실에 일라이는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사라졌어. 섀도우 엘프의 특기가 뭐였더라?'
잠시 생각하던 일라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측면에서 난데없이 머스켓의 총구가 나타났다.
철컥- 타앙-!
일라이는 반사적으로 앞으로 굴렀다.
허공을 지나가는 하나의 궤적과 함께 머스켓의 총구가 사라졌다.
얼른 일어난 일라이가 마른 침을 삼켰다.
'어둠이나 그늘진 곳에서 섀도우 엘프는 광학위장과 같은 능력을 발휘한다. 은폐도 은폐지만, 그러고서 움직일 수 있다는 건 엘프는 가지지 못한 사기적인 능력이다.'
그야말로 투명인간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파훼법은 어딘가에 있을 본체에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것.
그러나 보여야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일이었다.
어떻게든 레스레모나를 추적하려던 일라이의 뒤에서 레이피어가 나타났다.
후욱- 부우웃-!
"칫……!"
등이 꿰뚫리기 직전에 간신히 옆으로 비켜서는 일라이.
그러나 옷이 찢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레이피어가 다시 사라지며 정면에서 총구가 나타났따.
사신이 자신을 응시하는 것처럼 무서운 살기가 느껴졌다.
그걸 느끼고 있음에도 일라이는 오히려 웃었다.
'흐흐, 이 정도의 절세미녀가 나를 위한 검이 된다. 그것만으로 두근두근거리지 않나?'
정말이지 너무 행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감히 자신으로 하여금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하다니.
이런 여자를 갖지 않고서 어찌 남자다움을 논할 수 있을까?
후욱- 부우웃- 철컥- 타아앙-!
옷을 찢는 소리와 사격하는 소리가 숲을 울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일라이는 타고난 직감으로 전부 피하고 있었다.
여전히 레스레모나가 있는 곳은 모른다.
그러나 조금씩 감을 잡고 있었다.
지금 일라이는 레스레모나의 패턴을 읽으려 한 것이다.
'레스쯤 되는 실력자라면 패턴을 읽히지않기 위해 변칙적으로 공격한다. 바로 그 점이 맹점이다!'
일라이는 레스레모나가 일부러 꼬아놓은 패턴을 분석하며 공통분모를 찾아내려 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레스레모나는 거의 일라이의 4면을 에워싼 채로 싸우는 셈이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언제나 머스켓으로 일라이에게 다음 행동을 강요하고, 그 다음 레이피어로 찌르고 들어온다는 점이었다.
'나름대로 패턴을 꼬아버리려 했겠지. 하지만 공격만 해야 하는 레스의 여건상 그럴 수는 없어. 결국 장점이 단점으로 바뀌는 경우지!'
음란하게 입맛을 다시며 일라이는 두 눈을 빛냈다.
조금씩 궁지에 몰리고 있지만 가슴은 두근거렸다.
이런 절세미녀에게 죽는 것도 어찌 보면 기념비적인 일이다.
하지만 기왕 할 거라면 정복하고 싶었다.
그녀의 탱탱한 구릿빛 피부를 쓰다듬고 핥고 싶었다.
'기회는 한 번!'
일라이는 두 눈을 감고 후각과 청각에 의존했다.
잠시 주변이 어지럽더니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그리고 바람이 불듯 스산한 소리만이 들렸다.
'찾았다!'
후우욱- 쓰칵-!
레이피어가 나오며 일라이의 가슴을 베려 했다.
일부러 늦게피하며 일라이는 가슴을 살짝 베이고 말았다.
드디어 일라이가 무너지기 시작한 거라 여긴 레스레모나는 본격적으로 사격을 하기 시작했다.
철컥- 탕탕- 타타타앙-!
빗발치는 머스켓의 총알 속에서도 일라이는 주변 지형지물을 이용해서 막거나 피했다.
두 눈을 감은 채로 움직이니 청각이 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점은 일라이가 바라던 바였다.
지금 일라이에게 필요한 건 시각이 아니라 레스레모나의 사소한 소리조차 잡아낼 청각이었다.
