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화 〉치명적이고 유해한 로리 몽마 (5/100)



〈 5화 〉치명적이고 유해한 로리 몽마

다그닥다그닥-

일라이 일행이 말을 달리는 소리가 오솔길을 통해서 들렸다.
이미 어둠이 내리깔린 지 오래인 시점.
말을 달리면서도 레피나의 잔소리는 여전했다.


"이런 곳일수록 숨을 곳이 많아. 차라리 좀 자고 나서 달리자니까?"


사실 레피나의 말도 헛소리만은 아니었다.
일라이는 리비카의 합류 이후, 제법 속도를 올리고 있었다.
한 시라도 마음을 놓을 곳에 있어야 편안하다.
이 심리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적용된다.
다만 일라이는 가급적이면 안전한 곳에서 쉬고 싶었다.

"여기서 뭐가튀어나올 줄 알고?"
"어차피 너 정도면 금방 알잖아!"
"설마 나보고 밤새도록 불침번 하라고?"
"자면서도 느낄 수 있겠지?"
"…내가 무슨 원주민 추장이냐?"

어이가 없다는 듯 쏘아붙이는 일라이.
아무리 감이 좋은 그라도 잠자다가 암살자를 알아볼 수는 없다.
더군다나 그 암살자가 인간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몬스터라면 더더욱.
그래서 안전한 곳을 찾고 싶었다.
쉬더라도 안전한 곳에서 쉰다!
사람의 목숨은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졸려 죽겠다고!"

결국 일라이는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사실 레피나 말고도 리비카 역시 부상을 당한 적이 있는지라  피곤한 모습이었다.
일라이는 말을멈추고 나서 제법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이거 여자만으로 이뤄진 파티가  좋은 게 아닌데?'


여자라도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여자가 지구력이 좋냐 하면 그건 아니다.
무엇보다 레피나는 하프엘프임에도 피곤함이 역력한 얼굴이었다.
오늘은 갑자기 여러 일이 있기도 했으니 더더욱 쉽게 지칠것이다.
비단 체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력에도 기인한 문제였다.
만약 여자만으로 이뤄진 그룹을 만들고 싶다면, 이런 점도 고려해야 했다.
오랫동안 남성인 수행기사들과 호흡을 맞춰온 일라이인지라 이런 문제에는 무지했다.


"좋아, 쉰다."

마지못해 일라이는 오솔길의 구석으로 갔다.
수풀을넘어 계속해서 비포장도로를 걷던 그는 적당한 곳에 말을 숨겨뒀다.
레피나와 리비카 역시 따라서 말을 숨겨두고는 일라이를 따랐다.
이런 곳은 처음인지라 안전한 곳이 어디에 있을지 알기 힘들다.
그러나 운이 따라준 건지 일라이는 바로 찾아냈다.


"저기서 자자고."


일라이가 찾아낸  버려진 마차였다.
왜 이런 곳에 마차가 있는지 몰라도 버려진 지 오래된 것 같았다.
내부를 조심스럽게 열어보니 먼지가 좀 쌓였을 뿐이지, 성인이 5명 정도 들어가 잘 있을 만큼 넓었다.

"대체 어떤 골빈 귀족이 이딴 걸 버려둔 거야?"

레피나가 짜증을 내며 안으로 먼저 들어갔다.
입고 있던 옷이 먼지투성이가 되는 건 바라지 않았으나, 그녀는 바로 누웠다.
어쨌든 피곤함 앞에서 표정  바뀔 사람은없는 것이다.
일라이가 밖에서 주변을 둘러보고 있자 리비카가 다가왔다.

"저기, 왕자님. 먼저 들어가시죠."
"아니, 얼른 들어가서 쉬어. 나는 밖에서  거니까."
"네? 하지만 위험합니다!"
"마차 지붕에서 잘 테니 걱정마. 무슨 일 있으면 눈치 챌 수 있게 새우잠이라도 잘 테니 걱정 말고."

담담하게 말하는 일라이.
아무리 방탕하고 술과 여자에 미친놈이지만, 할 건 하는 남자였다.
왕족 특성상 백성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몇몇 의인이나 호인들에게 지지를 받았던 일라이.
이 사실을 미루어 봤을 때, 적어도 그가 꽉 막힌 왕족은 아니라는 의미가 드러난다.

"알겠습니다."

미안한 얼굴로 리비카는 마차로 들어갔다.
곧 일라이가 마차 문을 닫으며 지붕으로 올라갔다.
버려진 지 오래된 마차라서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됐으나,워낙 재질이 탄탄해서 그런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누가 버려둔 건지 몰라도 나중에 찾아서 한 소리 해야겠구만. 뭐, 지금은 일단 봐주는 쪽으로 생각할까?"


