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421화
유현은 눈앞의 풍경이 일그러지며 강렬한 현기증을 느꼈다.
이윽고 주위 풍경이 다시 예의 도서관으로 돌아왔을 때, 유현은 겨우 비틀거리는 몸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이 세상의 주역들이, 이전 주역들의 역할을 빼앗은 찬탈자들이고. 지금 알려진 신화 속의 괴물들인 책벌레들은 자신의 역할을 찬탈당한 존재들이었다는 거군요…….”
“그래 맞아.”
“당신은, 그걸 대체 어떻게 알고 있는 거죠?”
“너는 나 또한 찬탈자라고 생각하는 건가?”
유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지 않고서야 프라이티온이 이 사실을 알고 있을 리가 없었다.
자못 무례한 행위처럼 비칠 수도 있었지만 프라이티온은 화를 내는 대신 유현의 생각도 일리가 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어. 어쩌면 나 또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역할을 빼앗았던 걸지도 모르니까.”
“……대체, 당신은 이 세상의 진실을 알고 나서 뭘 하려는 겁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내 이야기부터 할 수밖에 없겠지. 오엘로에게 들어서 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는 있겠지?”
“……네. 마지막 이야기의 왕으로서, 다섯 번째이자 막내. 그리고 로고스의 애정을 독차지했다고 들었습니다만.”
“하하. 애정인가. 오엘로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보일 수밖에 없었겠지.”
“그게 아니라는 겁니까? 오엘로는 당신이 아버지의 신뢰를 저버리고, 그를 배신했다고 했습니다.”
로고스는 다섯 이야기의 왕 중에서 유일하게 프라이티온에게만 코덱스를 만질 수 있는 권한을 줬다고 했다.
하지만, 프라이티온은 그런 코덱스를 갈기갈기 찢어 우주 곳곳에 흩뿌렸다.
오엘로는 그것은 곧 세상을 향한 배신이며, 아버지의 믿음을 저버리는 용서받지 못할 행태라고 분노했다.
그 말에 프라이티온은 씁쓸한 미소를 머금었다.
“녀석에겐 그렇게 보이나 보군.”
프라이티온은 홀의 중심에 놓인 가짜 코덱스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 면장갑을 낀 손끝으로 책의 표면을 가볍게 쓸었다.
“아버지, 로고스가 내게 코덱스의 사용 권한을 넘긴 것은 맞아. 롯피우트, 담천, 카타르시스에게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활자를 조합해 이야기를 만드는 일을. 오엘로에게는 존재하는 이야기를 발견하고 수집하는 일을. 그리고 마지막 나에게는 그런 만들어진 이야기를 모아 코덱스에 새기고 이야기를 완성하게끔 역할을 부여했지. 처음에는 나도 별생각이 없었지만, 나는 코덱스를 읽으며 이 세상의 진실을 깨닫게 됐어.”
“그래서…… 코덱스를 찢어 버린 겁니까?”
“찢었다? 아니, 그게 아니야. 나는 내 의지로 코덱스를 찢지 않았어.”
“네?”
“이상하다고 생각해 본 적 없어? 아무리 내가 이야기의 왕이라고 하더라도 그렇지 코덱스의 사용 권한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그 책을 찢어 버렸다는 것이? 나는 내가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반면 코덱스는 오랜 세월을 반복해 온 우주의 역사가 쌓이고 뭉쳐져서 만들어진 이 세계의 근간이지. 단순한 수준의 격만 놓고 봐도, 나 따위는 감히 코덱스를 펼칠 수도 없는 게 정상이야.”
그런데 오엘로는 코덱스를 갈기갈기 찢어 버렸다.
대체, 어떻게?
이유는 간단하다.
아니, 하나밖에 없었다.
“책을 찢은 것은 내가 아니야. 로고스의 짓이지.”
“……뭐라고요?”
“나도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어. 그래.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몇 번이고 반복했던 일이었다는 거지. 로고스는 매번 새로운 우주가 시작될 때마다, 코덱스를 찢어서 세상 곳곳에 흩뿌렸어. 코덱스의 책에 일정량 이상의 이야기가 쌓이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행하는 작업이었지.”
우주가 새롭게 시작되고, 로고스는 자신의 업무를 도울 다섯 존재를 만들었다.
