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호색한 왕자의 특별한 취미
푹푹- 찌걱찌걱찍-!
"으흣, 하앙, 와, 왕자님, 이러시면 안…하아앙!"
"너도 좋으면서 뭘 그래? 개같은 시녀주제에!"
에레스트 대륙의 일각을 차지하고 있는 브류스터드 왕국.
그 브류스터드 왕국의 제1왕자이자 왕위계승서열 1위인 '일라이 브류스터드'가 시녀와 밀회를 가지고 있었다.
살짝 곱슬이 있는 금발을 쓸며 일라이가 히죽 웃었다.
항상 단정하게 묶여 있던 긴 금발을 풀어헤친 시녀가 엉덩이를씰룩이고 있었다.
"하읏, 왕자님, 더 박아주세요……."
"지금 왕자인 나한테 명령하는 거냐?"
"어, 어멋, 아뇨…그럴 리가!"
시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였다.
쭉 짜면 빨간물이라도 나올 것처럼 자연스러운 반응.
세간의 인식과는 다르게 시녀라는 부류는 결코 천한 출신의 여자들이 아니다.
유력한 귀족이나 과거 융성했던 귀족가의 규수들을 데리고 와서 엄선하여 시녀가 되는 것이다.
물론 그만큼 예절이나 왕성의 돌아가는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일 텐데 지금은 흡사 매춘부처럼 굴고 있었다.
"그럼 얌전히 처박히기나 해!"
쑤후욱- 쑤걱쑤걱-!
"꺄하아앙!"
앙칼지게 신음을 흘리며 손으로 자기 입을 막는 시녀.
일라이는 히죽 웃더니 시녀의 머리채를 말고삐처럼 휘어잡으며 피스톤질을 했다.
그녀의 부드러운 젖가슴을 움켜쥐며 거칠게 짜내기 시작했다.
이미 섹스를 시작한 지는 오래.
대부분전술이나 정치를 배우고 나면 시간이 많이 남는다.
그 시간에 일명 '컬렉션'을 모으기 위해 왕궁의 시녀를 따먹는 게그의 일과였다.
푹푹푸욱- 뽁뽁뽁- 쩍쩌억-!
살덩이들끼리 질척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암살 전체로 퍼져 나갔다.
이미 애액으로 질척해진 보지를 꿈틀거리며 시녀는 마른 침을 삼켰다.
가랑이 사이에서 즙이 계속해서 흐르는 느낌이 들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엉덩이를 살짝 들어올리며 일라이가 더 잘 박도록 유도했다.
'왕자님의 씨앗을 갖는다면 나도…….'
왕성의 시녀씩이나 되는 여자들이 일라이의 난봉꾼 행위를 받아들이는 이유.
그건 바로 신분상승에대한 막연한 꿈 때문이었다.
귀족가에서 귀족이 하녀를 임신시키면 쥐도 새도 모르게 그녀를 죽이거나, 그냥 내버리면 그만이다.
평민인 하녀에게는 그 어떠한 발언권도 없다.
그러나 왕궁의 시녀는 다르다.
기본적으로 귀족가의 애물단지인 규수들이기에 왕족의 아이를 밴다면 취급이 달라진다.
이를 이용해서 자신, 혹은 가문의 지위상승을 노려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일라이 역시 생각이 있었다.
"흐흐흐……!"
시녀의 어깨를 짐승처럼 깨물며 더욱 깊게 육봉을 처박는 일라이.
브류스터드 왕가의 상징인 녹안을 빛내며 일라이는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년이 어떤 수준인지 볼까?'
[이 시녀를 당신의 '임의의 그룹'에 합류시키기 전에 스테이터스를 확인합니다.]
[이름 - 미란다 아이지노프]
[근력: E 체력: D 반사신경: D 지능: B 정신력: D 욕정: B]
[귀족의 프라이드(D), 소시민의 삶(B), 잡일(A)]
브류스터드왕가에 전해지는 능력 중 하나, 어쩌면오직 일라이만이 타고난 능력, 시스템.
이 시스템은 특이하게도 매력적이거나, 조금이라도흥미가 가는 여자를 보면 발동한다.
눈앞에 있는 여성을 지목하여 그녀를 자신만의 하수인으로 삼을 것인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물론 계약 방법은 섹스.
사정을 하고 섹스를 마치면 모든 게 끝난다.
일라이의 것이 된 여자는 그의 의지대로 소환되거나, 평상시에는 일반적인 모습으로 지내거나, '카드'라는 세계로 들어간다.
스테이터스나 특기가 강한 여자를 가질수록, 그에 비례해서 주인인 일라이 역시 강해지기도 한다.
드물게는 계약한 여자가 죽어서, 그 능력을 전이받아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그리고 계약할 수 있는 여성에 대한 스테이터스나 특기를 볼 수도 있었다.
"헉헉, 흐으……!"
