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 아는 주인공들 356화
하룻밤 야영을 하고 다음 날 아침이 됐을 때, 유현이 입을 열었다.
“흑뢰궁으로 향하는 길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 보세요.”
케이트는 이쪽을 향해 부드럽게 존대하는 유현의 말투가 적응이 되지 않았다. 막상 무섭게 대할 때는 말을 놓고 차갑게 구는데, 또 이럴 때는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녀는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떤 게 당신의 진짜 모습인가요?”
“뭐가요? 갑자기 이렇게 부드럽게 대하는 것이 불편해요?”
“솔직히 말하면……네.”
케이트는 뇌리에는 유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이미 깊숙이 각인됐다.
단 두 걸음 만에 해방군 일개 사단을 제압하고, 3번째 손짓으로 성령의 힘을 빌린 리더를 가볍게 억눌렀으니 그 힘이 어느 정도인지 감도 안 온다.
스산하게 살기를 담으며 말했던 것도 연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 남자는 모든 행동이 전부 진심이었다.
그래서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싸울 때와 평소의 모습 간에 격차가 너무 컸으니까.
“케이트 씨는 좀 꽉 막힌 사고방식을 갖고 계신 것 같군요.”
“네, 네?”
“사람이 평소엔 웃으면서 굴어도 화가 날 때는 무서울 수 있죠.”
“어, 그렇긴 한데…….”
“이해는 합니다. 착한 사람은 계속 착할 거 같고, 나쁜 사람은 계속 나쁠 거 같겠죠. 이미지라는 것은 그런 거니까. 저도 그걸 부정할 생각은 없습니다.”
유현은 자신이 뒤틀린 사람이라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살면서 다양한 일들을 겪다 보면 이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딱 하나. 저는 제가 마음에 든 사람들에게는 최대한 친절하고 잘해 주려고 합니다.”
“지금, 처럼요?”
“여전히 믿기지 못한다는 눈치군요.”
케이트는 답하지 않았다.
솔직히 그녀는 자신이 유현에게 험하게 다뤄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염두에 뒀다. 그걸 감안해서라도 이 남자의 길잡이를 자처한 것은, 반드시 그럴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케이트 씨. 만약 당신이 어쭙잖은 각오로 저를 이용해 먹으려고 했다면, 저는 그 자리에서 당신을 죽였을 겁니다.”
“네?”
“구, 구세주님?”
케이트와 지미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물론 그러지 않았죠. 왜인지 아십니까? 마을에 있을 때 말했는데.”
“제게 신념이 있어서…… 그랬다고 했죠.”
“바로 그겁니다. 저는 그런 사람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유현은 어려운 문제를 맞힌 아이를 보는 선생님처럼 답했다.
“자신의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하고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그 무엇보다도 눈부시니까요.”
“…….”
케이트는 여전히 유현을 이해할 수 없었다. 평소에는 이성적이고 냉철해 보여서 차가운 사람인 것 같으면서도 이럴 때는 너무 뜬구름 잡는 이상론을 펼친다.
어른과 아이의 모습이 공존하면 딱 이런 느낌일까.
몸은 현실에 있되,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눈은 머나먼 이상을 향해 있다.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지만, 케이트는 이상하게 이 남자의 모습에 영혼의 이끌림을 느꼈다.
그것은 지미도 마찬가지인지, 유현을 향하는 지미의 눈동자는 밤하늘에 담긴 별빛보다도 눈부시게 빛났다.
“멋져요!”
“멋있게 보이려고 한 말은 아니었지만 말이죠.”
쓴웃음을 지어 보인 유현은 지미의 머리를 가볍게 한 번 헝클어 주었다.
“그래서, 대답은 충분히 됐나요?”
“아, 네.”
“그래서 흑뢰궁으로 가는 방법은?”
“아…… 일단 길은 이대로 쭈욱 가다 보면 도시 하나가 나올 거예요. 거기서부터 본격적으로 흑뢰군주의 영토라 할 수 있는 곳이죠.”
“도시를 3개 정도 지나야 한다고 했었죠.”
“네. 하지만 첫 번째 도시가 가장 큰 난관이에요. 흑뢰궁으로 통하는 관문인 ‘나생문(羅生門)’이 거기에 있거든요.”
“나생문이라…….”
