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390화
유현의 폭탄 발언에 회의장은 이번엔 다른 의미의 침묵이 맴돌았다.
하나같이 유현이 무슨 말을 한 건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그럴 것이 백검문은 오래전부터 중천맹의 핵심을 이뤄 온 문파이며 그 역사 또한 오래됐기 때문이다.
의와 협을 중시하기로 소문이 난 검문이 갑자기 이 회의를 노리고 반란을 모의했다고 하니 다들 쉽사리 믿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유현에 대해서 아는 일부 군주들, 정확히 지구 출신의 군주들은 전부 무기에 손을 가져다 대는 등. 곧 벌어질 싸움에 대비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현이 괜한 트집을 잡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비록 5년 전의 일이라 해도 그와의 나름의 교제를 가지면서 알게 된 사실이었으니까.
‘녀석이 대체 어떻게 그 사실을……?’
모두가 유현과 위월성을 번갈아 살피며 어쩔 줄 몰라 할 때, 위월성은 필사적으로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면서 속으로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그가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다른 누구에게도 알린 적이 없다. 백검문 내부에서도 이 일에 대해서 단속을 철저히 했고, 다른 어떤 무맹이나 세력에도 알리지 않았다.
누구도 모르게 완벽히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이 오늘 난데없이 나타난 책더미 군주에 의해서 들키게 된 것은 도저히 그의 머리로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유현은 그가 반란을 모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위월성은 빠른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이대로 아니라고 잡아떼면서 녀석을 몰아갈까?’
일단, 자신이 의심을 받는 상황부터 벗어날 필요가 있어 보였다. 하지만 위월성은 곧바로 그래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유현이 일부러 그런 건지. 아니면, 그저 우연이 겹쳐서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말을 꺼낸 타이밍이 딱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던 타이밍과 겹쳤던 것이다.
여기서 아닌 척하면서 물러나면, 이 절호의 기회가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미 이쪽은 모든 준비를 갖췄어. 갑자기 무를 수도 없다.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반란을 일으킬 기회가 없어.’
살리오 제국과 몰래 뒤에서 거래를 한 시점에서, 그는 지금 반란을 일으키지 않으면 안 됐다.
그걸 감안하면 유현이 노린 타이밍은 정말 노골적이면서도 감탄이 나올 정도였다.
막 출발선에 서서 잔뜩 달릴 준비를 했는데, 갑자기 발이 걸려 넘어진 느낌.
‘우연? 아니면, 설마 일부러 그런 건가?’
위월성의 머리가 복잡하게 돌아갔다. 그가 반란을 일으켜야 하는 것은 사실상 정해진 사실이다. 그것만큼은 미룰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지금이 기회고, 지금이 아니면 절대로 이룰 수 없으니까.
하지만, 유현은 자신의 행동을 꿰뚫고 있었다. 대체 어떻게? 그 이유는 모른다. 위월성은 상대가 자신의 이야기가 담긴 책을 보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모르니까.
‘강행한다. 녀석이 뭘 제대로 알고 있을 리가 없어. 아마 지금 당장 벌어진다는 말도 그냥 던진 거겠지.’
위월성은 곧바로 표정을 싹 바꾸며 허허로이 웃어 보였다.
“그게 무슨 소린지 나는 잘 모르겠소만.”
그렇게 말하며 길게 자란 자신의 수염을 손으로 쓸었다.
이것은 상황이 급박하게 흘러가니 최대한 빠르게 임무를 수행하라는 신호였다.
조금 전부터 눈치를 보고 있던 백검문의 무인들이 그 신호를 몰라볼 리가 없었다.
“아, 그렇습니까?”
“그렇다네. 어디서 그런 헛소문을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위월성은 적당히 유현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틈을 엿보고자 눈을 굴렸다.
지금까지 다른 군주들과 친분을 유지했던 노력이 헛된 것은 아닌지, 대부분 자신에게 믿음이 담긴 시선을 보내 오고 있었다.
멍청한 녀석들. 대세를 읽지 못하고 그저 사사로운 감정에만 휘둘리는구나.
함께 술을 마시면서 잘 지내자고 한 여러 군주가 있었지만, 위월성은 그들에게 한 줌의 연민도 동정심도 느끼지 않았다.
