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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는 주인공들-429화 (429/456)

# 나만 아는 주인공들 429화

[대체 어떻게 이곳까지 올 수 있나 했더니, 그랬었군. 네가 이번 세대의 선택받은 자였던 건가.]

로고스는 유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그 움직임에서 느껴지는 것은 이쪽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우주에 견줄 거만함.

그리고, 피조물로부터 창조주인 자신을 경외하게 만드는 기묘한 마력이 깃들어 있었다.

[자, 선택받은 자여. 코덱스를 전부 모았다면 내게 넘겨라. 그리고 너에겐 다음 우주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마. 다음 우주를 가장 먼저 밟게 되는 영광을 누리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네가 첫 번째가 될 것이다.]

“지금까지…… 이런 방법으로 우주를 몇 번이고 재시작한 거냐?”

[음?]

“코덱스를 찢고, 파편을 뿌려서 하계와 혼성계의 존재들에게 그것을 전부 모으게 하고.”

그 파편이 모두 모여서 하나의 페이지가 완성됐을 때.

로고스는 마지막 소유자에게 제안을 건넨다.

이번 시대의 끝을 고하는 것과 동시에, 다음 우주로 넘어갈 수 있는 기회를.

“그렇게, 몇 번이고 모를 정도의 횟수를 반복하면서…… 무고한 생명을 모두 지워 왔던 거냐?”

[호오.]

자신을 향해 분노를 드러내는 유현의 행동을 본 로고스의 반응은 침착했다.

오히려 유현에게 흥미를 품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이런 나에게 적대감을 드러낼 줄이야. 그런 존재는 지금까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노골적이고 굽히지 않을 정도로 꿋꿋한 녀석은 또 처음이군.]

“그래? 최초는 아닌 게 아쉬운 일이네.”

[아니. 최초다.]

분명, 창조주를 마주하고도 적대감을 드러낸 자들은 많았다.

하지만 그들 대부분은, 이렇게 로고스와 마주해서 그의 기운을 목도하는 순간 곧바로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었다.

유일하게 유현만이, 로고스를 마주하고도 굽히지 않고 자리에 우뚝 선 채로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 내게 적의를 드러내는 아이야. 너는 이 나에게 맞서겠다는 거냐?]

“그럴 생각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어.”

[나에게 대항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다는 건가. 재밌구나.]

고작 피조물에 불과한 인간이 자신에게 대항하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했다.

창조주의 입장에서, 이 세상의 시작과 끝을 정할 수 있는 로고스에겐 어찌 보면 감히 자신을 우롱했다고 분노하기 충분한 일이었지만.

로고스는 오히려 이런 일 자체가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이게 웃기나?”

[웃기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이렇게 많은 시뮬레이션의 끝에,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분기점이 나타났는데. 즐거울 수밖에 없지. 적어도 이전처럼 허무하게 바뀌지는 않는다는 거니까.]

“마치, 이 모든 과정을 놀이처럼 말하는군.”

[그렇게 들렸다면 제대로 맞췄다고 칭찬해 주마.]

예측하지 못한 변수를 마주하면서도 웃고 있는 것은, 그것을 충분히 제어하고 억누를 수 있다는 확신에 찬 자신감 때문.

“대체 목적이 뭐지? 무슨 생각으로 우주를 몇 번이고 재시작한 거야. 네 손으로 얼마나 많은 생명이 죽었는지는 알아?”

[생명인가? 그거참 우문이로군.]

로고스는 새하얀 손으로 형체만 겨우 남은 자신의 턱을 쓰다듬었다.

[내가 뿌린 씨앗에서 만들어진 녀석들을, 내가 마음대로 수확하겠다는데 그게 무슨 잘못인가?]

“뭐?”

[너희 인간들도 똑같은 짓을 하지 않은가. 식물의 씨앗을 뿌리고, 열매가 맺히면 그것을 수확해 가지. 그리고 제대로 된 열매가 맺어지기 위해 나무의 가지를 일부러 쳐내거나, 혹은 제대로 맺어지지 못한 열매를 떨어뜨리기까지 해.]

“그게, 무슨 소리야…….”

[즉, 내 말은 그거다. 나에게 있어서, 이 우주에 살아가는 생명체들은 전부 수확을 위한 열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거지.]