그들이 훗날 텔러라 불리게 될 태초의 이야기꾼이며, 모든 텔러의 왕이었다.
다섯 왕은 각자 맡은 역할을 통해 이야기를 모아 코덱스에 새긴다. 그렇게 새로운 우주의 새로운 이야기가 코덱스에 어느 수준 이상까지 새겨지는 순간.
로고스는 그대로 코덱스를 찢어 우주 곳곳에 뿌렸다.
“오엘로는 그걸 내가 한 거라고 생각했지. 녀석뿐만이 아니라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야. 설마하니 책의 주인인 아버지, 로고스가 그런 짓을 벌일 거라고 누가 예상이라도 했겠어?”
코덱스의 파편은 우주를 방황하며 새로운 이야기에 반응한다.
파편은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특별한’ 이야기를 저장하고 기억하며, 이윽고 하나의 자그마한 책으로 승화한다.
그렇게 파편에 충분한 이야기들이 모였을 때.
로고스는 다시 수확을 시작한다.
“책을 찢어서 파편을 뿌리는 것은, 일종의 파종(播種)의 단계였던 거야. 철저하게 로고스의 계획하에 주도되는, 이제는 별로 놀라울 것이 없는 짓이었던 거지.”
그렇게 뿌려진 씨앗들은 이야기에 반응하고 저마다 다른 방향으로 발아하여, 새싹을 틔워 내게 된다.
그것이 곧 발아(發芽)의 단계였다.
그렇게 영글어진 새싹은 더욱 커지고 발전하며, 이윽고 탐스러운 수준까지 성장한다.
프라이티온은 이를 출수(出穗)의 단계라고 명명했다.
“출수가 끝난 이삭이 어떻게 되는지 아나?”
“……수확을 하죠.”
“맞아. 이야기의 열매가 탐스럽게 열리게 되었다면, 남은 과정은 단 하나뿐이지.”
수확(收穫)의 단계.
그것이 무수히 반복된 이 세상의 끝이자, 흩어진 코덱스의 파편이 다시 하나로 뭉쳐서 완전한 코덱스가 되는 순간이다.
“그러면 지금 제단이 움직이는 거나 파편들이 빠르게 모이는 것도…….”
“수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는 거야. 제단은 로고스가 뜻대로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만들어 낸 자신의 수족. 정확히는 무력을 대신 이행해 줄 일종의 손발의 연장선이라 할 수 있는 도구인 셈이지.”
“수확의 시기가 끝나면?”
“기존 세계는 코덱스의 일부가 된다. 하나의 우주가, 거대한 책의 새로운 하나의 페이지로 변하지.”
그것은 기존 우주의 소멸을 의미했다.
그리고 다음 우주의 시작까지도.
“로고스는 대체 왜 당신을 가만히 놔둔 거죠?”
“그에게 있어서 나는 언제든지 없앨 수 있는 하찮은 존재니까. 본인이 직접 편의성을 위해서 만든 것이 바로 이야기의 왕들이야. 태초부터 존재해온 위대한 텔러가 아니라, 그저 그의 여흥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만들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았던 거야.”
모든 텔러들의 시초이자 이야기의 왕이라 불리는 자들이, 고작 로고스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편하자고 만들어 낸 도구일 뿐이라니.
유현은 자신을 그렇게 평가하는 프라이티온의 목소리에서 하나의 감정을 읽어 냈다.
그것은 세상의 모든 진실을 목도해서 절망하고 포기한 자의 목소리가 절대로 아니었다.
“그래서…… 맞서려는 겁니까?”
“그래.”
자신을 만들어 낸 창조주에게 반기를 든다.
그것은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성공할 확률조차 한없이 0에 가까운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프라이티온은 그 사실 자체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비록 로고스에게 있어서 나의 배신은 자신의 일을 처리하는 데 약간의 재미를 더욱 첨가해 주는 유흥의 조미료에 지나지 않겠지. 그렇기에 나는 최선의 준비를 갖췄다. 그에게 선택을 받지 못해 밀려난 책벌레들과 만나 세력을 꾸렸고, 파편을 지닌 자들을 이용해서 정해진 미래를 벗어던지고자 했지.”
“그게…… 진청운이었군요.”
거짓된 예언자 진청운.