흐우흐우- 스스슥-
숨소리와 수풀을 헤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다.
그러므로 일라이는 다음 공격을 기다렸다.
스스슷- 차앗-!
막 앞으로 나서며 머스켓을 드는 레스레모나.
그리고 눈을 감은 채로 허공으로 뛰며 한 바퀴 도는 일라이.
견제하려고 나선 레스레모나의 머스켓 총구에서 비켜나며 일라이는 온 힘을 다해 그리메를 휘둘렀다.
물론 레스레모나가 다치지 않게 검날이 아닌 검신으로 후려친 것이다.
후우욱- 뻐억-!
"윽……!"
설마 공격당할 거라 생각하지 못한 레스레모나는 경악하며 그 자리에 멈춰 섰다.
일라이가 천천히 눈을 뜨며 미소지었다.
"한 판."
"말도 안 돼……."
어둠 속에서 간파당한 건 이번이 처음인 레스레모나.
그렇기에 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자신의 주특기인 어둠 속에서 간파당하다니.
놀라는 레스레모나에게 일라이가 다가오며 고개를 까닥였다.
"자, 그럼 소원 들어주실까?"
"뭔데? 우웁!"
"키스지…허어헙!"
레스레모나를 나무에 밀어붙이며 키스를 하는 일라이.
키스는 처음인지라 레스레모나는 놀라다가도 그를 받아들였다.
내심 그에게 흥미가 이끌린 것이다.
게다가 지는 자는 이긴 자에게 모든 걸맡겨야 한다.
약속은 지키는 레스레모나였기에 그를 받아들이려 했다.
"흐읏, 거긴 안…하응."
"레스, 나는 말이야. 누구도 해내지 못한 멋진 기사단을 만들 거야. 그리고 대륙의 위기를 구하고 왕국을 다시 세우고 싶어."
"그, 그래서?"
일라이의 손이 레스레모나의 보지속으로 들어가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질척한것을 계속해서 훑어대는 소리가 들리자 레스레모나는 얼굴을 붉혔다.
항상 무표정이고 차갑던 레스레모나의 이 표정에 일라이는 바지를 벗으며 솟아오른 육봉을 보여줬다.
"네가 그 중 하나가 되어줬으면 한다. 나랑 계약하는 거야."
"하, 하지만 내겐 숲이…하응!"
"신음이 제법귀여운데?"
문답무용으로 귀두 부분을 보지에 비비는 일라이.
그의 적극적인 행동에레스레모나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버티려 했다.
하지만 살아오면서 수렵을 하거나, 누군가와 싸우기만 하던 그녀였다.
남자와 여자 관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는지라 낯설기만 했다.
무방비인 채로 가랑이를 벌리고 있는 레스레모나를 보며 일라이는 흡족하게 웃었다.
"자, 들어간다……."
"잠깐, 그건 안, 돼앳, 하흑……!"
쮸그읏- 쑤커헝-!
통쾌한 소리가 나며 육봉이 질속을 날뛰기 시작했다.
핏줄이 굵게 솟은 육봉을 들이박을 때마다레스레모나는 숨을 헐떡였다.
섹스가 처음이니처녀막 역시 바로 찢어졌다.
애액을 머금은 보짓살 사이로 선홍색 피가 느릿하게 흐르는 게 보였다.
"흐읏, 아윽, 흐큭, 느낌이 이상햇, 흐윽, 아파, 아픈데…이상하게 좋아……!"
한쪽 눈을 감으며 자기 가슴을 감싸는 레스레모나.
일라이는 레스레모나의 상의까지 벗기며 그녀의 가슴골에 얼굴을 박았다.
싸우면서 맺힌 땀이 더욱 말초신경을 자극하고 있었다.
그 땀을 조심스레 핥으며 레스레모나의 분홍색 유두에까지 닿았다.
"허업, 슈르흡!"
"으끄흥!"
몸을 격하게 떨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레스레모나.
좀 더 피스톤질을 쉽게 하기 위해 일라이가 레스레모나의 한쪽 다리를 들었다.
일라이에게 한쪽 다리를 들린 채로 육봉에 처박히는 레스레모나는 가히 음탕한 창녀와도 같아 보였다.