"아앙, 흐아항, 왕자님,아흑, 제, 하흣, 제 미천한 보지에 씨앗을 뿌려주소서……!"
"닥쳐, 쓸모없는 년!"
"더, 더 욕해주세요홍!"
달아오른 얼굴로 애원하기 시작하는 시녀.
그 모습을 보며 일라이는 차갑게 웃었다.
어떻게든 신분상승이나 노려보는 어디에나 널린 시녀.
굳이 그녀를 하수인으로 써먹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특기할 만한 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
그나마 지능이쓸만하겠지만, 저 정도면 정치적인 부분에 대한 수준일 가능성이 크다.
흔히 말해 무리 내에서 정치질하는 걸 즐기는 여성 타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이런 년은 흔하잖아. 흔녀는 별로라고. 평생 시녀로 살다 썩어라!'
그저 한 번 따먹고 버릴 년에 지나지 않기에 일라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씨앗은 주겠지만 계약은 하지 않는다.
애를 가지든 말든 그건 시녀 마음이다.
필요하면 조짐이 보일 때 따로 사람을 불러 강제로 낙태시키면그만이다.
브류스터드 왕국에서는 왕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으니까.
일라이는 더욱 육봉을 깊숙히 처박으며 시녀의 체취를 느꼈다.
전혀 특별하지도,어디 하나 신비한 구석도 없는 일반적인 체취다.
"크윽, 씨발, 미천한 년이……!"
퍽퍽퍽- 뻐억- 쑤뻑쑤뻑-
"뿌려주세요옷, 흐끙, 퓨웃퓨웃하고 사정해주세요홋!"
"하아, 잘 처먹어!"
쑤걱쑤거억- 퓨루르르릇- 퓨웃퓨우우웃퓻-!
인정사정없이 정액을 뿜어내며 일라이는 이를 악물었다.
그는 싸울 때나, 섹스할 때나 항상 최선을 다 한다.
오직 실력으로 자신을 입증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기 때문이다.
"하흣, 끄햐아아아앙!"
온 몸을 떨며 일라이의 정액을 받아들이는 시녀.
그리고 힘겹게 숨을 내쉬며 그녀는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녀의 가랑이 사이로 찐득하게 정액이 떨어지며 고이고 있었다.
그걸 보며 일라이는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내 방에 왜 온 거지? 너는 원래 왕성 역사학부에 있잖아?"
"아, 네…역사학장께서 왕자님께 저걸 전해달라 하셔서요."
"저거라면 아까 그 존나 큰 스크롤?"
"네."
시녀의대답에 일라이는 한숨을 내쉬었다.
워낙 왕성이 크다 보니 지역마다 활동하는 시녀들이 정해졌다.
자신에게 주어진 지역을 벗어나도 되지만, 특별한 일이 아니면 그럴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일라이는 목 뒤를 주무르며 탁자로 가서 앉았다.
쓰러진 시녀가 옷을 입으며 근처에 서는 것을 보고 스크롤을 내려다봤다.
"이게 뭐야?"
[에레스트 대륙의 전설]
한 눈에 봐도 별로 관심이 안 갈 것 같은 스크롤.
대개 역사학부에서는 대륙의 역사와 전설을 파헤치며사관에 기록하는 임무를 맡는다.
그 와중에 왕족에게 일일이 결재를 받는 일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전설에 관한 것이었다.
"하아, 또 귀찮게 하네. 이런 건 관심없다고 했을 텐데."
따분한 얼굴로 스크롤을 펼쳐든 일라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예상대로 글자가 빼곡히 적힌 부분이 먼저 나왔다.
물론 뭇 남자라면 전설에 흥미를 가지고는 한다.
하지만 일라이에게 에레스트의 전설이라고 해봐야 케케묵은 것에 불과했다.
기껏해야 동방의 한 남자가대마법사이자 역대급 도적이 되어 대륙을 휘저었다는 게 전부였다.
흥미있는 전설이래봐야 나중에 학자들의연구에 의해 언제든지 재평가되기 마련이다.
언제라도 바뀔 수 있는 그저 그런 전설 이야기.
그 누가 오래 흥미를 둘 수 있을까?
"대충 결재나 할까? 음? 근데 이건 뭐야……."
눈으로 훑어 내려가던 일라이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서문은 확실히 지루했다.
어느 문서에나 있을 법한 양식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읽으면 읽을수록 결코 쉽게 넘길 사안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일라이가 입을 열었다.
"…따라서 에레스트의 주기는 반드시 바뀐다. 해가 완전히 가려질 때, 에레스트 대륙에 마침내 암흑이 찾아올 것이다. 그것의 주인이 대륙을 앗아가기 위해 출현할 것이며, 그 사역마들은 인류의 두려움을 먹으며 세를 넓혀갈 것이다. 선택받은 용사가 아니라면 인류는 그저 울며 떨 수밖에 없을지어다."