유현은 왜 진청운이라는 인간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결국, 진청운은 프라이티온이 선택한 적합자였던 것이다.
“그가 적합자는 맞지만, 그렇다고 진청운이야 말로 이 세상을 바꿀 구원자라고 할 수는 없어. 재능은 있었지만, 한계 또한 명확했으니까.”
유현은 이곳에 들어오기 전에 마주쳤던 진청운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는 욕심을 부렸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고 했다. 자신이 어쩌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고.
“……실패했군요.”
“로고스와 마주하는 것조차 실패했어. 시도를 했지만, 거대한 벽에 부딪힌 채 겨우 목숨만 부지했지. 내가 그래서 하지 말라고 누누이 경고했지만, 녀석은 듣지 않았어.”
“……그래서 당신이 다음으로 선택한 것이 저였습니까?”
“처음부터 너였어. 정확히는, 파편이 너를 택한 거였지만.”
“파편…….”
유현은 자신이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았던 황금빛을 떠올렸다.
“로고스가 책을 찢어 버리고 파편을 세계에 흩뿌리기 전, 나는 이러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하나의 파편을 챙겼지. 코덱스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 나로서는, 그게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하게 챙길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렇게 프라이티온은 책의 끝자락, 아직 이야기가 새겨지지 않은 글자가 없는 파편을 가지고 도망쳤다.
로고스는 구태여 그를 쫓지 않았다. 그럴 필요도 없었으며 이 무의미한 발악이 조금이라도 재미있길 바라며 가만히 놔뒀다.
“파편을 챙겼지만, 내게는 파편을 다룰 힘도 없었다. 겨우 가져오는 것이 전부였어. 나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이 파편으로 로고스에 맞설 수 있을지. 코덱스는 로고스가 집필했지만, 그가 이렇게 우주를 계속 리셋 해 가면서까지 코덱스를 채우는 부분에서, 모종의 광기를 느꼈거든.”
프라이티온은 이 마지막 파편에 희망을 봤다.
그는 그렇게 이 파편을 활용할 방법을 고민했지만, 그것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파편은 스스로 주인을 택하지. 결국 내가 뭘 어떻게 가타부타 정할 필요도 없이, 이미 파편 자체의 의지가 알아서 최적의 구원자에게 인도할 예정이었던 거야.”
“그게, 저였다는 겁니까?”
“그래. 다른 회차의 우주에서 버림받은 비운의 인간. 마지막 파편이 시공간을 초월해 가며 택한 구원자가 바로 너다.”
“왜 저입니까?”
유현은 자신이 회귀하게 된 것이 이 파편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아니, 이제는 회귀도 아니다. 그리고 이 파편 때문에 자신은 겪지 않아야 할 다양한 일들까지 겪었다.
파편 자체가 뿜어내는 미증유의 힘이 그를 온갖 시련으로 이끌었다.
“파편의 뜻은 나도 모른다.”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십니까?”
“다만, 한 가지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있지. 네가 인간이라는 거다.”
인간.
그 단어가 이렇게나 허황되게 다가오는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일 것이다.
“인간, 말입니까?”
“그래. 신도, 악마도 아닌 존재. 하지만 신도 악마도 하늘의 별도 될 수 있는 존재. 혼성계에서 위대하다고 일컬어지는 성령들은 강대한 힘을 지녔지만, 결국 그들은 더는 발전할 수 없는 명백한 한계에 봉착했지. 애초에 그 별의 좌라는 것조차 로고스가 다루기 편하게 부여한 역할이 지나지 않으니까.”
성령이란 결국 로고스가 더욱 세상을 편하게 다루기 위해 만들어 낸 틀이다. 성령이 된 존재는 거대한 틀 안에 갇혀 그 바깥으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인간은 다르다.
그들은 세계의 아주 미시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나약한 종족. 로고스가 관심조차 가질 필요가 없는 하찮은 미물이었다.
로고스는 모든 것을 통제하지 않는다는 건 그런 인간을 통해 증명됐다.
로고스의 시선을 벗어난 가장 작은 인간이야말로 역설적으로 이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였던 것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았지만, 네가 보인 성과는 정말로 대단한 것이었다. 그건 나의 예상조차 아득히 뛰어넘었을 정도니까. 그리고 너의 존재는, 다른 틀에 갇힌 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쳤어.”