육봉이위로 솟구칠 때마다 그녀는 잿빛 머리칼을 휘날리며 신음을 삼켰다.
하지만 그건 쉽지 않았다.
"하흐읏, 찌릿찌릿해, 으낑, 어째서얏…아픈데 좋아, 하으, 좋아, 이런 게 섹스라고……?"
"그래, 섹스지, 흐흐, 허어, 너랑 하니까 더 좋은데?"
탐욕에 절은 얼굴로 대답하며 일라이는 레스레모나에게 키스를 했다.
신음을 흘리느라 입을 벌리고 있던 레스레모나는 다시 그의 키스를 받아들였다.
쮸벅쮸벅- 퍽퍽퍽- 쩌억쩌억쩍-!
고깃덩이가 부딪치는 소리가 연이어 들리며 고요하던 숲에 활기를 가져왔다.
누가 보면 어쩌나 두려워 하던 레스레모나는 결국 몸을 본능에 맡겼다.
지금은 일라이에게 모든 걸 맡기고 싶었다.
굵디 굵은 육봉에 박힐 때마다 그에게 빠져들 것 같았다.
"역시, 하응, 안 돼, 숲에서 이런 음란한, 하끄흐응, 행위는, 아앙, 안 돼……."
"네이처 가드 주제에너무 음란하잖아? 다 네가 원한 거라고!"
퍽퍽퍽- 뻐억뻐헉- 푸욱푹푹푹-!
그녀가 뭐라고 하든 일라이는 곧바로 밀어붙였다.
섹스를 하지 않으면 계약 근처에도 갈 수 없다.
그는 레스레모나를 반드시 얻고 싶었다.
"아악, 못 참겠어, 허으흑, 온 몸이 타오르는 것같하악, 아윽, 굵고 긴 게 들어올 때마다앗, 하악, 못 버텨어엇!"
지금 이 순간, 레스레모나는 네이처 가드가 아닌 그저 사랑에 굶주린 여성 엘프일 뿐이었다.
그녀의 체취를 한껏 맡으며 일라이는 슬슬 사정을 준비했다.
그녀와 눈을 마주치며 고개를 끄덕이니, 레스레모나는 살짝 미소를 보였다.
언제든지 질내사정을 해도 된다는 것과 같았다.
용기를 얻은 일라이는 레스레모나의 유두 한쪽을길게 늘어뜨린 채로 빨다가 하체에 힘을 줬다.
"흐웁, 후어어!"
"너무 빨라핫, 아윽, 하악, 하앙, 하악하악, 크헤엥!"
몸을 배배 꼬며 피스톤질을 느끼는 레스레모나.
이미 보지는 벌어질 대로 벌어져서 애액에 절어 있었다.
그런 레스레모나의 자궁을 육봉으로 때려대며 일라이는 서서히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기다란 귀를 살짝 깨물며 사정을 했다.
"허억, 허어어억!"
"아흐어아아아앙!"
푹푹- 푸슛푸슈웃- 뷰웃뷰우우우웃- 꿀럭꿀럭꿀럭-!
노골적으로 정액이 쏟아지며 자궁 안에 담기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와는 별개로 레스레모나는 살면서 처음으로 삶의 안식을 느꼈다.
항상 혼자였던 그녀.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을 맡길 수 있었고, 전혀 느껴보지 못한 쾌락까지 느낄 수 있었다.
몸을 살짝 떨며 숨을 쉬던 레스레모나에게 일라이가 물었다.
"나랑 함께 해주겠어?"
"으읏…하으…하, 함께 할래."
일라이를 살짝 안으며 레스레모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일라이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계약 동의가 이뤄졌습니다!]
[레스레모나를 '임의의 그룹'에 추가합니다!]
마치 개선장군을 위한 팡파레가 울리는 것 같았다.
일라이는 서서히 레스레모나를 놔주며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레스레모나 역시 키스를 받아들이며 그의 가슴을 쓸어내렸다.
유일하게 자신을 패배시키고, 여자로 여겨준 남자를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