그나마 엄폐물이라도 있어서 이렇게 잘 수 있는 거다.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었다면  눈으로 밤을 지새야 할 판이었다.
지붕 위에 누운 채로 일라이는 칼집을 옆에 놓아두었다.
그러다가 지붕 위에 널린 나뭇가지들을 대충 주변으로 뿌려뒀다.
무언가가 다가온다면 이걸 먼저 밟을 것이다.
칼을 빼드는  바로  뒤다.


"후우……."

아직도 믿기지 않는 현실에 일라이는 한숨부터 쉬었다.
비록 세계가 멸망일로를 걷고는 있어도, 밤하늘 만큼은 여전히 아름다웠다.
먹구름이 걷히자 형형색색의 별들이모습을 드러냈다.
달은 여전히 그 신비한 빛을 유지하며 밤하늘을 밝히고 있었다.
 머나먼 곳에는 대체 뭐가 있을까?

"으음."


서서히 졸음이 오며 눈이 감기려할 때였다.
말없이 있던 일라이가 갑자기 주변으로 귀를 기울였다.

새애액- 새액새액-


자기 말고도 숨소리가 들렸다.
처음에는 풀벌레나 바람 소리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건 명백하게 숨을 쉬는 소리였다.
명확하게 들숨과 날숨이 구분되자 일라이는 번쩍 눈을 떴다.

"으엑!"

눈을 뜨자마자 이상한 것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나자빠졌다.
일라이가 고개를 들자 그것의 형상을 볼 수 있었다.


"넌 뭐야?"
"으, 으…안 자고 있었다니!"


어쩌면 레피나보다  작을지 모를 체형, 굴곡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가슴, 그리고 뾰족한 귀와 보랏빛  눈의 소녀.
애쉬블론드 단발을 하나로 짧게 묶은 모습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등 뒤에는 자그맣게 피막이 달린 날개가 불투명하게 보였다.
무엇보다 이 소녀의 가장 특이한 점은 옷을 입지 않고, 온 몸에 붕대를 대충 감고 있다는 것이었다.
중요 부위가 아슬아슬하게 붕대에 가려진 것을 보면 충분히 섹시하지만, 체형이 왜소해서 그런지 어설퍼 보였다.


"몬스터…인가?"


막 그리메를 뽑으려던 일라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몬스터라고 하기에는 아직 아무런 징조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몬스터라고 하면 잘  공격을 해야 맞다.
그런데  소녀는 공격을 한다기 보다, 공격 외에 다른 행위(?)를 하려고 했던 것 같았다.
일라이가 쏘아보자 소녀가 입을 열었다.
살짝 보이는 덧니가 어딘지 모르게 귀엽게 느껴졌다.


"이,이…나를 감히 몬스터 따위에 비하다니!"
"그럼 뭔데?"
"나는 몽마야! 서큐버스라고!"
"…미치겠군."

지붕에서 일어서며 떼를 쓰듯 외치는 소녀.
그녀는 바로 몽마, 서큐버스였던 것이다.
물론 널리 퍼진 인식처럼 모델같은 체형에풍만한 가슴을 소유한 그런 서큐버스는 아니었다.
눈앞에 있는  서큐버스는 아무리 보더라도 미숙해 마지 않았다.

"그건 무슨 반응이지? 하, 금방이라도 나한테 유혹당할 것 같지? 막 빠져들고 말이야."
"미쳤어? 그리고 나는 로리 취향 아니거든? 어디서 빈약해 빠진 게 기어올라."
"뭐, 뭣? 무슨 헛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하하하,  척하는  다 보여!"
"센 척은 지랄…지금 네 꼴을 봐라. 아무리 몽마라지만 옷은 어따 두고 붕대만 어설프게 감고 있냐?"


일라이의 날카로운 질문에 서큐버스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러다가 주먹을 꽉 쥐며 대답했다.

"흐, 흥! 이러면 사람을 쉽게 유혹할 수 있다고 나쁜년들이 그랬…는 게 아니라! 내가 너무 매력적이라서 어필  해보려고!"
"매력 좋아하네. 순전히 네 아이디어도 아니었구만? 게다가 좆망 그 자체인 아이디어야. 이런 붕대 패션은 몸매가 끝내주는 누님이 해야 살아난다고."
"뭐라고?"
"너처럼 가슴도 없는 게 이런  해봤자 소아성애자들 말고는 넘어가지 않아. 그냥 어디서 굴러 먹다온 난민년처럼 생겼어."
"으으…그런 모욕을 주다니!"

일라이를 노려보며 벌벌 떠는 서큐버스.
아무래도 서큐버스라기 보다 그냥 장난꾸러기 요정 같았다.
하지만  눈에서 느껴지는 마력은 그녀가 확실한 몽마이며 악마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걸 일라이라고 모르는 게 아니기에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그래봤자 눈높이를 막출  한쪽 무릎을 꿇은 상태였지만.