“나생문이 있는 도시는, 항상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고 온갖 사건이 끊이지 않는 마경이에요. 도시는 군주를 섬기는 영주들이 지배하고 있고 영주의 사병들이 계속 순찰을 돌죠.”
“잘 아시는군요.”
“……이렇게 보여도 해방군 소속이니까요.”
케이트는 이제 그것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지미도 자신의 누나가 해방군이었다는 사실에 매우 놀라워했지만, 딱히 배신감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케이트가 지금까지 지미에게 비밀로 해서 미안해하면 미안해했지.
유현은 굳이 케이트에게 왜 해방군에 들어갔는지, 지미에게 그 사실을 왜 숨겼는지 가타부타 묻지 않았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나생문을 통과하는 방법은?”
“힘으로는 넘을 수 없어요. 허락받지 않은 사람은 가지 못하게 기이한 힘이 막고 있으니까요.”
“강제로 돌파하려고 하면?”
“그럴 수는 있겠죠. 유현 씨의 힘 정도라면…… 확신은 없지만, 가능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렇게 하면 바로 신호가 가게 돼요. 바로 군단의 정예들이 찾아오겠죠. 마을을 습격했던 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적들이요.”
그리고 정예 중에서는 당연히 초월자들도 있다고, 케이트는 경고했다.
“초월자급 강자가 있다라. 확실히 그런 자들이 방해하려고 한다면 시간이 꽤 걸리겠군요.”
“결국, 영주의 권한을 통해 나생문을 넘어설 수밖에 없어요.”
“영주가 과연 허가를 해 줄까요?”
“허가를 하게 만들어야죠.”
“꽤나 귀찮은 방법이겠군요.”
“하지만, 반대로 나생문만 넘어서면 흑뢰궁으로 가는 길은 순탄해져요. 그러지 않을 경우에 3달 이상 걸리지만, 나생문만 넘으면 3일이면 충분하죠. 충분히 도전할 가치는 있어요.”
안전하게 돌아가서 3개월인가.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고 정면으로 3일인가.
“어떻게 하시겠어요? 선택은 유현 씨의 몫이에요. 저는 그저 길잡이일 뿐이니까요.”
“뻔한 걸 물으시는군요.”
“속 보였나요?”
“아주 잘.”
유현은 웃음을 터뜨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움직이려면 최대한 빨리 움직이는 게 좋겠죠. ……저도 조금은 빨리 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케이트는 그런 유현의 행동에 약간의 조바심을 읽어 냈다. 이 남자, 티를 내려고 하지 않지만, 최대한 빨리 흑뢰궁에 도착하려는 것이 보였다.
“흑뢰군주……그러니까 강혜림과 아는 사이라고 하셨죠?”
앞서 나가던 유현의 발걸음이 우뚝 멈췄다.
그는 이내 다시 발걸음을 재촉하며 대답했다.
“……그랬죠.”
“그녀를 만나게 되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그건 그때 가 봐야 알겠죠. 그녀가 제가 알던 그녀가 맞는지, 혹시 다른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닌지.”
“…….”
케이트는 유현이 강혜림과 보통 사이가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5년 전 두 사람은 연인 관계였을까? 아니면, 그 흩어졌다는 동료 중 하나가 이 남자였을까?
유현은 강혜림이 마천후라 불리는지조차 몰랐다. 그 흑뢰군주가 얼마나 잔혹한지, 그녀의 발아래에 깔린 사람들의 비명이 주위에 귀곡성을 이루는지도 몰랐다.
케이트가 본 유현은 적어도 불의를 쉽게 넘기는 남자가 아니었다. 그런 유현이 강혜림을 알면서도 방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만약 두 사람이 만나게 된다면, 이 남자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저기 도시가 보이네요.”
유현의 말마따나 저 멀리 커다란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온갖 건축물들이 높게 솟은 도시는 안개에 잠겨 있었는데, 그 너머에는 도시보다 훨씬 더 큰 거대한 문이 보였다.
악귀 나찰의 얼굴을 그대로 박아 넣은 것 같은 문은 압도적으로 거대했다. 어지간한 산보다도 훨씬 더 거대했다. 마치 거대한 나찰이 도시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다.
지미가 자기도 모르게 입을 헤 벌렸다. 변방에서만 살던 10살짜리 아이에게 지금 광경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생문의 주위로 안개가 가득했으며, 나생문의 너머로도 안개가 자욱하게 펼쳐져 있었다.