뚝.

그 말에 유현의 머리에서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어쩌면 그것은, 열매의 줄기가 끊어져 나무에서 떨어지는 소리일지도 몰랐다.

이를 갈면서도 필사적인 인내심으로 물어본다.

“그렇게까지 해서…… 뭘 얻으려는 거지.”

[뭘 얻냐고? 당연한 걸 묻는군. 이야기지.]

“……이야기라고?”

[그래. 그냥 이야기가 아니다. 무려 궁극의 이야기지.]

궁극의 이야기.

로고스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궁극의 이야기. 그것은 세상의 모든 이야기의 정수가 담긴 것.]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말 그대로다. 궁극의 이야기는, 그 누구라도 최고의 이야기라고 자부할 수 있는 것.]

모든 이야기는 동일하지 않다.

글을 읽는 사람의 취향이, 이야기를 쓰는 작가의 의도가, 작품의 장르가.

성별이.

세대가.

문화가.

인종이.

사상이.

온갖 부차적인 요소로 인해 이야기의 갈래는 나무의 가지처럼 갈라지고 갈라져서 너무나도 많아졌다.

누군가에겐 최고의 이야기가 누군가에겐 최악의 이야기가 될 수 있으며.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이야기라 하더라도 누군가는 싫어하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그 어떠한 선천적인 요인에도, 환경적인 요인에도 구애받지 않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지표. 궁극이란 바로 그런 것이다. 내가 만드는 이 궁극의 이야기는 세상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삼라만상 미래영겁의 역작될 거다.]

로고스가 만들고자 하는 궁극의 이야기. 그것이 담긴 태초의 서 코덱스.

동일하지 않은 이야기의 끝에 도달할 수 있는 가장 최종의 형태.

누가 읽어도 만족할 수 있고, 누가 읽어도 절대로 호불호가 갈리지 않는.

이견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

그것이 우주를 몇 번이고 반복한 로고스의 목적이었다.

[나 혼자서 모든 것을 집필할 수는 없지. 그러기 위해선 나는 방법을 택했다. 하나의 우주에 하나의 페이지를. 새로운 우주가 시작하면, 나는 항상 새로운 다음에 집필할 페이지의 종이를 찢었지.]

그렇게 우주에 찢어진 조각들을 흩뿌린다.

황금빛 종이의 파편을. 코덱스의 조각을.

파편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수집하고 먹어 치우며, 다른 파편을 만나 그것이 지닌 이야기마저 흡수한다.

그렇게 파편들이 모이고 모여서 조각이 되고.

조각이 모이고 모여서 하나의 페이지가 완성된다.

이번 우주에서 수확할 수 있는, 하나의 열매를.

하나의 페이지는 하나의 우주.

그 페이지를 구성하는 글자는 우주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사건들.

그리고 그런 글귀가 구성하는 흐름은 한 세상의 시작과 끝의 여정.

[열매가 맺히면 수확한다. 열매는 양분이 되어 원초의 책 코덱스로 흡수된다. 그렇게 코덱스에는 지난 세월 동안 반복한 우주의 모든 이야기가 스며들었지.]

그것이 모이고 모여서 마침내 한 권의 책이 완성됐을 때.

로고스가 바라던 궁극의 이야기가 마침내 탄생한다.

[지긋지긋할 정도로 긴 세월이었다. 어쩌면 이런 과정도 의미가 없이, 끝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들었지. 하지만 널 보니 그것도 내 착각이었다는 걸 알게 되는군. 너는 이야기의 틈새에서 탄생하는 시대의 변종이고, 모든 이야기에 가장 필요로 하는 ‘의외성’이다.]

로고스가 유현을 보며 기뻐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이번 시대의 열매는, 자신이 지금까지 보아 왔던 것 어떤 열매보다도 가장 영양가가 넘쳤으니까.

한 사람이 무수한 노력을 기울이며 아득바득 올라온 그 모든 과정이.

로고스에게 있어서는 그저 취하기 좋은 요소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너……!”

유현의 동공이 수축되며 살기가 담긴 시선이 로고스를 향한다.