"이름이 뭐냐?"
"'아넬'."
"나는 일라이야. 통성명도 끝났으니 이제 가주실까?"

바로 드러눕는 일라이.
분명 눈앞에 있는 아넬은 몽마다.
꿈 속으로 들어가 온갖 못된 장난을 치는 존재.
그러나 일라이는 아무런 위협도 없다는 듯 두 눈까지 감았다.
결국 아넬은 일라이를 발 끝으로 툭툭 치며 따졌다.

"야! 뭐하는 거야? 몽마인 내가 나타나줬으면 얼른 정기를 바쳐!"
"별 개좆같은 소리하고 있네. 내가  너한테 정기를바쳐? 그리고 너 정기 얻는 방법은 알고 있냐?"
"개무시하지 마! 나는 몽마야, 서큐버스라고!"
"하아…대체 왜 하고 많은 것들 중에 로리냐고.  쭉빵 누님이 서큐버스로 안 나타나는 거냔 말이야?"


그런 서큐버스라면 밤새도록 정기를 바쳐줄 생각도 있는데.
마지막 말은 생각으로만 담아두고 일라이는 귀찮은 얼굴로 아넬을 올려다봤다.
지금 아넬은 확실히 평범한 인간 소녀에 비하면 어딘가 끌어당기는 느낌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걸 매력이라고 볼 수는 없었다.
적어도 매력이라고 하면 덮치거나, 몽마들이 바라는 대로 정기를 갖다 바칠 만큼의 행위를 하게 해야 했다.
그런데 아넬은 성적 매력이라고는 집중하지 않으면 찾기가 힘들 만큼 부족해 보였다.


"키이이……!"


정말로 화난 것처럼 몸을 떨며 눈에는 눈물까지 고이는 아넬.
그 모습을 보니 황당하기 보다 측은하기까지 했다.
어째서 몽마가 저렇게 왜소한 모습인 걸까?
모습은 둘째 치고서라도 정기를 얻으러 온 몽마라기에는 지나치게 어설펐다.

"나는 정기를 얻어야 해…몽마에겐 그게 힘이라고."
"유감이지만 다른 사람 알아 봐. 아, 참고로 살아 있는 사람이 얼마 없을지도 몰라. 수고하라고."
"치잇, 미안하지만 나는 너를 유혹할 거거든? 어떻게든 유혹할 거야!"

갑자기 누워 있는 일라이 위에 올라타는 아넬.
그녀가 올라 탔음에도 일라이는 오히려 의문이 들었다.

'무게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네. 얘는 체구가 작아서 몸무게도적은 건가?'

생각보다 아넬이 가벼웠던 것이다.
물론일라이가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아넬은 막무가내로 그를 유혹하려 했다.
일라이가 질문을 하려  때, 때마침 열린 그의 입에 발을 쑤셔넣는 아넬.

"웁, 어업……!"
"헤헷, 어때? 내 발을 핥을 영예를 줄…꺄악!"
"어으, 퉤퉷! 씨발, 뒤질래?"


아넬을 쓰러트리며 일라이가 욕을 내뱉었다.
난데없이 입에 발이 들어오는데 놀라지 않을 사람이없을 것이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로리의 발이라니.
누군가에게는 포상이겠지만 일라이에겐 택도 없는 일이었다.

"어디에 발을 집어 넣는 거야? 씨발, 우리나라가 망하긴 했어도 내가 왕자였던 사람이라고!"
"이잇, 아무렇지 않아? 이제 나를 덮쳐야지?"
"뭘 덮쳐, 미친년아.  한 10살은 먹었냐?"
"윽, 이래 보여도 올해로95세거든! 우리 악마들이 아무리 어려도 너희 인간들보다는 오래 산다고!"
"뭐……?"


일라이는 잠시 아넬을 내려다보다가 피식 웃기 시작했다.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같아서 그런  아니었다.
왕자로서 여러 가지를 배운 일라이는 악마가 인간보다 오래 산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 어떤 애송이 악마라도 최소한 인간보다 더 나이가 많고, 힘도 세다.
그건 알지만 아넬 같은 왜소한 체형의 로리가 이런 말을 하니까 웃기기 그지없었다.

"뭘 웃어?"
"그래, 믿을게. 그럼 할머니라 불러드릴까? 푸크흐흐흡!"

이젠 대놓고 비웃는 일라이.
그 모습에 아넬은 그의 옷깃을 끌어당겼다.