유현은 과연 딱 봐도 범상치 않은 문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케이트가 힘으로 넘기 힘들다고 말한 것도 저것 때문이라는 걸, 두 눈으로 직접 보니 와닿았다.
규모부터가 달랐다.
‘이것이 혼성계인가.’
저런 말도 안 되는 건축물이 멀쩡하게 존재하는 것부터 혼성계의 신비함을 증명했다.
유현과 지미, 케이트는 도시의 입구로 향했다.
길 안내를 위해 걷고 있던 케이트의 안색이 도시의 입구를 보더니 딱딱하게 굳어졌다.
“……입구에 경비가 있어요.”
“평소에는 없었나 보죠?”
“보통 도시를 이렇게 지키는 경우는 없었어요. 아무래도 저희 해방군 소식이 여기까지 닿은 모양이에요. 평소보다 검문이 더 심해졌어요.”
이건 예상하지 못했는지 케이트가 입술을 깨물었다.
도시 안쪽에는 해방군 동료들이 있다. 하지만 입구에서부터 이렇게 막히면 그들의 도움을 바랄 수도 없었다.
이제 어쩌면 좋을지 고민하던 차에 유현은 대수롭지 않다며 앞장서서 걸었다.
“유, 유현 씨?”
“여기서부터는 이제 제가 나서겠습니다.”
“아니, 어쩌시려고요…….”
케이트는 혹시 유현이 힘으로 그들을 제압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
적어도 그녀가 지금까지 봐 온 힘을 지닌 사람들은, 머리를 굴리는 것보다도 힘을 써서 모든 사건을 해결하는 공통점을 보였으니까.
그렇게 되면 몰래 도시에 숨어든다는 작전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안쪽에서 군단의 병사들이 몰려오고, 싸움이 벌어지면 흑뢰군주 휘하 정예병사들인 흑검단이나 다른 초월자들이 올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내가 어떻게 말려?’
이 일행의 갑은 누가 뭐래도 유현이다. 그녀가 마땅히 납득할 수 있는 대체안을 내놓지 않는 이상 유현을 말릴 명분이 없었다.
어느덧 세 사람은 도시의 입구까지 도달했다. 입구를 지키고 선 경비가 셋을 발견하고 손을 내밀었다.
“정지! 누구냐!”
“잊으셨습니까? 조금 전 외부 순찰을 나간 동료잖습니까.”
“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은 것은 케이트였다.
케이트는 지금 이 남자가 뻔뻔한 낯짝으로 무슨 말을 하는지 귀를 의심했다. 방법이 있다고 하길래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가만히 있는데, 유현이 보여 준 행동은 그녀의 상상을 초월했다.
유현이 무슨 말을 해도 믿는 지미조차도 이것만큼은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내 왔다.
케이트는 눈을 질끈 감았다. 시작부터 이렇게 걸리게 되니 이제 끝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문지기들의 반응이 이상했다.
“어? 아, 맞다. 그랬지? 바깥에 뭐 이상한 건 없었어?”
“별거 없더군요.”
“그래? 어서 조심해서 들어가. 요즘 반란군 놈들이 활개 치고 있어서 영주님의 기분이 좋지 않으니까.”
문지기들은 너무나도 손쉽게 세 사람을 들여보내 줬다. 케이트와 지미는 그 광경을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원래부터 아는 사이였어요?”
“그럴 리가요. 5년 동안 누굴 만난 적도 없는걸요.”
“하, 하지만 저 사람들이……그냥 통과시켜 줄 리가 없는데.”
“다 방법이 있죠. 영업 비밀입니다.”
유현이 사용한 것은 별것 없었다. 데카르트의 힘을 이용해서 곧바로 문지기에게 환각을 보여 줬을 뿐이다.
초월자가 아닌 이상 데카르트의 힘에 저항할 수 있을 리가 없다.
도시에 들어온 케이트는 여전히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지미는 유현이 보여 준 결과물에 눈을 더욱 빛냈다.
“일단 들어오게는 됐군요.”
도시는 바깥에서 봤을 때도 느꼈지만, 분위기 자체가 매우 우울했다. 스모그가 가득한 런던의 모습이 이러할까. 곳곳에 가득 퍼진 은은한 안개는 그 자체만으로 기분을 저조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힘없는 발걸음으로 돌아다녔으며, 검은 갑옷을 갖춰 입은 군단의 병사들이 2인 1조로 움직이며 순찰을 돌았다.