그다지 좋은 내용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결재를 맡았던 전설들과 그 성격이 다르기도 했다.
이건 대륙은 물론이고 세계의 멸망을 예언하는 전설이었다.
게다가 해가 완전히 가려질때는 바로 일식을 의미하는 게 아니겠는가?
"일식?그건 바로 내일이잖아?"
에레스트에서 일식은생각보다 흔하다.
하지만 이걸 관측하는 자들은 정해져 있어서 항상 챙겨 볼 수는 없었다.
관측자들의 예측으로 최근 일어날 일식은 바로 내일 정오.
그렇다면 멸망은 내일 정오에 이뤄진다는 것일까?
"푸흡, 멸망은 개뿔."
확실히 지금까지의 전설들과는 다르게 흥미가 동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관심을 둘 정도는 아니었다.
나라 어디를 가더라도 세계멸망에 대한 전설은 만들어지기 마련이다.
그게 마치 가보처럼 전해지기도 하며, 어떤 때는 한껏 부풀려지기도 한다.
이런 시시한 것에 신경 쓰는 성격이 아니기에 일라이는 대충 서명을 했다.
"자, 가져가."
"알겠습니다, 왕자님."
부끄러운 듯 입을 살짝 가리며 스크롤을 받아드는 시녀.
일라이는 더는 시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기지개를 켰다.
묘하게 세계멸망이라는 글자가 뇌리에 남았다.
"멸망은 무슨…진정한 멸망은 고자가 되는 거지. 탈모가 오거나."
가볍게떨쳐내며 일라이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 시녀도 따먹었겠다, 이제 느긋하게 검술 수련을 하러 가거나 밖으로 나가 노는 것도 나을 것이다.
비록 방탕한 사생활로 이미지가 추락하고 있지만, 일라이는 브류스터드 왕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준수한 검사다.
브류스터드 국립 검술 아카데미를 17살이라는 이례적인 나이에 완전수료했다는 게 이미 그의 재능을 나타내고 있었다.
만약 50년 전에 사형을 당한 '그 남자'가 살아 있었다면 기꺼이 싸움을 걸어보고 싶을 정도였다.
"강진모라고 했나? 하, 영웅들을 주렁주렁 달고 다니며 살아남을 만큼 괴물이었다지. 하지만 상관없어. 무슨 얘기든 부풀려지기 마련이니까."
건방진 미소와 함께 그는왕성을 나서려 했다.
그를 수행하는 기사들이 바로 따라왔다.
그 모습에 일라이는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에잉……."
"왕자님, 외출 하시려는 겁니까?"
"그래. 그나저나……."
"왜 그러시는지?"
어째서 왕족인 자신을 수행하는 기사들이 하나같이 남자들이란 말인가?
일라이는 이것을 적폐라고 여겼다.
적어도 왕족이라면 자신만의 수행기사들을 꾸밀 자격이 있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의 바람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실력 있으면서도 절세미녀들로 나만의 기사단을 꾸리는 것! 이야기에서도 미녀 기사와 동행하는 왕족이 나오잖아? 그걸 해보자는 거지!'
어쩌면 일라이가 가지고 태어난 능력과 잘 맞는 희망사항이었다.
그리고 그의 정력은 절륜하기 그지없다.
브류스터드 왕가는 대대로 남자든 여자든 음란하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섹스가 취미가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일라이는 외투 주머니에서 카드를하나 꺼냈다.
이 카드야말로 일라이가 계약을 한 여자들의 이름이 적힌 명부였다.
'후후, 평상시에는 평범한 목걸이에 꿰인 카드지만, 쓸만한 년이랑 계약하고나면 바로 이름이 적히지.'
카드에 이름이 적히면 오직 일라이에게만 보인다.
지금까지 그나마 마음에 들어 계약한 여자는 1명.
그러나하필이면 그 여자가 지난 달에 지병으로 죽었기에 사실상 1명도 없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기억에 남는 것이라면 인상적인 스킬들을 가진 여자라는 것 정도.
다만 그것조차 지금은 생각나지 않았다.
안전한 왕궁에서 살면 카드로 여자를 소환할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후우, '셀레나'였나? 쓸만했는데. 꿀벅지이기도 했고."
"네?"
"쯔읏, 아니다. 오늘은 대로변으로 좀 가자."
"네, 알겠습니다!"
당장 마차를 대령하는 수행기사들.
일라이는 바로 마차에 오르며 길게 하품을 했다.
오늘 할 일은 별로 없다.
그렇다면 느긋하게 놀다가, 적당히 식사를 하고, 내일 누구를 따먹을지 고민하며 잠에 드는 게 고작이다.
그런 일상을 살아왔기에 특이할 것도 없다.
마차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일라이는 창밖을 내다 봤다.
오늘은 유독 다른 때보다 더 맑은 날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