‘어차피 다 자기 살자고 사는 세계가 아닌가.’
의와 협?
그런 게 있을 리가. 그것은 그저 허울이 좋은 명분일 뿐이다. 이런 식으로 깨끗한 가면을 써야 사람들이 더욱 자신을 잘 따르니까.
목숨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세상에 어디 있단 말인가. 결국 중요한 것은 목숨이다. 살기 위해서는 뭐든지 포기할 줄 알아야 한다.
위월성은 자연스럽게 허리춤에 매달린 검에 손을 가져다 댔다.
경계해야 할 것은 오직 유현뿐. 손은 검을 향하지만, 위월성의 시선은 조금 전부터 유현에게서 떠나지 않았다.
‘검을 먼저 뽑기만 하면 내가 이긴다.’
정면에서 힘의 대결로 가면 자신이 밀린다는 것은 조금 전의 일로 뼈저리게 느꼈다.
인정한다. 유현은 힘의 총량만 놓고 보면 자신보다 훨씬 더 강하다.
하지만,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진짜 싸움이 벌어지면 그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싸움은 힘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이쪽이 검을 뽑으면 상대가 설사 그 검의 군주 최도윤이라 하더라도 자신이 먼저 일격에 목을 날릴 자신이 있었다.
‘지금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저 녀석만 죽이면, 혁명은 성공할 수 있다.’
반란이나 테러를 혁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일종의 합리화였다.
손바닥에 느껴지는 익숙한 감각에 위월성의 입가에 미소가 더욱 짙게 어렸다.
태어나서 철이 든 이후로 단 한 번도 놓아 본 적이 없는 자신의 애병. 이것을 지녔기에 자신은 백검문의 수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고, 혼성계에서도 군주라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그래. 검만 있다면 자신에게 두려울 것은 없다.
무기를 쥔 생사투라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전부, 여기서 죽여야 한다!’
가장 먼저 죽여야 한다면 자신에게 치욕을 선사해 준 책더미 군주 강유현.
위월성은 순식간에 검을 뽑으며 유현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녀석은 자신이 검을 뽑아 휘두를 때까지만 해도 제대로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쪽이 어떻게 행동을 할지 가만히 지켜보는 태도에 가까웠다.
‘건방진 녀석! 네놈은 그 자만심 때문에 죽게 되는 것이다!’
서걱!
검 끝을 타고 느껴지는 익숙한 감각.
위월성은 자신이 제대로 유현의 목을 베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머리를 잃은 유현의 빈 육신이 힘없이 허물어지는 것을 본 위월성은 기쁨의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어떠냐!”
감히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를 욕보여? 네놈이 가지고 있는 힘이 크다는 건 알고 있다만, 싸움은 고작 그런 거로 하는 것이 아니다.
위월성은 잔뜩 고취된 시선으로 좌중을 훑었다.
다들 그의 갑작스러운 변심에 당황하기라도 한 것인지 자리에 앉은 채 꼼짝도 못 하고 있었다.
“어리석은 녀석들.”
고작 이런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주제에 무슨 군주란 말인가.
심지어 이곳에는 집행자도 하나 있는데, 그자도 꼼짝도 못 하고 있지 않은가.
위월성은 그들을 대놓고 비웃으며 검에 묻은 피를 털어 내려고 했다.
하지만, 조금씩 시간이 흐르자 그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다.
‘뭐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이질감.
분명 자신의 계획은 성공적이고, 이제 제대로 혁명을 일으켜 살리오 제국과 맺은 협약을 달성하면 되는 것인데.
대체, 이 뒤통수를 간질거리는 느낌은 뭐란 말인가.
‘뭐지? 내가 대체 뭘 놓치고 있던 거지?’
잔뜩 도취되었던 고양감이 가라앉자 위월성은 그제야 제대로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아니, 그걸 현실이라고 부를 수가 있는 걸까.
사람들이 모두 조용하다. 영혼이 없는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는 군주들은 흡사 겉모습만 따라 한 인형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미건조하다.
위월성은 무언가 잘못 흘러가고 있음을 인지했다.