무엇보다 나생문의 험악한 얼굴이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저건…….”
도시의 광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의 중심에 처형장이 있었다. 그곳에 목을 매단 시체들이 대롱대롱 흔들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도 자연스럽게 지나가거나 혹은 시체를 향해 침을 뱉었다.
케이트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처형대를 노려봤다.
“흑뢰군주에게 반항한 자들을 본보기로 처형한 거예요. 사실 조금만 수상하면 저렇게 죽여 버리죠.”
“…….”
유현은 한동안 광장의 시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케이트는 곧바로 유현과 지미를 뒷골목으로 안내했다.
“길은 아십니까?”
“들어오는 것이 힘들 뿐이지 들어오면 그때는 쉬워요. 안쪽에는 해방군이 사용하는 아지트가 있으니까요. 그 위치는 전부 외우고 있으니 따라만 오시면 돼요.”
골목길에 들어서자 그곳을 돌아다니는 부랑자들의 시선이 셋을 향했다.
부랑자들은 세 사람을 보며 어디 털어먹을 것이 있는지 견적을 잡았다.
허우대가 멀쩡한 남자 하나와 10살짜리 꼬맹이. 그리고 반반한 여자다. 여자가 혼자 등에 커다란 짐 배낭을 매고 있는 꼴이 기묘했지만, 그게 뭐 어쨌단 말인가.
부랑자들이 슬금슬금 다가오자 케이트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때 유현이 정면에 나섰다.
“꺼져.”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목소리에 담긴 공력이 순식간에 부랑자들의 뇌를 흔들었으니까.
부랑자들은 겁에 질린 개 떼마냥 뿔뿔이 흩어졌다.
유현은 그 이후 3번이나 더 기세를 드러내며 부랑자들을 쫓아내야만 했다.
“……심각하군.”
도시의 안쪽은 그야말로 가관이었다. 치안도 심각하고 배를 곪는 부랑자들이 서로를 습격하고 먹거리나 돈을 강탈해 갔다.
상처 입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진 채 방치됐다. 쓰레기더미 사이에는 시체 썩는 냄새까지 났다.
끔찍한 광경에 지미가 케이트의 팔을 꼭 붙들었다. 유현마저도 기분이 나쁜 것은 마찬가지였다.
“원래도 이랬습니까?”
“흑뢰군주가 지배한 이후로는 항상 이런 꼴이었죠.”
“…….”
유현은 무언가를 말하려다 말았다.
강혜림이 변했다는 소식은 들어서 알고 있다. 하지만 유현은 무슨 오해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그렇게 푼수같이 미소 짓던 그녀가 마천후라는 악명을 뿌리며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죽일 리가 없다고 믿었다.
‘아니. 어쩌면 내가 그렇게 믿고 싶었을지도.’
자신이 알던 사람들만큼은 절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욕심이자 고집에 지나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변하기 마련이다.
유현은 불안감이 들었다.
‘지금 벌어지는 이 모든 일을, 과연 없던 것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그녀와 만나서 대화를 나눈다고 해서, 이 모든 그릇된 것들을 다시 바로잡을 수 있을까?
강혜림을 둘러싼 소문이 점점 뚜렷한 현실로 다가왔음을 느꼈다.
대체, 어쩌다 그녀가 이렇게 변할 걸까.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묻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지만, 대답해 줄 당사자는 눈앞에 없었다. 그녀는 지금 흑뢰궁에 있었다.
유현은 가슴이 답답해졌다. 납덩어리가 마음속 어딘가를 억누르는 것 같았다.
사람들이 죽었다. 많은 사람이 길거리에 쓰레기처럼 널브러져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고 스러져 갔다.
이 도시의 꼴을 보면 다른 도시의 상황도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걸 모를 수가 없다.
과연, 지금 강혜림이 내가 알던 그 강혜림이 맞는지.
유현은 처음으로 자신의 생각에 확신을 갖지 못했다.
“괜찮아요?”
“……네, 어서 갑시다.”
유현은 일단 대답을 뒤로 미루기로 했다.
지금은 나생문을 넘어가는 것이 우선이니 이 도시의 영주를 찾는 것에 집중해야 했다.