마음 같아서는 여기서 칼부림이라도 벌이고 싶지만, 이곳에 도달한 것은 그의 의식뿐인지라 싸우기 위한 힘을 낼 수 없다.

지금 당장은, 녀석을 노려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대단한 적개심이로군. 역시 의외성이라 이건가.]

“나를 의외성 따위로 부르지 마……!”

[그걸 정하는 건 네가 아니다. 정하는 건 바로 나지. 이 책이라는 이름을 지닌 거대한 나무의 관리자인, 내가 하는 역할이야.]

로고스는 볼일을 다 봤다는 듯 유현에게서 등을 돌렸다.

[어차피 여기서 코덱스의 페이지를 넘기는 걸 거부했다는 것은, 나와 맞서겠다는 거로 알겠다. 그렇다면 나 또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네가 지니고 있는 페이지를 뺏도록 하지.]

“지금 당장 빼앗지 못하는 걸 보면, 창조주치고는 꽤나 비천한 힘을 지녔나 보군.”

[부정하지는 않으마. 나라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그러니,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은 다른 녀석들을 시키면 그만이지.]

연합군과 대적하기 위한 여섯 대성군.

정보를 은폐하기 위한 텔러들.

심판을 집행하는 재단과 엘로힘까지.

[덤비고자 한다면 상대해 주마. 그러니 네가 지니고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내게 맞서 봐라. 그래 봤자 그것이 얼마나 허무한 저항인지 금방 깨닫게 되겠지만 말이야.]

“너야말로, 목 씻고 기다리고 있어라. 내가 반드시 널 죽여 줄 테니까.”

[올 수 있으면 와 보거라. 재단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내 널 기다리고 있으마.]

그만 가 보거라.

이젠 볼일이 끝났다는 듯 로고스가 손을 가볍게 휘젓자 유현의 의식이 새하얀 공간에 멀어졌다.

“허억!”

“형?! 형! 괜찮아요?”

“영민이?”

“갑자기 무슨 일이에요? 파편을 받으시더니 눈가의 초점이 흐릿해지더니, 갑자기 숨을 헐떡이시고.”

유현은 자신이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로고스와 만나서 대화를 길게 나눴다고 생각했는데, 현실에서는 그저 찰나에 지나지 않았다는 건가.

“후우. 걱정해 줘서 고맙다. 하지만 괜찮아. 그냥, 내가 뭘 해야 하는지 그 목적을 확실히 정했을 뿐이니까.”

“그렇다면 뭐…….”

“너도 일단 푹 쉬어 둬라. 앞으로 벌어질 싸움은, 쉬고 싶어도 절대 쉴 수 없을 테니까.”

“……알겠어요.”

유영민도 곧 다가올 최후의 전쟁의 심각성을 인지한 탓에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유현이 방금 보인 이상행동에 대한 걱정이 가시지 않은 탓인지, 떠나면서도 유영민은 몇 번이고 유현을 힐끔힐끔 곁눈질했다.

‘무슨 일을 겪었는지, 형은 내게 말해 주지 않는 건가.’

유영민은 그것에 섭섭함과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유현이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짐작했다.

‘그래. 형의 일은 걱정하지 말자. 중요한 건, 곧 있을 대전쟁이니까.’

부하들에게도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격려를 해 줘야 했다. 이제 그는 백화 매니지먼트의 막내 컬렉터가 아닌, 하나의 집단을 이끄는 용병왕 유영민이었으니까.

홀로 남겨진 유현은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로고스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도 그가 해야 할 일은 바뀌지 않지만, 그래도 만반의 준비는 갖춰야 했으니까.

‘녀석은 재단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어.’

평소에 로고스가 어디에서 머무르고 있는가 싶었는데, 설마 차원의 틈새에 머무는 재단의 본체에 숨어 있었을 줄이야.

‘아니, 숨어 있는 건 아닌가. 숨을 필요도 없었겠지. 그저 그곳에서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길 기다리며, 열매가 맺히는 순간만을 바라왔던 거야.’

그렇게까지 해서 열매를 얻게 되면, 그 이후에 우주의 모든 존재는 말소된다.

다음 우주를 시작하기 위한 토대로 변하고, 소수의 선택받은 존재들만 남은 채로.

“빌어먹을 자식.”