“……전부 지켜보고 계셨군요.”
“진청운에게 접촉을 한 것도 그 때문이다. 너라는 존재의 성장은 너무나도 빨랐어. 그게 좋아야 했지만, 과한 것은 언제나 독이 되는 법이었으니까. 지나치게 비대해진 너의 존재감이 혼성계 전역에 울려 퍼지면, 아무리 로고스라 하더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거든.”
비록, 그때의 유현이 인간이 아닌 텔러였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사실 텔러라고 명명된 것도 파편에 의해서 다음 우주에 재탄생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취하게 된 거지, 그는 근본부터 인간이었다.
“네가 지닌 파편의 강렬한 빛에 우주의 다른 파편들까지 모였다. 원래라면 각자 자신에게 걸맞은 이야기를 찾아가야 할 파편이, 너라는 하나의 파편에 이끌리고 만 거야.”
프라이티온은 그것을 바라지 않았다. 이것은 빨라도 너무 빨랐다.
이대로라면 충분한 준비를 갖추기 전에 수확의 시기가 일찍 찾아오고 만다.
그래서 프라이티온은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우리에겐 최소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진청운이 절 이렇게 만든 것도 그 때문이었다는 겁니까?”
“그래. 내가 그러라고 시켰다. 너무나도 급변하는 상황이라 모든 것이 예상하지 못한 길로 흘러갔지만, 다행히도 이 세계의 진실을 알아본 한 성령의 도움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지.”
그자가 바로 석가모니였다.
놀랍게도 석가모니는 찬탈자도 아니고, 전 우주와 관련이 있는 자도 아니었다.
그저 스스로 깨달음을 통해 그 자리까지 올라간, 이번 우주에 소속된 일원이었다.
하지만 끝없는 관조와 고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그는, 이 세상이 근본부터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미 성령의 자리에 올라간 그는 역할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무언가를 바꿀 수 없었다.
시스템의 영향을 받고 있기에 누군가에게 그 진실을 알릴 수조차도 없었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석가모니가 선택한 것은, 가능성을 품은 자를 찾는 것이었다.
“놀라운 일이지. 이 세상의 일원이 모든 것을 깨닫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내 계획에도 없던 일이었거든. 석가모니는 이전 우주에도, 전전 우주에도 존재했지만…… 이번처럼 특별하지는 않았어.”
“그렇다면 사탄님은…….”
“녀석은 또 달라. 녀석은 전 우주의 존재. 찬탈자……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하군. 녀석 또한 로고스의 희생자일 뿐이니까. 하지만 나를 도와서 이 세상의 굴레를 끊고자 하는 목적은 동일하지. 그래서 너를 도운 것이다.”
“…….”
유현은 자신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존재의 염원을 이어받았는지 뼈저리게 느꼈다.
그리고, 거기에 얼마나 거대한 배경이 숨겨져 있는지까지도.
“제게 뭘 바라시는 겁니까?”
“마음 같아서는 부디 로고스에 맞서서 우리를 구원해 달라고 하고 싶지만…….”
프라이티온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함부로 그렇게 부탁할 수 없겠지. 너에게 선택을 강요할 생각은 없어. 여기까지 오는 데 나의 안배는 있었을지언정, 모든 선택을 내린 것은 너니까. 그건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도서관의 책장 사이로 검은 그림자들이 스멀스멀 일어났다.
그것은 몇 번이고 느낀 적이 있는 책벌레의 기운이었다. 형체가 채 갖춰지지 않은 채, 꿈틀거리는 검은 진흙더미의 사이로 새하얀 동공이 전부 유현을 향했다.
책벌레들. 사라진 우주의 세대이며 자신의 이름과 역할마저 찬탈당한 피해자들.
그들이 모두 유현의 답을 기다렸다.
강요의 기색은 없었다.
억지로 자신들을 따르게 하려는 그런 적의조차도, 없었다.
단지 유현이 이곳에 온 것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원하는 바를 모두 이뤘다는 듯, 그 기세는 자못 편하기까지 했다.
‘선택은 오로지 나의 몫.’
구원인가 혹은 파멸인가.
길은 오로지 두 개뿐이었다.
그것이 어떤 것일지라도 프라이티온을 비롯한 책벌레들은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