"뭐가 그렇게 웃기냐고? 치이, 두고 봐! 이제부터 너 따라다니면서 유혹할 거야."
"뭐? 뭔 개소리를……."
"네가 나한테 유혹당할 때까지 붙어 있을 거야! 절대  떨어질 거니까 그리 알아!"
"야, 꺼져! 너 같은 혹 달고 다니고 싶지 않거든?"
"싫어, 싫어엇! 흥!"

있는 대로 소리를 지르고 아넬은 아예 일라이 곁에 눕고 말았다.
이 황당무계하고도 막무가내인 서큐버스를 보며 일라이는 입을 쩍 벌렸다.
지금까지 몽마에대해 알고 있던 상식이 전부 박살나는 순간이었다.
대개 몽마라면  사람의 꿈에 침투하거나, 자신이 가진 매력으로 유혹하며 정기를 탈취한다.
그렇게 해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거나, 빈사상태에 빠트려서 노예로 만든다.
그런데 이 아넬이라는 몽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상식을 깨는 행동만 하고 있었다.
여기서 일라이는 몇 가지를 추측할 수 있었다.


'얘는 확실히 몽마다. 두 눈에 서린 마나가 그 증거.'
'다만 서큐버스 중에서도 가장 밑바닥으로 보인다. 나이도 많지 않고, 몸매 역시 허접해.'
'뭐, 몸매는 개인의 취향이라 하더라도, 아까 언급으로 보면 동료 서큐버스들에게도 무시당하는 것 같다. 힘이 없어서 그런 거겠지.'
'그렇다면 얘한테 볼 일은 하나다. 얘는 어떤 능력을 지녔지?'


일라이가 진지하게노려보자 오히려 아넬이 경계하기 시작했다.


"뭐, 뭐……? 왜?"
"너 마법 할 줄 아냐?"
"멍청한 소리를 하네. 당연하지! 몽마가 마법을 하면 살 가치도 없어!"
"그럼 한 번 보여봐."

일라이가 보여달라고 손짓하자 아넬은 기가 막혔다.
유혹하려고 해도 넘어오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며 시험하려 든다.
몽마로서 많은 시간을 보내진 않았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이거 완전 개또라이네.'

속으로 일라이에 대해 판단하며 아넬은 일어났다.
그러다가 마침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는 그림자를 가리켰다.

"좋아, 저기 몬스터가 있네? 내 특기는 저주 마법이거든?"
"윽, 씨발! 네가 소리치니까 몬스터가 왔잖아!"
"뭐어? 그게  내 탓이야? 네가 얌전히 유혹당해줬으면 됐잖아?"
"어느 미친 새끼가 로리 따위한테 유혹당해? 닥쳐!"

마차 근처로 다가오는 몬스터를 노려보며 일라이는 급히 아래로 내려갔다.
그리고 그리메를 뽑아들었다.
그늘에서 벗어난 몬스터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몸은 분명 사람의 몸인데, 머리만큼은 개의 머리를  몬스터였다.
그것도 사람의 목만 쳐내고 강제로 개, 그것도 웃고 있는 개의 대가리를 박아넣은 모습이라 징그럽기까지 했다.

"씨발, 존나 혐오스럽네."

일라이가 막 그리메를 휘두르려 할 찰나였다.
아넬의 음성이 들렸다.


"취하라, 그럼 빗나갈 것이다."


제법 진지한 그녀의 음성이었다.
그리고 곧 효과가 발휘되었다.


[Curse - Drunken]

위협적으로 다가오던 몬스터가 갑자기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일라이는 아넬을 돌아보다가 급히 몬스터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때 몬스터가 거칠게 팔을 휘둘렀다.
얼굴만 갖다대고  얼굴이 수박처럼 터질 것이다.
그러나 허무하게도 몬스터의 공격은 전혀 엉뚱한 허공을 갈랐다.


"뒈져."

푸욱- 쓰걱-!

그리고 그리메에 목이 관통당하며 그때로 찢어지고마는 몬스터.
단숨에 몬스터를 해치우며 일라이는 그리메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다시 지붕으로 돌아온 일라이가 물었다.


"별 이상한 몬스터를 봤네. 뭐 좀 알아?"
"훗, 내 저주 마법 덕분이라고. 참고로 내 저주 마법은 사람을 미치게 만들 수도 있어?"
"그걸 내게 써보시지 그래? 내가 미워죽겠지?"

약 올리는 일라이.
하지만 아넬은 여유로웠다.

"유혹해야 할 남자에게  해를 가해? 그거야말로 바보지."

말을 마치며 우아하게 웃으려 노력하는 아넬.
그런 아넬을 보며 일라이는 두 눈을 깜박였다.
꽤 의외의 모습을  터라 그녀를 다시 보고 싶었다.
여전히 로리는 취향이 아니지만 일라이는 그녀를 곁에 두려 했다.
제법 쓸만한 인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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