‘이게 대체 뭐지?’
분명, 유현의 목을 자르는 감촉이 느껴졌다. 그가 그것을 모를 리가 없었다. 당장 지금 그가 서 있던 이 회의장 안쪽만 해도 분명 현실이 맞았다. 냄새와 피부에 닿는 대기의 감촉, 눈으로 보이는 모든 풍경까지. 모든 감각이 전부 그에게 이곳이 현실이라고 알려 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뭔가 이상하다.
오감이 아닌, 군주로서 그가 터득한 또 하나의 감각이 그걸 증명했다.
머리로는 현실이라고 받아들였는데, 그의 가슴은 자꾸 다른 대답을 외친다.
대체, 왜?
“이, 이건…….”
위월성은 어딘가 불안정한 발걸음으로 유현의 시체를 향해 다가갔다.
녀석은 분명 죽었다. 그래. 죽었어야 했을 터.
그 순간, 갑자기 유현의 몸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말도 안 돼!”
유현의 시체가 움직이고 있었다. 아니, 움직이고 있으니 시체가 아닌 건가? 위월성은 이 기묘한 사술이 대체 무엇인지 파악할 수가 없었다.
이게 현실일 리가 없다. 하지만 오감이 전부 느껴지는데? 이게 환각이라고? 환각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현실적이다. 그렇다면 대체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설마…… 이게 전부…… 꿈이란 말인가?”
그 말이 정답이었기 때문일까.
위월성의 중얼거림에 호응하듯 그의 세계에 금이 가더니 이윽고 부서진 유리처럼 산산조각이 나서 흩어졌다.
그리고, 드러난 진짜 현실에서.
“아.”
그는 이미 반란을 제압당해 죽어 버린 백검문의 시체 사이에 홀로 주저앉아 있었다.
바닥에 닿은 손끝에 느껴지는 것은 막 흘린 뜨거운 피의 온기였다. 그것이 자신을 믿고 따르는 백검문 무인들의 피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반란을 제압한 군주들이 살기를 뿜어내며 위월성을 노려보며 혹시라도 그가 도망치지 않을지 퇴로를 차단했다.
그리고 그들의 중심에, 이 모든 일을 주관했을 거라고 추정되는 유현이 자신을 향해 미소 짓고 있었다.
“꿈은 즐거웠나?”
유현이 건네는 그 한마디에.
위월성은 멍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더니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크흐흐. 그래. 그런 거였나. 나는 처음부터, 네놈의 손바닥 위에 놀고 있던 거였나.”
“솔직히 나도 놀랐어.”
유현은 진심을 담아 위월성에게 진실을 말했다.
“이 정도의 환각에 군주가 쉽게 걸릴 줄은 몰랐거든. 어지간히 정신력이 강하고, 감각이 예리한 군주들에겐 이 능력이 먹히지 않아. 하지만 너는…… 너무 허무하다고 할 정도로 쉽게 걸리더라고.”
유현이 한 말은 간단했다.
네가 너무 약해서, 환각을 성공적으로 건 나조차도 놀랐다고.
자신의 남은 자존심마저 완전하게 짓밟는 그 잔혹한 진실에 위월성은 자신의 모든 것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회의장에 있는 누구도 위월성에게 동정심을 베풀지 않았다.
만약 유현이 아니었다면, 그들은 위월성의 배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기습을 당했을 테니까.
“나는…….”
서걱.
유현은 위월성이 뭐라고 말을 꺼내려 하자 듣고 싶지도 않은지 그의 목을 단번에 날려 버렸다.
“뭘 시답잖은 감정 팔이를 하면서 변명하려고 있어. 배신을 했고, 실패했으면 죽어야지.”
위월성은 그 말에 대꾸할 수 없었다. 그는 이미 죽었으니까.
위월성의 쓰러진 시체가 이윽고 텍스트 조각으로 변하며 허공에 녹아내리듯 사라졌다.
백검문의 무인들의 시체 또한 약간의 시간을 두고 텍스트로 변해 흩어졌다. 초월자를 넘은 자들이 혼성계에서 죽었을 경우에는 이렇게 시체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자, 그러면.”