평소에 하지도 않는 혼잣말이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온다.

로고스가 한 말이 아직도 뇌리에 남아서 그의 머리를 톡톡 건드리는 느낌이었다.

자신이 걸어왔던 모든 길이, 로고스에게는 고작 의외성 하나로 뭉뚱그려지다니.

로고스가 만든 거로 추정되는 시스템의 알림창에서부터 그런 낌새는 느꼈다.

사상세계에서 온갖 고생을 하면서 만들어 낸 하나의 이야기를, 고작 한 줄의 문장으로 끝내 버린 그 무미건조함.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감정의 많은 부분을 잘라 내고 거세하며, 이제는 단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밖에 남지 않은 비상식적인 광기.

그가 마지막으로 상대해야 할 적은 바로 그런 존재였다.

후우.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진정시킨 유현은 데카르트의 힘을 발동했다.

현실의 그의 몸이 흐릿하게 변하며 환상의 나라, 유랑세계로 이동한다.

유랑세계를 징검다리 삼아서 움직인 유현은 이윽고 유현은 올드 타운의 건물 중 하나에 도달했다.

파편의 힘을 완벽하게 다루게 된 덕분에, 도시 바깥의 평야에서 도시 안쪽까지 도달하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유현은 눈앞에 있는 문을 손으로 가볍게 두드렸다.

“들어가겠습니다.”

안쪽에서 대답은 없었지만, 상대가 자지 않고 깨어 있다는 것은 기척으로도 느낄 수 있었다.

유현은 곧바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은 황량하게 느껴지는 방 안. 한쪽 벽에 놓여 있는 침대 위에 한 여인이 다소곳이 앉아 이쪽을 기다리고 있었다.

“혜림 씨.”

“…….”

강혜림은 유현을 멍하니 바라봤다.

그녀는 이전처럼 아이처럼 그에게 달려들어 붙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차분하게 그를 반겨 주지도 않았다.

유현은 안쪽에 구비된 의자 하나를 가져와 그녀의 앞에 앉았다.

“잘, 지내셨죠? 빨리 돌아오려고 했는데, 조금 많이 늦었네요.”

“…….”

“곧 큰 전쟁이 벌어질 거예요. 저희뿐만 아니라, 이 우주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운명을 결정지을 그런 전쟁이요. 많은 이해관계가 얽힌 만큼, 싸울 수 있는 존재들은 대부분 싸우겠죠. 그리고…….”

그만큼 무수한 생명이 죽게 될 거다.

아포칼립스가 터졌던 지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그래도 우리는 싸워야 합니다. 검을 쥘 수 있는 사람은 검을 들어야죠. 그게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보여야 할 의무니까요.”

진심을 내뱉는 것 이상으로 감정이 실린다. 사탄이 마지막으로 넘겨준 이야기 속에서, 과거의 그 남자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죽지 않기 위해 로고스와 맞서 싸웠지만, 소중한 동료들을 지키기 위해서 결국 타협을 해야만 했다.

그 남자가 그때 느꼈던 두려움이라는 감정, 그리고 이후에 이어지는 후회까지도.

마음 같아서는 강혜림이나 권지아나 서수민이나 유영민이나, 자신이 아는 사람들은 싸우지 않았으면 했다.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은 없다. 전쟁이 벌어지면 분명 누군가는 죽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이 죽는 것은 무엇보다도 싫었다.

그래도, 자신의 욕망을 위해서 멋대로 행동을 강제할 수는 없겠지.

“혜림 씨는 뭘 하고 싶은 거죠?”

“…….”

강혜림이 움찔하는 것이 보였다. 유현은 진지한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했다.

그녀가 말을 할 줄 알게 됐다는 것은 이미 깨달았다. 알면서도 굳이 그녀의 행동을 지적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서로가 서로에게 죄책감을 지니고 있었으니까.

“……당장에 대답을 해 주시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내일 아침까지는 부탁드려요.”

유현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강혜림은 자기도 모르게 유현에게 손을 뻗었지만, 이미 뒤를 돌아선 그 남자에게는 닿지 않았다.

문이 닫히고, 방 안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홀로 남게 된 그녀의 시선은 유현이 떠나간 자리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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