유현은 곧바로 다른 군주들의 시선을 모았다.
이제 이 자리에서 그 누구도 유현의 말에 토를 달거나 그를 건드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유현은 자신의 강함을 연합 내 모든 군주가 보는 앞에서 제대로 증명했으니까.
“살리오 제국과 어떻게 싸울지부터 정합시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살리오 제국과 화평을 주장하려고 했던 군주들은 위월성의 배신에 생각을 고쳐먹을 수밖에 없었다.
싸울 것인지, 싸우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정하기 위한 회의는 이제 끝났다.
그들에게 주어진 길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 * *
회의는 곧바로 끝났다. 애초에 오래 끌 만한 사안도 아니었고, 모든 군주의 생각이 동일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만장일치로 살리오 제국과 싸우기로 택한 것.
다만, 불안의 요소는 아직 남아 있었다. 혹시라도 위월성 말고도 다른 배신자가 이 사이에 섞여 있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었지만.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됐다. 유현은 이미 대부분 군주의 책을 살펴보며 그들이 정말 배신자인지 아닌지 확인을 끝낸 참이었으니까.
‘이쯤 되면 위월성 혼자서 배신을 때리려고 했다는 사실이 참 웃기는군.’
아무리 군주라고 하지만 이 많은 군주 사이에서 혼자서 대체 뭘 하려고 했던 걸까.
오만에 빠진 자가 망가지면 이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살리오 제국도 어차피 성공하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위월성에게 접촉했어. 성공하면 좋지만, 실패해도 서로 의심을 심어서 내분을 일으킬 속셈이었던 거겠지. 제대로 뭉치지만 못하게 해도 충분히 쉽게 이길 수 있을 테니까.’
그러나, 그들의 계획은 반만 성공했다. 아니, 사실상 실패한 것에 가까웠다.
유현이 그 모든 것을 사전에 차단했으니까.
일단 싸움에 참여하기로 한 자들은 전부 반 살리오 연합의 본거지로 이동하기로 했다.
올드 타운에 오래 머물러 있어 봤자 적들의 시선을 끄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 도시에 피해가 가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라도 싸울 사람들은 빠져 주는 것이 사실상 옳았다.
“이렇게나 전력이 모여서 든든하기는 하네요.”
나머지 세력의 모든 군주가 모이자 백서련은 한층 마음이 놓이는지 어깨에 힘을 뺐다.
하지만, 그녀의 표정은 여전히 필 줄 몰랐다. 겨우 싸움이 해 볼만 하다는 수준에 도달했을 뿐이고, 이 싸움의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연합은 아주 괴멸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으니까.
“이게, 옳은 일이겠죠?”
“썩은 환부를 도려내지 않으면 연합은 사라지게 될 겁니다.”
유현의 말은 정론이었지만, 그것만으로 백서련의 불안을 끝내지는 못했다.
그녀는 무엇보다 직접 싸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백서련에겐 누군가를 대신해서 싸울 힘이 부족했다. 백서련은 자신의 나약함이 지금처럼 증오스러운 적은 없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유현 씨…….”
“절대로, 이번에는 그렇게 만들지 않을 테니까.”
이 싸움에서 지면 유현은 모든 것을 잃는다.
소중한 것을 잃는다는 슬픔은 이미 한 번 겪었다.
다시는, 이제 다시는 그런 괴로움을 느끼지 않을 거라고…… 유현은 강혜림을 살리면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싸움이 벌어지면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적을 사멸시키리라.
[유현아.]
그때 오랫동안 침묵을 고수하던 백련이 입을 열었다.
‘백련? 무슨 일 있어?’
[나…… 무언가 기억이 떠오르려 하고 있어.]
‘뭐?’
유현은 백련의 말에 의아해하며 백련의 상태를 살폈다.
백련에게는 책이 있다. 인공지능이 있다 하더라도 무기에 이런 책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는 일이었지만, 백련을 처음 깨웠을 때부터 보던 것이었다.
과거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백련의 책은 허름하고, 글자도 지워져 무언가를 제대로 읽기에는 하자가 많았다.
그런 책이, 지금은 은은한 빛을 내며 이전보다 훨씬 더 깔끔하게 변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